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와인메이킹의 터줏대감,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Written by천 혜림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뛰어난 품질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와인으로, 와인 초심자들이 한 번쯤 시도해 보는 대표적인 와인이다. 특히, 다양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중에서도 라벨에 새 그림이 그려진 까스텔라레(Castellare) 키안티 클라시코는 단연 눈길을 끈다. 매년 새로운 빈티지가 나올 때마다 어떤 새가 라벨을 장식할지 궁금증과 기대감을 자아내는 매력이 있지만, 중요한 점은 일관된 품질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어 왔다는 것이다.

까스텔라레는 잘 알려진 키안티 클라시코 외에도 토스카나 토착 품종으로만 만든 슈퍼 투스칸 와인인 ‘이 소디 디 산 니콜로(I Sodi di S. Niccolò)’도 생산한다. 또한, 시칠리아에서 여러 가지 실험적인 와인을 만들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탈리아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인 베르사체와 협업하여 만드는 네로 다볼라(Nero d’Avola)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키안티 클라시코의 전통적 가치와 영향력을 시칠리아까지 확장하며, 여러 지역과 스타일을 아우르는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까스텔라레의 수출 담당자 니콜레타 파온(Nicoleta Paun)

이번 11월 중순, 까스텔라레의 아시아 수출 담당자인 니콜레타 파온(Nicoleta Paun)이 지난해에 이어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는 까스텔라레의 주요 프로젝트와 함께, 2024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35위에 오르며 주목받은 슈퍼 투스칸 '이 소디 디 산 니콜로'와 전통적인 키안티 클라시코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탈리아 와인의 매력을 한국의 와인 애호가들에게 전달했다.

(왼쪽부터)페우디 델 피치오토 베르사체 네로 다볼라, 까스텔라레 이 소디 디 산 니콜로, 까스텔라레 키안티 클라시코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로 시작된 ‘까스텔라레’의 여정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Castellare di Castellina)는 “토스카나 포도 품종을 존중하며, 국제 품종과 블렌딩하지 않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와이너리다. 1960년대 초, 파올로 파네라이(Paolo Panerai)의 주도로 까스텔라레(Castellare), 까셀레(Caselle), 산 니콜로(San Niccolò), 레 카세(Le Case)의 네 와이너리를 통합하며 탄생한 이 와이너리는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평균 고도 450m에서 고품질의 포도를 재배한다.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는 고도가 300m 이상은 되어야 포도의 생장 기간이 길어지고 적절한 페놀이 발달되기 때문에 까스텔라레의 포도 품질은 굉장히 좋을 수밖에 없다.

초기부터 “산지오베제 클론만을 사용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산 니콜로 빈야드에서 본격적인 클론 연구를 시작한 파올로 파네라이. 1970년대 말, 플로렌스와 밀라노 대학의 와인학자들과 협력해 키안티 지역 최초의 실험 포도밭을 조성하며, 약 2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최적의 산지오베제 클론을 찾아냈다. 이 클론은 와이너리 전역에 심어졌고, 현재 모든 산지오베제는 ‘산지오베토(Sangioveto)’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의 설립자 파올로 파네라이(Paolo Panerai/좌)와 첫 와인메이커 마우리죠 까스텔리(Maurizio Castelli/우)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 또 한 가지 요인은 프렌치 오크 바리크(barrique)의 도입이다. 지금 토스카나에서는 바리크의 사용이 일반적이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2,000L에서 5,000L 사이즈의 슬라보니안 배럴을 사용하는 것이 전통이었기에, 당시 아주 혁신적인 결정이었다. 이렇게, 포도 재배부터 양조 방식까지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며, 그들은 천천히 명성을 쌓아왔다.

현재 까스텔라레는 연간 약 25만~27만 병의 생산량을 유지하며, 중소형 와이너리로서 키안티 클라시코를 중심으로 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산지오베제와 소량의 카나이올로만을 사용하며, 국제 품종을 배제하는 철학을 통해 전통적인 키안티 클라시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이 철학은 와인의 정체성과 지역 특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알코올 도수를 13.5도로 유지해 다른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보다 부드럽고 우아한 특성을 강조하는 것이 이 와이너리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까스텔리나 인 키안티(Castellina in Chianti) 지역의 고도 차이와 점토 성분을 포함한 토양 조건 덕분에 가능하며, 이는 기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까스텔리나 인 키안티는 고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공기 흐름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 신선함과 깨끗한 과일 풍미를 유지하는 데 큰 이점이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수직적인 구조와 입안을 가득 채우는 주스 같은 풍미를 자랑하며, 아름다운 산미로 균형을 이룬다.” 이러한 니콜레타의 설명은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와이너리의 지리적 장점을 잘 보여준다.

