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 달간 롯데마트 보틀벙커에서 진행된 남호주 와인 프로모션은 판매량을 기준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48%가 증가한 기염을 토했다. 단순히 수치로 보이는 실적뿐만 아니라, 보틀벙커 내 테이스팅 탭을 활용한 무료 테이스팅과 소믈리에의 테이스팅 가이드, 네 가지 테마로 진행된 마스터 클래스 등의 알찬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에게 남호주 와인을 효과적으로 소개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 성공 스토리를 샐리 타운센드(Sally Townsend) 남호주 주정부 무역투자부 일본 한국 디렉터를 통해 들어본다.
Q. 남호주 애들레이드 출신으로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남호주 주정부(Government of South Australia)에서는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A. 일본에 온 지는 24년이 되었다. 이곳에서 수년간 와인업계에서 일하다 2019년 3월 남호주 주정부 사무소가 도쿄에 오픈하며 일본과 한국 시장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듬해인 2020년 8월, 서울에 한국 사무소를 따로 차리며 시니어 BDM(Business Development Manager)으로 김명진 대표를 임명했다. 남호주 주정부 와인 분야부터 항공, 에너지, 건강식품을 포함한 식품 전반 등 기본적으로 남호주와 한국/일본 사이에서 무역과 투자와 관련한 모든 일을 다룬다. 사무실은 도쿄의 호주 대사관에 있지만, 김명진 대표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도 자주 방문한다.
Q. 한국에 남호주 주정부 사무소가 오픈한 이래 다양한 남호주 와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와인은 역사적·문화적으로 남호주의 아주 중요한 분야이고, 우리는 한국 소비자들이 남호주 와인을 마신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와인이 남호주로의 문을 열어주고, 우수한 와인 양조법과 고품질 와인이 남호주 산업 전체를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에 ‘Tasting SOUTH AUSTRALIA’라는 브랜드를 개발했다. 그 첫 행사는 2021년에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이었던 상황에 맞게 온라인 세미나와 비즈니스 매칭을 먼저 했고, 이후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드 테이스팅을 열었다. 엔데믹 후 작년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대규모 트레이드 테이스팅과 소비자 시음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지난 6월 롯데마트 보틀벙커에서 20여 개 수입사와 함께 리테일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세미나, 소믈리에 테이스팅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16개의 한국 와인 수입사가 남호주 와인 앰배서더 클럽(South Australian Wine Ambassadors Club)으로 있으며, 와인에 포커스를 맞춘 인스타그램 계정(@southaustraliaseoul)을 통해 해당 수입사들과 수입되는 남호주 와인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적극적이고 활달한 팀이다.
Q. 작년 남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을 위해 직접 한국에 와서 행사를 진행했다. 실제로 만나본 한국 와인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그리고 행사 소감을 공유한다면?
A. 한국 와인업계는 적극적이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남호주 와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부산에서 트레이드 테이스팅을 진행했을 당시 참가자들이 고마워하는 것에서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는 훌륭한 음식 문화가 있고, 남호주 와인이 여러 음식에 두루 잘 어울릴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또한 한국 와인 바이어들이 꽤 모험적이고 새로운 와인을 시장에 소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점도 발견했다.
Q. 2021년부터 3년 연속 개최했던 남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을 올해는 하지 않고, 리테일 매장인 보틀벙커에서 소비자 대상의 프로모션을 하기로 결정한 데는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 같다.
A. 남호주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를 지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위로부터의 수요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아래로부터의 수요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유일한 방법은 와인을 시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남호주 주정부로서도 새로운 시도였고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있지만, 이러한 종류의 리테일 프로모션을 계속할 생각이다. 와인샵 매장에 배치한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소개하고 테이스팅을 이끄는 등 교육적인 요소를 포함했는데, 소비자들이 이러한 점을 좋게 받아들였음을 결과로 알 수 있었다.
Q. 이번 보틀벙커 프로모션이 열리기 이틀 전, 주한 호주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오프닝 이벤트가 열렸다. 행사장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A. 참석자들이 남호주 와인을 맛보며 흥미로워하는 것 같았고, 사진도 찍고 와인 수입사나 다른 참석자들과 의견을 교류하는 등 “그냥 또 하나의 행사”에 온 것 같이 않아서 성공적이라 느꼈다. 새로 부임한 주한 호주 대사와 보틀벙커 임원진들도 참석하여 매우 기뻤다. 또한 초청된 분들뿐만 아니라 행사 당일 와인을 구매하러 왔던 보틀벙커 고객들도 현장에서 초대되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항상 권장하는 일이다. 와인은 나누기 위한 것이고 특히 즐거운 행사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남호주 와인을 맛보기를 원한다.
