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토의 아마로네, 그리고 몬테 델 프라(Monte del Fra)

Written by: 정 휘웅

20년 전 와인을 처음 마시기 시작할 무렵 와인 공부를 시작했던 동네는 프랑스가 아니고 이탈리아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남들이 어렵다고 하면 더 달려들어 탐구하는 성격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전생에 이탈리아 사람이었는지 모를 일이나, 나는 이탈리아 와인 지역과 품종 이름은 이상하게도 쉽게 외우고 이해도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다. (반면 프랑스의 포므롤과 포이약 지역은 지금까지 혼동해서, 페트뤼스를 포이약 와인이라고 할 때가 간혹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 와인은 내게 와인의 시작점과 같은 곳이라 하겠다.

이탈리아의 지형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사람들 성정도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이탈리아는 지진이 많고 한국은 없다는 정도일까? 산맥을 넘어 넘어 지역마다 기후가 다르다. 이탈리아 북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농업과 공업의 핵심 지역인 롬바르디아 평야 일대를 들 수 있다. 밀라노에서 시작하여 베네치아에 이르는 북부 이탈리아의 드넓은 평원은 고속도로로 계속 달려도 끝없는 평원이다. 특이하게도 알프스 산맥은 이 평원에서 마치 바다 위의 섬처럼 불현듯 갑자기 우뚝 솟아난다는 것이다. 그런 특징 사이에 지형적 영향으로 유명한 코모 호수나 가르다 호수 같은 굴지의 휴양지들이 산재해 있다. 영화에서 보는 그림 같은 이탈리아의 명소 사진들은 대부분 이 근처라 생각해도 된다.

지리적으로 좋은 자연환경과 식생을 지녀서인지, 이곳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베로나가 있다. 이탈리아의 빈 이태리가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며, 로마시대에 건축된 아레나가 아직도 현역으로 운영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그만큼 와인의 유서도 깊고 생산량 역시 상당히 많은 지역이며, 수많은 DOC와 DOCG가 존재하기도 한다. 물론 20년 전에는 DOCG가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다. 현재는 아마로네(Amarone)를 포함하여 총 14개에 이른다. 사실 DOCG라는 제도는 어느 마을이나 지역에서 표준화된 양조 기준을 맞추고 이에 따라 품질을 일관되게 만들어내면 얻을 수 있는 제도인데, 워낙 관련된 포도원이 많고 제각각의 양조법이 다르다 보니 일관된 의견을 모으는 것이 매우 어렵다. 덕분에 최근의 DOCG는 넓은 동네보다 의견 일치를 보는 좁은 지역이나 마을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마로네는 한동안 와인 애호가들에게 왜 이 뛰어난 지역이 DOCG가 안 되었는지 의문이기는 하였다. 아마로네는 201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DOCG를 부여받았는데 그만큼 생산자가 많고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것에 기인할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발폴리첼라(Valpolicella)와 겹친다. 발폴리첼라는 4개의 생산지역과 중복되는데, 아마로네, 레치오토, 발폴리첼라, 발폴리첼라 리파소가 그것이다. 각각의 양조 방법과 가공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르다. 물론 이 4개 중에서 아마로네가 최고봉인 것은 당연하다.

다른 이탈리아 지역의 와인에 비해서 높은 알코올 도수인 14도를 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잔당 역시 14도인 경우 리터당 9그램 이상, 이 이상이면 리터당 12그램 이상을 함유해야 한다. 그만큼 단 느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단 느낌을 내면서도 밸런스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산미감을 갖고 있어야 하므로 좋은 아마로네일수록 산미감이 어느 정도 잘 살아 있는지 살펴야 한다. 내게는 없어서 못 마시는 멋진 명주임에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오랜 기간 아마로네를 맛보지 못하다가 최근에 클래식하고 대단한 아마로네를 소개받아 마시게 되었는데 그 결과가 상당하였다. 가격은 특히 더욱 착하게 잡혀 있어서 지금과 같은 물가 상승 시대에 빛줄기 같은 와인이라 생각했다. 바로 몬테 델 프라(Monte del Fra)다.

