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게 반짝이는 뉴욕 와인, '핑거 레이크스 & 롱 아일랜드' PART 1

Written by: 천 혜림

미국 농무부(USDA)의 수출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뉴욕와인협회(New York Wine and Grape Foundation)은 세계 각국의 소믈리에와 미디어 관계자, 그리고 수입업자들을 핑거 레이크스(Finger Lakes)와 롱 아일랜드(Long Island)로 초청했다. 이 행사의 아시아 담당자인 매튜 C. 맥펫트릿지(Matthew C. McFetridge)는 핑거 레이크스 출신으로, 지역 와인 산업의 역사를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에게 "이 아름다운 지역을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드디어 여러분을 초대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2023년 11월 초, 핑거 레이크스와 롱 아일랜드에서 총 30개 와이너리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보며 뉴욕 와인의 다양한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핑거 레이크스는 1982년 AVA로 지정돼 뉴욕주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로 손꼽히며, 롱 아일랜드는 2001년에 AVA로 인정받아 와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뉴욕주는 나파와 워싱턴에 이어 세 번째로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다. 이번 방문에 참석한 인사 중 엘리스 람베르(Elyse Lambert)MS는 “뉴욕 와인은 불과 4년 전과 비교해도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라고 전했다. 와인인(WINEIN.)에서 직접 취재한 뉴욕 와인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리빙 루츠 와이너리에서 본 케유카 호수 풍경

Expect and Demand Greatness from Finger Lakes

“Expect and demand greatness from Finger lakes 핑거 레이크스 와인에서 아주 좋은 퀄리티 와인을 기대하고 요구하세요”라며 자신 있게 이야기를 시작한 이 지역 유명 인사, 핑거 레이크스 출신 마스터 소믈리에 크리스토퍼 베이츠(Christopher Bates)는 엘레멘트 와이너리(Element Winery)의 수장으로 작년 3월 한국에도 방문하여, 우리나라 소믈리에들에게 뉴욕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지역은 지난 20년간 비티스 비니페라 품종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는 'Boldly, NY'이라는 NYWGF의 슬로건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핑거 레이크스 지역은 1850년대부터 토착 품종과 하이브리드 품종을 재배하며 22,000에어커에서 포도가 재배되고 27개의 와이너리가 있었으나, 1920년대 시행된 금주법에 의해서 대부분의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폐쇄되었다. “1952년 우크라이나 출신인 양조학 박사, 콘스탄틴 프랭크(Konstantine Frank)가 키유카 호수(Kueka Lake)에 처음으로 비티스 비니페라를 심으면서 이곳의 역사가 시작되었지요”라고 전한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Dr. Konstantin Frank) 와이너리의 3대손, 프레드 프랭크(Fred Frank).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의 3대손, 프레드 프랭크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는 핑거 레이크스의 현대 역사의 시작이자 지금까지도 다른 와이너리들에 영감을 주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 같은 와이너리이다. 60종 이상의 포도 품종을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비니페라 혁명'을 일으킨 것인데, 그 공헌을 인정해 2000년도에는 와인 스펙터이터 명예의 전당(Wine Specator’s Hall of Fame)에 그가 등재되기도 했다. “지난 65년간 우리는 퀄리티 르네상스를 이루었습니다”라며 그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를 뒤이어 핑거 레이크스에 1979년 정착한 독일 출신 허만 제이 위머(Hermann. J. Wiemer)는 핑거 레이크스에서 가장 크고 깊은 호수인 세네카 호수(Seneca Lake)에 첫 번째로 리슬링 포도나무를 심으며 와인메이킹을 시작했다. 2003년엔 코넬 대학교 출신 프레드 머워스(Fred Merwarth)가 와이너리를 이어받으며, 2010년, 이 지역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와인 스펙테이터 탑100 와인에 드라이 리슬링 리저브 2008(Dry Riesling Reserve 2008)을 당당히 등재시켰다. 이는 핑거 레이크스를 세계적 수준의 와인 생산지로 인정받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된다.

폭스 런 와이너리의 스콧 오스본

“우리가 1984년 처음 와이너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세네카 호수를 따라 와이너리가 20여 개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호숫가를 따라 굉장히 많은 와이너리가 생겨났어요”라며 이 지역의 성장에 흐뭇한 인상을 전한 핑거 레이크스 터줏대감, 폭스 런 와이너리(Fox Run winery)의 스콧 오스본(Scott Osborn). 그의 말대로,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에서 실력 있는 와인메이커들이 핑거 레이크스에 모여들며 와인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는 10,709에어커의 포도밭과 144개에 이르는 와이너리가 피어 레이크스 AVA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세네카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폭스 런 와이너리 전경

