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게 반짝이는 뉴욕 와인, '핑거 레이크스 & 롱 아일랜드' PART 2

Written by: 천 혜림

미국 농무부(USDA)의 수출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뉴욕와인협회(New York Wine and Grape Foundation)의 초청으로 작년 11월 초 핑거 레이크스와 롱 아일랜드에서 총 30개 와이너리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고 온 이야기를 이어간다.

Beyond Riesling in Finger Lakes

세계에서 리슬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화이트와 레드 품종도 생산된다. 65년 동안 핑거 레이크스에서 와인을 만들어 온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Dr. Konstantin Frank) 와이너리의 프레드(Fred)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북부 같은 북쪽의 유럽 국가들에서 생산되는 포도들이 이곳에서 아주 잘 자랍니다”라고 전했다.

특히나, 추운 기후에서 포도가 완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가지고 방문한 것이 무색해질 만큼 레드 와인 품질은 굉장히 높았고,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섬세한 스타일로 알코올 도수가 약간 낮은 레드 와인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관해 크리스토퍼 베이츠(Christopher Bates)MS는 레드 와인 품종이 잘 자랄 수 있는 이곳의 기후에 대해 한 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핑거 레이크스는 긴 추운 겨울과 비교적 짧고 온화한 여름, 높은 강수량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15도~29도(섭씨) 사이의 온도로, 32도를 넘는 날씨는 드물며 심지어 밤에도 12.7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 덕분에 포도는 5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익으며, 따뜻한 저녁에도 포도는 숙성되어 완전히 발전된 페놀릭 플레이버를 갖추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 지역은 비교적 숙성된 플레이버와 낮은 알코올 함량으로 숙성된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바이스(Weis)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 한스(Hans)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추운 기후에서 재배된 풍부한 과일 풍미의 훌륭한 레드 와인을 만듭니다. 제 생각엔,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레드 와인은 블라우프랭키쉬, 카베르네 프랑, 츠바이겔트, 그리고 사페라비입니다.”

특히 카베르네 프랑은 핑거 레이크스 지역에서 가장 큰 포도밭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이 품종의 중요성과 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프랑스의 루아르나 보르도 지역에서는 깊은 색감과 잘 익은 과실향이 가득한 반면, 핑거 레이크스에서는 옅은 색상과 비교적 가벼운 바디에 높은 산도, 스파이시한 맛, 붉은 과일 향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눈여겨볼 카베르네 프랑 생산자로는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엘레멘트 와이너리(Element Winery), 허만 제이 위머(Hermann J. Wiemer), 오스모트(Osmote), 리빙 루츠(Living Roots), 바운더리 브레이크(Boundary Breaks)가 있다. 블라우프랭키쉬는 지역에서는 람버거(Lamberger)라는 이름으로도 레이블링이 되기도 하는데, 현지에서는 카베르네 프랑보다도 더 인기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 카베르네 프랑에 비해 아주 소량 만들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보르도 품종이자 세계 레드와인의 명실상부한 넘버원 카베르네 소비뇽도 아주 소량이지만 아주 고품질의 쿨 클라이밋 스타일로 생산된다. 와그너 와이너리(Wagner Winery)의 알렉스(Alex)는 와그너와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핑거 레이크스 레드 와인의 잠재력을 무한히 보여주는 예시”라 말하며, 알코올이 낮으면서 충분한 과실향과 생동감 있는 산도는 쿨 클라이밋 스타일 카베르네 소비뇽을 일관성 있게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외 레드 품종에는 아주 유니크한 엘레멘트 와이너리의 시라가 있다. 허브향, 신 검은 과실향이 지배적으로 나며 올리브, 블랙 페퍼, 섬세한 구조감과 활기찬 산도, 섬세한 타닌을 가진 이 와인은 숙성 가능성도 굉장하다. 2016년 빈티지는 앞으로도 숙성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고, 시라 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여정을 함께했던 마스터 소믈리에 엘리스 람베르(Elyse Lambert)MS는 그의 와인의 퀄리티가 아주 좋다는 평을 내기리도 했다.

