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생 최고의 떼루아에 숨결을 불어넣다 - 도멘 졸리에(Domaine Joliet)

Written by신 윤정

지금, 픽생(Fixin)에 주목해야 할 때 

매년 당연한 듯 와인 가격이 오르는 곳 부르고뉴. 꼬뜨 도르의 주요 마을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꼬뜨 샬로네즈와 마꼬네까지 틈만 나면 가격이 올라갈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부르고뉴 와인을 포기할 순 없는 일. 대안이 필요한 부르고뉴 와인 애호가들에게 픽생은 탁월한 선택지이다. 쥬브레 샹베르땡의 북단에 있는 마을로 이곳의 와인은 과거 ‘투박하다(rustic)’라고 저평가되곤 했다. 하지만 와인을 만드는 세대가 바뀜에 따라 와인도 변하게 마련이다. 픽생의 와인 생산자 중 최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도멘 졸리에(Domain Joliet)도 그 대표적인 예다.      

900년의 전통, 끌로 드 라 페리에르 

그랑 크뤼가 따로 없는 픽생에서 가장 이름난 포도밭은 도멘 졸리에의 모노폴 포도밭이자 프리미에 크뤼인 끌로 드 라 페리에르(Clos de la Perriere)다. 이곳의 역사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원래 부르고뉴 공작의 사냥 오두막이었던 곳에 시토(Citeaux) 수도승들이 포도밭을 만들고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토 수도승들은 끌로 드 라 페리에르를 픽생 지역 내에서 가장 훌륭한 떼루아라 여겼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때 지어진 포도밭과 지하 셀러는 현재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픽생 와인
12세기에 만들어진 지하 셀러

졸리에 가문이 끌로 드 라 페리에르를 사들인 것은 1853년으로, 현재 도멘을 이끄는 베닌 졸리에(Benigne Joliet)까지 6대의 시간이 흘렀다. 졸리에 가문은 한동안 포도와 주스만 납품하다가 베닌의 아버지대인 1970년대에 처음으로 도멘 이름으로 와인을 병입했다. 아버지와 함께 도멘 졸리에에서 10년을 일한 후 2004년, 베닌은 큰 결심을 하게 된다. 픽생 최고의 와인이라 평가를 받았던 끌로 드 라 페리에르의 옛 영광을 되찾고자, 가문 내 여러 명이 소유하고 있던 포도밭 전체를 사들인 것이다.  

옛 영광을 되찾다 

이후 베닌은 포도밭을 유기농으로 전환하고 생산량을 줄였다. 그리고 양조 기법에도 변화를 주며 보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정진해왔다. 현재는 900여 년 동안 보존된 끌로 드 라 페리에르의 떼루아와 수도승들의 경험을 존중하며, 보다 전통적인 픽생 프리미에 크뤼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끌로 드 라 페리에르 포도밭은 떼루아에 따라 크게 4개의 구획으로 나뉜다. 여기에는 와인에 원숙미를 부여하는 모래 토양의 남쪽, 구조감과 탄닌을 부여하는 점토질의 서쪽, 미네랄리티를 부여하는 석회질의 북쪽, 복합미와 개성을 부여하는 동쪽 언덕이 있다. 각 구획의 포도는 따로 분리하여 송이째로 자연 발효를 한다. 와인은 900여 년 전 수도승들이 지은 지하 셀러에서 숙성되는데 2005년 이래 뉴오크의 비율을 꾸준히 줄여왔다. 

도멘 졸리에 와인

이렇게 세심한 양조 과정을 통하여 도멘 졸리에의 와인은 떼루아와 복합미를 모두 표현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디켄터 매거진의 기고가인 찰스 커티스(Charles Curtis)MW는 2019 빈티지의 끌로 드 라 페리에르 레드 와인에 대해 “매우 인상적인 농밀함과 견고한 탄닌이 피니쉬까지 이어지며,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와인이다”라고 평하며 96점을 줬다. 끌로 드 라 페리에르 화이트 와인 역시 눈여겨 봐야 한다. 픽생 지역의 유일한 프리미에 크뤼 화이트 와인인 동시에 생산량이 3천 병 정도로 극소량이라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멘 졸리에의 와인들 

도멘 졸리에 와인
Clos de la Perriere Fixin 1er Cru Monopole Rouge  
끌로 드 라 페리에르 픽생 프리미에 크뤼 모노폴 루즈 

포도원이 장미 대리석의 채석장이었던 만큼 독특한 미네랄리티와 붉은 꽃 향이 감돈다. 루비빛에 신선한 붉은 과일 아로마와 함께 흰 후추 같은 향신료가 느껴진다. 전통방식으로 양조했지만 매우 현대적이고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함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와인이다.  

Clos de la Perriere Fixin 1er Cru Monopole Blanc  
끌로 드 라 페리에르 픽생 프리미에 크뤼 모노폴 블랑

픽생 지역의 유일한 프리미에 크뤼 화이트 와인이다. 1년 오크 숙성 후 필터링 없이 출시한다. 열대과일, 흰 후추 같은 향신료의 아로마와 미네랄리티가 매우 돋보이는 와인이다. 산도와 바디감의 균형, 긴 여운 등 프리미에 크뤼의 모습을 완전하게 보여준다. 연간 3천 병만 생산한다. 

 신윤정, 자료/사진 제공 KS와인

수입사 / KS와인  
▶인스타그램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기사 공개일 : 2021년 07월 28일
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