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파티, 모두를 아우르는 피에르 챠빈의 논알코올 와인

Written by: 천 혜림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모임 자리가 이어지는 데 빠지지 않는 술. 그러나 계속되는 술자리로 인해 상당한 육체적 피로감을 겪고 있는 애주가들을 비롯하여 건강 문제, 임신, 노화, 종교 등의 이유로 금주를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그들을 위해서 업계에서도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모두를 아우르는 논알코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닐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만 전 세계 논알코올 음료의 판매량이 43% 증가하여, 와인 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컨설팅 그룹 *IWSR과 함께 일하는 댄 메티이어(Dan Mettyear)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에서 논알코올 와인 소비량이 지난해에만 24% 증가했다고 한다. 

*IWSR Drinks Market Analysis 주류시장분석

논알코올 와인도 와인일까?

와인이라는 용어는 포도 주스의 알코올 발효로 인해 만들어진 제품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특정 PDO를 제외하고는 알코올 함량이 8%가 넘어야지만 와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와인기반음료’ 라고 불러야 한다. 그래서 피에르 챠빈도 수출정보코드에 와인이라고 등록되어있지 않지만, 라벨에서 소비자가 와인이라고 인식하게끔 디자인했다. (그러나 우리는 통상적으로 논알코올 와인이라고 칭하므로 이 기사에서도 논알코올 와인으로 용어를 통일하기로 했다) 좀 더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 Alcohol-free 논알코올/무알코올 : 알코올이 추출되고 0.05% abv 이하의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에만 라벨 표시 가능
  • De-alcoholised 탈알코올 : 알코올이 추출되고 0.5% abv 이하의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
  • Low alcohol 저알코올 : 음료는 1.2% abv 이하여야 하며 라벨에는 최대 abv가 명확하게 표시되어야 함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알코올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면 라벨을 잘 확인하고 알코올 함량을 꼭 확인해보아야 한다.

FUN FACT: 2021년 발표된 프랑스 국립 소비자 연구소(IN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펩시에도 알코올 함량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1리터당 10mg로 0.001% abv 라고 발표되었다.

논알코올 와인 트렌드세터, 피에르 챠빈 X 퍼플독

세계에서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와인 시장의 중심에 있는 논알코올 와인. 국내 최대 와인 구독 서비스 퍼플독(Purple Dog)이 독점수입해 한국에 소개하는 피에르 챠빈(Pierre Chavin)은 좋은 품질로 유명한 논알코올 와이너리이다. 퍼플독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드는 한국에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버 인구, 임산부,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함께 기분을 내면서 즐길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아트 갤러리 같은 퍼플독 송파 본점에서 지난 12월 1일(목), 처음으로 방한한 창립자이자 오너인 마틸드 부라친(Mathilde Boulachi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창립자이자 오너 마틸드 부라친(Mathilde Boulachin)

피에르 챠빈의 시작을 야기한 마틸드의 임신과 출산

마틸드는 ‘피에르 챠빈’의 시작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였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랑스 샹파뉴 출신인 그녀에게 음식과 함께 마시는 와인은 일상에 녹아든 라이프 스타일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이 찾아왔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와인을 마실 수 없게 되며 고민에 빠졌다. 와인을 대체할 음료는 대부분 당도와 칼로리가 높거나 화학물질이 섞인 음료가 거의 다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품질 좋은 논알코올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현재 프랑스 최고의 논알코올 와이너리인 피에르 챠빈을 2010년에 기회의 땅, 프랑스 랑그독에 설립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피에르 챠빈이 있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와인의 알코올이 주는 질감과 풍미의 논알코올 와인을 만들려고 하니, 사람들이 원하는 와인의 맛과 질감이 무엇인지, 그에 알코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부터의 본질적인 고민을 했다고 한다. 끊임없는 연구 끝에 생산한 그녀의 논알코올 와인은 그 품질을 인정받아 2018년, 2019년 2년 연속으로 노벨상 만찬주로 채택되었다.

피에르 챠빈의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피에르 챠빈에서 현재까지도 계속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부분은 알코올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표현해내야 하는 질감, 밸런스 그리고 풍미다. 이를 위해 이들은 알코올을 추출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스피닝 콘 칼럼 (Spinning Cone Columns)이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의 기본은 저온 진공 증류 방식으로 역원뿔과 원심력을 사용하여 반복적인 증발과 응축 사이클을 통해 와인의 여러 구성요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해한 다음 알코올 없이 다시 혼합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풍미와 향을 가장 많이 지켜낼 수 있고, 휘발성 화학물질을 부드럽게 추출해 낼 수 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놀라운 품질은 테이스팅을 하며 느껴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의 질감을 더하기 위해 단순히 설탕을 첨가해 와인기반음료를 만드는 스타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감과 향이 훨씬 더 풍부하고 알코올이 있는 와인과 비슷했다.

논알코올 와인의 편견을 깨준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와인 테이스팅

일반 와인처럼 발효하고 숙성한 후 알코올만 뺐다지만 와인을 마시는 큰 이유는 알코올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취기인데 정말 맛있게 즐길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한 피에르 제로 4종과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2종 테이스팅.

