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진심인 도시 홍콩의 거의 모든 것

Written by: 신 윤정

홍콩 여행이 쉬워진다. 입국자에게 적용했던 사흘간의 식당 출입금지 등의 방역 규제와 공공장소 입장 시 의무 사항이었던 코로나19 QR코드 앱 스캔을 지난 14일부터 폐지했기 때문이다. 야경, 쇼핑, 미식 세 키워드로 대표되는 홍콩에서 바, 카페, 레스토랑을 제한 없이 출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사실상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졌다.

자유로운 홍콩을 누구보다 반기는 이는 바로 와인 애호가들이다. 매년 가을 아시아 최대의 와인 & 미식 축제가 열리는 곳이며, 하이엔드 와인을 쇼핑하기에 최적의 도시이자 아시아 최고의 미쉐린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홍콩이므로. 보르도 CAFA 소믈리에 학교 한국인 1호 졸업생이자 우리나라 첫 번째 여성 소믈리에인 엄경자 교수도 “와인 입문자라면 홍콩은 꼭 가야할 곳이다. 우리나라도 와인과 미식 시장이 커졌지만 홍콩은 스펙트럼이 더 넓으니까. 와인 고수에게는 가격이 매력적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1월에는 홍콩 와인 & 다인 페스티벌이 역대급 규모로 열려 홍콩의 하버 뷰를 와인 색으로 물들였다고 한다. 11월 한 달은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도시 홍콩. 곧 다시 만날 홍콩을 위한 ‘아시아의 와인 수도 홍콩의 거의 모든 것’, A to Z로 펼쳐본다.

와인 시티 홍콩이 있기까지

와인 애호가라면 ‘아시아의 와인 허브’라는 홍콩의 수식어가 익숙할 테다. 원래 미식의 도시이자 서양 문화가 녹아 있는 도시라 와인 문화가 일찍 발달한 영향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인 계기는 따로 있다. 2008년에 홍콩 정부가 알코올 도수 30도 미만의 주류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홍콩은 전 세계 와인 유통의 중심지로 급부상했고, 각종 와인 비즈니스가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예로 와인 옥션을 들 수 있다.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세계적인 옥션 회사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와인 옥션을 시작한 것인데, 홍콩은 단기간에 런던이나 뉴욕과 같은 오랜 전통의 와인 옥션 시장을 제치고 고급 와인과 희귀 와인을 필두로 하는 전 세계 와인 옥션의 중심지가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주춤한 듯 보이지만, 와인 옥션에 참가하기 위해 홍콩을 드나드는 국내 와인 컬렉터도 꽤 많았다. 옥션 외에도 아콜레이드 와인, 컨스텔레이션 브랜드 등 세계적인 와인 기업의 아시아 지사도 홍콩에 발을 내렸고, 아시아인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 MW)를 비롯하여 데브라 메이버그(Debra Meiburg MW), 사라 헬러(Sarah Heller MW),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등의 와인 전문가들도 홍콩에 정착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소더비 와인 홍콩 / 출처: 인스타그램 @sothebyswine 

2021년 기준 홍콩의 와인 수입액은 10,602백만 홍콩 달러. 한화로 약 1조 7천억이 넘는데, 동년도 우리나라의 와인 수입액을 2배 이상 웃돈다. 한국이 와인 인텔리전스(Wine Intelligence) 선정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와인 시장’에 2년 연속 2위에 오를 정도로 와인 수입량이 늘어난 점과 홍콩의 인구가 단 729만 명인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물량의 와인이 홍콩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상당량의 와인이 재수출(Re-Exports)된다는 것. 수입액 및 재수출액 대비 작년에는 약 15%의 와인이, 그리고 조금 더 극단적으로 2017년도에는 약 37%의 와인이 재수출되었다. 홍콩으로 들어온 와인이 추가적인 비즈니스를 거쳐 다른 아시아 국가로 유통되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아시아의 와인 허브’로서 홍콩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만국의 와인 러버들이여, 홍콩으로

와인 세금을 40%에서 0%로 낮춘 2008년, 홍콩은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전 세계 미식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 한편으로 프로와인(Prowine), 비넥스포(Vinexpo) 등의 국제 와인 박람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기 시작하여 아시아 와인 비즈니스의 거점이 되었다. 내년에도 열릴 대표적인 국제 와인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자.