몬테 델 프라(Monte del Fra) 포도밭

몬테 델 프라의 아마로네는 모던함보다는 클래식함을 좀 더 강조한다. 브리딩이 필요하며, 동물적이고 좀 더 진득한 계열, 나무 계열과 한약 같은 느낌을 많이 보여주는 와인이다. 오랜만에 아주 훌륭하고 가격 역시 시중의 아마로네에 비해 착하게 출시된 와인을 만나, 꼭 마셔보아야 할 와인으로 추천하고 싶다. 세 개의 아마로네 모두 다 훌륭하고 각각의 개성이 다르다. 물론 가격에 따라 맛의 차이는 있지만, 작은 가격 차에 비해 상당히 큰 맛 차이를 나타낸다. 이런 포도원은 무조건 가장 비싼 와인을 사는 것이 가장 남는 장사다. 어떤 포도원은 작은 품질 차이도 큰 가격 차로 출시하는데 이 포도원은 반대인 셈이다. 1958년 설립 이래 천천히 영역을 넓혀 왔으며, 이 지역의 아이콘적인 테루아를 나타낸다고 감베로 로쏘에서도 소개했으니 선택해서 실패할 일은 없을 듯하다.

▶감베로 로쏘 '몬테 델 프라' 보러가기

몬테 델 프라의 와인들

Monte del Fra Custoza Superiore DOC Ca del Magro 2019
몬테 델 프라 쿠스토자 수페리오레 DOC 까델마그로 2019 

베네토의 유명한 도시인 베로나의 바로 옆 지역으로서, 소아베를 만드는 가르가네가를 기반으로 지역 품종들을 블렌딩한 와인이다. 오크 숙성은 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약간의 노란 빛을 띠는 영롱한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다. 입안의 질감은 부드럽고 매우 드라이하다. 산미감이 잘 올라오며 피니시의 질감이 좋다. 처음 까면 좀 어리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자몽, 살구, 복숭아 계열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고 배, 약간의 생강 같은 느낌도 얻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미네랄 느낌이 강하며 해산물 파스타 계열에 잘 어울릴 듯싶다.

Monte del Fr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Tenuta lena di Mezzo 2017 
몬테 델 프라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DOCG 테누타 리나 디 미조 2017

약간의 갈색 톤이 돈다. 감초, 오크의 터치가 전해진다. 브리딩이 필요하며 단 느낌이 함께 전해지는 와인이다. 산미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와인의 보디감과 베리류의 터치가 잘 전해진다. 입 안을 가득 채워주면서도 깊이감 있는 오크, 나무향, 감초 계열의 터치가 잘 전해진다. 무겁지 않고 입 안에서도 풍성하며 기분 좋은 터치가 섬세하게 전달된다.

Monte del Fr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Casa Capitei 2017
몬테 델 프라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DOCG 까사 카피테이 2017 

약간의 갈색 톤을 두고 있으며, 진득한 느낌을 준다. 입 안에서는 단 느낌이 들며 단팥, 대추 같은 느낌이 잘 전해진다. 달인 대추차 같은 질감과 산미감, 블루베리와 레드베리 계열의 아로마 이면에 감초와 동양적인 캐릭터가 함께 전해진다. 산미와 당도의 밸런스가 매우 좋아서 누가 마셔도 맛있다 할 것이다. 아마 이 가격에 이런 맛의 아마로네를 맛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그 맛이 꽤 안정적이다. 입 안에 들어가면 피니시가 나쁘지 않고 오래 가며 과실의 향이 오랫동안 가는 와인이다.

Monte del Fra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DOCG Riserva Scarnocchio 2016
몬테 델 프라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리제르바 DOCG 스카노끼오 2016 

아주 젊고 감미로운 와인이다. 섬세하면서도 기품 있는 감초, 말린 자두, 말린 블루베리, 크랜베리 계열의 터치가 아로마에 전해지며, 담배, 커피, 다크 초콜릿 터치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동물적인 아로마도 있는데 브리딩이 될수록 더욱 좋아질 것이다. 보디감이 대단하고 산미감이 아주 좋다. 피니시에서 약간의 단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이것 자체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입 안에 멋진 질감을 전해준다. 고기 요리와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이며, 바비큐 이외의 힘이 있는 요리들과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색상은 맑고 기분 좋은 루비색, 알코올은 15.5%이나 그 알코올의 힘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균형감 있게 만들었다.

수입사 가자주류
▶홈페이지 kaja.co.kr
▶인스타그램 @official_kajawine

정휘웅 와인 칼럼니스트, 사진/자료 제공 가자주류

온라인 닉네임 '웅가'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11,000건에 가까운 자체 작성 시음노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김준철와인스쿨에서 마스터 과정과 양조학 과정을 수료하였다. IT 분야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 분야 저술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연초에 한국수입와인시장분석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2022년 현재 열 번째 버전을 무료로 발간하였다.

출처 브런치 '웅가의 추천 이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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