꼬뜨 드 프로방스(Côtes de Provence)에서 와인메이커로 지내던 모튼 할그렌(Morten Hallgren)이 설립한 라빈 셀라스(Ravine Cellars)는 2001년부터 드라이 리슬링을 생산하며 핑거 레이크스 리슬링의 명성을 떨치고 있고, 포지 셀라스(Forge Cellars)는 프랑스 샤토 생콤의 수장 루이 바룰(Louis Barroul)과 핑거 레이크스 출신의 프랑스 와인머천트 리차드 레이니(Richard Rainy)가 협업하여 2008년에 설립한 와이너리로, 세네카 호수 남쪽의 독특한 테루아를 바탕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엔 호주의 명품 와이너리 하디스(Hardy's)의 4대손인 세바스찬 하디(Sebastian Hardy)와 핑거 레이크스 출신 콜린 하디(Colleen Hardy)가 설립한 리빙 루츠(Living Roots)는 자연 친화적인 와인 양조 철학을 추구하는 와이너리를 설립했으며, 독일 모젤 출신의 한스 피터 바이스(Hans Peter Weis)는 2017년 바이스(Weis)를 설립하며 리슬링과 독일, 오스트리아 품종을 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경험을 한 와인메이커들의 잇따른 유입은 핑거 레이크스 지역이 미국 와인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와인협회(New York Wine and Grape Foundation) 제공 (*그림에서처럼 뉴욕주 북부에 위치해 있는 11개의 호수가 마치 손가락 모양 같다고 하여 'Finger Lakes'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강렬한 핑거 레이크스의 아이덴티티

전 세계 와인메이커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인 핑거 레이크스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포지 셀라스의 총괄 매니저 리차드 레이니

“This place is the terroirists’ dream to work here : 테루아리스트를 위한 꿈의 땅입니다” - 리차드 레이니, 포지 셀라스의 총괄 매니저

리차드는 핑거 레이크스의 다양한 테루아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 지역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곳의 테루아는 정말 재밌고 신기합니다. 우리가 리슬링을 만드는 이유는 리슬링이 테루아를 가장 순수하게 담아낼 수 있는 품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리슬링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테루아를 담아내는 것 뿐입니다.” 현재 포지 셀라스에서는 이러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세네카 호수 남동쪽에서 세밀하게 구획(리우디/Lieu-dit)을 나누어 13가지 다른 테루아를 담은 싱글 빈야드 드라이 리슬링을 생산하고 있다.

“이 지역의 테루아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질학 역사에 있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간 리차드. “3억 5천만 년 전에 형성된 셰일층이 이 지역의 기반 암반이 되었습니다. 이후 빙하가 후퇴하면서 11개의 호수가 형성되었고, 호수의 수심 변화에 따라 충적토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15헥타르엔 정말 다양한 토양이 존재합니다. 주황색 점토, 파란색 점토, 보라색 점토, 사토, 자갈, 셰일까지 정말 놀랍도록 다양합니다.”

포지 셀라스의 싱글 빈야드 리슬링 라인업

이 지역을 이해하는 데 호수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허만 제이 위머의 와인메이커인 프레드 머워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았다.

“핑거 레이크스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세 호수는 세네카, 키유카, 카유가(Cayuga) 호수입니다. 깊이가 182m에 달하며 핑거 레이크스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세네카 호수는 와인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56m 깊이의 키유카 호수는 닥터 프랭크가 처음으로 비티스 비니페라 포도를 심은 곳입니다. 석회질이 풍부한 카유가 호수는 깊이 131m로, 부드럽게 상승하는 언덕 덕분에 온화한 기후 효과를 누립니다. 카유가와 세네카 호수는 깊이로 인해 뉴욕주에서 유일하게 얼지 않아 빙점 이하의 기온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 비티스 비니페라 포도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호수 효과'로 주변 지역 환경의 온도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여름에는 따뜻하고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온화합니다. 이것이 바로 핑거 레이크스 지역의 포도 생산의 열쇠입니다. 이로 인해 포도나무가 서리 피해를 덜 입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서, 우리는 리슬링, 샤르도네,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등의 다양한 포도를 재배할 수 있죠.” 핑거 레이크스는 영하 -10도 이상으로 내려갈 정도로 춥기로 유명한 지역인데 와인메이킹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호수의 깊이가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허만 제이 위머의 와인메이커 프레드 머워스

“이 지역의 다양한 토양, 이판암, 실트암, 사암, 석회암 같은 다양한 토양과 구획 마다 만들어지는 미세기후가 섬세하고 정교한 와인메이킹을 요하는 이유입니다”라 전했다.

