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내추럴 와인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붐이 일어난 건 한국 수입 와인의 역사를 놓고 봤을 때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주로 와인을 갓 접하기 시작해 선입견이 없는 젊은 층이 내추럴 와인만의 캐주얼한 무드에 먼저 반응했고, 자연주의적인 양조 방식은 여기에 확장성을 더했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와인을 마셔 온 와인 러버들에게 내추럴 와인의 등장은 낯섦 그 자체였다. 상상도 못 한 향과 맛을 지닌 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일부는 받아들였지만 일부는 거부했다. 하지만 후자, 그러니까 찐 (컨벤셔널) 와인 러버도 인정하는 내추럴 와인도 분명 존재한다. 자연주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지만 너무나 훌륭한 향과 맛을 지녀 내추럴이냐 컨벤셔널이냐를 따지는 게 소모적인 논쟁일 뿐인 그런 와인들 말이다. 여기엔 도멘 리가스(Domaine Ligas)도 포함된다. 내추럴 와인 도멘 리가스가 모두에게 사랑받기까지의 이야기, 와인 수입사 이스티 와인(Yeasty Wines)의 김동훈 대표를 통해 들어보자.
Q. 이스티 와인은 어떤 수입사인가?
A. 2016년에 와인 수입사 나루글로벌에 입사하며 와인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와인은 전혀 모르는 상태로 배송 위주의 일을 시작했고 영업팀에서 본격적으로 와인을 알아갔다. 점차 마케팅과 와이너리 담당자 의전 및 동시통역 등을 거쳐 마지막엔 소싱 업무도 일부분 담당했다.
수입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와인의 아이덴티티가 확립되기 시작했고, 몸담았던 회사와는 차츰 방향성이 다름을 느끼게 되어 독립을 결정했다. 이스티 와인은 'Expressive Wines from Small Growers'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규모는 비록 작더라도 확실한 개성과 장래성을 가진 와이너리들을 발굴해서 한국 와인 시장의 다양성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수입사다.
Q. 주요 브랜드인 도멘 리가스는 몇 해 전 그리스 팸 투어(FAM Tour)를 갔을 때 직접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소싱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그리스 팸 투어가 결정되고 아테네(Athens)와 테살로니키(Thessaloniki)의 각 와인 전시회에 참가하는 거의 모든 생산자를 일일이 찾아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심 있는 생산자는 체크하고 미팅도 했지만, 사실 당시 주목했던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고 할 만한 생산자는 없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너무나도 귀한 기회였기에, 공식 행사를 성실히 마치고 개인 시간에 별도의 와이너리를 방문할 수 있도록 주최측과 미리 협의했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보가 지금보다 한정적이었던 시기라 ‘Racine Wines’나 ‘Raw Wines’와 같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생산자를 검색해 보곤 했는데, 도멘 리가스는 오로지 그리스 토착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고, 또 아주 큰 관심이 있던 오렌지 와인도 생산하기에 마음속으로 방문 희망 1순위로 품고 있었다.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난 마지막 날 저녁, 당시 도멘 리가스의 오너 와인메이커인 토마스(Thomas)씨가 호텔로 와서 픽업했고, 우리는 한 시간 정도 이동하여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그는 첫 와인으로 아시르티코(Assyrtiko) 품종의 오렌지 와인 '람다(Lamda)'를 열어주었는데,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난 느낌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피곤함도 잊고 흥분하며 무조건 같이 일하고 싶다고 토마스씨에게 말했고, 그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는 미소 지으며 지하 셀러로 안내했다. 거기서 아직 숙성 중이던 다양한 와인을 배럴에서 직접 테이스팅하며 소름 돋던 그 기억은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귀한 경험이다.
팸 투어의 공식 행사들을 통해 그리스 토착 품종으로 만든 수백 가지 와인을 이미 테이스팅한 후였기 때문에, 품종적 특징과 양조적 차이 등에서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무조건 된다’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는데, 지금 돌이켜봐도 이렇게까지 확신을 주는 와인을 만나는 건 정말 드문 일인 것 같다.
Q. 그만큼 특별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
A. 흔히 ‘그리스’하면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생각하며 고대의 와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사실 그리스도 한국 못지 않는 격동의 근현대기를 겪으며 많은 역사와 전통이 소실되었다. 와인업계도 이를 피해 갈 수 없었고, 대량 생산이 용이해진 산업화와 더불어 다양한 국제 품종이 그리스를 침투하여 장악하기 시작했다.
