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년을 이어온 샴페인 명가 드 브노쥬

Written by푸달크

누군가를 축하하는 자리, 즐거운 파티에서 빠지면 섭섭한 바로 그것! 샴페인. 때로는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큰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터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여인의 한숨 소리처럼 누구도 듣지 못할 만큼 살며시 오픈하기도 하는 아름다운 거품의 샴페인은 개개인의 와인 취향을 뛰어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와인 가문의 공주님 같은 존재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자그마치 180년을 이어온 고급 샴페인의 대표주자 드 보노쥬의 CEO인 질 드 라 바스티에르(Gilles De La Basstiere)를 만나 샴페인에 대한 그의 생각과 드 보노쥬의 브랜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샴페인 드 보노쥬의 CEO 질 드 라 바스티에르(Gilles De La Basstiere)

1988년, 블랑 드 누아를 최초로 명시한 샴페인 하우스

포도 압착 단계에서 첫 번째로 얻는 주스인 뀌베로만 생산된 최상급의 샴페인, 드 보노쥬는 1837년 앙리 마크 드 보노쥬(Henri-Marc de Venoge)에 의해 에페르네 지역에 설립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샴페인이란, 아름다운 장미 꽃잎을 닮은 컬러의 로제를 제외하고는 옅고 짙음의 차이가 있을 뿐 흔히 대중들이 얘기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하지만 비슷하게 밝은 황금색에 아름다운 기포를 뿜어내고 있는 샴페인들 사이에도 크게 두 가지 분류가 있는데, 블랑 드 블랑과 블랑 드 누아가 바로 그것이다.

이름 그대로 블랑 드 블랑은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르도네 100%로 만든 화이트 샴페인이며, 블랑 드 누아는 피노 누아나 피노 뫼니에 등의 레드 와인 품종으로 빚어낸 화이트 샴페인이다. 우리가 종종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하곤 하는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기원처럼 블랑 드 누아를 처음 만든 곳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장이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레이블에 명시하여 최초로 생산한 곳은 바로 드 보노쥬 샴페인 하우스다. 그렇게 1988년, 샴페인 드 보노쥬는 최초의 블랑 드 누아를 생산한 샴페인 하우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개성 있는 병모양과 컬러 일러스트 레이블

드 보노쥬 샴페인 하우스는 설립 이듬해인 1838년, 당시 와인 보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컬러 일러스트 레이블을 제작해 어디에서도 시선을 잡아 끄는 마케팅 솜씨를 발휘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레이블도 많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어떤 와인 하우스보다도 앞선 혁신적인 전략이었다. 당연히 레이블 제작을 위한 비용도 더 높아지게 되었을 테니, 미래를 내다본 한 발 앞선 투자였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864년, 샴페인 드 보노쥬는 네덜란드 왕자(Princes of Orange)에게 헌정하는 샴페인 프린스 라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선보인 루이 15세 브륏, 300주년 기념 에디션을 포함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그들만의 개성 있는 와인 보틀에 담아 출시하는데, 덕분에 수많은 샴페인들 사이에 놓여 있어도 한눈에 드 보노쥬를 알아볼 수 있다. 샴페인 드 보노쥬의 CEO 질 드 라 바스티에르는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컬러를 유지하고 지켜가는 게 그들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샴페인 드 보노쥬, 루이 15세 즉위 300주년 스페셜 에디션

샴페인 드 보노쥬의 CEO 질 드 라 바스티에르는 샴페인의 역사를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루이 15세를 언급했다. 1728년 루이 15세가 발표한 샴페인을 유리병에 담아 유통시키는 칙령이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샴페인의 맛과 형태가 만들어지는 데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180년 역사의 샴페인 드 보노쥬는 이를 감사하며 기념하는 의미로 프레스티지 뀌베에 루이 15세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고 2022년에는 가장 평이 좋았던 1996년 빈티지로 루이 15세 즉위 300주년 기념 에디션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현재 드 보노쥬 샴페인 하우스에는 이를 기념해, 샴페인 글라스를 든 루이 15세 동상을 세우고 방문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SNS에 올리기 좋을 기념사진을 찍는 셔터 소리에 바로 뒤 사무실에 있는 질 드 라 바스티에르가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샴페인 하우스에 인터넷 예약이 가능한 예쁜 숙박시설도 준비되어 있어 두 팔 벌려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하는 질 드 라 바스티에르의 미소에서 드 보노쥬를 향한 그의 애정과 열정이 엿보인다.

현악 4중주에 샴페인의 아름다운 기포가 녹아드는 밤

같은 날 호텔 나루 엠 갤러리의 라운지에서 샴페인 드 보노쥬 루이 15세 300주년 기념 에디션 론칭 디너 파티가 열렸다. 엔트리급인 꼬르동 블루 브륏와 로제, 프린스 블랑 드 블랑, 블랑 드 누아를 거쳐 파티의 주인공인 루이 15세 브륏, 30주년 기념 에디션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었는데, CEO의 소개말에 이어 아름다운 현악 4중주가 어우러졌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샴페인으로 이루어진 이날의 라인업에 맞춰 가볍게 함께할 수 있는 전복 튀김, 아귀 간 타르트, 관자 롤 등의 핑거푸드와 훈제 연어, 감바스, 달콤한 디저트의 페어링으로 참석자들 모두 편안하게 샴페인 드 보노쥬를 음미할 수 있는 행사였다.

디너 파티에서 선보인 샴페인들

  • Champagne de Venoge Cordon Bleu Brut 샴페인 드 브노쥬 꼬르동 블루 브륏
  • Champagne de Venoge Cordon Bleu Brut Rosé 샴페인 드 브노쥬 꼬르동 블루 브륏 로제
  • Champagne de Venoge Princes Blanc de Blancs 샴페인 드 브노쥬 프린스 블랑 드 블랑
  • Champagne de Venoge Princes Blanc de Noirs 샴페인 드 브노쥬 프린스 블랑 드 누아
  • Champagne de Venoge, Louis XV 300th Anniversary of the Coronation Edition 1996 샴페인 드 브노쥬 루이 15세 브륏 300주년 기념 에디션 1996

수입사 와이넬
▶홈페이지 winell.co.kr
▶인스타그램 @art.in.the.glass.by.winell

글•사진 푸달크, 사진 제공 와이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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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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