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계절, 데일리로 딱! 이탈리아 와인 전문가가 추천하는 '프로세코 DOC 와인'

Edited by와인인 에디터

찌는 듯한 불볕더위로 하루에도 수번 긴급재난문자가 휴대폰을 울리는 요즘이다. 에어컨 앞에서 떨어지기도 밖에 나가 놀기도 싫은 이런 날씨에는 신선한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여 ‘홈바 스타일 피서지’를 차려보는 건 어떨까? 차갑게 식힌 프로세코 DOC 와인이라면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줄 테다.

한국에서 프로세코 DOC는 왜 핫할까? -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 잔카를로 귀돌린 회장

잔카를로 귀돌린(Giancarlo Guidolin) 회장은 가족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오너이면서, 동시에 2000년부터 베네토 지역 생산자 연합(Cantina Viticoltori Ponte)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프로세코 DOC 컨소지엄(Prosecco DOC Consortium)의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그는 2024년 6월 회장직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입지적인 인물이다.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 잔카를로 귀돌린(Giancarlo Guidolin) 회장

프로세코 DOC 와인은 이탈리아 북동부의 베네토(Veneto)와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의 9개 주에서 생산된 포도를 사용하여, 통상 탱크에서 2차 발효를 거치는 마르티노띠(Martinotti) 방법*으로 양조된 스파클링 와인이다. 잔카를로 회장은 "프로세코 DOC는 이탈리아 생활 방식과 노하우를 상징하는 서민적인 사치품이다. 이는 큰 화합의 순간을 표현하고, 휴식과 일상 탈출의 기회를 공유하며, 일반적으로 사회성을 나타낸다. 이탈리아인들은 전통적인 아페리티보(식전주)로 프로세코를 즐기며, 적당한 알코올 도수 덕분에 새로운 칵테일을 만드는 데 영감을 받기도 한다"라고 프로세코 DOC를 소개해 왔다. 또 “경쾌함과 생동감, 꽃과 과일의 향, 균형적인 단맛과 산미, 후각으로 전달되는 우아함, 적절한 알코올 함량을 가진다”라고. 가장 흔히 해산물과 프로세코를 곁들이지만, 잔카를로 회장은 여러 국적의 요리와 다재다능하게 매칭이 가능한 점도 강조했다. "프로세코 DOC 와인의 꽉 찬 버블과 미세한 당도는 한식과도 찰떡같이 잘 어울리며, 특히 매운 맛,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있는 요리와 궁합이 뛰어나다."

*마르티노띠(Martinotti) 방법 이 방식을 최초로 발명한 이탈리아인 페데리코 마르티노띠(Federico Martinotti)의 이름을 따서 마르티노띠(Martinotti) 방법이라고 부른다. 탱크 방식(Tank Method)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추후 기술을 개선하여 특허를 받은 프랑스인 엔지니어 샤르마의 이름을 따서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로세코 DOC’라는 명칭의 권익 증진 및 보호 활동을 하는 이들,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시장에서 프로세코 DOC의 성장세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잔카를로 회장에 의하면 2022년 프로세코 DOC 와인의 수출량은 2021년 대비 30.4% 증가하여 74만 병을 넘어섰다. 다년간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은 주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ITCCK)와 협업하여 미식과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활동했는데, 프로세코 DOC 와인의 역사와 전통, 정체성을 한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 이탈리아 전통과 한국 전통이 교류하는 순간을 여럿 연출해 왔다. 단순한 와인 홍보를 넘어 “단순함과 진정성, 극도의 우아함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삶을 경험하는 자리였고, 한국인들에게 크게 호평받았다”라는 게 잔카를로 회장의 설명. 이탈리아의 전통과 모던함이 공존하며, 뛰어난 가격 접근성, 미식가의 식탁부터 일상의 한식까지 두루 아우르는 포용성이 그가 말하는 프로세코 DOC 와인만의 특별한 점일 것이다.


한국의 이탈리아 와인 고수가 모여, 프로세코 DOC의 옥석을 골라보다!

프로세코 DOC 와인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제는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지 고민해 볼 차례. 한국에서 이탈리아 와인이라면 손꼽히는 전문가 3인에게 의견을 물었다. 작금의 무더위를 이겨내기에 여러모로 OK 사인을 받아낸 프로세코 DOC 와인 3종을 소개한다.

샴페인과 프란치아코르타 스파클링 와인에도 밀리지 않는 미네랄리티와 지속력 - 주재민 소믈리에

주재민 소믈리에는 8년간 몸담았던 정식당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최근 오픈한 레스토랑 산(SAN)의 헤드 소믈리에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환한 미소로 누구보다 인상 깊은 장면을 남겼던 주재민 소믈리에는 CMS 어드밴스드 자격과 ASI Gold 디플로마 자격을 취득한 실력파이다. 이탈리아 현지 시험을 통과해 VIA(Vinitaly International Academy)의 ‘이탈리아 와인 앰버서더’ 자격을 취득했을 만큼 이탈리아 와인과의 인연도 상당한데, 작년 프로세코 DOC 컨소지엄이 주최한 마스터 클래스에서 직접 강연을 맡기도 했다.

신선한 매력에 대해 와인의 퀄리티까지 챙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주재민 소믈리에는 빌라 산디의 프로세코를 추천했다.

