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페덴(Trefethen) 와이너리의 오너 로렌조 트레페덴(Lorenzo Trefethen)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와인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970년대부터 전 세계에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트레페덴 와인은 나파 밸리의 독특한 테루아를 완벽하게 담아낸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품질과 전통은 수많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기회에 트레페덴의 오너인 로렌조 트레페덴과 함께 '나파 밸리의 선구자(The Pioneers of Napa Valley)', '오크 놀 디스트릭트의 상징(The Icon of Oak Knoll District)', '에스테이트 와인의 수호자(The Guardians of Estate Wines)'라는 별명을 가진 트레페덴 와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HISTORY of Trafethen the Fearless: 계속된 도전의 역사
트레페덴 가족이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것은 1848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였다. 하지만 그들의 '노다지'는 금광을 찾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대신 호텔을 세워 부를 축적하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었다. 트레페덴 가족의 역사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쳐 1968년, 유진 트레페덴(Eugene Trefethen)과 그의 아내 케이티(Katie)가 나파 밸리 오크 놀(Oak Knoll) 지역에 위치한 에스콜(Eshcol) 와이너리 근처의 6개 부지를 매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와인 생산에 뛰어들었다. 금주법 이후 와이너리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예가 없던 시기에, 그들의 결정은 '미친 짓'이라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열정은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트레페덴 가족은 나파 와인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The Dawn of Fame: 와인 올림픽의 승리
1970년대 후반, 캘리포니아 와인은 두 번의 중요한 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그 품질을 각인시켰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976년 파리에서 열린 '파리의 심판(The Judgment of Paris)'이었다. 이 대회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이 전통적인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79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와인 잡지 고트 밀로(Gault-Millau)가 주최한 와인 올림픽(Wine Olympics)은 더욱 국제적이고 영향력 있는 대회였다. 33개국에서 330여 개 와인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트레페덴 와이너리의 1976년산 샤르도네가 샤르도네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선정되었다. 이 대회는 캘리포니아 와인의 품질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으며, 트레페덴 와이너리는 그 중심에 서게 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트레페덴 와이너리가 그 대회에 와인을 출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렌조 트레페덴은 자신들의 와인이 1위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의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CBS 헬리콥터는 트레페덴 와이너리의 상공을 비추며 방송했다. 이 예상치 못한 관심 속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의 품질은 널리 알려졌고, 트레페덴은 그 중심에 서게 되었다.
Trafethen And Oak Knoll: 독특한 환경이 만들어낸 세련된 와인
오크 놀 디스트릭트(Oak Knoll District)는 나파 밸리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으로, 그 독특한 기후와 지질적 특성으로 점차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은 산 파블로 베이(San Pablo Bay)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해양성 공기와 자주 끼는 안개로 인해 나파 밸리에서 가장 서늘한 기후를 자랑한다. 이러한 기후는 포도의 성숙을 서서히 진행시키며, 포도는 자연스럽게 신선한 산미와 복합적인 풍미를 만든다. 드라이 크릭(Dry Creek)에서 비롯된 비옥한 토양은 와인에 풍부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질감을 부여하며, 특히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그리(Pinot Gris), 메를로(Merlot),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등 다양한 품종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오크 놀 디스트릭트는 나파 시 북쪽과 욘트빌 남쪽 사이에 위치하며, 산 파블로 베이에서 올라오는 해풍과 안개로 인해 안정적인 기후를 유지한다. 로렌조 트레페덴은 이 해풍을 “자연이 주는 에어컨”이라 부른다고 언급하며 트레페덴 와이너리는 이 자연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고 오크 놀 디스트릭트의 특성을 와인에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페덴의 와인은 긴 성장 시즌 덕분에 섬세한 아로마와 균형 잡힌 산미가 특징이다. 샤르도네는 레몬과 녹색 사과의 신선한 맛에 미묘한 오크 터치가 더해져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은 부드러운 구조와 뛰어난 숙성 가능성을 자랑하며, 트레페덴은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을 통해 지역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와인의 품질을 최적화하고 있다.
“I’d like to say that our wines not only taste good, they feel good.”
(저는 우리의 와인이 맛뿐만 아니라, 감동도 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Lorenzo Trefethen
트레페덴의 철학: WINE = PLACE, GRAPE, PEOPLE, LEARNING
트레페덴 와이너리는 와인이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와인이 단지 맛과 향을 넘어, 와인이 자란 장소의 이야기와 그 사람들의 열정과 땀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매년 더 완벽한 와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와인은 단순히 혀를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성과 그 땅에서 자란 포도의 깊이를 전달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다.
