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최고의 와인과 미식을 즐기려면, 반피 & 산 펠리체

Written by: 배 준원

작년, 여름의 끝자락에 토스카나 여러 와이너리에 머무르는 시간을 가졌다. 다녀온 와이너리 중 '토스카나 최고의 와인과 미식'을 만끽할 수 있었던 두 와이너리, 카스텔로 반피(Castello Banfi)와 산 펠리체(San Felice) 투어를 소개한다.

몬탈치노 남부, 카스텔로 반피

브루넬로(Brunello) 마을에서 19km, 시에나(Siena) 또는 반대 방향의 아름다운 토스카나 해변에서 44마일 떨어진 곳에 전략적으로 위치한 반피 와이너리는 토스카나에서 와이너리 투어는 물론 럭셔리한 캐슬 숙박과 미쉐린 레스토랑의 미식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먼저 에노테카에서 와인을 시음한 후, 양조장 및 와인 셀러를 투어하고 미쉐린 레스토랑인 '라 살라 데이 그라폴리(La Sala dei Grappoli)'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반피의 황홀했던 와인과 미식의 세계를 잊을 수가 없다.

​반피 와이너리 투어를 추천하는 이유는 와인 투어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고, 레스토랑과 호텔까지 토스카나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니 예약하기도 편리하다. 점심이 포함된 패키지도 있고, 와이너리 & 테이스팅 투어도 있고 가격도 다양하니 원하는 시간과 프로그램을 결정하면 된다.

반피 와이너리 투어

반피 에노테카에 들어서면 높은 나무 천정, 럭셔리한 나무 장식장의 와인 진열장과 넓은 와인샵의 스케일에 놀란다. 1년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와인 구경을 하고 안쪽 끝으로 들어가면 바로 스탠딩 테이스팅 공간이 나온다. 우리는 에노테카에서 총 4가지 와인을 테이스팅 하였다.

먼저 산뜻한 산미, 향기로운 과실 향이 좋았던 퀴베 오로라 알타 랑가(Cuvee Aurora Alta Langa) 스파클링 와인을 마신 후에 반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anfi Brunello di Montacino)의 2018 빈티지와 2009 빈티지를 비교 테이스팅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과실미도 우수한데 시간이 지나서 숙성이 되면 가죽, 감초 등의 복합적으로 우아한 와인으로 변신한다. 똑같은 와인인데 전혀 다른 와인을 마시는 듯했다. 그리고 반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포지오 알레 무라(Banfi Brunello di Montacino Poggio Alle Mura) 2018 빈티지는 더욱더 파워풀하고 진한 블랙베리와 자두의 과실 맛, 스파이스과 타바코 향기,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한 구조감을 겸비한 와인이다. 반피 포지오 알레 무라 캐슬과 이름이 같다.

이제 우리는 와이너리 투어를 본격적으로 하러 이동한다. 와이너리 양조장에 가려면 여기서 차를 타고 4km를 가야 한다. 캐슬에서 4km 떨어진 와인 셀러 위로 펼쳐지는 포도밭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반피의 호라이즌 시스템

여기가 반피 와인이 만들어지는 양조장 및 셀러가 있는 곳. 엄청난 스케일에 놀라고, 위생적이고 깨끗했던 거대한 양조장이 기억에 남는다.

드디어 로봇을 연상하게 하는 반피만의 호라이즌 시스템을 보았다. 200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호라이즌 시스템(Horizon System)은 반피의 혁신 DNA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반피는 발효를 진행할 때 가운데 부분은 오크로, 양쪽 끝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독특한 하이브리드 오크 탱크를 사용한다. 오크를 통해 기존의 방식처럼 와인의 아로마에 복합미를 주고, 스테인리스 스틸을 통해 와인의 위생 관리와 온도 조절 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전적으로 반피에 의해 구상 및 개발된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시스템은 개발 5년 후 다른 생산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여기는 와이너리가 아니고 포도를 과학적으로 특별히 연구하는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피는 미국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수입하던 이탈리아계 미국인이 만들었다. 존 F 마리아니(John F Mariani)가 1978년 토스카나 몬탈치노에서 창립한 와이너리로 전세계 1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 생산자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산학 협력을 통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그 성과를 이웃들과 공유해 현대적인 브루넬로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산지오베제 클론 45개 중 6개가 반피가 개발한 클론이다.

