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와인샵에 방문했을 때,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는 섹션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프랑스 와인’ 코너일 것이다. 무수히 많은 와인 생산자와 빈티지의 작황, AOC별로 다르게 생산되는 품종 등 고려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격 부담도 있는 편이기에, 큰마음 먹고 판매대 앞에 서더라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에 와인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 성공적인 '프랑스 와인 구매'를 돕기 위해, 프랑스 와인 전문가 4명에게서 여름에 마시기 좋고 실패 위험도 적은 와인 4종을 추천받았다.
프랑스 와인 입문자에게는 제일 좋은 경험이 필요하다! / 양진원 와인강사
서울스쿨오브와인과 숙명 르꼬르동 블루 프랑스 와인 마스터 과정에 출강 중인 양진원 와인강사는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 대학교 ‘AgroSup Dijon’과 본(Beaune)에 위치한 농업교육기관 CFPPA에서 ‘국제 와인 무역학(Connaissance Commerce International des Vins)’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와인과 특별히 인연이 깊은 그녀는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SOPEXA)에서 와인 담당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LVMH 소속 도멘 데 람브레(Domaine des Lambrays)의 수석 와인메이커 & 디렉터인 자크 드보주(Jacques Devauges)와 도멘 프리에르 로크(Domaine Prieure Roch)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야닉 샴프(Yannick Champ) 등 유수의 와인 전문가들과 협업해 와인 전문 통역을 맡는 등 와인업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프랑스 와인의 매력을 이제 막 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그녀는 ‘샴페인 필리포나 로얄 리저브 농 도제(Champagne Philipponnat Royal Reserve Non Dosé)’를 추천했다.
Champagne Philipponnat Royale Reserve Non Dosé
샴페인 필립포나 로얄 리저브 농 도제
생산지 샹파뉴
품종 피노 누아 65%, 샤르도네 30%, 피노 뫼니에 5%
수상 2015 Gilbert & Gaillard 95pts, 2023 Wine Enthusiast 93pts
양진원 와인강사의 추천 코멘트 사계절 내내 언제 어디에서 마셔도 늘 옳은 샴페인이지만 여름에는 더 맛있다. 흔히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단계에는 제일 좋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샴페인 필립포나의 기본급 와인들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필립포나의 자랑인 최고의 밭에서 자라 완숙된 피노 누아를 이용하여, 기본급 와인마저도 밸런스가 훌륭하며 풍성하면서도 정교한 구조감을 맛볼 수 있다. 그 덕에 입문자와 와인 애호가가 모두 만족하는 와인으로 명성이 높다. 시트러스와 홍옥, 브리오쉬 아로마와 함께 빛나는 산도감과 깨끗하면서도 긴 후미를 전한다. 그랑 크뤼 &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뫼니에를 사용했고, 포도 압착 과정에서 처음 추출한 퀴베(Cuvée, first pressing juices) 100%로 와인을 양조했다. 여기에 하우스의 배럴에서 솔레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리저브 용액을 25~35%가량 블렌딩하여 탄생했다.
Recommended By 양진원 와인강사 @jinwon.yang.1806
와인 수입사 롯데칠성음료
‘샴페인 프린스’의 원픽은 무엇일까? / 조내진 소믈리에
쵸이닷의 조내진 소믈리에는 프랑스 와인, 특히 ‘샴페인’을 논하자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샴페인 도츠(Champagne Deutz)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오르드르 데 꼬또 드 샹파뉴(OCC)’ 협회로부터 ‘슈발리에(Chevalier)’ 등급의 샴페인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젊고 건강한 소믈리에 크루 ‘쏨즈(SOMZ)’의 창립멤버이자,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일명 ‘샴페인을 사랑하는 샴페인 소믈리에’이자 '샴페인 프린스'로도 불리는 조내진 소믈리에는 ‘니콜라스 게스껭 블랑 드 블랑 프리미에 크뤼 브뤼(Nicolas Gueusquin Blanc de Blancs Premier Cru Brut)’를 추천했다.
