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로제 와인을 좋아하세요?

Written by신 윤정

일 년 중 햇살이 가장 화사하게 세상을 비추고 계절은 파스텔 톤으로 옷을 갈아입는 지금, 로제 와인의 시즌이 시작됐다. 진하디 진한 레드 와인만 마시는 옆집 아저씨도, 화이트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얼죽화 아가씨도 봄날만큼은 로제 와인을 참을 수 없다. 설렘을 담은 분홍빛 컬러와 가볍게 살랑거리는 아로마, 입에 넣으면 스르륵 넘어가는 로제 와인은 봄과는 소울메이트일 수밖에 없다.

쉽게 추측할 수 있듯 로제 와인은 분홍빛 와인이다. 주로 적포도를 레드 와인을 만들 때보다 훨씬 짧게 침용하고, 원하는 컬러가 나왔을 때 색소 성분이 있는 껍질층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분홍빛을 얻는다. 색이 옅은 만큼 향미 성분도 가볍게 추출되어 레드 와인보다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같은 ‘로제 와인’으로 묶이더라도 와인메이커의 의도에 따라 오렌지색부터 연한 루비색까지 다양한 색이 존재한다. 로제 와인을 만드는 또 하나의 방식은 화이트 와인에 레드 와인을 소량 블렌딩하는 것이다. 주로 샹파뉴 지역에서 로제 샴페인을 만들 때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세니에(Saignée) 방식이 있는데, 레드 와인을 양조하는 초기 과정에 일부 포도즙을 빼서 로제 와인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 침용 방식보다 껍질층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 좀 더 바디감 있는 스타일의 로제 와인이 만들어진다.

로제 와인은 산지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는다. 프랑스에서는 ‘로제(Rosé)’, 이탈리아에서는 ‘로자토(Rosato)’, 스페인에서는 ‘로사도(Rosado)’라 부르며, 캘리포니아에서는 진판델 품종으로 만든 로제 와인을 ‘블러쉬(Blush) 진판델’이라 부르기도 한다.

봄에 로제 와인을 추천하는 이유는 봄을 연상시키는 컬러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낵류와 같은 가벼운 음식에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담은 피크닉 바구니에 로제 와인을 한 병 챙겨 나들이를 떠나는 상상을 해보자. 혹은 과일 타르트와 같은 각종 디저트류와 함께 테라스의 계절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물론 생선요리나 가벼운 육류, 파스타나 각종 한식 등 어디에 곁들여도 무난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그럼, 이번 봄을 더욱 봄답게 만들어줄 로제 와인 7종을 만나보자.

우아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로제 샴페인의 클래식
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Taittinger Prestige Rosé Brut)

생산지 샹파뉴 > 프랑스
품종 피노 누아 45%, 샤르도네 30%, 피노 뫼니에 25%

떼땅져(Taittinger)는 샹파뉴 지역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을 소유한 샴페인 하우스 중 하나다. 접근성 좋은 기본급 샴페인인 ‘떼땅져 리저브 브뤼(Taittinger Reserve Brut)’부터 프리미엄 뀌베인 ‘꽁뜨 드 샹파뉴(Comte de Champagne)’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샤르도네 품종을 잘 다뤄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고품질 샴페인으로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브랜드다.

‘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는 최고 품질의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을 15% 블렌딩하여 만들어졌다. 셀러에서 최소 3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 복합미를 더했다. 야생 라즈베리와 체리, 블랙 커런트 등의 신선한 아로마가 코를 스치며 생동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전한다. 좋은 구조감과 밸런스가 돋보이고, 크리미하고 풍만한 버블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와인 스펙테이터 92점, 로버트 파커 90점 등 여러 와인 평가 기관에서 늘 좋은 점수를 받는 샴페인이다.

