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인 기자단이 만난 '4월의 베스트 와인'!

Written by와인인 에디터

유연하게 변화하는 국내 와인 시장에서, 와인인 기자들은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하며 와인업계의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를 기민하며 읽어내는 와인인 기자단이 모여 4월에 만난 와인들 중 가장 인상적인 옥석을 가려보았다.

아름다운 컬러와 우아한 카리스마의 로제 샴페인 : 배준원 기자

얼마전 샴페인 볼렝저(Champagne Bollinger)의 라 그랑 아네(La Grande Année) 2015 빈티지 론칭 행사에서 만난 와인. 풍만하고 우아한 여왕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는 점이 볼렝저 2015 빈티지의 특징이다. 특히 그랑 아네 로제 샴페인과 프렌치 요리의 페어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샴페인 볼렝저 라 그랑 아네 로제 2015
Champagne Bollinger La Grande Annee Rose 2015

품종 피노 누아 63%, 샤르도네 37% 생산지 프랑스 샹파뉴

라 그랑 아네 로제 2015 빈티지는 피노 누아 63%, 샤르도네 37%를 블렌딩한 로제 샴페인으로, 100%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진다. 피노 누아는 '라 꼬뜨 오 장팡(La Cote aux Enfants)' 단일 포도밭의 레드 와인이 5% 블렌딩되는데, 자매 회사인 도멘 샹송(Domaine Chanson)의 조언으로 '홀 번치 발효법(Whole bunch Fermentation)'으로 만들어져 그랑 아네 로제의 아름다운 컬러를 뽑아냈다.

오렌지색이 감도는 빛나는 구리빛 컬러가 눈을 사로잡는다. 붉은 열매가 메인으로, 졸인 딸기, 체리, 라즈베리, 아몬드, 우드, 페이스트리, 브리오슈 등 복합적인 아로마가 인상적이며, 입속에서는 환상적인 밸런스로 산화된 효모의 풍미와 오렌지 껍질, 구운 아몬드, 미네랄의 복합미가 입을 즐겁게 한다. 크리미한 질감과 밀도감, 구조감이 인상적인 고급 로제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볼렝저 라 그랑 아네 로제 2015를 적극 추천해 본다. 수입사 신동와인 

오아시스처럼 만난 프랑스 쥐랑송 지역의 와인 : 천혜림 기자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쥐랑송(Jurançons) 지역의 와인은 맛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그래서 오아시스처럼 더욱 반가웠던 와인이 바로 '도멘 꼬아페 콰트르 텅(Domaine Cauhapé Quatre Temps) 2019였다.

도멘 꼬아페 콰트르 텅 2019
Domaine Cauhapé Quatre Temps 2019

품종 프티 망상 50%, 그로 망상 50% 생산지 프랑스 쥐랑송

‘사계절’이라는 뜻의 ‘콰트르 텅’은 프티 망상(Petit Manseng) 50%와 그로 망상(Gros Manseng) 50%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올드 오크에서 2년 동안 리(Lee) 숙성하여 약간의 산화된 캐릭터와 함께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하게 코를 자극하는 향이 펼쳐진다. 하얀 꽃, 사워(sour) 망고, 약간의 말린 핵과류가 느껴지며, 입안을 꽉 채우는 풍부한 질감과 신선한 산도가 그날 함께 먹었던 문어/새우 요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 해산물과의 페어링도 좋지만 향신료가 강한 태국 혹은 베트남 음식과도 궁합이 좋을 것 같다. 수입사 오센와인

어쩌면 ‘올해 최고의 와인’이 될지도 모를 ‘빛과 같은 와인’ : 강은영 칼럼니스트

전날 주문진 시장에 다녀와 냉장고가 풍족한 주말이었다. 어민수산시장에서 한올 한올 손으로 깐 성게알을 담아주신 사장님이 서비스로 해녀들이 딴 돌미역을 돌돌 싸 넣어 주셨고, 실한 문어와 도톰한 오징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속초에 들러 산 명란젓도 듬직하게 냉장고를 차지했다. 명란 아보카도 비빔국수, 성게알, 돌미역, 문어숙회 그리고 당근 퓨레를 곁들인 문어구이. 그날 메뉴는 풍년이었는데 내 역할은 이날의 와인을 고르는 것이었다.