화이트 품종으로는 게뷔르츠트라미너, 그뤼너 벨트리너, 샤르도네가 있다.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아주 아로마가 강렬한 스타일로 만들어지는데 바디감이 무겁지 않고 산도가 높아 대체로 신선하며 섬세한 스타일로 만들어진다. 그뤼너벨트리너는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스타일로 만들어지는데, 산도가 리슬링보다는 낮으면서도 질감은 풍부하고 부드럽다. 샤르도네는 일반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위해 만들어진다. 눈여겨볼 생산자로는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바이스, 네이슨 K 와인(Nathan K. Wines) 와이너리가 있다.

뉴욕와인협회의 자료를 토대로 핑거 레이크스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 지는 품종과 그 스타일을 표로 정리해 보았다.

핑거 레이크스는 현재 리슬링과 카베르네 프랑을 중심으로 와인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자들은 이 두 품종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뛰어난 품질의 와인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다양성은 때때로 혼란스럽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핑거 레이크스의 경우 이 부분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부분은 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 될 수 있으며, 이 와인 지역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하이브리드 와인의 편견을 깨다

라빈 셀라스의 모튼 할그렌

“We didn’t start from a clean slate.” "우리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 모튼 할그렌, 라빈 셀라스 Morten Hallgren, Ravine Cellars

라빈 셀라스(Ravine Cellars)의 수장 모튼 할그렌(Morten Hallgren)은 뉴욕 와인에 대한 오랜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에는 뉴욕 와인, 특히 하이브리드 품종 와인의 품질이 낮다는 평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1860년대 프랑스 이민자인 찰스 포니에(Charles Fournier)가 필록세라와 같은 병충해에 강한 하이브리드 포도 품종을 도입하여 와인을 생산했지만, 고품질의 와인이라는 인정을 받지 못했던 데서 기인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하이브리드 와인에 대한 흥미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하이브리드 포도 품종은 비티스 비니페라 품종에 비해 무조건 열등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선입견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와인 제조 기술과 정보의 발전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포도 품종으로도 세계 수준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뉴욕 맨하탄과 브룩클린의 소믈리에들은 하이브리드와 토착 품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핑거 레이크스에 와인을 테이스팅하러 오기도 한다"라며, 모튼은 다양한 포도 품종에 대한 보다 개방적인 인식이 형성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키유카 레이크 빈야드의 주인 멜 골드맨

키유카 레이크 빈야드(Kueka Lake Vineyard)의 주인 멜 골드맨(Mel Goldman)은 “우리는 하이브리드 포도가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포도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자라왔고, 앞으로도 그 역사가 계속될 것입니다. 2009년 빈티지 비뇰(Vignole)을 테이스팅해 보세요. 이 와인의 숙성 잠재력에 아주 놀라실 거예요"라 말하며 비뇰 2009 빈티지를 테이스팅 잔에 따라주었다. 이 와인은 와이너리를 함께 방문한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슬링 스타일로 만들어지는 비뇰은 깊이 있는 질감과 무게감이 인상적이며 활기차게 살아있는 산도는 2009년 빈티지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숙성 잠재력을 더 보여주는 굉장히 파워풀한 화이트 와인이었다. 특히 소믈리에 리즈 초이(Reeze Choi)와 크리스토퍼 리츠(Christopher Reitz)는 “비뇰의 퀄리티와 숙성 잠재력에 굉장히 놀랐다”라 덧붙이며, 뉴욕에서 테이스팅한 백여 종의 와인 중 인상 깊었던 와인 중 하나라 전했다. 하이브리드 와인은 매력이 떨어지는 와인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는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다음으로 “이 와인은 특히 브룩클린에 인기가 많아요”라며 야심 차게 세발블랑(Seyval Blanc)으로 만든 펫낫을 꺼낸 멜. 힙하기로 유명한 브룩클린에서 인기가 많다 하니 다들 궁금한 마음으로 테이스팅 했는데, 효모 향과 핵과류의 향이 산도와 함께 밸런스 있게 어우러져 모두의 고개를 다시 한번 끄덕이게 만들었다. 또한, 이 와인이 비건 와인임을 강조하면서 최근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부합하니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네이슨 케이 와이너리의 네이슨 켄달

