국내 와인 영업 1호 와인인(人) 롯데와인 김창수 지점장 : Wine을 Sales 하다

Written by: 와인인 에디터

기본적으로 수입품인 와인은 수많은 과정과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이의 노고를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다. 그 과정을 조금 단순화하자면 한 축엔 마케팅, 또 다른 한 축엔 영업이 있다. 국내 TOP5 와인 수입사 롯데와인에서 영업의 역사를 써 내려 온 프리미엄지점 김창수 지점장에게 와인 유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본다.

Q. 와인인(WINEIN.) 독자들에게 인사와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롯데칠성음료 프리미엄지점을 담당하는 김창수 지점장입니다. 저는 1998년부터 2023년까지 와인업계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롯데에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으니까 만 17년째입니다. 그전에는 신동와인과 두산주류에 있었죠. 와인업계에서 25년간 세일즈 업무에 종사 중인데, 구체적으로는 와인샵을 시작으로 도매상, 온트레이드(레스토랑, 와인바, 클럽 등), 호텔, 외식, 골프장, 할인점, CVS, 면세점, 백화점 채널에서 영업과 영업 책임자로 일을 하였습니다.

롯데칠성음료 프리미엄지점 김창수 지점장

Q. 대기업인 롯데그룹에서 하는 와인 수입사라 이점이 많았을 것 같지만 그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 대기업에서 출범시켰던 와인 수입사 중에 오래 지속되지 못한 케이스도 떠올릴 수 있고요. 롯데와인이 와인 수입사로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점이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하고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요?

예를 들어 항공모함은 어떠한 전략을 수행할 때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의해서 진행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급작스러운 전략 변경 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있죠. 과거엔 덩치가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빠른 사람이 이기는 세상입니다. 특히,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와인시장에서는 그 상황에 맞게 수시로 전략을 변경하여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거 트윈와인과 수석무역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태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롯데 칠성은 체계적인 프로세스 및 시스템, 그리고 시장 환경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자율성이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되었던 점이 와인시장에서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었던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소득 평균이 약 3만 불 중반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와인 시장이 급작스럽게 성장했다고 많이 얘기하는데, 국민소득 4만~4.5만 불 시대가 온다면 와인시장은 앞으로 훨씬 커질 거라 예상합니다. 사견이지만 롯데와인이 더욱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 도입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소품종 대량으로 판매하는 매스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 및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대표 브랜드 모든 품목을 도입 판매하는 시장은 끝났다고 봅니다. 그 브랜드의 포트폴리오 중 대표 상품만 도입하여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죠. 왜냐고요? 밤하늘에 별만큼 많은 게 와인입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와인에 대한 지식수준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과거 듣.보.잡(듣도 보지도 잡아보지도)으로 고객들을 우롱한 수입사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시대가 아닙니다. 또한, 수입 유통하는 수입사 재고도 고려할 필요가 있죠. 특정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다 수입 유통한다고 해서 전부 다 판매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1887 까베르네 소비뇽

Q. 영업의 귀재로 알려져 계십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역주행’에 성공한 와인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비법으로 역주행할 수 있었는지 노하우를 알고 싶습니다.

