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70주년을 맞아, 2023년 그 누구보다 뜻깊은 한 해를 보낸 하디스의 발자취를 잠시 회고해 보고자 한다.
2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본다. 19세기 중반, 토마스 하디(Thomas Hardy)는 혼란에 빠진 영국을 떠나 기회의 땅 호주에서 그의 운명을 시험해 보고자 했다. 농장과 정육점에서 일하며 착실히 기반을 마련한 그는 애들레이드 근방의 땅을 구입해 뱅크사이드라 이름 짓는다. 바로 하디스 와인의 시작이다. 그에게는 “세계 곳곳에서 존경받고, 모두가 이해하고 즐기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었다. 7년 후 첫 와인을 선보였고, 불과 2년 후 호주 와인 최초로 영국 수출의 쾌거를 이룬다. 물론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선구자의 면모를 지녔던 토마스 하디는 각 지역 최고의 포도를 블렌딩 한 ‘지역 블렌딩 와인’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다. 1862년 1,500갤런이었던 생산량은 1870년 53,000갤런으로 폭발적 증가를 이루었다. 그리고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맥라렌 베일에 틴타라 빈야드(Tintara Vineyard)를 조성한다. 이 틴타라가 하디스를 호주 와인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토마스 하디의 사후, 그의 조카인 톰 메이필드 하디가 브랜드를 이끄는가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불의의 사고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기회는 위기의 탈을 쓰고 찾아온다고 했던가. 미망인이 된 톰의 아내 아일린 하디(Eileen Hardy)는 슬픔을 떨치고 일어나 하디스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브랜드를 큰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아일린 숙모’로 불렸고, 1976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을 받는다. 그녀의 이름을 따서 탄생한 아일린 하디 와인처럼, 우아함과 강직함을 고루 겸비했던 그녀는 37년간 와이너리의 선두에 서서 하디스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토마스 하디가 와이너리의 초석을 다졌다면, 그녀는 하디스의 중흥을 이끈 인물이다.
글로벌 와인 브랜드로 거듭난 하디스는 2020년 ‘확실성(Certainty)’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공개했다. 그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시대에 성공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고 도전했던 토마스 하디의 정신을 기리고자 함이다. 또한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하디스에 헌신했던 아일린 하디를 비롯, 하디스를 만든 모두의 서사시가 녹아 있는 단어다. 마침 2023년은 하디스 탄생 17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그들의 철학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한국에서도 여러 이벤트가 벌어졌다.
우선 총괄 와인메이커 헬렌 맥커시(Helen McCarthy)가 방한했다. 그녀는 하디스의 23대 와인메이커이자, 하디스 최초의 여성 수석 와인메이커다. 헬렌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호주 유명 와이너리에서 경력을 쌓으며 23개 빈티지를 거쳐 온 베테랑이다. 헬렌의 방한 일정에는 국내 소믈리에와 함께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그녀가 엄선한 프리미엄 와인과 맛있게 익은 뮤지엄 빈티지 와인이 선보였다. 그중 토마스 하디 카베르네 소비뇽 1999, 아일린 하디 쉬라즈 1999,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 2004, 올드 빈티지 와인들은 소믈리에들로부터 호주 와인의 숙성 잠재력의 정점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17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연말연시 프로모션도 현재진행형이다. 11월 1일 시작한 이번 프로모션은 올해 2월 12일까지, 와인나라의 직영샵을 비롯, 전국 백화점 및 대형마트, 편의점 등, 사실상 와인을 취급하는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특별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탬프 시리즈는 무려 1만 원대의 특별가다. 여담이지만, 우리 부부도 마트에 갈 때마다 스탬프 시리즈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늘 가성비 ‘끝판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론이 좀 길었다. 하디스가 17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국내에도 하디스를 알리기 위해 헌신한 인재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하디스가 한국 시장에서 지나온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오롯이 느끼며,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ee
석시경 매니저 아콜레이드 와인 트레이드 마케팅 매니저
이영현 소믈리에 아콜레이드 와인 브랜드 앰배서더 & 호주 와인 영 소믈리에 어워즈 우승자
권우 소믈리에 사브서울 헤드 소믈리에 & 와인나라 대표 소믈리에
석시경 매니저, 우리 주변에 늘 하디스가 함께 하기를
아콜레이드 와인 코리아의 첫 트레이드 마케팅 매니저로 2021년 입사한 석시경 매니저. 그때의 하디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2021년의 하디스는 브랜드의 볼륨 확장과 더불어 HRB, 아일린 하디, 토마스 하디와 같은 프리미엄 와인들을 런칭해 단계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뜻깊은 해였다. <하디스 와인 라이프 스타일 체인지 챌린지 서포터즈>를 선보인 것도 바로 그때다.