“6~8월에 많은 비가 내려 페로노스포라 병*이 발생했던 작년에도 이 지역의 높은 고도와 바람의 도움이 컸다. 다른 생산자들이 심각한 생산량 손실을 겪은 가운데, 까스텔라레는 약 10~15% 손실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고도와 바람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환경적 강점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줄이고, 와인 생산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2024년 수확은 10월 초에 시작해 16일에 마무리되었는데, 이는 포도를 덩굴에 더 오래 두어 성숙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결과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키안티 클라시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균형 잡히고 따뜻한 와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2026년에 출시될 2024년 빈티지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까스텔라레는 현대적인 와이너리가 아니라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프렌치 오크를 활용해 와인의 품질을 미세하게 개선하는 접근방식을 도입했다. 까스텔라레의 와인메이커 알레산드로 첼라이(Alessandro Cellai)는 프렌치 오크가 와인의 핵심 요소와 테루아의 특성을 돋보이게 하는 '리프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지키는 동시에, 약간의 프렌치 오크를 활용해 와인의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항상 두 번째로 사용된 톤노(Tonneau)에서 약 6개월 동안 숙성되며, 새로운 오크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숙성 방식은 산지오베제의 강렬한 타닌과 약간 러스티(Rusty)한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균형 잡힌 우아한 와인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많은 생산자들이 산지오베제의 강한 타닌을 완화하기 위해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을 선택하는 반면, 우리는 프렌치 오크와의 짧은 접촉을 통해 미세 산소화를 유도하고, 타닌을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하며, 와인의 고유한 품종 특성과 테루아를 온전히 살리고자 한다.”

"이 와인은 우리가 있는 지역의 특성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붉은 베리, 딸기, 꽃 향 같은 느낌이 그렇다. 대화의 여운 또한 매우 중요하고 인상적이다. 허브 향도 정확히 느껴지는데, 로즈마리와 지중해 허브의 노트가 돋보인다"라며 덧붙인 니콜레타.

이탈리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아름다움과 풍부함을 느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레드베리, 사워 체리 향과 함께 꽃 향(floral)과 허브 향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와인은 은은하면서도 다양한 향이 어우러져 있어 향이 풍부한 음식과도 잘 어울릴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또한, 오크 숙성을 통해 형성된 짜임새 있는 구조감이 와인의 전체적인 인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페어링 와인으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로노스포라 병(노균병) 포도나무에 발생하는 다우니 밀듀(Downy mildew)로, Plasmopara viticola라는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며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서 확산된다. 이 병은 새싹, 잎, 꽃, 과일 및 줄기에 영향을 미치며, 100% 농작물 황폐화를 일으킬 수 있다. 잎에는 기름 반점이 모자이크처럼 나타나고, 잎 뒷면에 흰곰팡이가 관찰될 수 있다.

친환경 철학의 상징, 새가 그려진 레이블

“레이블에 매년 등장하는 새 그림은 까스텔라레의 친환경 철학을 상징하며, 매년 다른 새를 그려 넣어 멸종 위기 동물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새 그림은 아주 상징적이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와인을 ‘새 와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기억하기 쉽다.”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는 1977년 첫 빈티지부터 라벨에 새를 등장시켜 자연 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철학을 전달해 왔다. 매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파올로 파네라이가 직접 새를 선택하며, 이는 그의 조류학에 대한 열정과 유기농 농업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처음부터 합성 화학물질과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러한 철학은 매년 새 그림 라벨로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매년 다른 새 그림을 넣어 라벨을 제작하는 까스텔라레의 와인들

