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티에노,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선택
프랑스 샴페인 지역의 유일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아르노 랄르멍(Arnaud Lallement) 셰프의 라씨에뜨 샹쁘누아즈(L’assiette Champenoise), 이탈리아 루바노(Rubano)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마씨밀리아노 아라즈모(Massimiliano Alajmo) 셰프의 르 까랑드르(Le Calandre), 일본 교토에 위치한 히로시 사사키(Hiroshi Sasaki) 셰프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기온 사사키(Gion Sasaki), 프랑스 미식의 교황, 셰프 폴 보퀴즈(Paul Bocuse)의 상징적인 레스토랑 폴 보퀴즈(Restaurant Paul Bocuse)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것과 그들의 섬세한 음식에 어울리는 샴페인 티에노를 서브하고 있다는 것!
샴페인 티에노는 프랑스는 물론이며 수출하고 있는 전 세계 마켓에서 90% 이상의 와인을 레스토랑과 호텔, 고급샵에서 유통하고 있다. 미식가에게 선택받은 와인, 샴페인 티에노를 와이너리 오너인 스태니슬라스 티에노(Stanislas THIÉNOT)와 아시아 마켓 담당자 쟝-프랑수와 라 가르드(Jean-François LAGARDE)를 소공동 웨스틴 조선 갈라 디너에서 만났다.

샴페인 티에노는 왜 맛있을까?
샴페인 티에노는 어떻게 전 세계 최고의 셰프들에게 사랑받게 되었을까? 다른 샴페인보다도 가장 음식 친화적인 와인으로 솝꼽힐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스태니슬라스와 나누어 보았다.
먼저 샴페인 티에노는 본인의 밭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오래된 계약을 맺고 있는 포도 재배자들과 협업해 포도를 구매하기도 하는 NM(Négociant Manipulant)이다. 하지만 엄청난 양이 아닌 부티크 스타일로 소량의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큰 차별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안정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와인에는 개성이 가득하다.

특히, 소유하고 있는 30ha에 달하는 포도원 중 절반은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 그 중 코트 데 블랑의 아비즈 플롯(Avize plot)은 샴페인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60년 된 올드 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샴페인을 만드는 데 흔히 사용되는 뮈니에는 과실미를 뽐내는 그만의 장점도 있긴 하지만 동시에 에이징 속도가 빠르기도 한데, 티에노의 경우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에서 생산된 포도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뮈니에 사용이 적은 것도 포인트가 된다. 따라서 숙성 잠재력이 길고 그에 따라 빈티지 샴페인이 많은 것 또한 특별하다.
하우스의 기본급 퀴베에도 빈티지 와인과 리저브 용액을 주로 사용해 차원이 다른 깊이를 선사한다. 레인지에는 유독 샤르도네를 100% 사용한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이 많은데, 와인이 지닌 섬세함이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하다. 파인다이닝에 잘 어울리는 섬세함과 개성, 품위와 경쟁력까지 모두 갖추었다.
웨스틴 조선 호텔의 갈라디너에서 만난 샴페인 티에노

퀴베 티에노 & 페페 탈라베라 스페셜 릴리즈(Cuvée Thiénot & Fefe Talavera Special Release)
매그넘 사이즈로 서브된 첫 번째 샴페인. 조선호텔의 아뮤즈 부쉬와 서브되었는데 각 개성을 담고 있는 세 가지의 스몰 바이트와 모두 잘 어우러지는 면모를 갖추고 있어 깜짝 놀랐다. 크랩 미트의 달큰함은 산도가 충분하기에 넣을 수 있는 8g/L의 도자쥬와 함께 녹아들어 가며 토마토 젤리의 감칠맛은 무려 5년간이나 숙성된 샴페인 티에노의 우마미와 한 몸이 된다. 피노 누아 함량이 높아 참치 타르타르의 힘에도 밀리지 않고 토스티한 타르트와도 비스킷, 브리오쉬 플레이버를 더욱 증폭시키며 식사에 기대감을 불어넣어 준다.