<하디스 와인 라이프 스타일 체인지 챌린지 서포터즈>는 20명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매달 다른 테마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고, 각자 하디스 와인과 함께 라이프 스타일 챌린지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라이프 스타일 체인지’가 핵심인데, 단순 와인 홍보에서 한 단계 진화해, 참여한 서포터즈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인지’하는 도전 과제가 부여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하디스와 함께하는 주말 등산’이라든지, ‘하디스와 치즈 페어링 맛 나누기’, ‘하디스와 슬로우 쿠킹(한식) 페어링해 보기’ 등이다. 물론 와인과 전혀 관련이 없는 ‘가족과 함께 여행 가기’, ‘친구 또는 가족에게 꽃 선물하기’ 등도 있다. 말 그대로 일상을 바꿀 만한 도전들을 하디스와 함께 한 것. 단순 온라인 홍보에만 그쳤던 다른 서포터즈 이벤트와는 차별화된 구성에 서포터즈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이를 함께 한 석시경 매니저 또한 “와인에 대해 애정을 가진 스무 명을 만나고, 하디스 와인에 대해 직접적인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값진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회고한다.
사실 하디스는 국내에서 한때 명맥이 끊겼던 브랜드였다. 한국 와인의 부흥기였던 2000년 중반, 대기업에서 운영하던 수입업체에서 하디스를 수입하고 있었고, 이 시기에 가문의 5대손 빌 하디(Bill Hardy)가 방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수입사의 철수와 시장의 급변화로 한동안 수입이 중단되었다가, 2016년 아콜레이드 와인 한국 지사장이 부임하면서 비로소 재기하게 된다. 공백이 짧지는 않았기에, 사실 하디스의 부활이라기보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초기 전략은 인지도 상승과 브랜드 확장이었다.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대중적인 라인 위주로 리테일 시장을 집중 공략해서 다수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2021년부터 프리미엄 와인을 런칭하면서 고급 샵이나 백화점으로 브랜드 확장을 꾀했다. 전략은 유효했다.
“하디스라고 하면 마트 와인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판매 채널 증가로 백화점, 수입사 직영샵을 통해 와인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중저가의 대중적인 라인업부터 차근차근 빌드 업을 해 온 하디스는 프리미엄 라인까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시간을 들인 확실한 노력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는 하디스의 이미지를 만든 셈이다. 이 이미지야말로 창립자의 비전 아니었던가.
그리고 2023년이 선물처럼 찾아왔다. ‘하디스 설립 170주년’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는 하디스를 한국 시장에 더 알릴 기회였다. 중요한 건 ‘어떻게 알릴 것인가’였다. 석 매니저는 “하디스가 한국에 소개된 지 나름 오래된 브랜드다 보니 신선한 느낌이 덜해 브랜드 재조명과 환기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매달 하디스 기획기사를 내면서 차근차근 이미지 쇄신에 몰입했다. 그리고 이어진 한 방. 아콜레이드 와인 총괄 와인메이커이자 하디스 수석 와인메이커인 헬렌 맥커시가 방한했다.
