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ñedo Chadwick the Conqueror of Chile : 정복자 비녜도 채드윅

Written by: 뽀노애미

'칠레 와인의 위대한 유산', '칠레 최초의 만점 와인', '칠레 프리미엄 와인의 정수' 그리고 '빛나는 남쪽의 별' 등 비녜도 채드윅(Viñedo Chadwick)에 찬사를 보내는 수식어구는 많다. 비교적 짧은 역사와 신세계의 와인이라는 핸디캡을 뒤로 하고 와인 평론가들과 대중들의 마음을 정복한 칠레의 슈퍼 프리미엄 와인 비녜도 채드윅을 알아보자.

HISTORY of Chadwick Family : 가족을 위한 대항해

우리에게 채드윅이라는 성은 어딘지 익숙하다. 이 가문의 후손들은 영국을 비롯하여 남북 아메리카에서 외교관, 성직자, 조각가, 물리학자 그리고 작곡가 등 여러 분야로 두각을 나타낸 걸출한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너무나 '영국'스러운 '채드윅(Chadwick)'이라는 성이 기인한 곳은 생각지도 못하게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라 한다. 채드윅 가문은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서에도 종종 등장한다. 1086년 윌리엄 1세(Willam I)의 명령으로 편찬된 '둠스데이 북(Domesday Book)'에 1066년 헤스팅즈 전투(Battle of Hastings)에서 그 뛰어난 공로로 영지를 하사받았다는 것이 언급되어 있으며, 프랑스 랭스(Reims)의 대주교를 지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채드윅 가(家)는 서유럽의 매우 중요한 종교적, 정치적 지위를 가진 성공한 가문이었다. 그러나 그로 인한 갈등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이르기까지 아메리카로의 대이동을 하게 된다.

알레한드로 채드윅(Alejandro Chadwick) & 레오노어 에라주리즈(Leonor Errázuriz)

이 중 토마스 채드윅(Thomas Chadwick)은 19세기 초, 칠레의 라 세레나(La Serena)에 정착했다. 대부분의 채드윅들이 그렇하듯, 토마스 채드윅은 광산산업을 시작으로 칠레의 발전을 주도하며 '칠레의 명문가'로서 빠르게 성장했다. 1909년에는 그의 손자인 알레한드로 채드윅 (Alejandro Chadwick)이, 칠레의 유서 깊은 와인 명가인 비냐 에라쥬리즈(Viña Errazuriz)의 레오노어 에라주리즈(Leonor Errázuriz)와 결혼하면서 드디어 채드윅 가문의 와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 두 가문의 결합은 단지 개인의 결혼이 아니라, 칠레의 슈퍼 프리미엄 와인 산업의 시작점이 되었다.

Polo & Wine : 승부사 알폰소 채드윅

비녜도 채드윅 하면, 역시나 와인 레이블에도 그려져 있는 폴로가 빠질 수 없다. 현 채드윅의 회장인 에두아르도(Eduardo)의 아버지인 돈 알폰소 채드윅(Don Alfonso Chadwick)은 칠레의 역사적인 폴로 챔피언이다. 그는 칠레 대표팀을 19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이는 기네스 기록에 거의 가까운 수치일 만큼 폴로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을 가졌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칠레 산업에서 혁신가로 손꼽히는 인물로 1930년 최초의 칠레 와인 브로커 회사를 설립했다. 그 후 비냐 에라주리즈(Viña Errazuriz)의 3대 오너이기도 한, 돈 알폰소 채드윅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키우기에 완벽한 테루아를 가진 마이포의 푸엔테 알토(Puente Alto)의 비냐 산 호세 데 토코랄(Viña San José de Tocornal)의 토지를 매입하고 가족과 함께 살 집과 그가 사랑하는 폴로 경기장을 건설했다.

돈 알폰소 채드윅 부부와 자녀들

돈 알폰소 채드윅의 가업을 이어받은 것은 막내아들인 에두아르도였다. 그는 보르도, 포르투갈, 캘리포니아 등 여러 유명 와인 산지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히고, '푸엔테 알토'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특히 그는 아버지의 폴로 경기장의 특별한 테루아에 사로잡혔다. 승부사의 기질은 이어받는 것일까? 최고의 와인 대한 에두아르도의 열정은 급기야 아버지를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이윽고 의기투합한 두 승부사는 1992년 15헥타르의 폴로 경기장을 칠레 최고의 빈야드로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돈 알폰소 채드윅은 폴로 경기장에 포도나무를 심은 다음 해인 1993년, 비녜도 채드윅의 첫 와인을 기다리며 하늘의 별이 되었다. 마침내 1999년, 채드윅의 첫 번째 빈티지가 세상에 선보였고 에두아르도는 이를 돈 알폰소 채드윅에 헌사하며 최고의 와인을 만들고자 했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켰다.

