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달이 안데스산맥을 비추다 : 안델루나

Written by: 신 윤정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안델루나(Andeluna)의 수출 매니저 알리시아 까살레(Alicia Casale)를 지난 10월 6일(목)에 만났다. 코로나 전인 4년 전에 이어 두 번째 방한이라 한다. 그간 안델루나는 레이블 디자인을 바꾸고 비건 인증을 받고 새로운 와인을 론칭하는 등 변화를 거듭해왔다. 2003년 설립하여 2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호평을 받는 와이너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알리시아 까살레를 통해 자세히 들어본다.

안델루나의 수출 매니저 알리시아 까살레(Alicia Casale)

포도나무의 손끝이 하늘에 닿는 곳

안델루나는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우코 밸리, 안데스산맥 해발고도 1,300미터에 자리한 와이너리다. 그야말로 ‘Vines Touching The Sky’. 멘도사 지역의 와이너리 중에서도 특히 고도가 높은 편으로 일교차 또한 매우 크다. 일조량이 좋아 여름철 한낮에는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지만 해가 지면 기온이 최소 18도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큰 기온 차로 인해 포도 껍질은 두꺼워지고, 결과물인 와인은 풍부한 색과 탄닌, 아로마를 가지게 된다. ‘1300’, ‘알티튜드’ 등의 와인명에서도 높은 고도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는 것이 잘 나타난다. 안델루나는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한 곳에 있는데, 멘도사의 많은 와이너리가 포도밭과 실제 양조가 이루어지는 와이너리 건물이 떨어져 있는 것과는 다르다. 포도밭에서 최적의 숙성도로 갓 수확한 포도로 바로 양조할 수 있다는 점은 안델루나만의 강점이다. 토양은 석회질. 알리시아는 “석회질 토양은 와인에 미네랄리티를 주고 포도나무가 좋은 품질의 포도를 많지도 적지도 않을 만큼 생산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안델루나 와이너리와 빈야드

안데스산맥에 달빛이 비치면

안델루나는 최근 레이블을 바꾸었다. 2003년 와이너리 설립 이래 레이블 디자인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 이전 레이블은 전통적인 신대륙 와인의 디자인이었는데, 이번 레이블을 통해 와이너리의 정체성을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1300과 알티튜드의 레이블에서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되었다. 하늘색으로 안데스산맥의 선을 그려 넣고 은회색으로 채운 건데, 알리시아는 “푸른 하늘색으로 하늘에 맞닿은 안데스산맥의 높은 고도를, 회색으로 안데스산맥을 비추는 달빛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해석을 도왔다. 안데스의 ‘Ande’와 달을 뜻하는 ‘Luna’를 합친 와이너리명인 안델루나(Andeluna)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국내에는 신규 빈티지가 들어오며 기존 레이블에서 새로운 레이블로 바뀌는 중이다.

비건 인증의 의미

최근 획득한 비건 인증에 대해 알리시아는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인증을 받은 것뿐”이라 얘기했다. 사실 안델루나는 애초부터 어떠한 동물성 물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정제 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달걀흰자 대신 비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 와인메이커인 마누엘 곤잘레스(Manuel Gonzalez) 역시 항상 환경을 생각하며 생태학적인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여 최대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양조하는데, 이 모든 것은 와이너리의 입지 조건이 좋기에 가능한 일이다. 와이너리가 있는 우코 밸리의 투풍가토(Tupungato) 지역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안데스산맥으로부터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고, 주변의 모든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천연 상태이다. 기후 또한 건조하여 질병 걱정 없이 건강한 포도를 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2018년부터는 포도밭을 유기농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 모금의 와인이 안데스산맥으로

떼루아에 관한 질문은 자연스레 품종 이야기로 이어졌다. 안델루나의 와인이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네랄리티와 산미가 와인에 숙성력을 준다며 까베르네 프랑을 예로 든 것이다. 인터뷰 당일 열린 디너에서도 2013 빈티지의 까베르네 프랑을 선보였는데, 알리시아는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무척 훌륭하다"라고 자부했다. 안델루나는 와이너리를 처음 시작할 당시부터 까베르네 프랑 100%로 와인을 생산했다. 까베르네 프랑이라면 보르도나 루아르 밸리의 와인을 생각하던 당시에 멘도사산 까베르네 프랑 100% 와인을 만든 것은 꽤 신선한 시도였다. 현재도 아르헨티나 와인은 말벡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선봉에 서있는 품종이 까베르네 프랑이다. 작년에는 소량으로 한정 생산하는 부티크 라인업인 ‘안델루나 프랑 와인’ 3종을 론칭했고, 2년 전부터는 로제 와인인 블랑 드 프랑(Blanc de Franc)도 생산하고 있다. 로제의 경우 까베르네 프랑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와인메이커가 2년 전 아이디어를 내고 만들었는데, 와이너리의 모든 팀원이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한다.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열린 안델루나 디너 현장

와이너리의 주품종은 역시 말벡.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말벡의 고향인 프랑스 까오르에서도 거주했던 알리시아는 “말벡은 아르헨티나에 와서 진정한 떼루아를 찾았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포도밭의 고도가 높지 않고 양조 시 오크를 많이 사용하여 매우 농축되고 진한, 어릴 때는 탄닌이 거친 까오르의 말벡과 달리, 아르헨티나의 말벡은 과실미와 접근성이 좋고 누가 마셔도 매력적인 와인이라는 설명이 따라왔다. 아르헨티나 말벡 역시 오크 사용을 많이 했던 과거가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양조 기술을 받아들이며 변화하는 추세라고. 안델루나의 경우 암포라와 세라믹 에그를 양조 시 사용한다. 세라믹 에그는 와인에 미량의 산소를 공급하여 더 마시기 쉽고 탄닌이 부드러운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알리시아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크든 세라믹이든 그게 뭐든 간에 숙성은 마지막 결과물의 일부다. 와인이 포도밭을 잘 표현한다면 결과적으로 그게 가장 좋은 와인이다”라며 떼루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 모금의 안델루나 말벡이 당신을 하늘과 맞닿은 안데스산맥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는 로맨틱한 코멘트와 함께 인터뷰는 마무리되었다.

안델루나의 와인들

안델루나 1300 토론테스 Andeluna 1300 Torrontes
안델루나 1300 샤르도네 Andeluna 1300 Chardonnay
안델루나 1300 말벡 Andeluna 1300 Malbec
안델루나 1300 까베르네 소비뇽 Andeluna 1300 Cabernet Sauvignon

안델루나 알티튜드 샤르도네 Andeluna Altitud Chardonnay
안델루나 알티튜드 말벡 Andeluna Altitud Malbec

안델루나 파시오나도 꽈뜨로 세파스 Andeluna Pasionado Cuatro Cepas
안델루나 파시오나도 까베르네 프랑 Andeluna Pasionado Cabernet Franc

수입사 와이넬
▶홈페이지 winell.co.kr
▶인스타그램 @art.in.the.glass.by.winell

사진/자료 제공 와이넬, 글/사진 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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