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매니저의 이유 있는 추천 ‘연말 감성 와인 & 꿀팁’

Edited by이 새미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들이 빛나는 밤, 친구들과 즐기는 홈파티. 다가오는 새해를 카운트하며 덕담을 주고받는 연말 모임. 12월은 그런 따스한 순간이 가득한 달이다. 한 해의 끝에 '마침표' 같은 온전한 느낌을 줄 '연말 와인' 7종을 와인 수입사들로부터 추천 받았다. 담당 브랜드 매니저(이하 BM)가 전하는 '와인의 매력을 200% 즐기는 꿀팁'도 함께한다.

프리미엄 포트 와인의 대명사 ‘그라함’ & 샤워 후에 즐기는 달콤 짜릿한 한 잔

그라함 20년 토니 포트(Graham’s 20 Years Old Tawny Port)

Interviewee 남현재 BM / 까브드뱅 

추천 코멘트 프리미엄 포트와인의 대명사, 그라함(W. J. Graham’s)은 포트 와이너리 중에서 유일하게 자체 오크통 관리 팀(cooperage)를 보유한 와이너리다. 토니 포트가 오크에서 대부분의 숙성 시간을 보내는 만큼, 그라함이 얼마나 토니 포트의 오크 숙성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또 그라함은 한국 포트 시장 프리미엄 카테고리에서 약 30%를 차지하며, 한국 소비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라함의 토니 포트 중 20년 숙성을 추천하는 이유는 ‘포트 자체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서다. 10년 토니에서 보이는 과실 향은 옅어지고, 대신 숙성 포트 특유의 견과류, 카라멜, 오렌지 껍질 향은 진해진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빠지지 않는 케이크, 그리고 케이크에 곁들일 달콤한 포트 와인 한 잔을 빼놓을 수 없다. 오픈하면 한 번에 다 마셔야 하는 다른 와인과는 달리, 토니 포트는 오픈 후 최소 8주는 음용 가능하니 조금씩 곁들이기도 좋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라 살짝 칠링해서 마시는 걸 추천한다. 나는 미리 냉장고에 그라함 20년 토니 포트를 넣어 두었다가 퇴근 후 샤워하기 전 꺼내 놓는다. 샤워를 마치고 마시는 그라함 20년 토니 포트 한 잔은 그야말로 달콤 짜릿한 휴식을 선사한다. 이에 더해, 식사 후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곁들이는 포트 와인 한 잔 역시 연말에 누려야 할 소소한 사치다. 

까브드뱅 남현재 BM

실키한 질감의 ‘버터넛 카베르네 소비뇽’ & 단짠·고소 조합의 디쉬

버터넛 카베르네 소비뇽(Butternut Cabernet Sauvignon)

Interviewee 박나은 ABM / 국순당 

추천 코멘트 국순당에서 신규 출시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버터넛(Butternut)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추천한다. 버터넛이라는 이름부터 부드러움을 짐작할 수 있는 와인이다. 잘 익은 베리 향과 실키한 질감이 어우러져, 연말의 따뜻한 조명, 편안한 음악,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부드럽게 스타일링 된 카베르네 소비뇽이라, 겨울에는 1~2분만 상온에 두고 마시면 실키한 질감이 가장 잘 살아난다. 한 모금 머금은 뒤 2~3초 천천히 여운을 느끼면 레드베리와 바닐라 느낌이 올라오면서 버터넛의 ‘스무스함’이 바로 체감된다. 고추장 버터 불고기나 트러플 감자 그라탱처럼 단짠·고소 조합의 음식 한 가지만 곁들이면 버터넛의 겨울 풍미가 완성된다. 

국순당 박나은 ABM

왕들의 와인이자, 와인의 왕 ‘로얄 토카이’ & 바닐라 아이스크림

로얄 토카이 블루 라벨 5 푸토뇨스(Royal Tokaji Blue Label 5 Puttonyos)

Interviewee 송선웅 BM / 신동와인

추천 코멘트 루이 14세가 '왕들의 와인이자, 와인의 왕'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토카이는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스위트 와인을 만들고 있다. 로얄 토카이는 1989년 세계 3대 와인 평론가 휴 존슨(Hugh Johnson)이 토카이에 설립한 곳으로, 최고 품질을 지향하는 와이너리다.

