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업데이트 : 2022년 07월 31일

전설이여 다시 한번 - Legendary European Quality Wines

유럽 와인의 기원을 찾아서 흔히들 프랑스를 와인의 종주국이라 말하지만, 역사적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동유럽 혹은 중동 지역이 종주국에 가까운 것을 […]
Written by: 신 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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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와인의 기원을 찾아서

흔히들 프랑스를 와인의 종주국이라 말하지만, 역사적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동유럽 혹은 중동 지역이 종주국에 가까운 것을 알게 된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와인 양조의 고고학적 흔적도 조지아에 있다. 고대 지중해 동부 지역에서 시작된 와인 문화가 그리스와 로마 제국을 거쳐 서유럽으로 전파된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오늘날 와인 문화가 발달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로 와인이 퍼져나가는 경로에는 발칸 반도가 있었다. 특히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에는 와인이 등장하는 수많은 신화와 와인 양조의 풍부한 역사적 사료가 있다. 미신적인 요소에 고고학적 증거를 탑재한 세 나라의 오래된 와인 이야기에는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 이야기 속으로, 전설을 따라 들어가 보자. 

신화와 실증된 역사 사이

최근 발표된 고고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의 흔적은 그리스에 있다. 그리스 북부 필리피(Philippi) 지역의 고대 집터에서 수천 개의 포도 씨앗과 포도 찌꺼기가 발견된 것이다. 4세기 중반 발생한 화재로 오늘날까지 보존될 수 있었던 이 흔적은 최소 6500년 전부터 그리스가 와인을 양조했음을 보여준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와인은 중요했다. 와인을 물, 소금, 기름, 곡물과 함께 영양을 위한 다섯 가지 필수 요소로 여겼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를 열정적으로 섬기기도 했는데, 그 시대의 대표적인 연극이었던 드라마도 디오니소스에 대한 찬양에서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와인을 즐기는 데 있어서 대책 없이 디오니소스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적 토론을 동반한 연회였던 심포지엄에서 참가자들은 의식의 일부로 와인을 물에 타서 묽게 희석해 마셨다. 와인을 가까이하면서도 절제력을 갖췄던 게 아닐까. 그리스에서 힘의 균형이 로마로 옮겨 갔을 때, 로마인들은 와인을 포함해 그리스의 많은 문화를 흡수했다. 로마로 전파된 와인은 로마 제국의 유럽 원정길을 따라 서유럽 곳곳으로 퍼졌다. 점령지마다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게 해 원정대에 공급했던 것. 그리스가 유럽 와인 문화의 시초라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모자이크화 

한편 신화적 측면에서 와인의 나라라 여겨지는 곳이 있다. 바로 루마니아다. 전설에 따르면 디오니소스 - 로마 신화에선 바쿠스(Bacchus) - 가 지금의 루마니아 땅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만큼 포도밭이 번성했기에 신화 속에서 와인의 신이 태어난 곳으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남동유럽에 있는 지리적 위치와 흑해와의 접근성, 각 지역의 토양과 기후의 특수성으로 본다면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고고학적 발견과 역사적 문서들에 의하면 최소 6천 년 전부터 루마니아에서 와인이 양조되었다고 한다. 품질도 좋아 예로부터 무역의 대상이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외세가 침략하는 이유이기도 했는데, 오죽했으면 기원전 1세기에는 침략군의 의지를 꺾기 위해 포도밭을 파괴하라는 왕명이 있었을 정도다. 로마 제국이 고대 루마니아 땅을 정복한 후 발행한 동전에는 두 아이와 함께 있는 여인이 있다. 아이들은 각각 포도송이와 밀 이삭을 들고 있어 루마니아 땅에 와인 문화가 융성했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한다. 

