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와인’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늘 새롭게, 또 다른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테마’가 많다는 점이 큰 매력이 아닐까. 크게는 신대륙과 구대륙, 국가 단위부터 지역 단위의 와인까지, 저마다 테루아의 고유한 특징과 개성이 있어 흥미진진한 탐구 거리가 된다. 샴페인을 비롯한 스파클링 와인, 내추럴 와인, 주정강화 와인, 레이트 하비스트 와인 등 깊게 다뤄볼 수 있는 카테고리도 풍부하다. 특정한 테마에 집중하여,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국의 와인 플레이스’ 5곳을 소개한다.
그리스 현지의 맛과 와인! 타드 샘플 & 박은선 공동대표의 그리스 식당 – 노스티모
하얀 건물, 파란 하늘, 맑은 바닷물. 늘 마음 한 켠에 담아두었던 ‘그리스’의 이미지다. 현지에 방문하기는 어렵더라도, 서울 해방촌에는 ‘그리스인들에게 인정받는’ 그리스 식당이 있다. 수제 페타치즈와 매력적인 그리스 가정식을 선보이는 ‘노스티모’다. 낙농을 전공한 박은선 대표가 치즈를, 그리스계 미국인 타드 샘플(Todd Sample) 대표가 요리를 맡아 소박한 그리스의 맛을 표현한다. 한국의 신선 식재료를 활용하여, 그리스 현지의 맛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마음과 정성을 다한다.

노스티모는 30여 종의 그리스 와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리스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국제 품종보다는, 그리스와 같이 오랜 역사와 세월을 이겨낸 품종들을 리스팅했다. 그리스 음식 고유의 허브와 재료를 잘 살리는 요리들, 그리고 짭조름한 수제 치즈와 리듬을 잘 맞춰준다.
그리스의 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시노마브로(Xinomavro),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와 크레타섬 품종인 코치팔리(Kotsifali)가 대표적이다. 시노마브로(Xinomavro)의 ‘시노(xino)’는 ‘시다’, ‘마브로(Mavro)’는 ‘검다’라는 의미로, 약한 탄닌과 경쾌한 신맛이 매력적이다. 강한 레드 와인보다 쉬운 목넘김을 가진 레드 와인을 선호한다면 크시노마브로를 추천하고 싶다. 아기오르기티코는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북동쪽에서 많이 생산되며 ‘성 게오르기우스의 포도(St. George's grape)’라는 뜻을 가졌다. 검은 베리와 자두의 맛이 강렬하지만, 탄닌은 강하지 않은 미디엄 바디의 품종이다.
회이트 와인 품종은 산도가 좋아 입맛을 돋우는 아시르티코(Assyrtiko), 과실향이 강한 말라구지아(Malagousia), 스파이시하면서 꽃향이 좋은 모스코필레로(Moschofilero) 등 흔하지 않은 품종의 와인들을 경험할 수 있다.
노스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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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이 있는 순수 창작물, 장르로 읽는 ‘내추럴 와인’ – 바이트 포앳츠
제주시 구도심의 바이트 포엣츠는 내추럴 와인을 소개하는 와인바다. 주인장 부부는 문화와 예술, 인디 컬처를 사랑하는 이들로, 홍대에서 20~30대를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와 바이트 포엣츠를 오픈했다. 책과 음악, 영화, 그리고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 부부의 취향이 만들어낸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내추럴 와인’이란 장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부부가 내추럴 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별하다. ‘정체성이 있는 순수 창작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있어, 내추럴 와인을 다루는 것은 필연적이었다고 한다. 오픈 당시 ‘우리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고 소개하자’라던 다짐을 지키며 5년 차에 접어들고 나니, 어느새 가게에는 내추럴 와인만이 남게 되었다. 일관성을 따르기보다는, 생산자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작황에 따라 약간의 불확실성을 가지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주인장의 언어를 빌리자면, ‘풍미의 드라마’가 있는 ‘살아있는 와인’이다.
더 많은 이들이 내추럴 와인과 조우할 수 있기를 늘 소망하는 마음에서, 매일 2~3종의 내추럴 와인을 준비해 잔 단위나, 하프 보틀 단위로 판매한다. 갓 출시된 와인이나, 최근 주목받는 와인, 그리고 부부가 좋아하는 생산자들의 와인이 이에 선정된다. 잔 와인 한 잔을 마시더라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듯 와인에 대한 재미있는 대화가 오간다. 아름다운 와인에는 소박한 정성을 담은 제철 과일이 함께 내어져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바이트 포앳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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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을 부르고뉴처럼 즐길 수 있는 곳! – 부르고뉴 한남
부르고뉴 한남은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컨셉으로 하는 서울 한남동의 와인바다. 박설 헤드 소믈리에는 ‘와인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르고뉴 와인을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부르고뉴 한남을 소개했다. 독특하게도, 이곳에는 와인리스트가 없다. 고객이 긴 와인리스트를 읽게 하는 것보다는, 대화와 추천을 통해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홀의 모든 직원은 소믈리에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박설 헤드 소믈리에의 큐레이션을 통해 매주 30종 이상의 와인이 변경되어, 방문할 때마다 새롭고 트렌디한 와인들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 프랑스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는 현지 와이너리에 온 듯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오크통과 우드톤의 따듯한 분위기가 가장 부르고뉴다운 무드를 연출한다.
부르고뉴 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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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부담 없이!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곳 – 금토일샴페인빠
서울 을지로의 금토일샴페인빠는 스파클링 와인이 가진 파티 이미지를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이다. 일본에서 만난 작고 떠들썩한 샴페인 바에서 영감을 얻어 2021년 연남동에 매장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금요일·토요일·일요일에만 운영하던 작은 가게였지만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의 을지로로 매장을 옮겨 상시 운영하게 되었다. 와인리스트의 절반은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으로, 대중적인 스타일과 가성비를 따져 고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보케리아 꼴뚜기 숏파스타’, 갑오징어를 팬에 고온으로 볶아낸 ‘태안 갑오징어 쁠란챠’ 등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요리들도 마련되어 있다. 와인을 잘 모르더라도 부담 없이 방문해 기분 좋게 마시며, 웃고 떠들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명랑한 크루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크루들은 손님과 잔을 부딪치며 흥을 돋우고, 기념일이나 생일을 축하하는 테이블에서는 환호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매일 이곳에서 활기찬 버블 파티를 만들어가는 주역들이다.
금토일샴페인빠
▶인스타그램 @shabba_i
튀르키예 & 조지아! 흑해 연안의 와인을 만나다 – 흑해
서울 해방촌의 흑해는, 스스로를 ‘흑해 사람’이라 부르는 튀르키예 출신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와인바다. 대표 메뉴인 ‘카이막’을 포함하여, 다양한 튀르키예의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튀르키예 와인을 중심으로 큐레이션된 와인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지아 와인을 일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조지아는 지리적·문화적으로 흑해를 공유하기 때문에, 두 국가의 와인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토리가 있다. 튀르키예 와인과 조지아 와인을 비교해 마셔볼 수 있다는 것이 흑해만의 특별한 즐길 거리다.

흑해는 누구나 와인을 통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목표로 한다. 손님의 취향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그날에 꼭 맞는 와인을 추천해 준다. 혼자서도 방문한 손님이나, 처음 와인을 접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바(bar)다.
흑해
▶인스타그램 @blacksea_kr
정리 이새미 글·사진 각 업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