석 매니저는 ‘2023년 하디스 장면’을 그녀의 방한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헬렌 덕분에 하디스의 올드 빈티지 와인들을 소믈리에들과 함께 테이스팅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행사 초기부터 와인 핸들링을 도맡았던 석 매니저는 올드 빈티지 와인들을 보며 “와인을 업으로 삼으면서 수없이 많은 와인을 테이스팅했지만, 처음으로 와인이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느껴졌다”라며, “덕분에 하디스가 숙성 잠재력이 있는 와인이라는 이미지를 알릴 수 있어서, 추후 하디스의 프리미엄 와인들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소 흥미로운 이야기로, 석 매니저는 헬렌을 보며 일종의 ‘하디스 평행이론설’을 느끼기도 했단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하디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에 드높였던 아일린 하디의 모습이 그녀에게서 오버랩 된다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와인 브랜드로 거침없이 항해하고 있는 하디스지만, 헬렌의 존재 덕분에 2024년이 더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하디스는 2023년 영국 내 주류(Liquor) 브랜드 중 판매량 기준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든 유일한 와인 브랜드다(전체 5위). 영국에서는 이런 인지도 덕에 매해 새로운 하디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석 매니저의 새해 목표도 아시아에서 하디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보고 싶은 것. 석 매니저는 “최근 K-문화의 영향으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새롭고, 브랜드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2024년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다.
언제나 진취적이었던 하디스는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꾀해왔다. 그중 하나는 하디스의 무알코올 와인이다. 최근 Z세대들 사이에서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음주를 멀리하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유행하는데, ‘다양성’에서 그 어떤 와인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하디스에서도 제로 알코올 와인을 자신 있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하디스는 2020년부터 유럽과 영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로부터 탄소 중립 인증을 받았으며, 호주와 유럽 전역에 유통하는 와인 패키징의 98%가 완전 재활용이 가능하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문구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하디스도 이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석 매니저는 하디스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코카콜라 같은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처럼, 숙성해서 마시는 와인도 좋지만, ‘지금 당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사실 대다수의 우리에게는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에 딱 맞는 브랜드 중 하나가 ‘하디스’인 것은 자명하다.
이영현 소믈리에, 청룡의 해는 하디스와 함께
이영현 소믈리에의 2023년은 그야말로 하디스로 꽉 찬 해였다. 아콜레이드 와인이 주최한 ‘호주 와인 영 소믈리에 어워즈’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아콜레이드 와인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기 때문. 9월 헬렌 맥커시 방한 기념 세미나 및 테이스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녀가 꼽는 ‘2023년 하디스 장면’도 와인메이커 방한 기념 테이스팅이다. 이 테이스팅에서 호주 와인의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은 물론, “관련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라”라던 헬렌의 조언이 이제 막 CMS Certified를 패스한 그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영현 소믈리에는 “하디스의 올드 빈티지와 최근 출시된 빈티지를 비교 테이스팅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라며, 이 테이스팅을 통해 하디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와인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덧붙인 답변도 인상적이다.
“빈티지마다 지역 블렌딩으로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브랜드는 하디스가 유일무이합니다. 요즘처럼 ‘불확실’이 만연한 시대에 퀄리티와 다양성에서 확실함을 선사해 주는 하디스는 ‘확신의 아이콘’이죠.”
브랜드 앰배서더다운 만점 답변이다.
최근 이영현 소믈리에가 주로 추천했던 와인은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다. 사실 그녀가 몸 담았던 업장의 와인 리스트에는 90%의 압도적인 비율로 구대륙 와인들이 포진해 있다. 호주 와인을 손님이 직접 주문하는 경우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이쯤 되면 소믈리에의 추천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이 “호주에서 만난 퓔리니(몽라셰)”라고 극찬한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는 구대륙 와인의 홍수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을 뽐낼 수 있는 와인이다. 늘 세심하게 와인을 컨트롤하는 이영현 소믈리에는 “와인 한 병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를 위해 디캔팅보다는 병 브리딩으로 서비스하니 고객의 만족도가 좋았다”라고 말한다. 그녀가 밝히는 고객의 반응도 흥미롭다.