전 세계 와인 산지에서 실력을 쌓은 젊은 와인메이커 네이슨 케이 와이너리의 네이슨 켄달(Nathan Kendall)도 하이브리드 와인의 잠재력을 믿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믈리에인 파스칼린 레펠티어(Pascaline Lepeltier)와 함께 체피카(Chëpìka)라는 레이블로 하이브리드 품종인 델라웨어(Delaware)와 카토바(Catawba)로 2014년부터 자연주의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이 와인은 뉴욕, 런던, 파리의 레스토랑과 와인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리빙 루츠의 콜린 하디 & 세바스챤 하디

자연친화적인 와인 메이킹을 철학으로 하는 리빙 루츠의 젊은 와인메이커 부부인 콜린과 세바스찬 하디는 모든 와인을 비건 와인으로 제조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채로운 와인들이 있는데 그 중 하이브리드 품종인 비달을 사용한 와인이 돋보였다. 비달은 추운 기후에서 잘 자라며 과일 향이 풍부하고 높은 산도로 디저트 와인으로 적합하다. 리빙 루츠의 비달은 자연 발효를 거치고, 필터링하지 않으며 키유카 호수 서쪽의 와이너리에서 재배한 고품질의 포도로 양조된다.

*비달(Vidal): 프랑스에서 1930년대에 개발한 화이트 하이브리드 포도 품종. 위니 블랑(Ugni Blanc)과 라용 도르(Rayon d'Or)의 교배종으로, 추위에 강하고 당도가 높아 아이스 와인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하이브리드 와인의 그래프를 보면 2005년을 기점으로 다시 생산량이 반등하고 있고 비티스 비니페라는 처음 심어진 1965년부터 계속해서 생산량은 늘어나고 있다(출처: 뉴욕와인협회)

핑거 레이크스 와이너리들은 새로운 품종 재배와 양조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핑거 레이크스 와인의 세계적인 명성을 높이고 있다. 핑거 레이크스 와인은 미국 내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며, 2023년 기준으로 핑거 레이크스 지역의 와인 생산량은 미국 전체 와인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 와인 소비량의 증가와 함께 핑거 레이크스 와인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디어,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뉴욕 와인

드디어, 국내 최정상 소믈리에이자 와인교육자인 박희성 대표가 운영하는 오센 와인을 통해 핑거 레이크스 '엘레멘트 와이너리'의 와인 3종이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된다고 한다. 엘레멘트 와이너리는 2023년 3월 서울에도 방문해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던 핑거 레이크스 출신 마스터 소믈리에 크리스토퍼 베이츠MS가 직접 만드는 와인이다. 시음회에서도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던 터라, 한국의 소믈리에들과 와인 관계자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유니크한 다양성, 롱 아일랜드 와인

롱 아일랜드는 NYC에서 2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아름다운 휴양지이자 와이너리가 가득한 아주 매력적인 지역이다. 본래 농업으로 유명한 이곳은 지금도 무수한 사과, 배 농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이 지역은, 바다와 근접해 있는 입지 덕분에 해양성 기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겨울은 뉴욕주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따뜻하다. 여름은 덥고 습한 편이며, 가을은 비가 잘 오지 않아 수확 시기가 대체로 안전한 편이다. 지질적으로는 빙하기 동안 빙하의 진출과 후퇴로 인해 형성된 토양과 지형이 있으며, 롱 아일랜드를 하나의 거대한 모래 언덕으로 상상해 볼 수 있다.