1980년도에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양조를 공부하던 토마스씨는 이런 현상을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매우 새로운 농법이었던 유기농과 영속농업(permaculture)에 심취해 있었고, 1985년에 고향 펠라(Pella)로 돌아온 후 유기농법과 영속농업을 실전에 도입한 그리스 내 몇 안 되는 최초의 생산자가 되었다. 아시르티코, 시노마브로(Xynomavro)와 같은 토착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었고 키도니차(Kydonitsa)와 같이 소실된 고대 품종을 다시 부활시키기도 했다.
지금도 리가스의 밭을 가보면 밭보다는 큰 정원 같은 느낌이 든다. 포도도 큰 자연의 일부로 생태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과일로서 재배된다. 새가 와서 알을 낳고 무당벌레와 지렁이가 많이 보이는, 그야말로 생명력이 넘치는 땅이다. 고대부터 약재로 쓰이던 다양한 허브도 볼 수 있다. 이 허브들은 차로 우려 다시 밭에 뿌리는 형식으로 병충해 예방 및 대응에 활용되기도 한다. 외부의 힘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생적으로 순환하는 것 또한 리가스가 지닌 철학 중 하나다. 건강한 와인은 건강한 포도에서 오고, 건강한 포도는 건강한 땅에서 온다는 말이 실감 난다.
Q. 레이블의 오렌지빛이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A. 도멘 리가스의 레이블도 정말 재미있는 주제다. 세 종류의 바리크 시리즈가 특히 한국에서 인기 많은데, 이 시리즈의 모델들은 모두 그리스를 대표하는 여성이다. 각 퀴베의 품종과 이들의 삶의 스토리가 닮아서 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먼저 ‘아시르티코 바리크(Assyrtiko Barrique)’는 그리스 태생의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를 모델로 한다. 이탈리아에서 성악가로 명성을 얻고 미국으로 건너가 더욱 크게 성공하며 전 세계에 그리스를 대표하는 인물이 된 마리아 칼라스처럼, 작은 화산섬 산토리니의 토착 품종으로 시작하여 그리스 본토로 건너와 전 세계에 그리스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이 된 아시르티코의 이야기는 일맥상통한다. 물론 와인이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처럼 우아하고 힘 있는 것도 그녀가 '아시르티코 바리크'의 주인공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로디티스 바리크(Roditis Barrique)’의 레이블에는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까지 받은 배우이자 가수인 멜리나 메르쿨리(Melina Mercouri)가 있다. 군사 정권에 반대하는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며 군사 정권 몰락 후에는 문화부 장관에 올라 무려 3회 연속으로 연임하는 엄청난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로디티스는 생산성이 좋아 대량 생산되며 주로 값싼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품종으로, 그 누구도 오크통에서 숙성하여 고급 와인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 틀을 깬 와인이 바로 '로디티스 바리크'다(처음에는 자크 셀로스의 오크통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사람과 품종이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 그리스를 대표한다는 스토리가 이 둘을 잇고 있다.
‘키도니차 바리크(Kydonitsa Barrique)’의 키도니차는 한때 그리스 전역에 심어졌지만, 오스만 지배기에 멸종되다시피 했던 품종이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힌 최근에서야 리가스와 몇몇 소수의 생산자들에 의해 되살아나고 있다. '키도니차 바리크'의 레이블에는 배우 카티나 팍시누(Katina Paxinou)가 있는데, 그녀는 정말 오랜 무명 기간 후 끝내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세상에 재등장한 인물이다. 마치 키도니차가 그랬듯이.
리가스의 유일한 레치나(Retsina) 와인인 ‘요마타리(Yomatari)’의 레이블도 재미있다. 정어리들이 보름달 아래에서 강강술래를 하는 레이블인데, 이는 유명한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 ‘춤(Dance)’을 오마주한 것이다. 레치나 와인의 가장 대표적인 페어링 푸드가 올리브유에 담군 정어리류의 생선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치맥’이나 ‘삼겹살에 소주’ 같은 국민 조합이랄까? 또한 과거 그리스에 작은 칸티나들이 직접 양조해서 판매했던 고급 하우스 와인을 ‘요마타리’라고 불렀던 유래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렇듯 리가스의 레이블은 무척이나 감각적이고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판매자와 소비자를 자연스레 연결해 준다. 이런 부분은 수입사가 쉽게 관여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부분이기에 생산자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는 부분이다.