떼루아에 대한 확신 : Puente Alto D.O.

아버지가 평생 사랑한 폴로 경기장을 뒤엎을 만큼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푸엔테 알토는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의 서브 지역이다. 세계 제10대 카베르네 소비뇽의 명산지, 칠레의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로 알려진 마이포 밸리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100km 남쪽에 위치해있으며,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의 영향을 받아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다. 이는 포도의 껍질을 두껍게 만들고 농축미 있는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이곳의 핵심 하위 지역인 푸엔테 알토(Puente Alto)는 칠레 프리미엄 카베르네 소비뇽의 요람으로 일컫는 곳이기도 하다. 비녜도 채드윅을 비롯하여 알마비바(Almaviva), 돈 멜초(Don Melchor) 등 칠레의 아이코닉한 와이너리가 모두 여기에 자리 잡고 있으니, 그 천혜의 테루아는 와이너리의 이름만으로도 입증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비녜도 채드윅에서는 그가 가진 떼루아의 우수성을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안데스산맥이다. 채드윅은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해발고도 636m~ 640m의 안데스산맥의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일교차가 바로 포도 재배에 큰 장점 중에 하나다. 안데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낮 기간의 온화한 온도는 포도가 산미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완벽하게 성숙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긴 성숙 기간은 좋은 포도를 얻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한데, 이로 인해 칠레 와인에서는 금기시하는 “풀 향”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자갈 토양이다. 비녜도 채드윅은 마이포 강의 북쪽 3번째 충적토를 가진 테라스에 위치한다. 이곳의 토양은 다양한 크기의 둥근 자갈로 구성된 거친 충적물 위에 점토와 양토가 50~70센티미터로 덮고 있으며 토양 용적의 50~9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비녜도 채드윅의 자갈 토양의 성분이다. 수천 년에 걸쳐 토양과 자갈에 축적된 높은 수준의 탄산칼슘은 포도에 신선함과 균형감 그리고 미네랄을 부여하고, 복합미를 더해주어 최고의 포도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열쇠라고 한다.

The Second Legend Begins : 2004 베를린 테이스팅

돈 알폰소 채드윅의 승부사의 기질을 이어받은 에두아르도 채드윅은 2004년 세계 와인업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2000년 뉴 밀레니얼 시대, 에두아르도는 이전 방식으로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칠레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각종 프레스와 와인의 퀄리티를 알리기 위한 시음회 그리고 평론가들을 대동해도, 여전히 칠레의 와인은 “저렴하지만 마실만한 와인”, 한마디로 “가성비 와인” 그 이상은 되지 못했다. 에두아르도는 확실히 칠레의 슈퍼 프리미엄 와인의 높은 퀄리티를 세상에 각인시킬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1976년 영국인 와인 평론가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의 “파리의 심판(The Judgement of Paris)”에 영감을 받게 된다.

공신력 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만이, 미국 와인이 그랬듯이 칠레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여겼다. 에두아르도는 즉시 실행에 옮겼다. 행사의 공정성을 위해 파리의 심판을 준비했던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가 호스트가 되어, 그 당시 비교적 칠레 와인산업에서 새로운 마켓으로 부상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결전의 장소로 정했다. 와인 저널리스트, 작가, 바이어 등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업계 인사 36인이, 2004년 1월 23일에 베를린으로 초청되었다. 이들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된 2000~2001년 빈티지의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 크뤼 클라쎄 1등급(Grand Crus Classé 1st Growths), 이탈리아의 슈퍼 투스칸 그리고 칠레의 와인인 '돈 막시아노 파운더스 리저브(Don Maximiano Founders Reserva)', '세냐(Seña)', '비녜도 채드윅'을 포함한 16가지 와인을 블라인드로 테이스팅 하기 시작했다.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이 이어졌다. 1시간 후, 세계는 칠레 슈퍼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생각을 완벽히 바꾸게 되었다. 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예상을 깨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보르도의 그랑 크뤼 클라쎄 1등급의 와인과 이탈리아의 슈퍼 투스칸을 제치고, 채드윅 2000 빈티지가 1등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며 월드 클래스의 와인임을 증명하게 된 것이다. 이는 파리의 심판과 함께 베를린의 심판(The Judgement of Berlin)으로 불리며, 로버트 파커가 말한 또 한 번의 “와인 민주주의”가 실현된 일대의 사건이었다.