핑거 레이크스는 지질학적 역사로 인해 복합적이고 다양한 토양이 만들어졌고, 시원한 기후 덕에 고품질의 섬세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와인메이킹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현재 핑거 레이크스엔 네고시앙 스타일의 와인으로 전체 지역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리슬링이 대부분이지만, 작은 구획의 테루아를 반영해 싱글 빈야드 와인을 생산 하는 와이너리들도 있다. 그 중에는 키유카 레이크 빈야드(Keuka Lake Vineyard)의 폴링 맨(Falling Man), 허만 제이 위머의 막달레나(Magdalena), HJW, 조세프 빈야드(Josef Vineyard), 포지 셀라스의 선라이즈 힐(Sunrise Hill), 레일로드(Railroad), 일본에서 큰 인기가 있다는 탱고(Tango) 등이 있다.

바이스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 한스 피터 바이스

“훌륭한 와인은 포도밭에서 시작됩니다. 좋은 재료로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포도로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 바이스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 한스 피터 바이스

Cool Climate, Low Alcohol, Balance and MORE 시원한 기후, 낮은 알코올, 밸런스

“핑거 레이크스의 리슬링은 11.5도에서 12도의 낮은 알코올 도수와 함께 산뜻하며 생동감 있는 스타일입니다. 이 지역의 와인은 시원한 기후, 낮은 알코올도수 그리고 밸런스로 정의될 수 있어요”라고 전한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의 소믈리에 제이슨 페리스(Jason Ferris). 이 지역을 간단히 정의해 달라는 필자의 요청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세 단어를 쏟아냈다. 이는 필자가 이번 여정 중 리슬링을 포함한 다양한 핑거 레이크스의 와인 100여 종을 시음해 본 후 공통적으로 느끼고 배운 부분을 정확히 관통했다. 특히 낮은 알코올도수는 전 세계적으로 *NOLO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와인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의 소믈리에, 제이슨 페리스

*NOLO 트렌드: No Alcohol, Low Alcohol의 약자로, 알코올이 없거나 적은 음료를 의미. NOLO 트렌드는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

그런데 혹독한 추위로 유명한 핑거 레이크스가 어떻게 'Cold'가 아니라 'Cool', 즉 시원한 기후로 정의될 수 있는 걸까? 그 비밀은 생장 기간에 있다. 크리스토퍼 베이츠 MS는 “Every single hour is a growing hour(모든 시간은 생장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라며, 대륙성 기후에서 특징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포도의 페놀 발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생장 기간 중 특히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195일 동안 지속되는 풍부한 일조량과 충분한 비가 내립니다. 또한 여름에 온도가 적당히 높기 때문에 포도가 페놀 발달을 하기에 충분한 기후조건이 형성돼요. 와인 생산에 아주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어 기후가 와인의 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했다. “핑거 레이크스의 포도는 비교적 낮은 당도에서도 숙성된 페놀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이는 낮은 알코올 함량과 높은 산도를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숙성된 과일 향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가지며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을 만듭니다. 그렇기에 오크 숙성은 좀 덜 하는 추세입니다”.

마스터 소믈리에 크리스토퍼 베이츠

전 세계적으로 과거엔 풍부한 맛과 향을 강조한 와인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과하지 않고 세련된 맛과 향을 가진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보물 같은 기후를 가진 지역인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많은 유명 와인 지역이 온도 상승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지금, 핑거 레이크스는 향후 몇 십 년간은 일관성 있는 와인메이킹을 해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지역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와이너리의 프랭크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은 기후입니다. 이 지역의 쿨 클라이밋은 우리가 추구하는 와인 스타일을 만드는 데 정말 중요할 역할을 하고 있고, 미래에도 일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한 번 더 기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쿨 클리이밋 와인 지역은 밝은 미래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핑거 레이크스의 미래가 정말 기대됩니다. 리슬링이라 하면 우리는 모두 독일과 알자스의 리슬링을 떠올리지만, 이번 여정을 통해 핑거 레이크스의 리슬링이 새로운 빛을 발산하는 새로운 지역를 찾은 것 같습니다. 정교함, 생동감, 집중도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와인 지역에서 더 많은 환상적인 와인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 리즈 초이, Reeze Choi, ASI best sommelier 2023 3위 소믈리에