반피의 여성 오너, 크리스티나 마리아니 메이의 철학이 몬탈치노의 이웃들과 지식을 나누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전파하고 함께 공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혼자만의 기술을 독식하지 않고 나눔의 경영을 한다는 것이 아주 인상 깊었다. 오너의 인터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우리는 잠깐 이 성에 머물렀다 가는 것이다.” 과거의 포지오 알레 무라 성에 있었던 것처럼 현재와 같이 미래 세대에 똑같이 포도밭과 성 그대도 물려주고 싶다. 지속 가능성 농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반피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다음과 같다. “덜 떫고, 덜 쓰고, 부드럽다.” 가장 소비자들이 원하는 와인이 아닐까.

반피 와이너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와인셀러투어'이다. 셀러에 입장하는 동시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예전 7,000개가 넘는 오크통에서 4,000개 정도로 줄은 것이 이 정도라고 한다. 여기 아래 지하가 또 있다. 이 셀러를 지나갈 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반피 와이너리의 양조장, 셀러 풍경, 조경, 조각품들까지 예술적이었다.

투어가 끝난 후 미쉐린 디너까지 시간이 1시간정도 남아 캐슬을 한바퀴 돌았다. 반피 캐슬에 들어오면 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캐슬 정원을 한 바퀴 돌아도 정말 아름답다.

반피 캐슬에는 고전적인 레스토랑인 '타바나(Taverna)'와 미쉐린 레스토랑인 '라 살라 데이 그라폴리'가 있는데 우리는 후자로 예약했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라 살라 데이 그라폴리'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카스텔로 반피 성 내의 5성급 럭셔리 리조트 옆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완벽한 미식과 와인 페어링을 선사한다. 포도밭, 사이프러스, 올리브 나무가 있는 전형적인 그림엽서 같은 토스카나 풍경을 지나 아름다운 드라이브를 즐기고 난 후, 인상적인 중세 카스텔로 반피 성에서 근사한 미쉐린 디너를 즐길 수 있다.

라 살라 데이 그라폴리는 식당 벽의 프레스코화에 묘사된 덩굴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아름다운 전망과 완벽한 서비스 및 훌륭한 요리가 결합된 야외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아쉽게 폭우가 내린 직후라 추워서 실내에서 디너를 즐겼다. 그러나 운이 좋게 미쉐린 레스토랑 내의 가장 좋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가장 빠른 디너 시간은 19:30부터다. 유럽은 디너를 늦게 시작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7코스 페어링 280유로, 5코스 페어링 230유로, 4코스 페어링 200유로)

풀리아 출신 셰프인 도메니코 프랑코네(Domenico Francone)는 풀리아 특선 요리와 함께 토스카나의 요리 전통을 재해석했다. 카스텔로 반피 부지에 있는 최고의 레스토랑인 라 살라 데이 그라폴리는 우아한 시골 분위기 속에서 세련된 토스카나 요리를 선보이고 있었다. 시골 한복판에서 럭셔리한 디너라니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 반피 와이너리 투어 후 캐슬 내의 레스토랑에서 즐긴 훌륭한 음식과 와인 페어링,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이곳의 오랜 경험을 가진 프로페셔널한 할아버지 소믈리에가 정성으로 서비스해 준다. 모든 동선이 계산 하에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 20대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연령대가 이 캐슬 레스토랑을 완벽하게 서비스하고 있는 광경이 아름다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들은 세심하고 전문적이었고 다양한 반피 와인과의 페어링은 창의적이고 신선하며 맛있는 음식과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바다에 빠진 빨간 새우요리의 창의적인 발상 요리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먹기 아까울 정도의 예술성 높은 요리였다. 향신료, 소스, 야채의 완벽한 조화와 완벽한 스텝들의 서비스는 이번 토스카나 여행 중 베스트 레스토랑이었다.