첫사랑의 설렘을 닮은 달콤함
바바 로제타(Bava Rosetta)

생산지 피에몬테 > 이탈리아
품종 말바지아

바바(Bava) 와이너리는 17세기부터 이탈리아 피아몬테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해 온 유서 깊은 와인 가문이다. 6세대를 아울러 100개가 넘는 빈티지의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다. 최상급 바르베라 와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말바지아 품종을 부활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바바 로제타는 천연 당도를 가진 와인이다. 손 수확한 말바지아 포도를 부드럽게 압착하여 즙을 얻었고, 저온 발효를 하던 중 중단하여 포도 본연의 달콤함을 남겼다. 덕분에 알코올 도수가 5.5%로 낮으며, 부드러운 버블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말바지아 품종은 이탈리아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되지만, 피에몬테에서는 붉은 컬러로 상징성을 가진다. 수확철이 되면 피에몬테 지역의 말바지아 포도밭에서는 장미 꽃잎의 향이 피어나는데, 완성된 와인에서도 장미 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과일 케익이나 초콜릿 등에 곁들여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기에 좋고 파티 와인으로도 인기가 좋다. 향기로운 딸기류 과일과 플라워 노트가 첫사랑의 설렘을 닮은 와인이다.

올드바인으로 만든 로제
비냐 사스트레 로사도(Viña Sastre Rosado)

생산지 리베라 델 두에로DO > 스페인
품종 틴타 델 빠이스(템프라니요)

스페인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 비냐 사스트레(Viña Sastre)는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상징적인 존재다. 와인 매거진 <와인 앤 스피릿(Wine & Spirits)>으로부터 2003년 ‘100대 와이너리(Top 100 Wineries)’로 선정되었으며, <와인 인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로부터 2010년 ‘유럽 최고의 와이너리(European Winery of the Year)’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쌓아 왔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60년 이상된 올드바인 포도밭을 관리하여,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을 생산한다.

비냐 사스트레 로사도는 두에로강을 내려다보는 경사진 포도밭의 포도로 만들어졌다. 강렬하고 깨끗한 과일 아로마에 이어 잘 익은 딸기류 과일의 신선한 풍미가 강조된다. 중심을 잡아주는 산도가 다른 요소들과 균형을 이루고, 꽃의 잔 향이 부드럽고 긴 우아한 미감과 함께 입안에 오래 지속된다.

지중해 감성을 가득 담아
샤또 보쉔 꾸지나드(Chateau Beauchene Cousinade)

생산지 꼬뜨 드 프로방스 > 프랑스
품종 생소 28%, 그르나슈 27%, 시라 17&, 무르베드르 17%, 롤 11%

1794년 베르나르(Bernard) 가문이 설립한 샤또 보쉔은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의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다. 현재는 미쉘 베르나르(Michel Bernard)와 그의 와이프, 두 딸이 와이너리를 꾸려 나가고 있다. 자연과 동식물의 조화를 중요시하며, 에너지 사용과 공기 청정도, 물의 정화 등 생태계 흐름에 특히 신경 쓴 친환경 와인을 생산한다. 가장 높은 등급의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프로방스 지역 해발고도 365m의 석회질 토양 포도밭에서 생산된 로제 와인이다. 생소,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르드, 롤 등 프랑스 남부 지역의 여러 품종이 블렌딩되었다. 서늘한 기후 속에서 포도가 천천히 익어 신선한 산도와 복합적인 아로마를 함께 발전시켰다. 연한 살구색을 띠고 신선한 장미꽃을 한 아름 안은 듯한 향이 매혹적이다. 시트러스, 지중해 허브의 향이 함께 어우러지며, 탁월한 산도와 미네랄리티가 다음 잔을 부른다.

'장미'를 테마로 만든 아름다운 와인
제라르 베르트랑 꼬뜨 로즈 로제(Gerard Bertrand Cote des Roses)

생산지 랑그독 > 프랑스
품종 시라, 생소, 그르나슈

제라르 베르트랑(Gerard Bertrand)은 남프랑스 와인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와이너리다. 남프랑스 와인이 품질보다는 생산량을 중시하던 시절, 랑그독 지역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프리미엄화를 이끌었다. ‘제라르 베르트랑 꼬뜨 로즈 로제’는 장미를 테마로 만든 로제 와인이다. 와인병에 금박으로 장미꽃을 각인하고 병 바닥을 장미 모양으로 조각하여 와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시라, 생소, 그르나슈 세 품종을 사용했으며, 포도의 줄기를 제거하고 차가운 온도에서 가볍게 추출하여 고품질 주스만을 발효시켰다.