불가리아 와인의 역사는 고대 트라키아(Thracia)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라키아인들은 현재의 불가리아 땅을 포함하여 발칸 반도 동부 지역에 살았던 고대인들이다. 트라키아인들은 자그레우스(Zagreus)라는 와인의 신을 숭배했는데, 자그레우스는 디오니소스의 원형으로 간주된다. 이는 곧 트라키아가 그리스 신화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전부터 발달한 와인 문화를 가졌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 일리아스(Ilias)에도 트라키아의 와인이 등장한다. 그리스인들이 트로이 포위 작전 시 트라키아의 검은 와인을 마시는 장면인데, 매우 진하고 달아서 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트라키아의 와인은 맛이 좋아 트로이의 왕실 식탁에도 올려졌다는 전설이 있다. 양조학자들에 의하면 오늘날에도 와인을 만드는 불가리아 토착 품종인 감자(Gamza), 마브루드(Mavrud) 등은 고대 트라키아 시대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스터 클래스에서 선보인 와인

그리스•루마니아•불가리아의 전설적인 와인을 한자리에  

세 나라의 와인 문화는 수많은 전설을 낳을 만큼 일찍 발달했지만,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인해 현대에 와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1985~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가 금주령을 시행하기 전까지 불가리아가 세계 4대 와인 수출국이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기나 할까.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세대가 와인 업계에 뛰어들면서 세 나라의 와인 산업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Legendary European Quality Wines) 프로젝트도 그러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유럽연합의 지원으로 그리스·루마니아·불가리아 3국의 와인을 아시아 시장에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작년 12월 첫 행사에 이어 지난 6월 28일(화) 몬드리안 호텔에서 두 번째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국제주류박람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와인생산자들이 직접 와인을 소개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시음용으로 나온 와인은 헬레닉 와인을 통해 국내 수입되는 그리스 와인 4종과 미수입 루마니아·불가리아 와인 4종. 헬레닉 와인의 안목이야 역시 탁월했고,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와인은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는 게 아까울 정도로 품질이 좋았다. 와인을 즐김에 있어 반드시 역사적 배경까지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와인잔에 담긴 옛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와인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프로젝트 PDO/PGI]

  • PDO 나우싸(Naoussa) / 그리스 
  • PDO 사모스(Samos) / 그리스
  • PDO & PGI 마브루드(Mavrud) / 불가리아
  • PDO 올티나(Oltina) & PGI 테라셀레 두나리(Terasele Dunarii) / 루마니아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 마스터 클래스 참가 와이너리]

파블로스 장(Pavlos Chang) 헬레닉 와인 대표

파블로스 장(Pavlos Chang) 헬레닉 와인 대표 인터뷰

Q.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그 취지와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A.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4개 지역의 토착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홍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3개국을 대상으로 합니다. 

Q. 한국 와인 시장에서 ‘헬레닉 와인’은 그리스 와인 전문 수입사로서 다양한 그리스 와인을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설적인 유럽 품질 와인’에 헬레닉 와인이 참여함으로써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참여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A. 헬레닉 와인은 참여한 4개 와이너리 중 두 곳의 와인을 독점으로 수입합니다. 홍보에 있어 도움이 될거라 판단했고, 원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두 곳의 와이너리 모두 그리스 와이너리입니다. 헬레닉 와인이 나머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와인을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Q. 프로젝트에는 그리스/루마니아/불가리아의 특정 DOP/PGI 와인이 포함됩니다. 헬레닉 와인의 다른 좋은 와인들을 함께 소개하지 못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본 프로젝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주력하고 있는 와인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A. 헬리닉 와인은 다른 홍보 행사들을 통해 다양한 그리스 와인을 대표해왔습니다. 우리는 와인을 고를 때 매우 신중하게 선택하므로, 포토폴리오에 있는 모든 와인에 집중하고 잘 홍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작년 12월에 이어 2번째 행사를 치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제 개인적으로는 앰배서더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기에 행사를 통해 이 와인 지역들을 한국에 최대한 널리 알리는 데 집중을 했습니다. 우리는 벌써 두 개의 마스터 클래스 행사를 마쳤고, 전시회에도 참가자로서 두 번이나 참여했습니다. 또한 몇 곳의 와인샵과 레스토랑에서 시음회를 가지며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내년까지 계획되어 있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와인에 대해서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신윤정 / 사진 신윤정,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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