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oir in the Glass’ 잔에 담아낸 떼루아, 비비 그라츠 발로끼 디 꼴로레 2020 

Written by: 천 혜림

산지오베제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담아내는 비비 그라츠는 첫 빈티지 출시 이후 20년 만에 토스카나에서 가장 빛나는 인사가 되었다. 이번엔 블렌딩에만 일부 들어가는 품종을 단일품종, 싱글 빈야드에서 재배, 양조하여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비비 그라츠.

지난 2월 28일, ㈜와이넬이 주최한 ‘비비 그라츠 발로끼 디 꼴로레 2020’ 론칭 기념 글로벌 줌 테이스팅이 와인비전에서 진행되었다. 전 세계 21개국이 동시에 참여한 줌 테이스팅으로, 디캔터의 프리미엄 에디터 죠지 힌들(Georgie Hindle)과 비비 그라츠(Bibi Graetz)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비비 그라츠 발로끼 디 꼴로레 2020 글로벌 줌 테이스팅 현장

발로끼 디 꼴로레 프로젝트는 비비 그라츠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와인 메이킹을 하며 수집해왔던 각 구역의 와인들을 오랜 시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물로, 최초로 시도한 싱글 빈야드 프로젝트이다. 발로끼(Balocchi)는 이탈리아어로 장난감, toys라는 뜻으로 와인을 블렌딩하는 것을 장남감처럼 가지고 놀며 분석하고 연구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꼴로레의 심장, 토스카나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하는 토스카나의 토착품종 산지오베제(Balocchi di Colore N.1), 꼴로리노(Balocchi di Colore N.3), 까나이올로(Balocchi di Colore N.8) 이 세 가지의 품종을 그와 그의 가족에게 의미 있는 싱글 빈야드의 플롯 넘버로 와인명을 완성시켰다.  

비비 그라츠의 셀러에는 대략 50개 정도의 싱글 빈야드 와인이 개별 보관되어 있으며, 매년 최종 블렌딩 과정을 거쳐 테스타마타와 꼴로레가 탄생한다. 그의 지인들은 그에게 왜 싱글 빈야드 와인을 만들지 않냐며 의문을 가졌고, 고심 끝에 장난감처럼 재밌게 가지고 놀며 블렌딩을 하고, 분석하고, 또 연구한 결과 총 세 가지 구역의 3종 와인으로 탄생되었다. 비비 그라츠는 꼴로리노(N.3)와 까나이올로(N.8)를 매년 만들 계획이며, 산지오베제(N.1)는 산지오베제의 무한한 매력을 보여주는 특징 때문에 다른 구역의 와인으로 탄생시켜도 재밌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비비 그라츠의 발로끼 디 꼴로레 3종

발로끼 디 꼴로레 N˚8 (Balocchi di Colore N˚8)  
까나이올로 100%로 양조된 N.8의 빈야드는 꼴로레를 생산하는 8번째 구역이다. 제일 마지막 구역으로, 올모(Olmo) 빈야드에 위치해 있다. 올모 빈야드는 해발고도 450m에 위치하지만, 마치 최소 1,000m 이상의 높이에 올라와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산 위에 오솔길 같은 곳이라 표현했다. 올모와 사랑에 빠진 비비 그라츠는 총 90ha의 밭을 찾아 지금 현재까지도 점차 늘려가며 구매하고 있다. 갈레스트로 토양과 점토질의 토양이 혼합되어 놀라운 떼루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곳으로, 와이너리의 미래를 나타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비 그라츠는 장난감이라는 의미를 담은 와인명에 따라 그의 자녀들에게 라벨을 그려줄 것을 부탁했고, 발로끼 디 꼴로레 N.8은 비비 그라츠의 막내아들 루도비코(Ludovico)의 작품을 담아 출시되었다. 함께 테이스팅을 진행한 죠지 힌들은 발로끼 디 꼴로레 N.8에 98점을 부여했다. 그녀는 “녹후추(green peppercorn)의 아로마, 야생 꽃 향과 함께 아름다운 색, 그리고 텍스쳐가 입에서 에너제틱 하게 느껴진다”며 “약간의 스파이시 힌트가 기분 좋게 느껴지며, 산도와 과실 향에서 투스칸의 요소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와인”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발로끼 디 꼴로레 N˚8의 올모(Olmo) 빈야드

발로끼 디 꼴로레 N˚1 (Balocchi di Colore N˚1) 
N˚1은 비비 그라츠가 소유한 포도밭 중 가장 오래된 빈칠리아타에 위치한 구역이다. 빈칠리아타는 비비 그라츠의 아버지인 기돈 그라츠(Gidon Graetz)가 소유한 최초의 포도밭으로, 대부분 산지오베제로 이루어졌고 그 밖에 트레비아노, 까나이올로, 그리고 소량의 꼴로리노가 심어져 있었다. 한편 발로끼 디 꼴로레 N°1은 빈칠리아타에서 가장 오래된 산지오베제 나무에서 재배한 100% 산지오베제 와인으로, 해당 라벨은 그의 첫째 딸 마르게리타(Margheritta)의 작품을 담았다.  

