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 소비뇽 블랑과 제 작품을 통해 멸종위기 동물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도 함께 깊어지길 바랍니다.”
고래를 ‘자연과 인류의 공존’이란 키워드로 풀어낸 장윤선 작가의 작품과 뉴질랜드의 바다를 유영하는 혹등고래에서 영감을 받은 와인, 미하 소비뇽 블랑(Miha Sauvignon Blanc)이 만났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행사는 지난 7월 11일에, 수입사 와이넬의 주최로 플래그십 스토어 ‘아트인더글라스 갤러리’에서 열렸다. 우연 같지 않은 이 절묘한 만남은 상상 초월의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주며, 자연과 인류의 공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를 선사했다.

장윤선 작가에게 고래란?
와이넬이 매년 개최하는 ‘아트인더글라스(Art in the Glass)’는 와인과 예술의 감각적인 만남을 주제로, 와인을 감상하고 예술을 맛보는 경험을 선사하는 복합문화 프로젝트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이후, 매해 공모전을 통해 예술가를 선정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와인을 소개해왔다. 예술과 와인의 공통점이라면, 시간과 정성이 쌓여야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 그래서일까, 두 세계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번 장윤선 작가(위 사진)와 미하 소비뇽 블랑의 협업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고래’를 생명과 공존의 상징으로 화폭에 담은 작가의 메시지,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와이너리의 철학이 만나면서, 와인은 한 폭의 그림처럼 깊은 이야기를 품게 됐다.
작가는 여행 중 수족관에서 마주한 고래가 인상 깊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더 많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혹등고래는 본 적 없어요. 흔히 사람들은 직접 본 걸 그린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오히려 그 반대였던 것 같아요.” 그는 ‘보지 못했기에 더 매몰되었다’는 표현을 썼다. 상상으로 재구성하고,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시각화하는 일이 오히려 자신만의 방식이자,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고래라는 존재를 보다 친숙하게 풀어내기 위해, 장윤선 작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비롯한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영상을 찾아보며 소재 고민을 이어갔다. 그렇게 떠오른 것이 바로 ‘사과’였다. “제 그림에 사과도 들어가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재미있는 요소를 넣고 싶었어요.” 그는 고래와 사과라는 다소 낯선 조합을 통해, 공존이라는 주제를 보다 친숙하고 열린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번 협업에 대해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미하’는 마오리어로 ‘아기 고래’라는 뜻이라고 해요. 제가 처음 고래를 그리기 시작한 것도,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생명과 환경을 존중하는 미하 와인즈의 철학이 작업 주제와 잘 맞는다고 느껴서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런 뜻깊은 협업을 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죠.”
이어 “미하 소비뇽 블랑이 판매될 때마다 뉴질랜드 고래와 돌고래 보존 재단에 기부한다는 것도 의미 있는 실천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혹등고래의 긴 여정을 응원하는 와인
‘험프백 하이웨이(The Humpback Highway)’는 혹등고래의 이동 경로다. 매년 5월에서 11월까지 광활한 바다를 횡단하는 고래를 뉴질랜드 바다 위에서 포착할 수 있다. 미하 소비뇽 블랑은 바로 이 아름답고도 묵묵한 여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와인이다.
미하 와인즈는 순수함, 우아함 그리고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포도밭은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의 어퍼 와이라우 밸리(Upper Wairau Valley)에 자리 잡고 있다. 험준한 산과 꽤 완만한 구릉으로 둘러싸인 이 지역은 따뜻한 낮과 서늘한 밤이 반복되며 소비뇽 블랑이 이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자갈 충적토에서 자란 포도는 천천히 익으며, 진한 과일 풍미와 선명한 산미를 골고루 품는다. 그 결과, 시트러스의 생동감과 은은한 열대과일 향이 조화로운 소비뇽 블랑이 완성된다. 청량하고 맑다.
자연을 담고, 책임을 빚는 미하 와인즈
미하 와인즈는 뉴질랜드 지속가능농법 인증(SWNZ, Sustainable Winegrowing New Zealand)을 받은 생산자다. 환경보호는 물론 지역사회 기여까지, 와인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책임’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는 양을 방목해 제초제 대신 잡초를 없앤다. 양의 배설물은 유기질 비료로, 가지치기 후 나오는 나뭇가지는 잘게 부숴 다시 토양으로 돌려보낸다. 이런 신중하고 꼼꼼한 관리를 통해 포도나무와 토양의 건강을 유지하고 포도밭을 둘러싼 자연의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고효율 장비와 재생 에너지 사용, 와인 양조 부산물의 재활용, 정화된 물의 재사용, 가벼운 유리병과 재활용 종이 패키지 사용까지. 와이너리는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장 작가가 말했듯, 미하 소비뇽 블랑은 케이스 단위로 판매될 때마다 뉴질랜드 고래와 돌고래 보존 재단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와인을 마시는 일이 곧 고래를 보호하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미하 소비뇽 블랑 2024
생산지 말보로(Marlborough)
품종 소비뇽 블랑 100%
와인은 부드럽게 압착한 후, 온도 조절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돼 신선한 산도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연한 연둣빛이 시각적으로도 싱그러움을 전하고, 라임, 자몽, 청사과, 자스민의 향이 기분 좋게 번진다. 입안에서 시트러스와 파인애플, 구아바의 풍미가 어우러지며 마실 때마다 청량감이 살아난다. 깨끗하고 매끄러운 피니쉬는 마치 하얀 린넨 커튼이 바람에 살랑이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식전주로 즐겨도 좋고, 가벼운 해산물 샐러드나 카프레제와 매칭을 추천!
*장윤선 작가는 2020년에 데뷔하여 202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8년부터 20회가 넘는 개인전과 그룹전을 하며 활동하고 있다. 장윤선 작가의 작품들(신작 포함)은 와이넬 플래그십 스토어 ‘아트인더글라스’에서 7월 한 달동안 감상할 수 있다.

수입사 (주)와이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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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지현 사진·자료 제공 (주)와이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