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기초 읽기 #4 샴페인의 스타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Written by와인인 에디터

17세기 프랑스 샹파뉴 지방 오빌레(Hautvillers) 수도원의 베네딕토회 수도사 돔 피에르 페리뇽(Dom Pierre Pérignon)은 여러 품종의 와인, 서로 다른 크뤼의 와인을 블렌딩하는 방식을 처음 도입해 대혁신을 가져왔다. 이어 17세기 후반, 적포도에서 투명한 포도즙을 얻어내는 압착 기술이 발명되면서 샴페인은 오늘날의 다채로운 스타일로 발전하게 되었다. 샴페인의 주요 스타일에 대해 알아본다.

돔 피에르 페리뇽(Dom Pierre Pérignon)/위키피디아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이름을 직역하자면 ‘흰색에서 얻은 흰색’으로, 화이트 와인 품종만을 사용하여 양조한 샴페인을 일컫는다. 단일 품종으로 만들기도 하고 허용된 여러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들기도 한다. 보통은 샤르도네 100%를 사용하며, 아르반(Arbane), 프티 메슬리에(Petit Meslier),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 등의 품종도 사용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샤르도네로 유명한 지역에서 블랑 드 블랑을 많이 생산한다.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이 첫손가락에 꼽히며, 그보다 남쪽에 위치한 코트 드 세잔(Côte de Sézanne)도 샤르도네를 중심으로 블랑 드 블랑을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같은 블랑 드 블랑 카테고리의 샴페인이라도 생산자의 양조 스타일, 포도밭, 품종, 수확시기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프로파일이 달라질 수 있다. 거시적으로는 크리스피한 산도와 우아함이 강조되는 가벼운 스타일이 많은 편이다. 석회질의 진흙 토양에서 오는 부싯돌, 흑연 등의 미네랄 캐릭터, 산사꽃, 허니서클, 아카시아 등 흰 꽃 향과 레몬, 자몽 등의 감귤류 과일 향이 풍부하다. 숙성력도 좋은 편인데, 숙성됨에 따라 버터, 비스킷 등 이스트 풍미와 함께 말린 과일 향, 잘 익은 사과, 견과류, 꿀 향 등이 자리 잡으며, 질감이 크리미하고 벨벳처럼 부드러워진다.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
‘검은색에서 얻은 흰색’이라는 뜻으로,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와 같은 적포도 품종을 사용해 만든 샴페인을 일컫는다. 포도를 압착하는 과정에서 껍질과 과즙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투명한 포도즙을 추출해 만들어진다.

적포도 품종의 골격과 힘, 구조감을 간직하고 있어, 다른 스타일에 비해 바디감이 좋고 강건한 느낌을 준다. 블랑 드 누아를 설명할 때 ‘비노어스(vinoous)’라는 표현이나 ‘비노시티(vinosity)’라는 단어가 등장하곤 하는데, 풍성한 과일 향, 파워풀한 바디, 비교적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해 팔렛에서 힘이 느껴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피노 누아와 피노 뫼니에 품종은 흰 복숭아, 살구, 노란 자두 등의 밝은 과일 향과 함께, 딸기, 라즈베리, 체리 등 붉은 과일 향, 더 나아가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검은 과일까지도 샴페인에 표현해 낼 수 있다. 시트러스, 망고와 패션프루트, 장미나 제비꽃 등의 플로럴 캐릭터, 정향과 시나몬의 향신료까지 풍성한 표현력과 뉘앙스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숙성이 진행되면 브리오슈, 버터, 비스킷 등 이스트 풍미와 함께, 커피, 코코아, 말린 자두 등의 향을 얻으며, 때로는 가죽 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체 재배 면적의 75% 이상이 피노 누아와 피노 뫼니에인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 지역을 포함하여, 샴페인의 중심지인 에페르네(Épernay), 발레 드 라 마른(Vallée de la Marne) 지역의 생산자들이 유명하다.

로제 샴페인(Champagne Rosé)
주로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샤르도네를 사용하여 만드는 로제 샴페인에는 크게 두 가지 생산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화이트 와인에 5~20%의 레드 와인을 블렌딩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로는 침용 방식으로 만드는 ‘로제 드 마세라시옹(Rosé de Macération)’이 있다. 일반적으로 적포도에서 추출한 포도즙에 24~72시간 동안 껍질을 침용하여 색을 입힌다. 침용 방식 중에서는 껍질과 접촉하는 시간을 8~12시간으로 짧게 가지는 세니에(Saignée) 방식도 있다.

적포도 블렌딩 비율이 낮거나 침용 기간이 짧을수록 옅은 분홍빛과 시트러스, 야생 딸기 등 신선하고 여린 스타일의 로제 샴페인이 탄생하며, 반대로 적포도 품종의 비율이 높거나 침용 기간이 길면 짙은 컬러와 함께 잘 익은 노란 과일과 약간의 붉은 과일 향, 구조감이 좋고 복합미가 있는 스타일의 로제 샴페인이 만들어진다.


⁂코토 샹프누아(Coteaux Champenois)란?
코토 샹프누아 AOC는 샴페인 AOC과 지리적으로 동일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 즉 허용되는 포도 재배지는 동일하게 샹파뉴 지역이다. 꼬또 샹프누아는 스파클링을 제외한 모든 스틸 와인을 포괄한다. 7가지 포도 품종을 허용하고 있으며, 샴페인의 주요 품종인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를 포함하여 아르반, 프티 메슬리에, 피노 블랑, 피노 그리가 있다.

자료 조사·정리 이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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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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