#1. 홍콩 와인 & 다인 페스티벌
- 아시아 최대 와인 미식 축제

2008년부터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린 축제는 포브스 선정 세계 10대 미식 축제로 성장하며 전 세계 미식가들의 이목을 사로잡아 왔다. 국내에서도 휴가를 내고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을 즐기러 떠나는 와인 애호가들이 적지 않았다. 홍콩을 여행하기에 가장 쾌적하고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야외 부스에서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고, 라이브 재즈 선율이 하버 뷰에 울려 퍼지니 ‘흥’ DNA가 흐르는 한국 와인 러버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었다고 한다. 특별관에서는 보르도 1등급 그랑 크뤼, 수퍼 투스칸 등의 고가 와인도 맛보고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재작년부터는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 버추얼 투어 등의 언택트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홍콩 내부적으로는 안정화된 코로나 상황을 반영해 페스티벌은 더욱 큰 규모의 오프라인 이벤트로 돌아왔다. 홍콩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무격리 입국에 이어 내년까지 코로나 관련 여행자 규제를 완전히 완화할 것으로 보여, 내년 가을에는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을 직접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차오른다.

#2. 홍콩 국제 와인 & 스피릿 페어
- Uncorking Grape Business

다가오는 2023년에는 홍콩 국제 와인 & 스피릿 페어(Hong Kong International Wine & Spirits Fair)가 스타트를 끊는다. ‘Uncorking Grape Business’을 테마로 1월 10일부터 이틀간 홍콩 컨벤션 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린다. 와인, 맥주, 증류주를 모두 아우르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홍콩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어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국제 규모의 주류 무역 박람회다. 마지막으로 열렸던 2019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홍콩, 일본, 스페인 등 전 세계 50여 개 지역에서 방문한 1,075개의 주류 회사가 전시자로 참가했다.

홍콩 국제 와인 & 스피릿 페어 2019

#3. 프로와인 홍콩
- 세계 3대 와인 박람회 패밀리

박람회의 바톤은 프로와인 홍콩이 넘겨받는다. 프로와인은 세계 3대 와인 박람회인 프로바인의 패밀리로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도쿄 등의 도시에서 돌아가며 열리는데, 내년 5월 홍콩의 차례가 돌아온다. 날짜는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에 열린 프로와인 홍콩 2021은 로컬 전시회의 성격이 강했지만, 내년에는 해외 전시자들이 대거 돌아올 예정이다. 중국 남부, 마카오, 대만, 한국, 일본의 와인 바이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여 전 세계 와인 생산자들의 아시아로의 비즈니스 관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터 오브 와인과 같은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세미나, 테이스팅 클래스, 컨퍼런스 등의 고급 프로그램도 있을 예정이니, 주류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하는 와인 업계 종사자라면 일정을 체크해둘 필요가 있겠다.

프로와인 홍콩 2019

야 너두! 홍콩에서 와인 전문가가 되어봐

와인 유학을 가고자 하는 경우에도 홍콩은 훌륭한 선택지다. 와이너리 하나 없는 홍콩에서 무슨 와인 유학이냐고 한다면 섭섭한 소리. 홍콩에서는 세계적으로 공인된 와인 자격인 WSET의 4단계 디플로마 과정을 들을 수 있다. 국내에도 WSET가 개설된 학원들은 있지만 3단계까지만 들을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이야기. 디플로마 공부를 위해 WSET 본원이 있는 영국으로 유학 가는 사람이 많은데, 홍콩을 선택한다면 멀리 가지 않고도 디플로마 과정을 들을 수 있다. 플러스알파 요인으로, 앞서 언급했듯 홍콩에는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이 많다. 그만큼 와인 네트워크를 쌓기 좋다는 뜻. 홍콩의 많은 와인 교육기관 중 가장 강사진이 탄탄하고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세 곳을 추천한다.

#1. AWSEC
- WSET 4단계 디플로마는 여기에서

1994년 시작된 AWSEC(Asia Wine Service & Education Centre)은 와인, 사케, 증류주 등의 교육 분야에 있어 아시아의 선구자와 같은 학원이다. 특히 WSET 4단계 디플로마 과정을 제공하여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유학 오는 경우도 많다. 또한 전문 소믈리에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도 있는데, 테이블 서비스, 와인 & 푸드 페어링, 와인 판매 기술 등의 더욱 실무적인 분야를 배울 수 있다. AWSEC은 지금까지 15만 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했으며, 20명 이상의 와인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강의는 영어, 광둥어. 만다린어로 구성된다.

출처: AWSEC 인스타그램 (@awsec)

#2. MWM Wine School
- 마스터 오브 와인의 와인 스쿨

마스터 오브 와인인 데브라 메이버그MW가 운영하는 와인 아카데미다. 데브라는 뉴욕 로체스터 공과대학의 와인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제 교육 프로그램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다. 강의 프로그램과 강사진, 시음 와인 등 MMW 와인 스쿨의 모든 것은 데브라 메이버그가 직접 지휘한다. 강사진은 모두 WSET 디플로마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와인메이커, 마스터 오브 와인을 초빙하여 특강을 하기도 한다. 졸업자 네트워크가 매우 탄탄하여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와인 네트워킹을 하기에 좋다.