Riesling Rennaisance 리슬링 르네상스

“우리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리슬링을 생산하고 그것이 우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비슷한 와인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독특한 개성을 담아낸 와인을 만듭니다”라고 전한 와그너 와이너리(Wagner Winery)의 마케팅 디렉터 알렉스 얀코우스키(Alex Jankowski). 핑거 레이크스 생산자들은 지난 20년간 미세기후와 다양한 토양에 대한 이해가 더욱 더 깊어짐에 따라 양조하는 와인 스타일도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다양한 실험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고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네카 호수는 길게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어있는데, 불과 몇 킬로미터 차이로 수확 시기가 10일에서 14일 정도의 큰 차이가 납니다. 호수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포도나무가 어느 쪽을 향해 심겼는지, 언덕은 얼마나 가파른지 등 여러가지 요소가 와인 스타일에 큰 변화를 줍니다. 심지어 같은 빈야드로 분류가 되어있더라도, 어느 열(row)에 있느냐에 따라 라임과 레몬 캐릭터를 보여줄 수도 있고 좀 더 익은 스타일인 청사과와 복숭아의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확 일자가 같아도 포도가 심어진 위치에 따라서 다 다르기 때문에, 정교하게 구획을 나눠 와인메이킹을 해야합니다”라고 허만 제이 위머의 와인메이커 프레드는 다양한 스타일의 리슬링이 생산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와그너의 알렉스는 “우리는 가장 큰 호수인 세네카의 남동쪽에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다른 세네카 호수 지역보다 평균 온도가 1-2도 정도 높아 “바나나 벨트(Banana Belt)” 라고 하죠. 이 지역의 와인은 좀 더 트로피컬한 성격을 띱니다”라고 전했다. 같은 지역에서 이렇게 다양한 리슬링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굉장히 넓은 리슬링의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지역은 호수 주변으로 언덕이 형성되어 배수가 잘되고 공기 흐름이 아주 좋아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다. 허만 제이 위머에서 1977년에 핑거 레이크스에 적합한 포도 품종을 찾아내기 위해 실험적으로 심었던 43개의 품종 중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두 가지 품종 중 하나가 리슬링, 다른 하나는 샤르도네였다. 특히 리슬링은 추위에 강한 만생종으로, 전통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재배된다.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도 생존할 수 있으며, 추운 날씨에도 충분히 페놀 발달을 이룰 수 있다.

핑거 레이크스의 와인메이커들은 빈야드와 포도를 자연의 선물로 여기며, 포도 본연의 캐릭터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최소한의 개입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이곳의 현 트렌드라고 할 수 있겠다. 키유카 레이크의 남서쪽에 위치한 헤론 힐즈(Heron Hills)의 와인메이커 조던 해리스(Joran Harris)는 “20년간 리슬링을 만들면서 배운 건, 리슬링은 와인메이커의 손이 닿으면 닿을수록 오히려 와인의 품질을 해치기만 한다는 사실이에요. 와인메이커로서 리슬링을 더 맛있게 만드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 품종은 테루아를 표현해낼 수 있는 와인이기에, 와인메이커의 개입이 많을수록 와인은 흥미롭지 않게 됩니다. 와인메이커의 흔적은 빈야드에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포도를 재배하여 최고의 리슬링을 만들어야 하죠”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포지 셀라스 리차드의 “리슬링은 테루아를 표현하는 최고의 도구”라는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헤론 힐즈의 와인메이커 조던 해리스

“시원한 기후와 셰일은 제 고향인 모젤과도 비슷해서 좋은 리슬링을 만드는 데 최적의 장소입니다” - 오스트리아와 독일 품종으로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을 만드는 모젤 출신의 와인메이커 한스 Hans

현재 핑거 레이크스의 거의 모든 생산자들은 낮은 알코올과 밸런스를 갖춘 스타일의 드라이/오프-드라이 리슬링을 생산한다. 특히 드라이 리슬링은 현재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2010년 와인 스펙테이터 탑100에 허만 제이 위머의 드라이 리저브 리슬링 2008이 97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포지 셀라의 포지 클래식 리슬링(Forge Classique Riesling)이 31위, 라비 와인 셀라(Ravine Wine Cellars)의 드라이 리슬링은 4번이나 등재되었었다. 또한 2019년 바운더리 브레이크(Boundary Breaks)의 핑거 레이크스 드라이 No.239 리슬링(Finger Lakes Dry No.239 Riesling)은 86위를 차지했다. 이어 허만 제이 위머의 프레드 워머스는 2021년 와인 인수지애스트 매거진에서 '올해의 와인메이커(Winemaker of the Year)' 상을 받으며 핑거 레이크스 지역 전체에 영광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국제 무대에서의 수상은 와이너리에 영광스러운 순간일 뿐만 아니라 핑거 레이크스 지역 전체에 대한 유명세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잔여당분은 와인에 복합미와 바디를 더해주며, 아주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라며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또한 산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20년 이상 장기 숙성을 할 수 있다.

독특한 개성으로 좋은 품질의 리슬링을 만드는 생산자들로는 헤르만 제이 위머,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리빙 루츠, 바이스, 포지 셀라, 라빈 셀라, 키유카 레이크 빈야드, 나탄 K 와인(Nathan K. Wines), 헤론 힐즈, 바운더리 브레이크, 폭스 런 와이너리, 앤서니 로드(Anthony Road)가 있다.

천혜림 사진 천혜림·뉴욕와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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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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