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급 와인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

Written by정 휘웅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국내 고급 와인 시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만 했지, 그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와인에 투자를 하고자 하는 팀들이라면 당연히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하겠으나, 나는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독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 번 고민 해 보았다. 과연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인가? 

피상적으로 생각한다면 금액 기준 10%? 물량 기준 5%? 그렇다면 고급 와인의 기준은 어느 정도로 잡는 것이 합리적인가? 그 판단 준거는 무엇인가? 델파이 기법을 써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보정 수치를 넣어주어서 규모를 산정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와인 업계의 전문가별 관점이 다르고 수치의 오차도 클 것이라 판단되기에 이 것을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나의 업계에서 어느 정도 공인된 공감대가 있다면 그 값에서 약간의 오차를 감안하여 추정할 수는 있겠으나, 처음에 값이 없다면 통계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이 방법을 통하여 고급 와인의 시장 규모를 추정해 보겠다. 

그렇다면 원론으로 돌아와서 고급 와인의 시장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의외로 답은 단순화 해서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추정한 가설을 기준으로 한 번 따라가보자. 

  1. 샴페인의 한국내 위치는 고급 와인으로 간주된다. 
  2. 샴페인의 소비자 가격은 최소 5만원 이상으로 나가며 대중적 와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3. 그렇다면 (1) 샴페인의 시장 규모를 계산하고, (2) 샴페인의 시장 규모 값에 고급 와인의 규모를 곱한 뒤, (3) 전문가나 읽는 이들이 나름의 추정을 할 수 있게 하면 되지 않겠는가? 
  4. 이 값을 기준으로 내 개인적 해석을 넣고, 나머지 판단은 읽는 이에게 돌린다면 나도 행복하고 모두도 추정하기 좋은 결과값이 나올 수 있다. 

이 기준으로 고급 와인의 시장 규모를 산술적으로 알아볼까 한다. 샴페인은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의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적절한 결과값이 나올 것이라 판단한다. 여기서 가중치 역시 읽는 이의 판단에 따를 수 있다. 기준은 2023년 상반기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의 통계값에서 출발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2023년 상반기 수입된 1.5리터 이하 병에 담긴 와인 기준 수입 물량은 270,070 헥토리터, 금액으로는 2.62억달러 수준(262,371천달러)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내가 궁금해 하는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의 기준값은 수입 물량 기준 14,446헥토리터, 금액으로는 39백만 달러(39,386 천달러)로 나타난다. 이 두 값을 바탕으로 계산을 시작해 보겠다. 

2023년 상반기 통관 규모 
물량: 270,070헥토리터 
금액: 262,371,000달러(2.62억 달러) 

[표1] 2023년 상반기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 수입 대비 샴페인 규모 추정(가중치 70%~90%로 차등하여 비교함) 

[표2] 기준비율 70%에 따른 추정 고급와인 시장 규모

[표3] 기준비율 80%에 따른 추정 고급와인 시장 규모

[표4] 기준비율 90%에 따른 추정 고급와인 시장 규모 

상기 통계를 기준으로 개인적인 분석을 해 보겠다. 국내 수입되는 스파클링 와인에서 프랑스산 스파클링의 금액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물량으로 보면 프랑스산의 비율이 40% 수준이지만, 프랑스산 내에서 크레망 달자스, 부르고뉴, 르와르 물량을 뺀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샴페인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물량이나 금액에서 그 비율을 80% 수준(표4)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개인적 견해다. 물론 읽는 이에 따라서 기준점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읽는 이의 판단에 맡긴다. 

다음으로는 이 샴페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과연 고급 와인은 몇 병 혹은 얼마 기준으로 가중치를 곱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샴페인의 병 수 이하로 고급 와인이 소비되지는 않을 것이니 여기에 가중치를 두는데, 일단 나는 샴페인 시장 대비 150%, 200%, 250%를 곱해보았다. 추정하는 이에 따라서 이보다 더한 값을 곱할 수도 있겠으나, 부르고뉴 와인이나 미국 컬트 와인 등 초고가 와인들의 규모 등도 고려해야 하고 병 수도 줄어들 수 있기에 시장 규모를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250%(샴페인 시장 포함 샴페인 규모의 2.5배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물량 규모로는 10.7%, 금액으로는 30.02%가 나온다. 뭔가 내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짜 맞춘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숫자가 나오지만 몇몇 수입 와인업계 질의(이 경우에 델파이 방법을 썼다)에 나온 답변도 비슷한 쪽으로 나왔다. 

일단 이 수준에서 고급 와인시장 규모를 추정했으며, 이 값은 앞으로 시장이 성숙하여감에 따라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금액대는 어느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까? 일반적으로 샴페인의 소비자 가격은 5만원 이상 나가는 수준이니 국내 고급 와인 시장의 기준 가격대는 5~6만원 이상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제한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규모를 추정했으나, 추후에 누군가가 더 정교한 통계를 내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물론 좀 더 정확한 통계를 위해서는 2019~2023년 통계를 바탕으로 평균값을 내고, 이를 토대로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겠으나, 이 정보는 2024년 시장 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고급 와인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추정하는 기반 자료로 참고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정휘웅

온라인 닉네임 '웅가'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11,000건에 가까운 자체 작성 시음노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김준철와인스쿨에서 마스터 과정과 양조학 과정을 수료하였다. IT 분야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와인 분야 저술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연초에 한국수입와인시장분석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2022년 현재 열 번째 버전을 무료로 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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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3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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