Q. 지난 5월 도멘 리가스의 와인메이커 멜리 리가스(Meli Ligas)가 방한하여 여러 이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레스토랑 주은에서 도멘 리가스의 와인과 한식을 페어링한 런치를 선보였는데 어땠는지 궁금하다.
A. 레스토랑 주은에서는 오랜 기간 도멘 리가스의 ‘르 로제(Le Rose)’를 고추장 물회의 페어링 와인으로 사용했다. 리가스의 와인들은 섬세하고 재료 본연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정갈한 한식과의 매칭이 항상 좋았는데, 멜리의 방한 일정이 잡히자마자 주은이 떠올랐고 김주용 소믈리에의 협조에 힘입어 런치를 진행하게 되었다.
주은팀의 준비는 역시나 너무 훌륭했다. 여러 페어링이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특히 봄철 나물과 '요마타리'의 페어링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예전부터 레치나 와인이 한식과 너무 잘 어울리겠다 생각했는데 추측이 확신으로 바뀌는 계기였다. 이날 특별히 리가스의 방문에 맞춰 쉐프께서 고추장 물회와 '르 로제'의 페어링을 부활시켰다. 생선에 익숙한 멜리가 한식과 자신의 와인이 페어링되는 경험을 하며 동공이 확장될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전날 광장시장에서 코리안 소울 푸드를 경험했기에, 다른 차원의 한식을 먹어보고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또 참석자 중에는 그리스를 직접 다녀온 분들이 많았는데 모두 리가스의 유니크함을 단번에 알아주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파타트라바(Patatrava)'와 '스피라(Spira)'에 대한 극찬이 있었다. 두 와인 모두 시노마브로를 블랑 드 누아 스타일로 만든 와인으로, '파타트라바'는 싱글 빈티지, '스피라'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의 솔레라 숙성으로 엄청난 깊이를 표현하는 와인이다.
Q. 이외에도 멜리 리가스와 함께 와인바 로기(Logi)에서는 우드파이어 음식과, 사테(Sate)에서는 아시안 디쉬와 페어링하는 디너를 열었다.
A. 두 와인바 모두 리가스 와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한국의 와인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시간 도멘 리가스를 사용해 왔다.
우드파이어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로기에서는 레드 품종으로 만든 리가스 와인들을 선보였다. 로제, 블랑 드 누아, 레드까지 총 7종의 글라스 와인을 훈연향이 매력적인 디쉬들과 함께 페어링했다. 특히 시노마브로 레드 ‘시로(Xi-Ro)’와 블랑 드 누아 ‘파타트라바’가 전체적으로 훌륭한 매칭이 되었다. 이날도 ‘스피라’는 어김없이 모두의 원픽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바 사테는 아시안 터치로 향신료 베이스의 디쉬들이 많은데, 특히 리가스의 오렌지 와인과의 페어링이 좋은 궁합을 보여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킨 컨택 화이트를 소량 포함한 오렌지 와인으로만 리스트업하여 총 여섯 종류의 와인을 소개했다. 워낙 다양한 스파이스와 열대과실미가 좋은 와인들이다 보니 사테의 음식과의 궁합이 정말 좋았다. 특히 바리크 3종이 열일했는데, 그중에서도 흰 꽃, 허브류, 후추, 리치, 파인애플과 같은 복합적인 향을 뽐내며 사테의 디쉬들과 향에서부터 페어링이 되었던 ‘키도니차 바리크’가 아주 인상 깊었다.
Q. 푸드 페어링을 클래식이라고 한다면, 애시드 하우스에서는 보다 젊은 감각의 이벤트가 열렸다는데?
A. 애시드 하우스에는 아주 독특한 공간이 있다. 주방과 홀을 잇는 큰 계단들로 구성된 공간이 있는데 이곳을 보고 고대 그리스의 대형 원형 극장을 떠올렸다. 그 일부분에 ‘걸터앉아 리가스의 와인을 마시며 자유롭게 토론해 보자’라는 밑그림을 그렸고, 애시드 팀과 협업을 진행했다. 멜리와 처음에는 MBTI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서 아주 진지한 와인 이야기까지 했다. 애시드 하우스에서 진행한 행사가 가장 마지막 행사였는데, 멜리도 무언가 새로움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더 자세하고 디테일한 설명을 해주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질문을 받았고 재미있고 심도 깊은 질문이 많아서 아주 교육적이면서도 즐거운 토크쇼가 되었던 것 같다. 이후로는 스탠딩 파티로 전환하여 애시드 팀에서 준비한 그릭 스타일의 차지끼나 그릭 샐러드 등 다양하고 훌륭한 디쉬를 뷔페 스타일로 즐길 수 있었다.