이 와인이 ‘4월의 베스트 픽’이자 현재 스코어 ‘올해 최고의 와인’인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 블랑 2014 빈티지이다. 자꾸 소울 운운하며 사색에 빠지게 하는 위험한 부류로, 비로소 빛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이런 와인은 너무 자주 만나도 심장에 해롭다.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 블랑 2014
Château Smith Haut Lafitte Blanc 2014

품종 소비뇽 블랑 90%, 세미용 5%, 소비뇽 그리 5% 생산지 프랑스 보르도

사뿐한 버터향과 새 이불 같은 바스락함, 중심을 잡고 있는 미네랄리티. 와인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거기서 거기지만 모순된 단어들을 동시에 부르는 와인들이 간혹 있다. 가령 샤프한데 부드러워라며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게 만드는 이 와인처럼. 경험적으로 이런 모순을 느끼게 하는 와인은 대개 그해의 베스트 감이었다. 병행 수입품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재발견’ : 최근욱 기자

지난 4월 16일에 열렸던 빈티지 코리아 그랜드 테이스팅. 만약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이 와인을 만났다면 뉴질랜드 샤르도네가 아니라 부르고뉴 샤르도네를 외쳤을 것 같다.

Catalina Sounds, Single Vineyard Chardonnay 2019
카탈리나 사운즈 싱글 빈야드 샤르도네 2019

품종 샤르도네 100% 생산지 뉴질랜드 말보로 와이호파이 밸리(Waihopai Valley)

풍부한 과실향 뒤로 복합미를 가득 머금은 고소함에 자꾸만 손이 가던 샤르도네. 같은 자리에서 훌륭한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들이 있었지만, 특히 이 와인은 ‘뉴질랜드 말보로의 재발견’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팔렛 위로 복합성을 더하는 밀키한 노트와 크리미한 질감의 피니쉬. 고급스럽고 우디한 타닌과 산미가 결합되어, 상쾌하면서도 결코 중심을 잃지 않는 무게감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수입사 빈티지 코리아

뛰어난 2017 빈티지의 비레-클레세 와인 : 박지현 작가

이 와인을 처음 봤을 때 구매해야 할 이유는 확실했다. 부르고뉴 화이트 중 훌륭했던 2017 빈티지와 개성이 뚜렷한 비레-클레세(Viré-Clessé) 마을이기 때문. 생소한 도멘이긴 하지만 좋은 해엔 굳이 생산자까지 따질 필요가 없으니.

도멘 로베르 드노정 비레-클레세 엉 샤틀렌 2017
Domaine Robert-Denogent Viré-Clessé En Châtelaine 2017

품종 샤르도네 100% 생산지 프랑스 부르고뉴 비레 클레세 AOC

비레-클레세는 마코네 지역의 마을로 화이트 와인만 생산한다. 오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 탱크에서 1년 숙성한 이 와인은 신선한 과일 느낌과 함께 부드러운 유질감, 무게감이 꽤 느껴진다. 진중하고 깊이 있는 화이트 와인으로 간장 양념의 찜닭이나 요즘 제철인 꽃게 요리와 매칭해 볼 만하다. 수입사 롯데와인

‘알바리뇨의 정수’를 봄바람과 함께 : 뽀노애미 기자

2024년 봄을 느끼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는 상쾌한 봄바람과 함께 해산물을 즐기며, 이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선택한 것은 마르 데 프라데스(Mar de Frades)의 알바리뇨(Albariño)였다.

마르 데 프라데스 알바리뇨 아틀란티코 2022
Mar de Frades Albariño Atlantico 2022

품종 알바리뇨100% 생산지 스페인 리아스 바이사스

알바리뇨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2019년 새롭게 추가 승인된 화이트 품종이다. 더위에 강한 화이트 포도 품종에는 알바리뇨 외에 분명 다른 선택지들도 많았을 것이다. 타 품종이 이의 매력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알바리뇨가 독보적인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더욱이, 마르 데 프라데스는 영국 ‘드링크 비즈니스’가 선정한 ‘스페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양조학자’인 와인 메이커 파울라 판디뇨 피타(Paula Fandiño Pita)가 모든 생산을 책임지고 있으며, ‘알바리뇨의 정수’를 세련되게 표현한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재스민, 제비꽃 향 사이사이에 펜넬, 망고, 살구의 과실 아로마와 함께 짭쪼름한 미네랄리티가 특징적인 와인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마르 데 프라데스 알바리뇨와 조개구이를 함께 페어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입사 베리타스 비노

각 인터뷰이 사진 각 와인 수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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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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