영롱한 살구색을 띠고, 체리 등 신선한 붉은 베리류 과일과 은은한 꽃의 아로마가 향긋하게 어우러진다. 장미꽃을 입에 머금은 듯한 플로럴 노트와 시트러스, 자몽의 풍미가 입안에서 기분 좋게 번진다. 부드러운 탄닌과 기분 좋은 산도가 우아하게 균형을 이루고, 신선한 미감과 오래 지속되는 아로마가 좋은 균형을 이룬다. 2018년 <와인 스펙테이터 탑 100 밸류 로제 와인>으로 선정되었으며, 2020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와인이다. 와인21닷컴 기자들이 선정한 ‘사랑을 부르는 Best 10’ 와인에 뽑히기도 했다.

장인정신으로 만든 하이엔드 로제 와인
제라르 베르트랑 끌로 뒤 템플(Gerard Bertrand Clos du Temple)

생산지 랑그독 까브리에르 > 랑그독 > 프랑스
품종 그르나슈, 생소, 시라, 무르베드르, 비오니에

제라르 베르트랑이 만드는 최상급 프리미엄 로제 와인이다. 랑그독 까브리에르 지역에 포도밭이 있는데, 편암이 석회암 위에 놓여 있는 특별한 떼루아를 지닌 곳으로 힘과 미네랄리티를 모두 가진 와인이 생산된다. 포도밭은 일곱 개 구획으로 나뉜 9헥타르의 싱글 빈야드이며, 평균 수령 50~60년의 올드바인이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관리된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는 하룻밤을 냉장 보관한 후 발효하여 순도 높은 아로마를 유지시켰다. 100% 새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바토나쥬하며 숙성했다.

옅은 연어 빛을 띠며, 젊음의 생기를 지니면서도 복합미를 보여주는 와인이다. 블랙 커런트, 레드 베리류의 과일 아로마와 장미, 제비꽃 등의 플라워 노트가 섬세하게 피어오르고, 남프랑스 특유의 향신료 힌트가 포인트를 준다. 감각적인 미네랄리티와 놀라운 정도로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산도가 길게 이어지며 여운을 남긴다. 완벽한 균형감과 부드러운 볼륨감, 하이엔드 로제 와인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와인이다.

본 조비의 락 스피릿을 담아
제라르 베르트랑 햄튼 워터 로제(Gerard Bertrand Hampton Water Rose)

생산지 랑그독 > 프랑스
품종 그르나슈 60%, 생소 15%, 무르베드르 15%, 시라 10%

제라르 베르트랑이 세계적인 락 뮤지션인 본 조비(Bon Jovi)와 협업하여 만든 프리미엄 로제 와인이다. 본 조비가 아들인 제스 본조비(Jess Bongiovi)와 함께 미국 뉴욕주의 휴양지 햄튼(Hampton)에서 지냈던 시간에서 영감을 받아 ‘햄튼 워터’가 탄생했다. 본 조비 부자가 직접 블렌딩 과정에 참여했으며, 감각적인 레이블과 뛰어난 품질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와인이다. 2019년 <와인 인수지애스트>의 ‘와인과 문화 부문 와인 스타상(Wine and Culture Wine Star Award)’을 받았으며,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2019 탑 밸류 로제 와인(2019 Top Value Rose Wine)’으로 선정되었다.

포도는 수확 후 차가운 온도에서 압착했으며, 첫 번째 주스만을 사용하여 순수한 과실미를 잘 살렸다. 30~60일간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며 복합미를 더했다. 지중해 와인 특유의 신선한 과실향과 은은한 미네랄리티가 잘 표현된 와인으로, 시트러스, 하얀 복숭아 등의 신선한 과일과 꽃의 아로마, 미네랄리티가 하모니를 이룬다. 부드러운 텍스쳐와 신선한 풍미, 군더더기 없는 피니쉬로 마무리된다. 남프랑스의 지중해 포도 품종들로 미국 동부 지역 최고의 휴양지인 햄튼 지역의 감성을 담아낸 와인이다.

신윤정 자료 제공 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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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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