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은 계속된다ㅣLegendary European Quality Wines

Written by신 윤정

지난 12월 13일(월), 몬드리안 호텔에서 그리스와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와인을 소개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타이틀은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행사를 준비한 헬레닉 와인의 그리스 와인 4종과 불가리아 와인 2종, 루마니아 와인 2종을 시음할 수 있었다. 아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와인 산지들. 연사로 나선 콘스탄티노스 디카로스(Konstantinos Dikaros) 주한 그리스 대사관 경제 상무 참사관은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와인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이벤트는 흔치 않다. 각국의 와인은 다른 개성이 있지만 경쟁을 하는 품평회가 아니니 호기심을 갖고 즐겨주길 바란다”라고 행사의 성격을 소개했다. 편견 없이 받아 든 와인잔은 유난히 향기로웠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행사장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이란

와인의 본거지인 유럽, 그중에서도 발칸반도는 특히 오랜 와인 생산의 역사가 있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프로그램은 발칸반도의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PDO/PGI 와인을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아시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유럽연합이 지원하는 캠페인이다. 여기서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원산지 명칭 보호)와 PGI(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지리적 표시 보호)는 와인이 특정 지역 내에서 전통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생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유럽연합이 인증하는 품질 보증제라고 할 수 있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PDO/PGI는 총 4개. 앞으로 국내에서 이어갈 활동을 응원하며, 맛보기로 각 PDO/PGI의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행사를 준비한 장 파블로스 헬레닉 와인 대표

PDO 나우싸(Naoussa)

그리스 북부에서 가장 중요한 레드 와인 품종은 시노마브로(Xinomavro)이다. 가뭄과 곰팡이 모두에 취약한 이 예민한 품종은 그리스 북부 나우싸(Naoussa) 지역의 건조한 대륙성 기후에서 잘 적응하였다. 물론 나우싸 외의 지역에서도 시노마브로 품종은 재배된다. 하지만 나우싸에서는 포도가 보다 완전하게 익는다. 그 결과 다른 지역보다 풀-바디 하면서도 당분, 산도, 탄닌이 조화롭고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시노마브로 와인이 생산된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인 ‘PDO 나우싸’의 명칭은 나우싸 지역에서 100% 시노마브로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에만 사용할 수 있다. PDO 나우싸의 와인은 화려하고 복합적인 아로마가 특징이다. 어릴 때 견고하고 탄닌이 풍부한 와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눈부시게 발전해간다.  

PDO 사모스(Samos)

에게해의 수많은 섬 중 하나인 사모스(Samos)에서는 모스카토 품종으로 아주 향기로운 스위트 와인을 만든다. 바로 PDO 사모스.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중 하나이다.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든 스위트 와인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양조법에 따라 여러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된다. 먼저 뱅 두(Vin Doux)는 발표가 시작되기 전의 포도즙에 증류주를 첨가한 와인이다. 이것을 몇 년간 오크 숙성할 시 안테미스(Anthemis)라 불린다. 반면 뱅 두 나뛰렐(Vin Doux Naturel)은 발효가 진행 중인 와인에 증류주를 첨가한 것이다. 그랑 크뤼(Grand Cru)가 붙은 경우 해발고도 400m 이상의 특별한 포도밭에서 생산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최상위 버전은 뱅 나뛰렐멍 두(Vin Naturellement Doux)로 햇볕에 말려 자연적으로 당분이 높아진 포도를 발효한 와인이다. 최소 3년 이상 오크 배럴에서 숙성해야 하며, 레이블에는 넥타(Nectar)로 표기된다. PDO 사모스 와인은 이렇게 여러 스타일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이국적인 열대과일과 말린 과일, 꽃 등의 아로마틱한 향과 물리지 않는 산미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

시음한 와인들

PDO & PGI 마브루드(Mavrud)

불가리아는 고대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0년대-1970년대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구소련에 많은 양의 와인을 수출하며 와인 생산량이 세계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구소련의 몰락과 함께 침체기를 겪던 불가리아의 와인 산업은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전통적인 마브루드(Mavrud) 품종과 함께.  

마브루드는 불가리아에서 고대부터 재배된 오래된 포도 품종이다. 껍질이 유난히 검어 그리스어로 ‘검다’는 뜻인 ‘Mavro’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포도가 늦게 익는 편인데 추위에는 약하기 때문에 불가리아의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플로브디브(Plovdiv) 지역에서 많이 재배한다. 포도알이 작고 껍질이 두꺼워 강렬하고 진한 과일 풍미와 벨벳 같은 두터운 질감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특징으로 말벡 와인과 종종 비교되곤 한다.   

PDO 올티나(Oltina) & PGI 테라셀레 두나리(Terasele Dunarii)

루마니아는 동유럽에서 가장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한다.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함으로써 지원과 관리를 받기 시작했고, 와인 생산자들의 세대교체로 양조 기술이 현대화되며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는 중이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캠페인을 통해서는 루마니아 남부의 도나우강 일대의 와인이 소개된다. 공식적인 생산지명은 PGI 테라셀레 두나리(Terasele Dunarii)이다. 세부 지역으로는 PDO 올티나(Oltina)가 있다. 페테아스카 알바(Feteaska Alba)와 페테아스카 네그라(Feteaska Negra) 등의 토착 품종으로 만든 이곳의 와인은 향기로운 꽃의 향이 아주 풍성하다.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의 국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진/글/정리 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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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0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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