*전부 비건 인증을 받은 와인이고, 특히나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라인은 오가닉 인증을 받아 친환경적이고 우리 건강에도 더 좋다고 한다.

테이스팅은 피에르 제로 스파클링과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되었다. 두 와인 다 샤르도네를 베이스로 만들었지만 제로 라인은 신선한 포도 주스(Fresh Must)의 함량이 높아 좀 더 과실향이 풍부하고 무거운 질감이었다면, 시그니처 라인은 드라이한 샴페인의 파워풀한 아로마, 풍부한 효모향과 구조감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일반 와인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테이스팅 후 나도 모르게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샤르도네를 일반 와인 테이스팅처럼 스피툰(Spittoon)에 뱉어버렸다. 그만큼 와인의 질감과 바디를 잘 살려내 몸이 와인으로 인식하고 평소 하던 대로 바로 뱉었다는 것이다.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 견주어 봤을 때 정말 빠진 것은 알코올 뿐이었다. 이날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와인 전문가 두 분도 이 와인을 일반 스파클링과 함께 블라인드로 먹어본다면,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로 질감, 바디, 향, 기포를 잘 살려냈다며 감탄했다.

또한 식사 중 와인페어링을 한다면, 팔레트 클렌저로 나오는 상큼한 음식과 피에르 제로/시그니처 스파클링 와인과 페어링 해, 중간에 한 라운드 쉬어 가며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제로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샤르도네는 750ml 병당 60kcal로 대략 600kcal 정도인 일반 와인과 비교했을 때 10배나 낮아 칼로리의 부담도 없는 편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거나 내 소중한 간을 지키고 싶을 때 이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한다.

샤르도네와 메를로를 블렌딩해 만든 은은한 분홍빛과 복숭아, 자몽, 신선한 장미꽃향이 가득했던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로제는 얼마 전 글로벌 NOLO 알코올 와인 마스터 2022에서 은메달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인정받았다. 앞서 샤르도네 베이스로 만든 스파클링과 비슷하게 피에르 제로는 훨씬 더 달달한 과실향과 무거운 질감을 보였고,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로제는 드라이하면서도 우아하게 감싸는 잘 익은 복숭아 향이 인상적이었다.

소버 큐리어스 커뮤니티 Sober Curious Community와 NOLO 트렌드

  • 소버 큐리어스 커뮤니티 Sober Curious Community : 코로나로 시작된 트렌드.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의 신조어이며 전세계적으로 요즘 *MZ 세대의 키워드는 ‘건강’이며 앞선 세대보다 술의 소비량이 줄었다.
  • NOLO 트렌드: NO- 와 LOW- 가 합쳐져 영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인데, 이는 알코올이 없거나, 낮은 함량을 가진 음료를 뜻한다.

소버 큐리어스NOLO라는 신조어만 봐도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수요가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소피텔, 그랜드 하얏트, 힐튼 같은 고급 호텔들은 이미 피에르 챠빈의 와인을 팔고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술을 금기시 하는 종교인 무슬림 국가들(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 두바이)에서도 논알코올 와인이 인기를 끌고 있어 피에르 챠빈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Le Papon Qui Boit(The Drinking Peacock)이라는 첫 무알코올 와인샵이 2021년 문을 열었고, LA 다운타운의 Kato 레스토랑의 바 디렉터인 오스틴 헤넬리(Austin Hennelly)는 음식과 논알코올 와인 페어링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레스토랑에서도 논알코올 와인 페어링 메뉴의 옵션이 있다면 점심 비지니스 미팅이나 저녁 회식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밀레니얼 (Millenial 출생년도 1981년-1996년)
*Z (Geneneration Z: 출생년도 1996년 이후)

논알코올 와인과 자신있게 도전하는 Dry January!

공중 보건 캠페인, Dry January: 영국의 자선단체인 알코올 체인지 UK (Alcohol Change UK)는 공중보건 캠페인으로 2013년 무알코올 챌린지인 Dry January(1월 금주)를 시작했는데,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 알코올 소비를 줄이고 건강을 되찾자는 취지에서 아주 인기가 많다. 필자도 몇 해 동안 시도해 보았지만, 와인을 라이프 스타일로 즐기는 이로서는, 맛있는 음식을 와인과 먹지 못함을 슬픔으로 느끼기에, 항상 1월 2 - 3주차에 실패를 하곤 했다. 그런데 여러 음식과 페어링까지 가능한 많은 종류의 피에르 챠빈의 와인이 있으니, 다가오는 2023년년 1월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피에르 챠빈 와인 라인업

(좌-우)
퍼플독 제로 와인 No. 7 프레스티지 레드 - 메를로
퍼플독 제로 와인 No.1 프레스티지 화이트 - 샤르도네
퍼플독 제로 와인 No. 5 스파클링 화이트 - 샤르도네
퍼플독 제로 와인 No. 6 스파클링 로제 - 샤르도네와 메를로 블렌딩
퍼플독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샤르도네
퍼플독 피에르 제로 시그니처 에페베슨트 로제

구매처: 네이버 스토어, 퍼플독 홍대점, 송파 본점, 송파 NC점

수입사 퍼플독
▶홈페이지 purpledog.co.kr
▶인스타그램 @purpledog_official

글/사진 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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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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