Q. 수년 전 도멘 리가스를 처음 한국에 소개한 이래 첫 방한이다 보니 멜리 리가스에게도 남다른 시간이었을 것 같다.
A. 물론이다. 그리스에서 한 번, 프랑스에서 한 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메일로는 수입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이미 내적 친분은 서로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방문하길 가장 기다린 생산자였는데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한국 방문에 할애해 주었다.
일주일 동안 다양한 행사를 하고 남는 시간에는 최대한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의 문화, 라이프 스타일, 와인이 소비되는 지역과 공간들까지. 길다고 생각했던 시간도 매우 촉박하게 보낸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멜리가 한국어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가졌다는 거다. 사실 멜리는 그리스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를 꽤나 유창하게 할 정도로 언어에 관심이 많은데, 아시아권의 언어는 전혀 분야가 다르니 우리가 하는 말을 귀로 듣고 바로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에 적힌 한글을 보며 간단하게 본인의 이름과 ‘리가스’를 한글로 쓰고 발음하는 걸 가르쳐 주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의 외계어처럼만 보였던 글자의 시스템을 파악하고 본인이 조금이나마 읽을 줄 알게 되면서 너무나도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또 한복을 대여해 입고 경복궁을 둘러본 것도 업무와는 별개로 즐거운 추억이라 할 수 있다.
Q. 도멘 리가스 와인을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팁을 알려달라.
A. 각 퀴베별로 개성이 제법 있다 보니 절대적인 핸들링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침전물이 있는 퀴베의 경우 젠틀하게 위아래로 뒤집어서 와인을 섞어주면 첫 잔부터 균일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와인을 따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섞이기 때문에 변하는 과정을 다양하게 느끼고 싶은 경우는 그냥 마셔도 무방하다. 막걸리 마시는 스타일을 떠올려 보면 된다. '람다', '르 로제', '파타트라바' 등 엔트리급 와인들이 이 부분에 해당할 것 같다.
상위급 퀴베인 바리크 시리즈부터는 볼이 넓은 부르고뉴 잔의 사용을 추천한다 아로마틱한 와인이 많기 때문에 온도는 너무 차지 않는 게 좋다. 특히 '키도니차 바리크', '스피라'와 같은 와인은 볼이 넓은 잔을 사용하면 그 만족감이 배가 될 거다.
음식의 경우 과감하게 아시안 디쉬와의 페어링을 추천하는데, 한식, 중식, 동남아 음식은 물론 일식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오렌지 와인, 스킨 컨택 화이트, 레치나, 암포라 와인까지, 식재료가 풍부한 지중해에 있는 그리스이기 때문에 페어링에도 여러모로 용이한 와인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와인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우선 ‘내추럴 와인’이라는 단어 혹은 개념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가 명확하게 동의하는 등급 혹은 정의가 없기에 지난 몇 년간 무분별하게 소비된 카테고리이지만, 분명 매력적이고 훌륭한 와인이 많다. 최근 잘 만드는 메이커들은 점점 와인을 클래식하고 파인(Fine)하게 만들기 시작했고, 최고의 와인은 이미 내추럴이니 컨벤셔널이니 구분하는 게 의미 없어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농사 방식과 양조 방식이 서로를 많이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멘 리가스의 경우 그리스 와인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토착 품종만을 사용하기에 와인 리스트를 구성할 때 품종별로 나누어도, 국가별로 나누어도 애매할 수 있다. 품종명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는 진입장벽이 될 수 없다. 몇 번 되뇌면 금방 외울 수 있고 그 특징들도 뚜렷하기 때문에 많은 분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품종명을 말하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인 것 같다. 구사할 줄 아는 외국어가 하나 더 늘어나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문의 이스티 와인
▶인스타그램 @yeastywines
Interviewee 이스티 와인 김동훈 대표 정리 신윤정
주요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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