로얄 토카이 블루 라벨 5 푸토뇨스는 헝가리의 대표 스위트 와인인 ‘아수(Aszú) 와인’이다. 맑은 황금색을 띠며, 코에서는 말린 과일, 벌꿀, 열대 과일 향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입안에 머금으면 오렌지, 블랙 티, 카라멜, 마멀레이드 등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토카이 아수 와인의 전통적인 페어링을 따라,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살짝 뿌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다가오는 설에는 한과와 함께 즐겨도 잘 어울린다. 서구권에서는 흔히 귀부와인을 푸아그라와 페어링하는데, 한국 맞춤형으로 순대 간과의 매칭을 추천한다. 데일리로 즐기기 좋을 뿐만 아니라, 놀라운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신동와인 송선웅 BM

프리미엄 젝트 생산자 ‘젝트하우스 크랙’ & 독일 크리스마스 디저트 ‘슈톨렌’

젝트하우스 크랙 블랑 드 블랑 브뤼 나뚜르(Sekthaus Krack Blanc de Blancs Brut Nature)

Interviewee 김영환 대표 / 그랜드 이스트 와인

추천 코멘트 세계에서 스파클링 와인 소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일의 스파클링 와인 사랑은 남다르다. 현재 독일은 샴페인과 더불어, 전통 방식(샴페인 방식)을 이용한 ‘프리미엄 젝트(Sekt)’의 수요가 빗발치고 있다.

독일 팔츠(Pfalz) 지역의 젝트하우스 크랙(Sekthaus Krack)은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있는 프리미엄 젝트 생산자이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포도만을 사용하는 곳으로, 샹파뉴로 치자면 RM 하우스라고 부를 수 있겠다. ‘샴페인에 견줄 가성비 스파클링’을 찾는다면, 이들의 ‘블랑 드 블랑 브뤼 나뚜르 2022’ 빈티지가 가장 적합한 답이 아닐까. 지난 2020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92점을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 피노 블랑 100%를 사용하며, 해마다 다른 작황과 테루아를 표현하기 위해 매년 빈티지 와인으로만 출시된다. 1차 발효 후에는 오크통에서 10개월, 2차 발효 후에는 병에서 20개월 숙성을 거쳐 와인을 완성한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잘 익은 노란 사과, 레몬 껍질, 그리고 브리오슈 풍미가 좋은 와인이다. 요즘 겨울철에 많이 즐기는 독일의 크리스마스 디저트, 슈톨렌과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와인의 높은 산도와 미네랄리티가 슈톨렌의 달콤한 맛을 끌어올려 주며, 11.5%의 낮은 알코올 도수가 부담스럽지 않아 즐기기 좋다.

그랜드 이스트 와인 김영환 대표

화이트의 바롤로 ‘티모라쏘’로 만든 ‘피콜로 데르토나’ & 겨울 제철 ‘굴전’

비네티 레페토 피콜로 데르토나(Vigneti Repetto Piccolo Derthona)

Interviewee 김찬우 BM / 케이에스와인 

추천 코멘트 비네티 레페토(Vigneti Repetto)의 피콜로 데르토나(Piccolo Derthona)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티모라쏘(Timorasso)’를 사용한 와인이다. 피에몬테의 고대 토착품종인 티모라쏘는 뛰어난 구조감과 숙성력으로 인해 ‘화이트 바롤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피콜로 데르토나는 이탈리아 주요 미쉐린 레스토랑에 리스팅되어 있으며, 한국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산(Restaurant San)’에서도 페어링 와인으로 애용되고 있다.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와 짭짤한 미네랄리티, 그리고 기분 좋은 산도 덕분에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 범용성이 뛰어나다. 상큼한 시트러스, 잘 익은 복숭아, 파인애플의 열대과일 향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며, 임팩트 있는 풍미가 생동감을 준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겨울 제철을 맞는 굴과의 조합을 추천한다. 비네티 레페토의 담당자 사라(Sara)와의 만남에서 “가장 완벽한 페어링은 굴”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나의 고향은 굴로 유명한 통영이다. 석화, 생굴 모두 곁들이기 좋지만, 고향에서 자주 즐기는 통영식 ‘굴전’을 특히 추천한다. 굴을 채소와 함께 다져 넣고 계란물을 입혀 노릇하게 부쳐낸 음식이다. 폭신한 계란의 식감, 바다 향이 가득한 굴, 채소의 싱그러움까지 모두 와인과 어우러져, 그 이상의 페어링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케이에스와인 김찬우 BM