포마낙 와이너리 와이너리의 2대손 카림 무싸드

"모래와 자갈이 결합된 토양으로 인해 뛰어난 배수력을 가지고 있어 와인 생산하기에 매우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일랜드(Island/섬) 와인을 만듭니다. 해산물이 아주 많기 때문에 페어링 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들지요.” 포마낙(Paumanok) 와이너리의 2대손 카림 무싸드(Kareem Massoud)가 와인 산지로서의 롱 아이랜드를 자신 있게 소개했다.

롱 아일랜드 서쪽 해안을 따라 약 200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이곳은 2001년에 AVA 자격을 획득하며 현재 와이너리의 수는 82개까지 늘어났다. “유럽의 다른 와인 지역에 비해 아주 최근에 와인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노스 포크(North Fork)의 테루아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실험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한 RGNY의 헤드 와인메이커 조나단 G. 봄버그(Jonathan G Bomberg). 끝없는 실험과 연구는 와인 품질 향상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롱 아일랜드의 와인메이커들은 다양한 품종의 포도 재배와 양조 방법에 대한 실험을 통해 롱 아일랜드 특유의 와인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코넬 대학교의 포도 재배 연구 센터는 이 지역의 와인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넬 대학교의 연구진은 포도 재배에 적합한 토양과 기후 조건 연구, 병충해 예방 및 관리 기술 개발, 와인 품질 향상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롱 아일랜드 와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롱아일랜드 AVA에는 82개의 와이너리가 분포하고 있으며, Sub-AVA에는 북동쪽에 위치한 North Fork of Long island AVA, 남쪽에는 The Hamptons, Long island AVA가 있다(출처: 뉴욕와인협회)

위의 지도를 보면 롱 아일랜드 AVA는 두 개의 주요 지역으로 나누어진다. 두 지역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한 RGNY의 해드 와인메이커 조나단 G. 봄버그. “북쪽에 위치한 노스 포크는 빙하기로 인해 형성된 양토 성분이 풍부한 토양과 시원한 기후가 특징이예요. 또한 노스 포크의 강우량은 주요 폭풍이 롱 아일랜드 서쪽에서 쪼개져 비교적 적은 비를 받습니다. 남쪽에 위치한 햄튼스(The Hamptons)는 노스 포크보다 따뜻하며, 모래가 많은 토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지역은 토양 성분, 기온, 강수량에서 다른 기후가 만들어져 와인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칩니다.” 롱 아일랜드 지역은 시원한 기후로 정의되며 핑거 레이크스와 마찬가지로 낮은 알코올 도수에 산도가 높은 와인을 만들기로 정평이 나있다.

토양을 직접 보여주는 RGNY의 해드 와인메이커 조나단 G. 봄버그

이곳의 생산자들은 뉴욕주에서 성공적으로 와인 산지로 명성을 쌓아온 핑거 레이크스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와이너리 설립 때, 핑거 레이크스의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와 허만 제이 위머의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이곳에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거지요”라고 전한 포마낙 와이너리의 카림. 포마낙 와이너리는 롱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로 1988년에 설립되었다. 롱 아일랜드 AVA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품종과 그 스타일은 다음과 같다.

*뉴욕와인협회의 자료를 토대로 만든 표

해양성 기후 덕분에 현재로서는 보르도 품종인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카베르네 소비뇽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뇽 블랑, 슈냉 블랑, 피노 그리지오, 비오니에 등의 다양한 포도 품종이 성공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다양한 포도 품종과 자유로운 와인메이킹

“피노 누아와 메를로가 바로 옆에서 자라고 있어요. 메를로는 보르도에서, 피노 누아는 부르고뉴에서만 생산하는 프랑스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이 곳에 미세기후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라고 이야기한 맥콜 와이너리(McCall Winery)의 오너 러스 맥콜(Russ McCall). 그의 피노 누아와 메를로를 함께 테이스팅해보니 피노 누아는 섬세하고 정교하며 복합적인 스타일이었는데, 바로 옆에서 재배되었다는 메를로는 아주 꽤 힘 있고 검은 과실이 두드러지는 스타일이었다. 엄격한 법보다는 자유로움이 더 주어지는 와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광경이다.