Q. 보틀벙커 프로모션은 단순한 할인 판매가 아니라 남호주 와인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A. 특히 특별 섭외한 소믈리에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 와인 테이스팅을 진행한 것이 이번 프로모션의 핵심 활동이었다. 많은 소비자가 와인을 선택할 때 실패하는 것을 꺼려하고, 또 자신이 구매하고 마시는 것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와인에 담긴 이야기는 와인의 맛과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와인을 더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단지 생산지나 품종에 대한 것이 아니라, 포도밭이나 생산자 가족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친구에게 와인을 따라줄 때나 와인을 선물할 때 그 와인의 배경 이야기를 함께 전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Q. 한편 남호주 와인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네 가지 테마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었나?
A. 남호주 와인의 첫 번째 리테일 프로모션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무엇을 더 알고 싶어할지를 고려해야 했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와인을 맛보고 구매하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테마는 복잡하지 않고 접근성 좋으면서 즐거운 것들로 구성하고 싶었다. 너무 전문적이거나 학구적인 테마는 겉돌 우려가 있었다. ‘남호주의 화이트 와인’, ’남호주의 아이콘 와인’, ’바로사 와인’, ’남호주의 데일리 와인’ 등 네 가지 테마를 통해 우리 와인의 특별한 점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명 와이너리들이 아이콘 와인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즐기기 좋은 와인도 잘 만든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름에 접어든 시점에서, 음식에 곁들이기 좋은 리슬링이나 샤르도네와 같은 남호주의 훌륭한 화이트 와인들을 홍보할 필요가 있었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은 언제나 중요하기에, 다음번 프로모션의 테마도 바이어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소비자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다.
Q. 주요 프로그램으로 보틀벙커 네 개 매장에서 마스터 클래스가 한 차례씩 열렸다. 특히 지방인 창원중앙점의 마스터 클래스에는 직접 한국에 와서 참관했다고 들었다. 그 후기가 궁금하다.
A. 와인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은 전국에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여는 프로모션은 수도권 밖의 와인 시장을 살펴보는 데 중요하다. 창원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는데, 특히 창원점 점장이 클래스가 잘 진행되도록 매우 신경 써주었다. 참가자들과 소통하고 스낵을 준비하고 행사장을 준비하는 등.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 박수진 원장 역시 매우 적극적이고 지식이 풍부한 분이라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그 열정과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했다.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참석한 것 또한 좋았다. 클래스 룸은 그들이 테이스팅하는 와인이 무엇인지 더 알고 싶어 하는 젊은 와인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Q. 이번 프로모션으로 작년 동일 기간과 비교했을 때 보틀벙커 전체 매장 평균 남호주 와인의 판매량이 무려 748% 증가했다.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무척 고무적인 결과인데, 이 결과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는가?
A. 소비자와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인 것 같다. 수요를 끌어올리는 것이 와인 판매 증가의 결정적인 요소이며, 그러기 위해선 소비자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을 제공하고 많은 종류의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소매점과 협력하여 소비자가 와인 구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Q. 남호주 와인의 매출 신장 외, 이번 프로모션의 가장 큰 성과를 무엇으로 꼽는가?
A. 한 달간의 매출 상승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남호주 와인을 소매점에서 구매하고 레스토랑에서 주문하고, 만약 남호주 와인이 없다면 와인 리스트에 추가될 수 있게 매장에 요청하기를 바란다. 또 리테일 매장들이 더 많은 남호주 와인을 취급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를, 한편으론 한국 와인 수입사들이 남호주 주정부 한국 사무소로부터 지원받는다고 느끼기를 바란다. 소비자들이 남호주 음식과 음료 제품을 맛보고 구글에서 검색도 해보며 남호주에 대해 더 알게 되면 좋겠다. 나아가 남호주 방문을 생각하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 ‘Tasting SOUTH AUSTRALIA’라는 홍보 브랜드를 만든 것도 그래서다. 와인 한두 잔을 통해 남호주를 경험하고 더 많이 맛보고 싶은 영감을 받기를 바란다.
Q. 한국 시장에서 남호주 와인의 다음 스텝은?
A. 리테일 프로모션과 테이스팅 이벤트 등을 통해 남호주 와인 수입사과 수출업체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다. 와인은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역사적·문화적으로 남호주의 매우 중요한 분야이므로 앞으로도 흥미롭고 새로운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한국 내 와인업계 관계자들이나 와인 애호가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우리의 아름다운 남호주 와인을 소개하는 수입사들, 그리고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한국에 남호주 와인을 즐기는 팬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오랜 팬이든 새로운 팬이든 계속해서 사랑해 주길 바란다. 또한 언젠가 남호주로 와서 여러분이 사랑하는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를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남호주 주정부의 한국 인스타그램 @southaustraliaseoul을 팔로우하고 맛보고 싶은 와인을 알려달라!
INTERVIEWEE 샐리 타운센드(Sally Townsend) 남호주 주정부 무역투자부 일본 한국 디렉터
번역·정리 신윤정 사진 제공 남호주 주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