와이너리팀 역시 어떤 새가 라벨에 등장할지 미리 알 수 없기에 매년 휴가를 앞두고 설렘과 궁금증을 느낀다고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언젠가 플라밍고 같은 새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농담도 있지만, 이는 까스텔라레의 라벨에 등장하는 새들이 지역 토착종이나 멸종 위기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그 철학을 잘 보여준다. 보통 새로운 새는 가장 어린 와인, 즉 키안티 클라시코의 '안나타(Annata)' 빈티지 라벨에 사용되며,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수집가들에게는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노랑할미새(2017년)와 붉은머리멧새(2021년)처럼 각 빈티지의 새들은 와이너리의 지속 가능성과 생물 다양성 보존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슈퍼 투스칸, 이 소디 디 산 니콜로

1600년대에 지어진 세인트 니콜라스에게 헌정된 작은 교회에서 이름을 따온 '이 소디 디 산 니콜로'는 까스텔라레의 철학과 전통, 그리고 혁신을 완벽하게 담아낸 상징적인 슈퍼 투스칸 와인이다. “‘SODI’는 토스카나 방언으로 ‘다루기 어렵거나 척박한 땅’을 의미"하는데, 이 소디 디 산 니콜로는 이러한 비옥하지 않은 토양에서 자라난 포도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낸 와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진 이 와인은 해안가 볼게리 지역의 국제 품종 블렌드 와인과는 차별화된다.

이 소디 디 산 니콜로 와인은 산 니콜로 빈야드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드는데, 단순한 실험적인 포도밭을 넘어 토스카나 품종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 빈야드로 자리 잡았다. 지역 토착 품종인 85% 산지오베토와 15% 말바시아 네라를 블렌딩해 만드는 이 와인은,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트레비아노(Trebbiano)와 알바 비앙카(Alba Bianca) 같은 화이트 품종을 블렌딩하지 않아 DOC 명칭을 따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명칭을 획득하며, 보르도 블렌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상징적인 수퍼 투스칸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 소디 디 산 니콜로

이 와인은 출시된 지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1988년에 1985 빈티지로 와인 스펙테이터 톱 100에 가야 바르바레스코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으로서는 최초로 선정되었으며, 1980 빈티지로는 이듬해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도 이러한 성과를 이어온 이 소디 디 산 니콜로는 2020 빈티지로 돌아와 두 평가 기관 중 하나로부터 97점을 받으며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근에는 2024년 와인 스펙테이터 톱 35에 이름을 올리며 까스텔라레의 프리미엄 와인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이 와인은 수확 후 약 30개월 동안 바리크(2/3 새 오크, 1/3 재사용 오크)에서 숙성된 후 블렌딩과 추가 안정화 과정을 거쳐 병입되었다. 병입 후에도 10개월간 추가 숙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며, 총 40개월의 긴 숙성 과정 후 출시된다. 뛰어난 집중도의 신선한 레드 베리류의 향과 복합적인 숙성향이 조화를 이루며, 삼나무의 미묘한 풍미와 함께 탄탄한 구조감을 보여주었다. 지금도 뛰어난 맛을 자랑하지만, 앞으로 5~10년간 추가 숙성을 한다면 더욱 깊고 섬세한 풍미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베르사체와 협업해 출시된 페우디 델 피치오토, 네로 다볼라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의 모회사인 DCC(Domini Castellare Di Castellina)는 페우디 델 피치오토(Feudi del Pisciotto)라는 이름 아래 시칠리아로 진출하며, 단순한 지역 확장이 아닌 와인의 품질과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퍼 투스칸의 아버지라 불리는 쟈코모 타키스(Giacomo Tachis)의 깊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의 조언에 따라 시칠리아 남동부에 140헥타르의 땅을 매입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칠리아가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땅이라는 신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인 것이다.

타키스는 시칠리아를 “대륙 전체의 미세 기후를 가진 섬”이라고 표현하며, 이곳의 다양한 토양과 기후가 고품질 와인을 위한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비전을 바탕으로 와인메이커 알레산드로 첼라이(Alessandro Cellai)는 네로 다볼라, 프라파토(Frappato)와 같은 토착 품종을 중심으로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했으며, 이러한 품종의 고유한 특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페우디 델 피치오토 빈야드

특히 네로 다볼라 와인은 화려한 색감과 패턴으로 유명한 베르사체와 협업하여 화려한 퍼플 색상을 활용해 와인의 깊고 풍부한 특성을 시각적으로 담아내고, 시칠리아와 베르사체를 상징하는 메두사를 그려, 그 원산지의 문화적 가치를 살려냈다.