맥콜 와이너리의 오너 러스 맥콜

맥콜 와이너리에서 서쪽으로 불과 7km떨어진 포마낙 와이너리에서는 보르도 품종도 생산하지만, 롱 아일랜드에서는 유일하게 슈냉 블랑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있다. “루아르 품종이 굉장히 잘 자랍니다. 숙성 잠재력도 굉장히 좋아요”라며 슈냉 블랑 2009년 빈티지를 선보였는데, 마치 오래 숙성한 헌터 밸리의 세미용이 떠오르는 짚, 꿀, 라놀린 같은 복합적인 아로마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스위트 와인인 레이트 하비스트 소비뇽 블랑(Late Harvest Sauvignon Blanc) 1997 빈티지는 1999년 NATO 조약체결 50주년 기념식에서, 2009년 빈티지는 2012년 오바마와 주지사의 백악관 디너에서 서빙이 되기도 했다.

'미스터 메를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고품질의 메를로를 생산하는 가족 경영 베델 셀라스(Bedell Cellars)의 빈티지 2009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런천에 페어링 와인으로 서빙되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롱 아일랜드 레드 와인 메이킹에 대한 인지도와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들은 샤르도네, 피노 그리, 베르데호, 믈롱 드 부르고뉴, 말벡, 메를로, 프티 베르도가 주로 들어간 보르도 블렌드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베델 셀라스의 메를로 2020 빈티지

현지인들에게 롱 아일랜드의 요즘 트렌디한 와인을 떠올리라면 로제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대표적으로 꼽을 것이다. 1988년부터 와인을 만들어온 월퍼 에스테이트(Wölffer Estate)의 로제 와인인 '써머 인 어 보틀(Summer in a Bottle)'은 롱 아일랜드를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로제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써머 인 어 보틀 롱아일랜드는 미국 31개 주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매년 솔드아웃됩니다!”라고 전한 월퍼 에스테이트의 세일즈 매니저 민디 크로포드(Mindy Crawford). 또한 2023년 3월 서울에서 열린 Boldly, NY 뉴욕 와인 시음회에서도 선보여, 소믈리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와인 중 하나이다.

“로만은 괴짜 과학자 같아요. 신기한 조합의 블렌딩으로 로제 와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예요. 그의 손이 닿으면 모든 와인이 핑크로 변해요! 이 와인에는 롱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인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카베르네 프랑, 게뷔르스트라미너,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 피노 블랑이 모두 블렌딩되어 있어요.” 재밌으면서도 섬세한 블렌딩의 정수를 보여주는 듯한 향긋한 로제 와인에서 월퍼 에스테이트와 30여 년 동안 함께해온 로만 로스(Roman Roth) 와인메이커의 열정까지 느껴진다. 드라이 로제는 2000년 중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뉴욕시에서 사람들이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내려와 여름에 로제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어요”라며 민디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처럼 롱 아일랜드를 넘어 미국 와인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월퍼 에스테이트의 로제 와인은 앞으로도 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스파클링 포인트의 와인메이커 지올 마르탱(좌),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블렌딩 되기 전 사진(중앙), 스파클링 포인트 와인 라인업(우)

스파클링 와인은 지금 뉴욕 와인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굉장한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스파클링 포인트(Sparkling Pointe)의 와인메이커 지올 마르탱(Gilles Martin)은 프랑스 소재 몽펠리에 대학에서 양조학을 공부하고 세계적인 샴페인 하우스 도츠(Deutz)와 로드레 에스테이트(Roederer Estates)에서 경험을 쌓은 후 롱 아일랜드에 정착하여, 뉴욕주에서는 유일하게 전통적인 방식(Traditional Méthode Champenoise)으로만 스파클링 와인을 지난 20년간 생산해 왔다. “양토와 모래가 섞인 토양과 물이 둘러싸여 있어, 우아하고 섬세한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프랑스 샴페인 품종인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곳의 포도는 산도가 매우 높고 바다의 짠 기가 좀 느껴지기도 합니다”라고 전한 지올 마르탱. 그의 와인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며 스파클링 와인의 중요한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생산자: 혁신과 가능성