키안티 클라시코 남부, 산 펠리체

와인, 미식, 힐링을 한 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토스카나 와이너리, 산 펠리체를 추천한다.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 남부 시에나 근처, 카스텔누오보 베라르덴가 지역에 위치한 보르고 산 펠리체 호텔에서 하루를 머무르며 산 펠리체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산 펠리체 와이너리 내에 리스토란테 포지오 로쏘(Ristorante Poggio Rosso)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이 있다. 우리가 예약한 월요일은 미쉐린 레스토랑이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조식만 이용했고, 저녁엔 캐주얼한 오스테리아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하지만 아침 테라스에서 즐긴 미쉐린 식당의 조식도 아주 훌륭했으니 소개해 보겠다. 보르고 산 펠리체는 월요일은 피해야 근사한 디너를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돌벽, 나무, 꽃들의 조화,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숙소와 와이너리 위에 서 있으면 여기가 천국인 듯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평화롭고 전원적인 느낌인데 럭셔리 하기까지 하다.

산 펠리체 와이너리 투어

숙소에 짐을 풀고, 예약한 와이너리 투어를 위해 에노테카에 도착했다. 산 펠리체 또한 반피와 같이 프로그램이 홈페이지에 잘 구성되어 있다. 40유로부터 135유로까지 가격이 다양하며, 프리미엄 와인일수록 가격이 높아지고, 음식 페어링이 포함이냐 불포함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곳은 에노테카와 와인 셀러가 이어져 있었다. 아치 형태의 벽돌 구조에 양쪽으론 산 펠리체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고, 정면 안으로는 와인 셀러가 있다. 셀러 투어 후 복층 구조의 테이스팅 공간에서 시음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예약한 오후 4시, 프란체스코와 함께 와이너리 투어를 시작했다. 호텔, 레스토랑, 에노테카, 채플 등을 투어하고, 와이너리를 감싸고 있는 포도밭을 감상했다. 우리 눈앞에는 슬로프로 경사진 포지오 로쏘 싱글 빈야드가 펼쳐져 있었다. 이제 와인 셀러를 볼 차례다. 먼저 프렌치 오크통이 보이고,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슬라보니안 대형 오크통들이 진열되어 있다. 습도 조절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는데 스모그 속에 있는 기분이다. 일 그리지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들은 큰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과 프렌치 오크통을 함께 사용하여 생산한다. 럭셔리 싱글 빈야드인 포지오 로쏘 까브 속에는 500리터 프렌치 오크통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졌다. 연간 6,000병 정도밖에 생산되지 않으며, 아직 한국엔 수입되지 않는다.

산 펠리체 셀러에 있는 올빈 와인들

이제 아주 오래된 올빈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는 셀러로 이동했다. 1889 빈티지라고 적힌 와인병부터 비고렐로 1973, 1978 빈티지도 보였다. 먼지가 쌓여 있는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옅보이는 올빈 와인을 본 후 우리는 테이스팅룸으로 향했다. 산 펠리체의 치즈와 살라미 안주, 올리브 오일 또한 수준급이었다. 프란체스코가 리드를 하면서 산 펠리체 와인들을 테이스팅을 하였다.

먼저 산펠리체 베르멘티노 화이트 와인으로 목을 축이고, 시트러스, 레몬, 애플의 상콤한 산도와 약간의 미네랄, 프레시함이 아페리티보로 딱이었다.

포지오 로쏘 그란 셀레지오네 2018 (산지오베제 100%)
미수입 와인. 연 생산량 6,000병. 포지오 로쏘 싱글 빈야드를 눈으로 보고 테이스팅했다. 럭셔리한 프렌치 500L 오크 배럴 셀러 구역이 따로 존재한다. 20개월 오크 숙성 후 15개월 병 숙성했다. 엄청난 깊이와 뛰어난 우아함을 지닌 와인으로, 제한된 수량과 우수한 빈티지에서만 생산된다. 강렬한 루비 레드. 코는 말린 자두, 블랙베리, 라즈베리의 향기를 내뿜는다. 벨벳 같은 부드러운 타닌과 적절한 산미, 밸런스 굿인 와인.