이탈리아가 패션과 와인으로 유명한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둘의 교집합을 보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어떻게 함께 협업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가 시칠리아 출신이라는 점과 그녀가 네로 다볼라 와인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도 이번 협업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베르사체 네로 다볼라(Versace Nero d’Avola)는 패션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라고 답한 니콜레타. 그녀의 애정은 단순히 디자인을 넘어, 시칠리아 와인의 기반과도 같은 네로 다볼라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또한 와인 판매 수익의 일부는 시칠리아 문화유산 복원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쟈코모 세르포타(Giacomo Serpotta)의 조각 작품 복원이 그중 하나였다.

"와인, 요리, 패션은 이탈리아 문화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다. 우리는 이 요소들을 결합해 이탈리아 문화의 최고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니콜레타는 페우디 델 피치오토 프로젝트가 단순히 와인 생산에 국한되지 않고, 이탈리아의 문화와 가치를 와인을 통해 전 세계에 전달하려는 포괄적인 비전임을 강조했다.

베르사체 외에도 다른 이탈리아의 뛰어난 디자이너들과 함께 협력하여 출시되는 와인들도 있는데, 이는 “와인 그 자체가 이탈리아 문화의 정수를 담은 상징이 되길 바란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페우디 델 피치오토 베르사체 네로 다볼라

페우디 델 피치오토의 네로 다볼라는 프렌치 오크에서 8개월간 숙성되어 짙은 과일 향과 미네랄 중심의 풍미를 자랑하며, 시칠리아 와인의 가능성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 와인은 일반적으로 해를 많이 받고 자라 검은 자두향이 지배적으로 나는 네로 다볼라가 아닌, 아주 우아하고 붉은 과실 캐릭터가 가득하며 생동감 있는 산도가 아름다운 밸런스를 만들어내는 고품질 와인이었다.

과거 대량 생산지로 여겨졌던 시칠리아는 이제 페우디 델 피치오토와 같은 선구적인 와이너리의 노력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품질 와인 산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시칠리아 와인은 이제 단순히 지역적 특산품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이탈리아 와인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발전하고 있다”라 니콜레타는 이 와인의 소개를 마쳤다.

음식과 함께 완성되는 토스카나 와인의 진가

이탈리아는 와인 문화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음식 문화도 그에 못지않게 풍요롭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음식과 와인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발전해 왔고, 시너지를 통해 더욱 깊고 풍성한 미식 문화를 만들어왔다. "파올로는 토스카나 전통과 포도 품종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우아하고 접근하기 쉬운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탈리아, 특히 토스카나에서는 음식 문화가 매우 중요한데, 그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가스트로노믹 와인, 즉 다재다능한 와인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럴까.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의 키안티 클라시코는 재미있는 페어링을 해보기에 다재다능한 가스트로노믹 와인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피렌체의 티본스테이크만 떠올리지만, 토스카나에는 리보르노에서 먹는 '바칼라 알라 리보르네제(Baccalà alla Livornese)'라는 요리가 있다.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대구 요리로, 약 두 시간 정도 푹 익혀 만든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토마토소스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전통적인 피렌체 티본스테이크와 같은 강렬한 고기 요리는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와, 토마토소스가 있는 익힌 생선 요리나 포르치니 버섯 요리는 키안티 클라시코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밝은 산미와 균형 잡힌 과일 향이 돋보이며, 특정 요리와의 페어링뿐 아니라 한 잔씩 가볍게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까스텔라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처음 시작했던 날부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우리 지역과 품종을 존중하는 와인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싶다”라고 전한 니콜레타. 까스텔라레의 비전은 과거부터 이어온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있다.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아하고 신선한 와인을 만들어왔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며, “젊은 세대가 더 친근하고 신선한 와인을 찾고 있다는 점을 느낀다”라는 설명처럼, 접근성 높은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와인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지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의 목표와 비전은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인 와인을 만들고, 그들의 관심을 얻는 것이다. 동시에 처음부터 지켜온 스타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다짐에서 보이듯, 전통을 지키면서도 미래를 바라보는 까스텔라레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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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천혜림 자료 제공 신동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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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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