Champagne Nicolas Gueusquin Blanc de Blancs Premier Cru Brut
니콜라스 게스껭 블랑 드 블랑 프리미에 크뤼 브뤼
생산지 샹파뉴, 꼬뜨 데 블랑(Cote des Blancs)
품종 샤르도네 100%
수상 2019 Gilbert & Gaillard International Callenge 90pts
조내진 소믈리에의 추천 코멘트 샤르도네 100%의 청아함과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깨끗한 샴페인이다. 샹파뉴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에뻬르네(Epernay) 지역의 프리미어 크뤼(Premier Cru) 포도밭에서 난 포도로 만들어졌다. 황금빛 색상이 화려하며 언뜻 녹색 음영이 스쳐 간다. 촘촘한 기포, 섬세한 질감과 함께 시트러스, 레몬, 청사과가 느껴지며, 후반부에는 흰 꽃의 아카시아 향으로 가득하다. 신선한 산미가 있어 음식과 함께 매치하면 음식의 풍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Recommended By 조내진 소믈리에 @cham.prince
와인 수입사 비노엘
여름철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만능 ‘로제 샴페인’ / 백은주 강사
부르고뉴 대학(Université de Bourgogne)의 와인 양조 전공(DU, Diplome de Technicien en Oenologie)을 졸업한 백은주 강사는 보르도와인협회(CIVB) 인준 강사로 WSA와인아카데미에서 ‘보르도 와인 마스터 인증 과정’을 맡고 있다. 부르고뉴와인양조협회(BIVB) 회원이며, 저서 『부르고뉴 와인』을 집필하기도 했다. 아시아 와인 트로피, 베를린 와인 트로피, 그르나슈 뒤 몽드 등 다양한 와인 품평회의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대림대학교 호텔조리학부 겸임교수이자 숙명여자대학교 ‘르 꼬르동 블루 프랑스 와인 전문가 과정’의 책임 강사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백은주 교수는 7대째 내려오는 샴페인 명가 ‘라에흐뜨 프레르(Laherte Frères)’의 ‘로제 드 뫼니에(Rosé de Meunier)’를 선택했다.
Laherte Frères Rosé de Meunier Extra Brut
라에흐뜨 프레르 로제 드 뫼니에 엑스트라 브뤼
생산지 샹파뉴, 발레 드 라 마른(Vallée de la Marne), 샤보(Chavot)
품종 피노 뫼니에 100%
수상 2020 Vinous - Antonio Galloni 94pts
백은주 강사의 추천 코멘트 여름철 먹거리와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만능 와인으로 ‘로제 샴페인’만 한 것이 없다. 라에흐트 프레르의 ‘로제 드 뫼니에’는 붉은 연어 컬러를 가진 로제 샴페인이다. 체리, 딸기와 같은 붉은 과실 향, 오렌지 껍질, 장미 향과 더불어 스위트 스파이시 등 여러 다양한 풍미가 섬세하게 시차를 두고 피어오른다. 드라이하며, 산도는 높고 타닌이 단단하다. 우아하면서도 복합미가 두드러진다.
샴페인의 높은 산도와 청량감은 갑각류, 생선 해산물과 잘 맞는다. 특히 적당한 타닌감은 여름 바베큐 고기와도 잘 융화된다. 무엇보다 피노 뫼니에 품종 특유의 펑키한 스타일은 여름 샐러드나 나물과도 조화롭다. 색다른 조합을 원한다면 체리나 딸기 풍미의 빙수, 젤라토나 아이스크림에 곁들여 보길 추천한다.
Recommended By 백은주 강사 @baikeunjoo
와인 수입사 비노쿠스
‘가장 완벽한 여름’을 선사하는, 상세르 소비뇽 블랑 / 야니스 페랄 소믈리에
프랑스 출신의 야니스 페랄(Yanis Alexandre Feral) 소믈리에는 2012년부터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곱 살부터 소믈리에를 꿈꾸었던 그는 "아버지와 같이 좋은 친구, 좋은 음식 그리고 좋은 와인을 즐기는 삶을 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17살 때 프랑스 현지 소믈리에 대회에 참가해 은메달을 받았다. 이후 영국, 태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거주하다가 한국의 매력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다. 현재는 미쉐린 레스토랑 ‘임프레션’에서 다양한 프랑스 와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방송인 ‘기욤 패트리’와 함께 유튜브 채널 ‘와인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야니스 페랄 소믈리에는 프랑스 상세르의 ‘르 피통 상세르 블랑(Le Piton Sancerre Blanc)’ 2022 빈티지를 추천했다.
Le Piton Sancerre Blanc 2022
르 피통 상세르 블랑
생산지 루아르 밸리(Loire Valley), 상세르(Sancerre)
품종 소비뇽 블랑 100%
야니스 페랄 소믈리에의 추천 코멘트 '르 피통'은 루아르를 대표하는 생산자 파스칼 졸리베(Pascal Jolivet)가 상세르에서도 가장 오래된 실렉스(Silex) 테루아를 선별하며 만든 소비뇽 블랑 와인이다. ‘부싯돌’이라는 의미를 가진 ‘실렉스’ 토양은 오랜 세월에 걸쳐 침식된 석회암 토양이다. 배수가 잘되고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미네랄리티가 두드러지는 우아한 와인이 생산된다.
르 피통 상세르 블랑 2022 빈티지는 레몬, 라임의 시트러스 과실향과 자스민 꽃향, 풍부한 미네랄리티, 섬세하게 스며든 산도까지 입안에 군침을 가득 고이게 한다. 리(Lees) 숙성이 주는 은은한 버터 풍미도 매력적이다. 시원하게 칠링하여, 신선한 제철 해산물 요리와 함께 곁들이면 ‘가장 완벽한 여름’을 선사한다.
Recommended By 야니스 페랄 소믈리에 @yanis_somm_
와인 수입사 카나와인
글 각 인터뷰이 정리 이새미 사진 각 와인 수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