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와인 트렌드를 읽다 PART 2. 내추럴 와인

Written by와인인 에디터

흔히 떠올리는 내추럴 와인의 이미지는 ‘트렌디한’ 혹은 ‘힙한’이다. 최근 몇 년간 기존의 와인과 달리 어렵지 않은 컨셉과 감각적인 레이블로 MZ세대를 꽉 잡은 배경에도 이러한 이미지가 한몫한다. 한편 내추럴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와인샵이나 와인바를 향해 인스타그래머블한 분위기와 레이블만 앞세운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와인전국팔도의 인터뷰에 참여한 내추럴 와인 업장들에서는 직접 경험한 좋은 시간과 좋은 공간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따뜻함 마음이 느껴졌다. 어렵지 않게,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의 와인을 즐기는 공간을 꾸려가고 있는 지방의 내추럴 와인 업장 4곳을 소개한다.

[공통 질문]
Q1. 업장 소개를 해주세요
Q2. 업장을 오픈하게 된 계기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Q3. 주고객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Q4. 베스트 셀러 와인을 소개해주세요

공존 / 대전

1. 50~60종의 다양한 내추럴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간단한 음식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을 커피처럼 편하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 같은 편안하고 깔끔한 느낌의 샵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저 또한 내추럴 와인에 문외한인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요.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서울의 내추럴 와인샵을 방문하게 되었고, 와인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샵 사장님의 추천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 사장님이 와인을 추천해주시면서 “이거 마시면 어디 가서 내추럴 와인 마셔봤다고 할 수 있다”라고 하셨는데 그 와인이 바로 유명한 생산자인 장 피에르 호비노의 비스트롤로지였어요. 그때 마신 와인 덕분에 저는 내추럴 와인에 푹 빠지게 되었고 제 인생 또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주일에 한 병씩은 마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저렴하게 여러 사람과 다양한 내추럴 와인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고 지금의 공존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3.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방문하시지만, 아무래도 요즘 내추럴 와인에 관심이 많은 22~30대분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혼자 책을 읽으며 와인을 즐기는 분도 많습니다.

4. 요즘같이 더워지는 날씨에 가장 어울리는 ‘Anna et Andre Durrmann - Alsace Grand Cru Kastelberg, Kastelbari Riesling 2020’입니다. 개인적으로 휘발성 향을 좋아하는데요. 이 와인을 잔에 따르면 휘발성의 향과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깨끗하고 쨍한 산도와 짠맛 그리고 과실미, 약간의 훈연 느낌까지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다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추천해 드리기도 하고, 특히 더운 날씨에 많이 찾게 되는 와인입니다.

공존 대전광역시 서구 문정로2번길 113 1층 102호
▶인스타그램 @natural_coexistence

티피컬 / 세종

1. 세종 도심 속 와인바, 티피컬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퇴근 후 하루 한 잔 나에게 주는 휴식, 와인을 마시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두운 무드, 테라스 등 외부와 분리되는 공간입니다. 내추럴 와인과 소량의 컨벤셔널 와인을 함께 취급합니다.

2. 이화여대에서 의류학,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승무원으로 일하며 쉼 없이 60개국을 여행 다녔습니다. 일 끝나고 호주에서 즐기는 플랫 화이트와 남아공에서 마신 와인 한 잔이 큰 행복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5년 동안 일하면서 온전한 내 것, 내 취향으로 가득 찬 어떤 공간을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가 더 이상 일터가 아닌 여행의 수단이 된 어느 날 마침내 휴식과 같은 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향유하는 와인이, 제가 느꼈던 레이오버의 달콤함처럼 고객들에게 찰나의 휴식이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3. 와인을 처음 접해보는 20대분들, 데이트하러 오시는 커플, 퇴근하시고 모여 한잔하려는 30~40대분들 등 다양합니다.

4. 프랑스 루아르의 내추럴 와인인 Autour de l'Anne의 ‘리썰웨판’이란 와인입니다. 랑그독 지역에서 재배된 생소, 시라, 그르나슈, 까리냥, 베르멘티노, 콜롱바 등 6가지 품종을 섞은 와인이에요. 레이블은 영화 리썰웨폰의 포스터를 패러디하여 실제 두 와인메이커가 주인공입니다. 레드 체리, 딸기 등 붉은 과실향 가득한 스타일이라 내추럴 와인을 처음 접해보신 분들도 만족합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살짝 칠링해서 마시기 딱 좋은 와인입니다.

티피컬 세종 나성로 125-4 세종엔에스타워2 306호
▶인스타그램 @typical.wine

에소도 / 창원

1. 저희는 Esodo(에소도)라는 이름으로 내추럴 와인과 내추럴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sodo는 이탈리아어로 ‘대이동’ 또는 ‘큰 움직임’을 뜻합니다. 지방 특성상 상대적으로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고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희가 중심이 되어 와인을 절대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며 캐주얼한 와인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업장이긴 하지만 익숙한 컨벤셔널 와인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작은 와이너리의 내추럴와인까지 최대한 다양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저는 술을 잘 못 해요. 알코올이 잘 받지 않는 몸이라 어렸을 적부터 술이랑은 거리가 멀었어요. 하지만 음식에 관해서라면 누구에게도 지기 싫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요리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전공자만큼의 관심이 있었고 그만큼의 공부를 했다고 자부할 정도였어요. 그러던 중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Pairing)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가 멀리하던 술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더욱 맛있고 풍미 있게 만들어 준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와인을 즐기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 경험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넘어서는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Esodo’를 열게 되었습니다.

3. 주 이용 고객분들은 20, 30대 여성분들이에요. 주로 와인은 기념하거나 축하할 때 마신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특별한 날에 많이 찾으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4. Esodo의 베스트셀러 와인은 토스카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발레나이아 비앙코’에요. 강한 구조감과 신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토스카나 트레비아노 품종의 오렌지 와인입니다.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고, 심지어 해외에서는 오렌지 와인이 김치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도 추천하고 있으니 한번 드셔 보시길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에소도 경남 창원시 의창구 퇴촌로 1
▶인스타그램 @esodo_official

글루 / 울산

1. 글루는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무겁지 않은 분위기, 밝은 톤의 조명 아래에서 가벼운 안주와 함께 보다 쉽게 와인을 즐기고 접할 수 있는 매장입니다. 와인은 컨벤셔널 와인, 내추럴 와인, 유기농 와인, 스파클링 와인, 포트 와인, 아이스와인까지 거의 전 품목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2. 지방이다 보니 손님들이 와인을 주로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많이 드시는 것을 지켜봐왔습니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핑거푸드 위주의 간단한 음식과 함께 와인을 좀 더 많은분이 가볍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3.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밝은 분위기인 업장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여성 손님의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4. 파스쿠아 스윗 로제, 빌라욜란다 모스카토, 머드하우스 소비뇽 블랑과 같은 상큼하면서 여성분들이 가볍게 드실만한 와인 종류가 베스트입니다.

글루 울산 남구 왕생로36번길 22 2층
▶인스타그램 @glou_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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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07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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