시음한 비녜도 채드윅 와인들

이번 비녜도 채드윅의 버티컬 테이스팅은 미슐랭이 선택한 한식 파인 다이닝 '주은'에서 열렸다. 채드윅의 매니징 디렉터 후안 카를로스 파골라(Juan Carlos Pagola)의 프레젠테이션 아래, 2022년 소믈리에 대회 대상을 받은 김주용 소믈리에의 핸들링으로 한식과 채드윅의 역사적인 빈티지 6종을 페어링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Viñedo Chadwick 2021 비녜도 채드윅 2021

품종 97% 카베르네 소비뇽, 3% 쁘티 베르도
깊은 퍼플 컬러의 2021 빈티지 비녜도 채드윅은 코에서부터 높은 복합미를 나타낸다. 강렬한 바이올렛과 라즈베리 그리고 카시스와 함께 코코아와 커피 빈 넛맥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신선한 붉은 과일과 다크 초콜릿 그리고 달콤한 향신료와 함께 길고, 깊은 피니쉬를 선사한다. 로버트 파커의 와인 애드보킷과 팀 앳킨에게 모두 100점을 받은 빈티지이다.
Points 로버트 파커 100, 제임스 서클링 99

Viñedo Chadwick 2020 비녜도 채드윅 2020

품종 100% 카베르네 소비뇽
보랏빛이 도는 루비 컬리의 와인이다. 코에서는 각기 다른 레이어의 신선한 붉은 과실과 카카오 넛맥 그리고 발사믹의 향이 아련히 느껴진다. 입에서는 붉은 과실과 함께 카시스와 같은 검은 과실의 뉘앙스가 느껴지며, 달콤한 향신료와 혼합된 다크 초콜릿의 터치가 기분을 좋게 한다.
Points 로버트 파커 97, 제임스 서클링 98

Viñedo Chadwick 2016 비녜도 채드윅 2016

품종 97% 카베르네 소비뇽, 3% 쁘티 베르도
숲 바닥 향과 더불어 라즈베리, 딸기, 레드 체리 등의 붉은 과실과 클로브 같은 향신료와 삼나무의 향이 집중적으로 느껴진다. 입에서는 붉은 과실의 향과 함께 담배와 카시스의 힌트가 느껴진다. 아주 고운 타닌이 부드럽고 엘레강스한 텍스처를 선사한다.
Points 로버트 파커 96, 제임스 서클링 99

Viñedo Chadwick 2014 비녜도 채드윅 2014

품종 100% 카베르네 소비뇽
선명한 아로마와 둥근 타닌이 와인의 구조와 신선함에서 섬세한 밸런스를 잡아준다. 코에서는 블루베리와 다크 체리의 부드러운 아로마와, 감초 그리고 다크 초콜릿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이 특별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생동감 있고 신선함과 함께 입 안에서 꽉 찬 바디감이 느껴진다. 산도와 검은 과실의 맛이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며 긴 피니쉬가 압도적이다. 칠레의 와인 역사상 최초로 제임스 서클링에게 100점을 받은 와인이다.
Points 로버트 파커 94, 제임스 서클링 100

Viñedo Chadwick 2010 비녜도 채드윅 2010

품종 100% 카베르네 소비뇽
코에서는 로즈마리와 월계수 잎의 허벌 노트가 나타난다. 과실의 집중도가 좋으며 부드러운 타닌과 긴 여운이 입에서 느껴진다. 포도의 긴 성숙 과정으로 인한 최고의 깊이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날 김주용 소믈리에의 추천 빈티지였다. 6개의 빈티지 중에 마시기에는, 가장 정점에 오른 와인으로 평가했다.
Points 로버트 파커 92, 제임스 서클링 95

Viñedo Chadwick 2000 비녜도 채드윅 2000

품종 100% 카베르네 소비뇽 
비녜도 채드윅의 2000년도 빈티지는 인상적인 복합미를 보여준다. 말린 체리와 블랙 트러플 그리고 초콜릿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민트와 로즈메리의 향이 특징적이며 가죽의 부케가 와인에 깊이를 준다. 입에서는 블랙베리와 블랙 체리의 맛이 지배적이며 긴 배럴 숙성으로 인한 바닐라, 토스트, 커피의 노트와 함께 미네랄리티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부드럽고 실키한 타닌과 훌륭한 산미가 와인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이루는 와인이다.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보르도의 1등급 와인과 슈퍼 투스칸과 겨루어 당당히 1위에 오른 와인이다. 
Points 제임스 서클링 94 

글·사진 뽀노애미 사진·자료 비녜도 채드윅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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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3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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