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숙성의 비밀 #3 다양한 와인 숙성 용기

Written by와인인 에디터

오크통에 이어 다양한 와인 숙성 용기를 알아본다. 현대 발명품인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콘크리트 탱크부터 최근에 다양한 형태로 각광 받기 시작한 점토 용기까지 그 종류와 특징을 소개한다.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
오크통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된다. 와인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으며 품종이 가진 본연의 개성과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 오크통은 사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와인에 부여하는 오크 향이 옅어지며 보관 온도에 따라 와인의 풍미에도 영향을 주지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는 온도 조절이 편리하며 와인메이커가 와인의 풍미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 또한 밀폐력이 좋기 때문에 산화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위생 면에서도 뛰어나다. 와인에 부드러운 풍미를 부여하는 오크통에 비해, 크리스피한 산도와 순수한 과실 향에 집중된 와인을 만들 수 있어 화이트 와인을 양조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콘크리트(Concrete)
다양한 형태와 용량의 콘크리트 통이 있지만, 달걀 모양의 콘크리트 에그(Concrete Egg)가 상징적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유사하게 와인에 별다른 풍미를 주지 않지만, 콘크리트 자체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미세한 산화 효과가 일어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두꺼운 외벽은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아준다. 특히 달걀 모양의 형태는 자연스럽게 와인이 순환하도록 도와주고, 와인의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효모 앙금과 고르게 접촉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와인에 자연스러운 바디감을 부여하며 산도를 부드럽게 해준다. 단 다공질이기 때문에 와인이 스며들어 청소와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콘크리트 에그

세라믹(Ceramic)
점토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며, 콘크리트 발효조와 유사하게 다공성 재질이다. 콘크리트보다는 구멍이 적은 편이지만, 대신 외벽의 두께가 얇아 유사한 양의 산소 접촉이 이루어진다. 콘크리트 발효조에 비해서 관리가 수월하다. 암포라와 유사한 형태부터 달걀 모양 발효조까지 다양한 형태와 용량의 제품이 있다.

암포라(Amphoras) / 크베브리(Qvevri)
고대부터 사용되었으며 점토인 테라코타(Terracotta)로 만든 발효 및 숙성 용기이다. 암포라와 조지아의 크베브리가 대표적이다. 암포라는 현재도 고대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조형부터 건조까지 제작 기간에만 약 3개월이 소요된다. 와인의 발상지인 조지아에서는 무려 8천 년 전부터 크베브리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대 그리스로 전해져 암포라의 기원이 되었다. 조지아에는 현재까지 크베브리 전통 양조법이 전해지고 있다. 테라코타 발효 용기는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포도 생산지의 흙으로 만든 용기에 와인을 발효하여 그야말로 테루아가 고스란히 담긴 와인을 만드는 곳도 있다. 한국의 항아리와 같이 테라코타도 미세 다공성 재질이기 때문에 미세한 산소 접촉이 이루어지며, 오크통처럼 와인에 많은 향을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타닌과 아름다운 색상 등 미세 산화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위생 관리가 어렵거나 산화 속도가 너무 빠를 수 있으며, 이 점에서 용기 제작자의 역량이 크게 반영된다.

크베브리(출처 : 위키피디아)

자료 조사·정리 이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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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3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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