RGNY 와이너리 관계자들(와인메이커와 오너)

“Innovation is in our DNA, 우리의 DNA에는 혁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 RGNY Owner

가장 최근에 생긴 와이너리 중 하나로 2018년 설립된 RGNY 와인은 2023년 서울에서 NYWGF의 주최로 열린 <Boldly. NY> 시음회에 한국을 찾아와, 소믈리에들이 관심을 보였던 와이너리이다. 멕시코 출신의 오너인 마리아 리베로 곤잘레스(Maria Rivero González)가 젊은 와인메이커 조나단 G. 봄버그를 영입해 함께 롱 아일랜드에 터를 잡았다. “롱 아일랜드의 스파클링과 화이트 와인은 이미 퀄리티가 좋기로 명성이 나 있지만, 레드 와인에 대한 미래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세계에서 쿨 클라이밋 스타일로 가벼우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스타일의 레드 와인을 만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에요”라고 전한 마리아. 롱 아일랜드의 쿨 클라이밋 와인의 잠재력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어 조나단은 “우리는 이곳의 테루아를 반영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역을 지정하여 포도 묘목원(Nursery) 를 운영하고, 포도 품종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아한 스타일의 카베르네 프랑과 미네랄이 풍부한 소비뇽 블랑이 이 지역의 대표 품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 전하며, 그들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롱 아일랜드의 미래

롱 아일랜드는 2001년 AVA로 지정된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왔고, 그들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창조해가고 있다. 와인 생산자들의 노력과 열정은 와인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포도품종을 좋은 퀄리티로 양산하는 많은 생산자들이 있다. 이처럼 다채로움은 새로운 맛과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롱 아일랜드 와인이 더욱 발전하여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 기대된다.

뉴욕 와인의 반짝이는 미래

“뉴욕 와인의 멋진 미래가 기대됩니다. 세계 무대에서 퀄리티 좋은 리슬링으로 더욱더 유명해질 거라고 믿습니다”라 강렬한 포부를 전한 바이스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 한스. 이번 여정을 함께한 마스터 소믈리에 엘리스 람베르MS는 “이 지역의 모든 와이너리는 그들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와인을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이 지역의 특징입니다. 다들 서로를 도와가며 와인을 만드는 커뮤니티적인 면도 아주 아름답습니다. 현재, 많은 와이너리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할 만큼 충분히 경쟁력 있는 퀄리티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핑거 레이크스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CMS 어드밴스트 소믈리에이자 2023년 CAPS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토퍼 리츠는 “핑거 레이크스의 쿨 클라이밋 와인 산지는 아주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품종의 훌륭한 와인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고, 특히 리슬링과 섬세한 스타일의 카베르네 프랑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핑거 레이크스는 뉴욕주에 있지만, “로컬 와인이라고 절대 우리 와인을 마셔주지는 않아요. 뉴욕 시티는 세계 최고의 와인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조건 퀄리티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라며 라빈 셀라스의 와인메이커 모튼은 이야기했다. 경쟁 구도가 심해져만 가는 와인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이제는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와인은 NYC에서 입소문을 타며, 점점 더 인기가 많아지고 있어요”라 전한 포마낙 와이너리의 카림. 롱 아일랜드의 와인메이커들도 혁신과 기술로 나날이 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찾고,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있다.

세계에 많은 와인 지역이 있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지역 중 이렇게 강렬한 반짝임으로 떠오르는 지역은 드물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세계의 유명 와인 지역에서는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이 시점, 시원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뉴욕주의 와인은 와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혁신, 실험, 그리고 스마트한 와인메이킹을 통해 세계에서 뉴욕 와인이 펼쳐낼 무대가 정말 기대된다.

*캐나다 소믈리에 협회 CAPS:Canadian Association of Professional Sommeliers가 개최하는 대회

글 천혜림 사진 천혜림·뉴욕와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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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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