비고렐로 2019
푸니텔로(Pugnitello) 35%, 메를로 30%, 카베르네 30%, 프티 베르도 5%. 24개월간 225L 용량의 프렌치 오크 바리크에서 숙성 후 8개월 병 숙성을 거쳤다. 레드 커런트, 달콤한 스파이스, 톡쏘는 듯한 산미, 따뜻하고 풍성한 팰럿의 느낌. 부드러운 바닐라맛의 타닌을 지녔다. 연 40,000병 생산.

푸니텔로 2020
포도알 위 잠자리 라벨이 인상적이다. 토스카나 토착 포도를 멸종으로부터 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20년간의 연구와 실험의 결실. 18~20개월간 225L 프렌치 오크 숙성 후 8개월 병 내 숙성을 거쳤다. 독특한 특성, 부드러움, 포도의 집중력, 아주 짙은 자주색, 아로마가 눈에 띄게 풍성하고 계피, 정향, 산과, 담뱃잎 등을 제공하는 풍부한 아로마와 매끈하고 아주 감칠맛이 좋다. 연간 6,000병 생산.

일 그리지오 그란 셀레지오네 2019
산지오베제 80%에 토착품종인 아브루스코(Abrusco), 푸니텔로(Pugnitello), 말바지아 네라(Malvasia Nera), 칠리에지올로(Ciliegiolo), 그리고 마제세(Mazzese) 등이 20% 블렌딩되었다. 50% 큰 슬라보니안 캐스크, 50% 500L 프렌치 오크통에서 24개월 숙성 후 최소 3개월 병 숙성을 거쳤다. 산 펠리체 TOP 빈야드의 포도. 산지오베제와 토착 품종이 블렌딩되어 복합미와 테루아의 우아함을 표현했다. 스윗 감초 맛들과 담배 향들. 부드럽고 잘 익은 과실, 침 고이는 산도 역시 좋다. 연간 3만병을 생산한다.

일 그리지오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20
라벨에 갑옷을 입은 중세 기사의 유명한 초상화가 새겨진 와인. 80%는 큰 슬라보니안 캐스크, 20%는 225L 프렌치 오크통 숙성 후 3개월간 병 숙성을 했다. 야생 레드베리 등 붉은 과실과 풀 바디하고 풍부한 타닌감과 톡 쏘는 산도가 돋보인다. 연간 32만병 생산.

산 펠리체 키안티 클라시코 2021
산지오베제 메인 블렌딩. 10-12개월 슬라보니안 캐스크 숙성 후 2개월 병 숙성. 프레시하고 크리스피한 산도감. 체리, 라즈베리, 스위트한 노트, 섬세한 타닌감. 쉽게 편하게 마시기 좋다.

포지오 로쏘 레스토랑의 조식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포지오 로쏘 레스토랑은 산 펠리체 싱글 빈야드 와인 이름하고 같다. 다음 날 테라스에서 아침 먹어야 할 날씨이다. 조식 또한 아주 훌륭하다. 맛난 치즈. 연어, 아보카도, 여러가지 햄, 과일, 케이크 등이 콜트 푸드로 부페식으로 되어 있고, 따뜻한 요리는 따로 주문하면 된다. 아침 수영장 풍경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느끼면서 식사를 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다. 그림 같은 풍경 속 럭셔리 조식은 잊을 수가 없다. 빌라형 호텔의 장점은 사람이 별로 없고, 정말 쉬러 오기 좋다. 사람보다 고양이를 더 자주 마주친 것 같다. 힐링 그 자체인 산 펠리체 와이너리였다.

수입사 롯데와인

글·사진 배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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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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