갸랑스 티에노(Garance THIÉNOT)와 비쥬얼 아티스트 페페 탈라베라(Fefe TALAVERA)의 콜라보 퀴베. 섬세함과 과실미, 신선함에 초점을 맞추어 색채로 표현된 아티스트 레이블뿐 아니라 와인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2016년 빈티지를 기반으로(65%), 2012, 2013, 2014, 2015 빈티지의 리저브 와인이 35% 블렌딩 되었다. 이 중 35%는 그랑 크뤼, 20%는 프리미에 크뤼에서 온 빈야드의 포도가 사용되었다. 서양배와 복숭아, 비스킷, 브리오쉬를 비롯한 아로마가 즐겁고 힘찬 기포감과 함께 기나긴 피니쉬를 선사한다. 당도와 산도의 밸런스가 돋보이는 와인이다. 샤르도네 35%, 피노 누아 45%, 피노 뮈니에 20% 블렌딩.

퀴베 빈티지 2015 컬렉숑 오리진(Cuvée VINTAGE 2015 Collection Origine)
주꾸미와 봄 야채 샐러드와 함께 서브되었던 와인. 주꾸미는 봄이 오면 식탁 위에 자주 오르는 한국인에게는 굉장히 친숙한 식자재인데, 맞은편에 앉은 두 분이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식사하여 더욱 기억에 남는 디쉬이자 페어링이다. 바삭하게 튀긴 주꾸미에 칠리소스를 곁들여 여린 잎들과 함께 테이스팅 했다. 칠리소스에는 약간의 달콤함이 있는데 무려 7년간이나 숙성한 샴페인의 감칠맛이 있어 다소 강렬한 소스를 지닌 음식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100% 말로락틱 전환을 해 안정적인 산도감을 지니고 있으며 6g/L의 도사주로 약간의 단맛을 지니고 있는 소스와도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잘 익은 서양배와 노란 사과, 브리오쉬와 베르가못(bergamot)을 비롯한 약간의 향신료 뉘앙스가 느껴진다. 조밀한 버블감과 상쾌한 산도감, 탄탄한 스트럭처와 긴 피니쉬가 인상적이다. 샤르도네 30%, 피노 누아 60%, 뮈니에 10% 블렌딩. 이 중 그랑 크뤼 밭에서 온 포도가 18%, 프리미에 크뤼에서 얻어진 포도가 47% 블렌딩되었다.

퀴베 스태니슬라스 2008 컬렉숑 파미(Cuvée STANISLAS 2008 Collection Famille)
샴페인 마니아들은 흔히 샴페인으로는 모든 코스의 음식과 페어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일견 맞는 이야기다. 로제 샴페인도 있고, 블랑 드 누아도 있어 보다 스트럭처가 있는 스타일도 있으니 육고기와도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와인이 바로 샴페인이다. 하지만 이날은 스테이크와 샤르도네 100% 블랑 드 블랑 와인을 페어링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008년 빈티지로 무려 12년이나 숙성 후 출시된 와인. 섬세한 샤르도네의 스트럭처는 그대로 잘 살아있으면서 버터리한 브리오쉬와 잘 토스트한 피스타치오와 헤이즐넛 아로마는 마치 음식의 소스에 복합미를 더해주듯 시너지가 훌륭했다. 살구와 같은 말린 과실 뉘앙스와 콩피한 레몬 껍질 뉘앙스와 함께 크리미한 버블과 아름다운 산도가 스테이크의 기름기를 싹 씻어 가며 다음 한 입을 불러온다. 2009월 6월 병입, 12년 숙성, 데고르주멍은 2019년 9월~2021년 12월까지 진행.
빈티지 샴페인 맛집 티에노
샴페인 티에노는 유난히 빈티지 와인 레인지가 다양하고 또 훌륭해 오너에게 어떤 빈티지를 가장 선호하고 있는지 물었다. 물론 계절과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그의 최애 빈티지는 2008년. 텐션이 있는 빈티지로 레모니하고 두드러지는 섬세함을 맛볼 수 있다. 반면에 2012년 빈티지는 따뜻했던 해로 풍만한 샴페인이 필요할 때에 가장 즐겨 찾는다고 덧붙였다. 샴페인 그 자체만을 즐길 수 있다면 1999년 빈티지를 빼놓을 수 없다. 세월이 더해질수록 더더욱 세련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와인을 맛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선사하는 황홀함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문의 히든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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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양진원 푸드 & 와인 칼럼니스트 CEO 사진 김성룡 포토그래퍼 자료 제공 히든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