발로끼 디 꼴로레 N.1에 99점을 부여한 죠지 힌들은 “커피와 체리, 시나몬, 딸기 등의 매우 향기로운 향이 느껴진다. 그 후에 올라오는 라벤더와 초콜릿 향이 사랑스럽고 맛있게 느껴진다. 더불어 산지오베제의 에너지와 아름다운 산도, 그리고 섬세한 탄닌이 묵직한 레이어와 함께 구조감을 더해준다”고 말했다.   

발로끼의 지도

발로끼 디 꼴로레 N˚3 (Balocchi di Colore N˚3) 
N˚3은 꼴로리노 100%로 양조한 와인으로, 이날 현장에서 비비 그라츠는 해당 구역에 담긴 재밌는 일화를 들려주었다. 70년대 이전의 끼안티(Chianti) 와인은 많은 비율의 화이트 품종과 적은 비율의 꼴로리노가 블렌딩되어 비교적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이었으나, 70년대에 들어, 와인의 색상과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칠리아와 뿔리아 품종의 와인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새로운 이탈리아 법령이 생겼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와인과 섞이는 것을 원치 않았던 아버지, 기돈 그라츠는 꼴로리노를 한 밭에 가득 심어버렸다. 이러한 일을 계기로, 오래된 꼴로리노의 밭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 현재 이탈리아에선 흔치 않은 약 50년 수령의 올드바인의 꼴로리노를 한 배럴 가득 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N.3의 라벨은 그의 셋째 딸 잉그리드(Ingrid)의 작품을 담았다. 죠지 힌들은 꼴로리노 100%, 발로끼 디 꼴로레 N˚3에 97점을 부여했다. 그녀는 “백후추, 자두, 데이지의 향이 느껴지고 끈적끈적한 요소와 생동감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쿠션 감과 근육질의 텍스쳐가 섬세하고 미세하며 우아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발로끼 디 꼴로레 N˚3 의 빈칠리아타 빈야드

발로끼 디 꼴로레 3종 테이스팅을 마무리하고, 이후 죠지 힌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비비 그라츠는 “온전히 토스카나의 토착 품종으로 세 개의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와인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꼴로레 2020과 함께 발로끼 디 꼴로레 3종을 담은 특별 한정 케이스로 진정한 토스카나의 가능성과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이 프로젝트로 인해 토스카나의 과거, 현재, 미래 그 자체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장남감이 아닌 더 나아가 비비 그라츠 와이너리 포트폴리오에도 함께할 프로젝트”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전했다. 

테이스팅 노트

발로끼 디 꼴로레 N˚8 (Balocchi di Colore N˚8)

포도나무 평균 수령 90년 - 120년인 까나이올로의 잠재력을 우아하게 담아낸 발로끼 디 꼴로레 N˚8는 엄청난 라벤더와 제비꽃향을 뿜어냈다. 잔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향은 점점 진해졌고, 붉은 자두와 체리향이 꽃 향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또한 에너지 넘치게 느껴지는 산도는 지금 마시기에도 굉장히 우아하고 섬세하여 좋지만 숙성 잠재력을 의미했다. 비비 그라츠는 까나이올로 100% 와인을 2001년에 실험 삼아 한 배럴만 만들었는데, 10년 숙성한 후 30분 정도 디캔팅하여 마셔보니 굉장히 복합적이고 깊은 와인이 되어있었다 전했다. 죠지 힌들은 이 와인을 시음하며, 투스칸의 땅을 담은 와인 같다며, 와인의 유니크함을 극찬했고, 비비 그라츠는 스위스 알프스 지역의 고도 750M에서 재배되는 피노 누아의 뉘앙스를 가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발로끼 디 꼴로레 N˚1 (Balocchi di Colore N˚1)

이 와인은 산지오베제 100%로 가장 오래된 수령의 나무에서 만들어진 와인이라 집중적인 향과 맛,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산도를 보여주었다. 이탈리안 허브, 사워 체리, 커피, 시나몬, 라벤더, 산딸기, 마른 꽃향들이 어우러지며, 거칠면서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탄닌은 입안에서 엄청난 구조감을 선사했다. 비비 그라츠는 이 와인에 사용되는 가장 오래된 배럴은 2003년산인데, 배럴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 복합적인 향을 내는데 좋다고 전했다. 그리고 죠지 힌들은 이 와인의 숙성 잠재력을 언급하며,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했다.  

발로끼 디 꼴로레 N˚3 (Balocchi di Colore N˚3) 

투스칸 토착품종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비비 그라츠 답게, 꼴로리노 100%로 만든 이 와인은 까나이올로, 산지오베제와는 다르게 꽤 무겁고 힘 있는 바디감은 붉은 자두즙 껍질째 짜낸듯한 강한 풍미를 내면서도 입안에서는 아주 섬세하고 우아한 타닌과 함께 어우러졌다.  

본래 산지오베제와의 블렌딩에 5%만 들어가도 굉장한 파워를 보여주는 꼴로리노의 힘을 집중도 있게 100% 보여준 빈칠리아타 빈야드의 꼴로리노. 10~15년 후의 숙성 후의 퍼포먼스가 기대된다. 

수입사 와이넬
▶홈페이지 winell.co.kr
▶인스타그램 @art.in.the.glass.by.winell

사진/자료 제공 와이넬, 글/정리 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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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3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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