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와인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직업 소믈리에. 그들은 와인으로 음식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때로는 부족한 음식의 맛을 와인으로 보완하기도 한다. 미각의 즐거움을 새로운 차원으로 열어준다는 점에서 소믈리에는 맛의 연금술사다. 그렇다면 직업인이 아닌, 와인 애호가로서 소믈리에의 와인 테이블은 어떤 것일까? 이번 와인인 테이블에서는 국가대표 소믈리에의 테이블을 통해 일상에서 즐기는 와인과 음식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친근한 음식과 와인의 만남
오형우 소믈리에(@wine1luv)님의 와인 테이블
거창한 음식이 아니어도 와인과 어울리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도해 본 조합입니다. 보통 와인을 마신다면 치즈나 스테이크 등의 다이닝을 생각하는데 페어링이라는 게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생각보다 재밌는 조합이 많고, 그런 시도들을 통해서 와인의 저변이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트러플 오일을 곁들인 인스턴트 짜장 라면과 2013년 빈티지의 부르고뉴 피노 누아, 2015년 빈티지의 샤르도네를 함께 마셨습니다. 다른 적포도 품종이라면 인스턴트 면 요리가 와인에 완전히 눌렸겠지만 피노 누아의 부드러운 탄닌과 숙성에 의한 버섯, 그리고 젖은 이끼 향이 음식을 누르지 않으면서도 음식이 가지고 있는 트러플, 오이 풍미와 잘 어울렸습니다. 게다가 짭쪼름한 미네랄은 춘장 소스의 단 맛과 단짠 조합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숙성된 샤르도네 역시 버섯 향이 특징이고 퓔리니 몽라쉐의 강렬한 미네랄, 그리고 오크 숙성으로 인한 토스티한 향은 불 맛이 특징인 중식과 전반적으로 조화가 좋습니다. 물론 다른 이유를 모두 떠나서 최고의 페어링은 좋은 사람과의 즐거운 시간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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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우 소믈리에
2015년 국가대표소믈리에대회 왕중왕전의 우승을 거머쥔 국가대표 소믈리에다. 현재 와인 수입사 코스모엘앤비의 총괄사업팀장을 맡고 있으며, WSA 와인 아카데미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아시아와인트로피와 베를린와인트로피 등 국제 규모의 와인 품평회 심사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