Villa Sandi Prosecco Il Fresco NV
빌라 산디 프로세코 일 프레스코
NV

품종 글레라 100% 등급 프로세코 DOC 수상내역 Vinous 87+pts

추천 코멘트 프로세코 특유의 경쾌한 버블과 레몬, 오렌지, 청사과의 과일 풍미는 물론, 흰 복숭아와 모과 등 핵과류의 과일 풍미가 풍성함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샴페인과 프란치아코르타 스파클링 와인에도 미네랄리티와 지속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덕분에 음식과의 페어링 또한 훌륭한 와인이다. 청량하게 느껴지는 버블의 질감이 요즘과 같은 더운 날씨에 딱 어울리는, 신선한 상쾌함이 갈증을 해소해주는 보물 같은 와인이다.

Recommended By 주재민 소믈리에 @ju_mmelier
수입사 비노비노

미묘한 한끝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프로세코의 재미 – '와인쟁이 부부' 엄정선 작가

일명 ‘와인쟁이 부부’로 활동하는 엄정선·배두환 작가는 2022년 공동 저서 「이탈리아 와인여행」을 통해 이탈리아 와인의 역사와 포도 품종, 기초 상식, 실전 여행 정보 등을 소개했다. 특히 토스카나, 베네토, 피에몬테를 중심으로, 직접 현지를 방문하여 발굴한 이탈리아의 핵심적인 와이너리 78곳을 꼼꼼히 담아냈다. 전직 소믈리에와 와인 매거진 기자 출신인 이들 ‘와인쟁이 부부’는 「프랑스 와인여행」, 「꿈의 지도」,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 「보틀프레스」 등 다양한 와인 도서를 집필했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와인쟁이 부부’ 계정을 통해 다양한 와인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엄정선 작가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우연히 만났던 ‘미오네토 프로세코 DOC 트레비소 브뤼’를 추천했다.

Mionetto Prosecco DOC Treviso Brut
미오네토 프로세코 DOC 트레비소 브뤼

품종 글레라 등급 프로세코 DOC
수상내역 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Gold Medal(2024), Decanter WWA Bronze Medal(2024), IWSC Bronze Medal(2024)

추천 코멘트 10년 전 프로세코 와인 산지를 투어할 당시, 하루 종일 프로세코를 시음하여 가만히 있어도 입안에 신침이 돌만큼 얼얼해진 늦은 오후였다. 숙소에 돌아가기 전 '한 곳 더 가볼까'하는 마음에 와이너리 간판을 보고 차를 세웠다. 사전 정보 없이 미오네토 와이너리에 방문했는데, 시음을 해보니 와인의 기포감이 무척 좋아 “잘 들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현지 주민들이 익숙한 듯 와인을 상자째 구매해 싣고 가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는데, 알고 보니 이 지역에서 이미 정평이 난 와이너리였다.

프로세코의 매력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샤르마 방식, 글레라 단일 품종,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격, 이 3박자를 병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같은 이름을 단 와인들 사이에서도 미세한 다름을 찾아내는 것이 의미 있는 발견이 된다. 기포가 좀 더 조밀하게 느껴진다거나, 사과 향과 더불어 어떤 종류의 꽃 향이 느껴지는지, 약간의 씁쓸함을 주는 자몽 향이 어느 정도 배합되어 있는지 등 한끝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이 프로세코의 재미다. 미오네토는 그중 다방면으로 만족감을 준 프로세코로, 한국에 돌아와서도 고민 없이 집어들 수 있는 와인이 되었다. 여전히 가격과 맛에서 큰 만족감을 준다.

Recommended By 엄정선 작가 @sunnynwanny @wise.wine.life

지갑에도 자비롭게, 언제 어디서든 가볍고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프로세코 로제 – 이창근 소믈리에

한남동 와인 레스토랑 '세스타'의 헤드 소믈리에이자 CMS 인증 소믈리에인 이창근 소믈리에는 이탈리아 와인에 진심이다. 2014년 토스카나 와인 소믈리에 대회에서 키안티 클라시코 엠버서더로 입상했고, 토스카나와 피에몬테를 중심으로 다회 간 여러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며 이탈리아 와인 전문가로서 내공을 쌓았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심사위원, 대전 와인 챌린지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으로 반가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는 여름날, 지갑에도 자비로우며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즐길 만한 와인이 간절할 시기. 이창근 소믈리에는 ‘라 지오이오사’의 프로세코 로제를 추천했다.

La Gioiosa Prosecco Rosé DOC Millesimato
라 지오이오사 프로세코 로제 DOC 밀레지마토

품종 글레라, 피노 누아 등급 프로세코 DOC
수상내역 James Suckling 90pts(2022vin.), Decanter Silver Medal(2022vin.)

추천 코멘트 림(rim)이 연한 분홍빛으로 반짝이는 프로세코 로제 와인으로, 글레라 품종 특유의 화사하면서도 달콤한 흰 꽃 향과 시원한 서양배의 과즙을 머금은 듯한 아로마, 상큼한 감귤의 터지는 듯한 과즙미가 신선하다. 거기에 피노 누아가 주는 우아한 구조감, 새콤한 빨간 과일의 감칠맛까지 더해져 미감을 완성한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수박과 함께 곁들인다면, 상쾌함에 시원함을 더하는 두 배 조합으로 최고의 여름을 선사한다.

Recommended By 이창근 소믈리에 @sommelier_lee.c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

각 인터뷰이 정리 이새미 사진 프로세코 DOC 컨소시엄·주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ITCCK)·각 와인 수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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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4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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