데브라 메이버그MW

#3. Corvino Wine School
- Train Up Your Palate!

WSET 디플로마인 코린 무이(Corinne Mui)가 운영하는 와인 스쿨이다. 17년 이상의 교육 경력을 가진 그녀는 Wine Scholar Guild와 WSET의 공식 앰배서더이며, 사케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케 사무라이’로도 위촉되었다. 강사진에는 소믈리에 서비스 및 와인 컨설팅 회사인 ‘Somm’s Philosophy’의 설립자이자 유명 소믈리에인 리즈 초이(Reeze Choi)도 있다. WSET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아로마 트레이닝 클래스나 캘리포니아, 호주, 포르투갈, 독일 등 다양한 와인 산지의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코린 무이(Corinne Mui) / 출처: Corvino Wine School 홈페이지(corvinoasia.com)

세상 핫한 홍콩의 Upcoming 레스토랑들

#1. Chaat
- 인도의 맛과 향, 지금 가장 핫한 레스토랑

로즈우드 호텔에 생긴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원 스타를 받았다. ‘Chaat’는 힌디어로 ‘핥다’인데, 이곳의 음식이 접시를 핥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Manav 셰프는 인도와 런던의 최고급 주방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풍미 가득한 인도 음식을 만드는 열정을 공유한다. 현대적인 감각과 뛰어난 기교로 재해석한 인도 전역의 클래식한 메뉴를 향신료 풍미와 잘 어울리는 칵테일과 와인과 함께 선보인다.

Chaat 5F, Rosewood, 18 Salisbury Road, Hong Kong
▶홈페이지 chaat.hk

Chaat / 출처 : 인스타그램 (@chaathongkong)

#2. Batard
-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프렌치 비스트로

‘홍콩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프리미엄 와인 셀렉션’을 가진 와인샵 ‘파인 와인 익스피리언스’에서 운영하는 비스트로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경력을 쌓은 젊은 셰프가 주방을 이끌고 있으며,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여 세계 최고의 와인에 어울리는 프렌치 음식을 선보인다. 고급 부르고뉴, 보르도, 샴페인, 바르바레스코, 에르미타주 등 좋은 와인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풍미가 좋은 요리들을 제공한다.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고급 와인을 합리적인 소매가로 이용할 수 있다.

Batard Shop E, 165-166 Connaught Road West, Sai Ying Pun, Hong Kong
▶홈페이지 batardhk.com

Batard / 출처 : 인스타그램 (@batardhk)

#3. Whey
-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는 싱가포르-유러피안 퀴진

Barry Quek 셰프는 본인의 고향인 싱가포르 스타일이 가미된 모던 유러피안 퀴진을 제시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역 농장을 지원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하는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의 이름 역시 치즈 제조 과정의 부산물인 유청(Whey)을 필수적인 양념으로 활용한다는 뜻을 담아 Whey로 정했다. 유럽, 호주, 아시아 등지에서 여행하고 일하면서 받은 영감을 요리에 담아낸다.

Whey UG/F, The Wellington, 198 Wellington Street, Central, Hong Kong
▶홈페이지 whey.hk

Whey / 출처 : 인스타그램 (@wheyhk)

아시아 최고의 겨울 축제도 홍콩에서

M+뮤지엄, 홍콩고궁박물원 런칭 이후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며 홍콩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아온 서구룡문화지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에서 윈터페스트(WinterFest)가 열린다. 서구룡문화지구 서쪽 잔디밭에는 산타가 사는 크리스마스 마을을 형상화한 크리스마스 타운이 들어선다. 중앙에는 높이 20.5m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는데, 이 트리는 색색의 불빛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라이트쇼의 공연장이기도 하다.

반대편인 서구룡문화지구 동쪽 잔디밭에는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경험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원더랜드가 펼쳐진다. 무지개 크리스마스 숲, 블링블링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백일몽, 캔디하우스 등을 포함하여 총 8개의 크리스마스 테마 롯지에서 트리 장식 만들기, 자선바자와 같은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진행된다. 아카펠라, 발레, 오케스트라 등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도 진행되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을 예정이다.

‘낡은 것은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는 홍콩인의 새해맞이 의식에 따라, 이 시기 홍콩은 메가세일 기간을 맞이한다. 윈터페스트와 맞물려 크리스마스 세일, 연말 세일, 새해 세일이 이어진다는 것.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까지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참가하며 새해를 맞이할 전망이다.

홍콩의 윈터페스트에 대한 자세한 일정은 홍콩관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윤정, 사진/자료 제공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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