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사 에노테카 코리아 김진섭 대표 인터뷰

Edited by신 윤정

15년의 시간은 숫자 이상의 이야기이다. 한 병의 와인이 테루아와 시간을 품듯, 에노테카 코리아 역시 사람과 시장, 그리고 문화의 변화를 켜켜이 쌓아왔다. 낯설던 와인을 일상의 언어로 바꾸는 여정 속에서, 이들은 단순한 수입사를 넘어 가장 믿음직한 '와인 파트너'로 자리 잡으며 국내 와인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해 왔다. 15주년을 맞은 지금, 그 여정을 이끈 김진섭 대표에게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우선 에노테카 코리아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A. 에노테카 코리아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8개국에서 와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와인 기업의 한국 법인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주요 산지의 와인을 엄선해 국내에 소개하고, 안정적인 유통을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노테카 본사 국제사업팀 총괄 이와사키상(좌)과 김진섭 대표(후)

Q. 15주년을 맞이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에노테카는 1999년 갤러리아 백화점 내 프렌차이즈 와인샵으로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다. 이후 2011년, 와인 수입사 에노테카 코리아로 직접 진출하며 올해 1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브라더스) 이후 시장이 점차 회복되며 와인 시장도 함께 성장하던 시기였고, 덕분에 좋은 흐름 속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함께해 준 직원들의 뼈를 깎는 헌신과 노력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론 지난 15년간 한국의 와인 소비 문화가 참 많이 변화해 왔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에는 다소 낯선 문화였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에노테카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점에 감사한 마음이 크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자 한다.

Q. 에노테카 코리아만의 포트폴리오 운영 철학이 궁금하다.

A. 무엇보다 각 지역의 테루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와인을 소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프랑스 샴페인의 대표적인 하우스인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처럼 오랜 전통을 지키며 7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가는 생산자들의 와인을 한국에 소개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의 규모보다는 와인의 본질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방향이다.

에노테카 코리아의 대표 브랜드 '루이 로드레' 샴페인 하우스

Q. 에노테카 코리아의 ‘직수입-직판매’ 원칙은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A. 유통 중심의 역할을 해 온 기존의 많은 수입사와 다르게 에노테카는 출발점이 와인샵 매장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고객에게 직접 와인을 소개하고 전달하는 과정까지 책임지는 것을 우리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와인이 소비자들의 손에 닿기까지, 와이너리에서 출발해 운송, 국내 물류, 보관, 매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온도와 상태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좋은 상태의 와인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며, 에노테카 코리아가 꾸준히 지켜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2012년 오픈한 에노테카 직영샵 1호점인 압구정점을 필두로, 특히 2020년대 들어 직영샵을 꽤 많이 오픈했는데

A. 더 많은 고객이 에노테카의 와인을 보다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고민하는 가장 큰 과제이다. 직영샵은 이를 위한 하나의 접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호텔, 백화점, 주요 상권, 쇼핑몰 등 다양한 생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12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직은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서두르기보다는 한 걸음씩 안정적으로 나아가며 더 많은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에노테카 직영샵 그랜드워커힐 호텔점

Q. 에노테카 코리아의 15년 중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A. 돌이켜보면 여러 순간이 떠오르지만, 무엇보다 회사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서 함께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하나의 조직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또한 나파 밸리 최초의 한국인 소유 와이너리인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와 같이 의미 있는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었던 경험 역시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직접 현지를 찾아 교류를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와인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다나 에스테이트의 와인

Q. 1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다.

A. 에노테카 코리아는 15주년을 맞아, 단순한 기념을 넘어 고객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전하고자 몇 가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우리의 대표 브랜드인 루이 로드레의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샴페인 하우스의 역사와 철학을 보다 차분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다나 에스테이트와 함께, 예술과 와인을 접목한 아트 레이블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와인이 지닌 또 다른 의미를 나누고자 한다.

이와 함께 오퍼스 원(Opus One)의 와인메이커를 초청해 버티컬 테이스팅을 진행함으로써, 한 와인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지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샤토 무통 로쉴드(Château Mouton Rothschild)의 신규 빈티지 레이블 공개와 관련된 글로벌 프로그램에도 함께하며, 그 의미 있는 순간을 국내에도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논알코올 시장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15주년 프로젝트는 와인의 본질은 물론, 문화와 예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에노테카가 지향해 온 가치를 전달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루이 로드레의 오너 프레데릭 루조(Frédéric Rouzaud/중앙)와 셀러 마스터 장 바티스트 레카이용(Jean-Baptiste Lécaillon/우)과 함께

Q. 더 장기적인 큰 그림도 궁금해진다.

A. 앞으로 에노테카 코리아는 단순한 수입사를 넘어, 고객들에게 꾸준히 신뢰를 줄 수 있는 와인 파트너로 자리하고자 한다. 와인의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과 브랜드가 지닌 가치까지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한 걸음씩 신뢰를 쌓아가고자 한다. 또한 더 많은 사람이 에노테카의 와인을 보다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접점을 넓혀가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더 다양한 시장에서 와인 문화를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평양에도 첫 매장을 열어 그곳의 고객들과 와인을 나누는 날이 오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술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보다는, 와인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꼭 값비싼 와인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잔의 와인을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삶의 분위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시간을 통해 많은 변화를 느껴왔다. 크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와인과 함께하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쌓여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INTERVIEWEE 에노테카 코리아 김진섭 대표
정리 신윤정 사진 제공 에노테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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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4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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