“애피타이저와 함께할 때는 산뜻한 과실 풍미가 좋았고, 살짝 시간이 지나니 와인의 요거트 풍미가 입 안에 질감을 만들어 주며, 마지막 한 잔에는 과실의 섬세함이 여운으로 남아 복합미가 풍부하게 느껴져 만족도가 상당하다.”
이영현 소믈리에가 하디스에 바라는 2024년 새해 소망은 다음과 같다.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의 푸른 스크류 캡에 청룡의 이미지를 각인해 주는 것이다. 청룡의 푸르고 강인한 이미지가 과거 아일린 하디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 같아서 어울리고 선물하기도 좋을 것 같다고. 필자도 동의한다. 사실 ‘청룡’의 강인함이라고 한다면, 창립자 토마스 하디의 이미지와도 찰떡궁합이다. 이영현 소믈리에는 “용이 아시아에서는 보통 지혜와 힘, 최고의 명예를 상징하는데, 토마스 하디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토마스 하디가 20세의 나이에 단돈 30달러만 가지고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 와, 결국 호주 와인 역사에 진한 발도장을 찍었던 그 뚝심. 지역별 블렌딩으로 빈티지에서 빈티지 간의 연속성을 보여주어 매해 균일한 품질의 와인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보여준 기발한 지혜. 그로부터 얻게 된 최고의 명예까지. 아일린 하디든 토마스 하디든, 2024년 소중한 그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참 좋은 와인인 건 분명하다.
권우 소믈리에, 잔잔한 변화를 이루어 내는 하디스가 되기를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다채로운 와인들로 무장한 <사브서울>의 인기 하디스 와인은 무엇일까? 바로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다. 이유가 무엇일까? 권우 소믈리에의 대답이 단순 명쾌하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더불어 화이트 와인의 수요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특히 <사브서울>에서는 화이트 와인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샤르도네 품종 와인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그 안에서도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가 토스티함과 좋은 산도를 함께 보유하고 있는 덕에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권 소믈리에는 이어서 “하디스 각 와인들은 호주 지역별 특징과 품종 특징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호주 와인은 자칫 높은 알코올 도수와 진한 맛을 가진 와인뿐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하디스는 생산되는 지역의 테루아를 더 반영하고, 품종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와인에 잘 드러나고 있는 와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하디스는 가볍게 즐기는 테이블 와인에도 같은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하디스에 대한 그의 애정 덕분에 업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권 소믈리에는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의 경우 워낙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다 보니,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지 않다며, 요즘 들어 호주 샤르도네를 추천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손님들 반응 또한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가 압도적.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의 경우 품종 특성이 잘 반영된 하디스의 HRB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마찬가지로 좋은 피드백을 얻고 있다. 덕분에 하디스는 업장 내 호주 와인 매출 리스트에서 늘 압도적 1위다.
지난해 10월 <사브서울>에서는 호주 와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동안 호주 와인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던 손님들도 프로모션 기간 동안 하디스의 여러 와인을 맛보면서 호주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기회가 됐다. 권 소믈리에는 2024년 갑진년을 맞아 “한국 시장만을 위한 특별한 와인 레이블 혹은 에디션 출시가 기대된다”며 만약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업장 내에서 더욱더 하디스를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비췄다. 또한 2024년 추천하는 하디스 와인으로는 망설임 없이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를 꼽았다.
“최근 호주에서 주목받는 산지는 태즈메이니아라고 생각합니다. 서늘한 기후를 가진 태즈메이니아에서 생산되는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 가능성을 아일린 하디의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권 소믈리에는 이처럼 호주 전체에서 다채로운 와인을 선보이고 있는 하디스가 2024년에는 ‘잔잔한 파장’ 같은 브랜드가 되기를 바랐다. “2024년 한국 와인 시장은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그 속에서 하디스는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작은 파동에서 시작해 큰 파장이 되는 그런 와인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아가 호주 와인의 성장 가능성을 한국 시장에 더욱 알리는 와인 브랜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에서 어쩌면 하디스의 지난 발자취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2024년 독자 여러분들도 하디스와 함께 행복과 건강이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글 와인쟁이부부 사진·자료 제공 아콜레이드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