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태양, 땅의 조화를 담은 실레니의 새로운 레이블

Written by: 천 혜림

전 세계 많은 와인 소비자에게 대중적이면서도 유니크함으로 사랑 받고 있는 실레니 와인.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새로운 레이블의 출시를 알리기 위해, 창립자의 아들이자 북아시아•태평양 디렉터인 사이먼 에이브리(Simon Avery)가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방한했다. 그와 함께 실레니의 새로운 레이블과 와이너리의 정체성, 지속성 그리고 변화에 대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실레니 북아시아•태평양 디렉터인 사이먼 에이브리(Simon Avery)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와인과 우리

실레니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으로, 와인, 축제 그리고 좋은 시간을 의미한다. 와인을 마시며 좋은 대화,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와인의 이름이 그대로 표현해준다. 혹스베이와 말보로에 위치한 실레니 와이너리는 설립 이래 여러 국제적인 상을 수상하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을 들어 왔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으로 알려져 있고, 북아시아•태평양 지역의 5성급 호텔에서 사용할 만큼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하게 굳힌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사이먼은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포도 농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실레니 와이너리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발행하는 환경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 규격인 ‘ISO14001’ 인증을 받았고, 친환경 기업으로 품질 기준을 지키기 위해 모든 프로세스를 꼼꼼하게 점검한다. 소비자에게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는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한 사이먼. 현재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와인 양조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포도재배 시 물을 아끼고자 정수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실레니는 자연에 우리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 모던 와인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실레니 와인

1819년 호주에서 건너온 영국인 선교사가 포도나무를 심으며 시작된 뉴질랜드 와인의 역사는 벌써 200년이 넘었다. 유럽에 비한다면 역사가 짧지만, 뉴질랜드만의 와인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전 세계에 프리미엄 와인 생산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뉴질랜드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1%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소비뇽 블랑’이라면 뉴질랜드가 바로 떠오를 만큼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현재 혹스베이에서 TOP 3 와이너리를 이야기하자면 뉴질랜드 최초의 와이너리인 미션 에스테이트(Mission Estate), 테 마타 와이너리(Te Mata Winery), 그리고 실레니 에스테이트가 있다. 실레니는 두 와이너리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다양한 와인 셀렉션과 좋은 품질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와이너리이다.

실레니 와이너리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클랜드(Auckland) 출신 기업가인 그래매 에이브리(Graeme Avery)가 은퇴 후 1997년에 혹스베이의 헤이스팅스(Hastings)에서 10마일 떨어진 곳에 처음으로 와이너리 땅을 매입한 것이다. 그리고 1년 뒤인 1998년에 실레니 와이너리가 정식으로 설립되었다. 당시에는 4,000케이스의 와인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연간 70만 케이스를 생산하는 혹스베이의 소비뇽 블랑 파워 하우스이자 뉴질랜드 와인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와이너리이다.

실레니의 혹스베이 빈야드

다양한 떼루아를 담아낸 와인 셀렉션

남섬과 북섬으로 이루어진 뉴질랜드에서 실레니는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있는 땅인 남섬 최북단의 말보로와 북섬 동쪽의 혹스베이에 있다. 말보로 지역은 소비뇽 블랑을 주로 생산하며, 혹스베이보다는 건조하다. 또한 자갈, 모래가 많으면서도 하층은 점토질의 보수성이 좋아 소비뇽 블랑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편 혹스베이는 프랑스의 고급 와인 생산지와 위도가 같으며, 일조량이 풍부하고 모래와 점토가 포함된 풍화퇴적물 토양에서 포도를 재배하여 깨끗하고 복합적인 와인이 생산된다.

이날 사이먼은 햇살 가득한 혹스베이의 소지역인 브릿지 파 트라이앵글(Bridge Pa Triangle)에 위치한 와이너리의 지도를 보여주며 다양한 떼루아를 표현하는 와인들을 설명했다. 그는 “높은 일조량과 시원한 저녁, 적은 강수량과 UV가 강하게 내리쬐는 파란 하늘은 신선하고 집중된 과일 풍미가 가득한 와인을 생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또한 매년 달라지는 빈티지의 특성을 살려내 와인 안에 담는다”라고 설명했다. 실레니는 넓은 땅을 보유한 만큼, 자갈, 미사, 점토 그리고 사암을 포함하여 떼루아가 다양한데, 이는 복합적인 와인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해안에 위치한 좀 더 따뜻한 평지에서는 메를로를 주품종으로 한 보르도 블렌드, 북론 스타일 시라와 세미용을 재배한다. 고도가 높아 시원한 언덕에서는 부르고뉴 품종인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피노 그리, 잘 익은 스타일의 소비뇽 블랑을 재배한다.