이 철학의 중심에는 배움이 있다. 트레페덴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기술과 방식을 혁신하며, 매년 더 나은 와인을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한 와인 생산을 넘어 와인을 통해 장소의 정수를 전하고,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트레페덴 와이너리의 와인은 그들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와인 한 병이 전하는 깊은 의미와 가치는 바로 그들의 진정성 있는 여정의 결과물이다.
테이스팅한 와인들
트레페덴 샤르도네 나파 밸리 2020(Trefethen Chardonnay Napa Valley 2020)
품종 샤르도네
트레페덴 샤르도네는 나파 밸리 오크 놀 지역에서 자란 와인으로, 신선한 산미와 복합적인 아로마가 특징이다. 레몬, 녹색 사과, 망고 향이 어우러지고, 섬세한 오크가 더해져 균형 잡힌 맛을 만들어낸다. 매끄럽고 풍부한 질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1979년 파리 와인 올림픽 대회에서 프랑스 부르고뉴의 유명 화이트 와인을 모두 제치고 우승하면서 전설이 되어버린 와인이다.
트레페덴 카베르네 소비뇽 나파 밸리 2019(Trefethen Carbenet Sauvignon Napa Valley 2019)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깊고 짙은 보랏빛, 블랙 커런트와 블랙베리의 풍부한 아로마에 장미, 바닐라, 에스프레소의 섬세한 향이 어우러진다. 풀바디 구조와 실크 같은 부드러운 타닌, 강렬한 풍미와 완벽한 밸런스가 돋보이는 와인.
트레페덴 에스콜 샤르도네 2021(Trefethen Eshcol Chardonnay 2021)
품종 샤르도네
신선한 초록 사과, 레몬, 귤, 오렌지 블라썸의 복합적인 아로마와 생동감 있는 산미가 돋보인다. 우아한 텍스처와 균형 잡힌 구조, 길고 활기찬 피니시가 인상적인 샤르도네. 트레페덴의 클래식한 매력을 캐주얼하게 풀어낸 와인.
트레페덴 에스콜 레드 2020(Trefethen Eshcol Red 2020)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프티 베르도, 말벡, 카베르네 프랑
트레페덴 에스콜 레드는 나파 밸리 오크 놀 지역에서 자란 100% 에스테이트 포도로 만든 블렌드 와인이다. 신선한 딸기, 라즈베리, 블루베리 향이 복합적으로 다가오고, 미디엄 바디의 부드러운 타닌이 돋보인다. 3대째 이어지는 와이너리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나파 밸리 와인이다.
트레페덴 드래곤스 투스 2019(Trefethen Dragon’s Tooth 2019)
품종 말벡, 프티 베르도, 카베르네 소비뇽
체리, 블랙베리, 무화과, 담배잎의 향에 삼나무의 미세한 뉘앙스를 더한 강렬한 블렌드 와인이다. 풀바디 구조와 균형 잡힌 풍미가 특징이며, 잘 익은 검붉은 과일 맛과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와인은 웨일즈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아서 왕의 승리를 예고하는 두 마리 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레페덴의 웨일즈 출신 할머니 캐서린 트레페덴의 와인과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이 와인은 바위가 많은 지역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졌다. 병에는 웨일즈의 상징 'Y Ddraig Goch'가 새겨져 있다.
트레페덴 헤일로 나파 밸리 2019(Trefethen Halo Napa Valley 2019)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나파 밸리 프리미엄 컬트 와인, 이 와인은 나파 밸리 힐스프링 싱글 빈야드에서 자란 100%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30개월 동안 뉴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되었다. 어두운 보라색을 띠며, 블랙 커런트, 블랙베리, 카시스 향이 진하게 퍼진다. 여기에 짙은 장미, 바닐라, 에스프레소 아로마가 더해져 복합적이고 섬세한 향을 완성한다. 풀 바디에 실크처럼 부드러운 타닌이 특징인 이 와인은 깊고 풍부한 풍미로 매력을 발산한다.
수입사 신동와인
▶홈페이지 shindongwine.com
▶인스타그램 @shindongwine
글·사진 뽀노애미 사진 제공 신동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