2020년에 개발한 칠레 와인 1887 와인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리저브 2종과 그랑 리저브 1종으로 수입 유통 판매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롯데와인 영업 세일즈팀에서 마케팅팀에 요청하여 개발부터 판매까지 영업팀에서 직접 관여한 와인입니다. (개발부터 판매까지 영업에서 직접 관여)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사의 브랜드인 1865와 몬테스를 벤치마킹했고, 품질은 좋지만 와인 초보자 및 데일리 와인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아젠다를 도출하였습니다. 그래서 저와 우리 직원들은 시장 세분화를 통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과 읽기 쉬운 숫자 마케팅으로 접근하여 1887 와인을 개발했고, 판매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여 성공하였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약 30만 병 판매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Q. 영업과 마케팅은 늘 균형이 중요하죠. 그동안 마케팅과 협업하신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현재는 인덜지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롯데아사히주류에 있을 때 버니니를 국내에서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확대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당사에 도입하기 전 광명주류에서 연 1억도 안되었던 매출을 롯데아사히주류에서 2008년에 도입하면서 2년 만에 30억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에 100억까지 하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물론 이 브랜드를 도입하자고 제안한 사람이 저이기도 합니다. 버니니 브랜드를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을 요약하면, 먼저 제가 이 브랜드의 성장성을 보았고 이것을 마케팅팀에 제안 및 도입하였으며 도입 후 마케팅과 협업하여 시장분석(채널+소비자+가격+제품)을 통해 버니니는 와인+RTD+맥주가 아닌 스파클링 와인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버니니 1박스 발주 시 스파클링 와인 글라스를 1박스를 무상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Q. 담당하셨던 와인 중 유난히 애정이 가는 와인이 있을까요? 그 이유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25년간 업무에 임하다 보니 많은 브랜드가 생각나지만, 그중 저는 카르멘과 1887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카르멘은 제가 두산주류에 있을 때 몬테스 알파와 대적하는 브랜드로 시장에서 키웠고, 1887 와인은 저와 제 후배들이 함께 공동 개발하여 할인점 채널에서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킨 와인입니다. (소싱+라벨 디자인+주질+상표권)

카르멘(Carmen)

Q.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한국은 전 세계 추세와 반대로 와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와인샵이 정말 많이 생겼고, 성황을 이루었죠.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여 와인산업이 급격히 성장하였는데, 저는 이 상황을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고 업계 동료들에게 종종 얘기합니다. 어떠한 산업이든 미래를 예측하고 반영할 수 있는 시장 성장률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동안 와인산업이 2배 성장하리라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채널마다 그들만의 리그가 있습니다. 즉 시장 생태계가 있는데 성숙되지 않는 시장 생태계에서 급작스럽게 수요와 공급 채널이 깨진다면 호황 또는 불황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운 좋게 와인산업이 호황을 맞이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와인샵 또한 많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와인샵 채널은 공급과 수요가 안정적으로 정착이 된 시장 채널이 아니라 판단합니다. 안정된 시장 채널이면 와인샵들이 많이 생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겠지만, 기저 현상에서 이루어진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정통이 없고 노하우가 없는 와인샵들의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와인샵 채널이 좀 더 성숙한 시장 채널이 되어가는 일시적인 고통이라 생각합니다.

Q. 반면 올해 들어서는 거품이 가라앉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힘들 수도 있는 시기를 헤쳐 나가고 있을 와인업계 후배들에게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제 주변 지인들이 저에게 자주 말씀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와인 추천해달라고요. 그러면 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와인 중 가성비 있는 와인은 절대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와인이란 구매 가격과 상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격에 따라 질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싸고 맛있는 와인은 없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은 있습니다"라고 추천합니다. 제가 업계 선배로서 후배님들에게 조언을 드린다면,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왜냐고요? 와인은 절대 거짓말할 수 없는 주종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작가는 시작과 끝이 있지만 와인 세일즈는 시작과 끝이 없는 지속, 반복, 연속 즉, 무한반복의 연속입니다. 즉, 와인 세일즈는 와인처럼 '생물 같은 존재'이므로 엑티브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다합니다. 이게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면 어떠한 시련과 고통에 봉착해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되겠지만,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요행으로 성과를 이루었다면 반드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하시는 바가 궁금합니다.

저는 영업관리자로서 와인영업채널을 두루 선점하였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롯데칠성음료는 체계적인 전략, 마케팅, 영업, 지원과 시장을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와인매출이 신세계, 금양, 아영보다는 낮은 것이 현실이죠. 롯데칠성음료의 와인 매출을 1위로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Interviewee & 사진 제공 롯데칠성음료 김창수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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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3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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