시간을 음미하는 ‘마데이라 콜헤이타 1998’ & 따끈한 겨울 디저트

주스티노스 마데이라 콜헤이타 1998(Justino’s Madeira Colheita 1998)

Interviewee 김지연 BM / WS통상

추천 코멘트 내가 추천할 와인은 시간이 빚은 달콤함으로 겨울을 따뜻하게 채우는 ‘주스티노스 마데이라 콜헤이타 1998’이다. 1998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20년이 넘는 시간을 단단하게 견디며 탄생한다. 다락에서 낮에는 뜨거운 열을 받고 밤에는 차갑게 식으며 숙성하는 ‘칸테이로(Canteiro)’ 방식으로 더 깊고 농밀한 풍미를 완성했다. 캐러멜, 토피, 견과류의 깊은 풍미와 건과일의 달콤한 뉘앙스에서 ‘시간을 음미할 수 있는 와인’이다.

스위트 와인 스타일이지만 지나치지 않다. 높은 산미가 스위트한 질감에 균형을 잡아주어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여운이 남는다. 달콤함을 즐기지 않는 이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단맛’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마데이라의 높은 도수는 겨울철에 어울리는 '따뜻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입안을 은근하게 데워주는 느낌, 한 모금만으로도 긴 여운이 이어지는 깊이, 이 모든 것이 마데이라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버터, 견과류, 건과일이 듬뿍 들어간 슈톨렌은 마데이라와 놀라운 조화를 이룬다. 와인과 슈톨렌, 두 풍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따뜻한 겨울 디저트 시간을 완성한다. 또한 우리에게 친근한 약과, 구운 고구마, 따뜻한 호두과자와 깜짝 놀랄 만큼 잘 어울리므로 꼭 시도해 보시기 바란다. 추운 연말에는 칠링 없이 상온에서 바로 마시는 것이 좋다. 음용 적정 온도인 16~18°C에서 가장 향이 풍부하게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WS통상 김지연 BM

디저트의 완벽한 파트너, 280여 년 역사의 클래식 포트 ‘버메스터’ & 칵테일 레시피

버메스터 루비 포트 (Burmester Ruby Port)

Interviewee 박지원 BM / 비케이트레이딩

추천 코멘트 1750년 설립된 버메스터(Burmester)는 포르투갈 도우로(Douro), 빌라 노바 데 가이아(Vila Nova de Gaia)의 대표적인 포트 와이너리다. 전통적인 장기 숙성 방식으로 깊이 있는 풍미와 우아한 균형을 갖춘 포트 와인을 생산한다. 이들의 와인은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 수출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버메스터의 와인은 우아한 단맛과 긴 여운으로 연말 시즌의 디저트류와 완벽한 페어링을 보여주며, 특별한 순간을 더욱 따듯하고 풍성하게 해주는 클래식 포트 와인이다. 

버메스터의 포트 와인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루비 포트(Ruby Port)’는 3년의 오크 숙성을 거쳐 신선한 과일 부케와 설탕에 졸인 듯한 농축된 베리 향이 살아있는 와인이다. 달콤한 젤리, 자두, 딸기, 구즈베리, 캐러멜, 시럽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적당한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 그리고 균형 잡힌 알코올감 덕분에 포트 와인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스타일이다. 특히 다크 초콜릿 디저트, 치즈, 베리 타르트, 그리고 훈제 고기나 풍미 있는 육류 요리까지 다양한 음식과 훌륭한 페어링을 보여준다.  

브랜드 매니저의 TIP 포트 와인을 칵테일로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버메스터 루비 포트 와인 2온스에 토닉1 온스, 그레나딘 시럽 0.5온스, 라임 주스 1티스푼을 넣고 라임 슬라이스 가나쉬를 올리면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루비 포트 특유의 잘 익은 베리의 달콤함에 청량한 산미가 더해져, 포트 와인을 더욱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비케이트레이딩 박지원 BM

정리 이새미 사진·자료 제공 각 수입사 브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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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5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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