실레니 포도밭의 토양

많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브랜드 중 실레니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사이먼은 “다양성”이라고 대답했다. 요즘 많은 뉴질랜드 와이너리가 풀향이 나고 볼드한 스타일의 소비뇽 블랑을 만드는데, 실레니는 “과실향이 풍부한 가벼운 스타일인 셀라 셀렉션(Cellar Selection)부터 좀 더 복합적인 풍미가 나는 그랑 리저브(Grand Reserve), 천연 효모를 사용해 특유의 아로마를 발현해 낸 EX 셀력션(Exceptional selection)까지, 혹스 베이에서 유일하게 세 가지 다른 스타일의 소비뇽 블랑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랏지(Lodge) 샤르도네와 플라토(Plateau) 피노 누아는 품질이 정말 훌륭한 와인인데 좋은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사이먼은 귀띔했다.  

실레니 와인은 본연의 과실향을 살리기 위해 오크 숙성은 아주 적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다. 셀라 셀렉션 레인지의 레드 와인은 배럴에서 3개월, 그랑 리저브 셀렉션의 샤르도네와 레드 와인은 9 -10개월, EX의 소비뇽 블랑은 약5개월 숙성한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신선함을 가득 품은 레드 와인

뉴질랜드는 화이트 와인으로 명성과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프리미엄 레드 와인도 아주 잘 만든다. 특히 남섬에 위치한 센트럴 오타고 지역의 피노 누아는 프랑스의 부르고뉴, 미국의 오리건과 함께 최고 품질의 와인으로 국제 시장에서 인정 받았다. 사이먼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뉴질랜드의 레드 와인을 소개하고, 스타 품종인 소비뇽 블랑을 넘어 다른 다양한 품종의 뉴질랜드 와인을 알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에노테카코리아에서 소비자들에게 뉴질랜드의 레드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사이먼의 추천으로 인터뷰 중 실레니 트라이앵글 그랑 리저브 메를로 혹스베이 2018 빈티지를 함께 시음했다. 와인의 90%는 프렌치 오크통에서, 10%는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18개월 동안 숙성 후 출시된 와인인데, 잘 익은 검은 자두와 블루베리의 향과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조화를 이루며 과실향이 집중되어있었다.  은은한 오크향의 여운이 입안에서 지속되며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메를로를 좋아하거나 뉴질랜드 레드 와인이 궁금하다면, 이 와인으로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 태양, 땅의 조화를 새 레이블에 표현

실레니의 새 레이블은 시크한 블랙 바탕에 실레니의 역삼각형 심볼을 우아한 골드로 붓놀림(Brushstroke)한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이 역삼각형은 물을 상징하여 바깥의 원형은 태양과 땅을 표현한다고 한다. 그 둘을 조화롭고 부드럽게 표현하여, 실레니가 와인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자연적인 요소와 자연의 연속성을 표현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바뀐 실레니의 새로운 레이블. 소비자에게 이미 각인된 레이블을 변경시키는 것은 비지니스적으로는 위험부담이 클 수 있는데, 사이먼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레이블과 함께 격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와인을 마시는 세대가 변화하고 있고, 이제 와인에 입문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좀 더 아이코닉한 와인 레이블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소비자의 “Positive Experience”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이먼. 와인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접어두고, 구매부터 마시는 모든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새로운 레이블의 실레니 와인은 에노테카코리아에서 2023년 1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

내년 1월 새로운 레이블로 출시될 실레니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

한국 음식과의 유연한 페어링: 실레니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

“Food Wine”이라는 말이 있듯이 와인은 음식과 함께 즐길 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데, 실레니는 음식과 즐겁게 페어링 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연장선상에서 사이먼은 이번 방한 일정 중 아주 다양한 한국 음식과 실레니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을 페어링해 봤다고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페어링은 보쌈고기, 육전, 만두, 불고기 그리고 장아찌라고. 약간 지방이 섞여있는 고기에 맵지 않은, 본연의 재료의 맛을 살린 한국 음식과 산도가 높고 과실향이 가득한 실레니의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은 경쾌하고 즐거운 페어링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했다.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피노 누아도 새콤한 맛이 가미된 음식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수입사 에노테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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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에노테카코리아, 글/사진 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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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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