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프라이빗 다이닝을 즐기다! 전국의 원테이블 레스토랑

Written by와인인 에디터

도시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다이닝을 즐기고 싶은 날이 있다. 창밖으로는 자연이 싱그럽게 빛나고, 맛있는 요리의 향과 와인잔에서 피어나는 향이 어우러져 안락한 휴식을 선사하는 곳. '우리'라는 이름이 자연스러운 편안한 사람들과 즐기는 다이닝은 고단한 일상에 한 줄기 여유로움을 준다. 곧 다가올 휴가철, 프라이빗 다이닝을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전국의 원테이블 레스토랑’ 세 곳이 응답했다.

하이데어키친 / 제주시

제주도 서귀포의 조용한 동네, 서호동에 위치한 ‘하이데어키친’은 계절에 따라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원테이블 레스토랑이다. 제주도 법환 바다에서 해녀들이 딴 뿔소라, 성게 등 해산물을 양식 요리에 활용하여, ‘제주도가 느껴지는 음식’을 담아내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하이데어키친은 뉴질랜드에서 요리 학교를 나온 오너가 뉴질랜드의 케이터링 업체와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린 곳으로, 케이터링 서비스 &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최소 10명부터 최대 수용 인원은 20명가량. 원테이블 레스토랑 중에서는 규모가 있는 편인 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스몰 웨딩이나 돌찬치를 여는 사람들도 많고, 각종 기념일을 축하하거나 소모임을 가지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이데어키친에서 판매하는 와인은 단 2종이지만 이곳의 음식과 조합을 고려해 선정되었다. 오크의 부드러운 풍미와 함께 농익은 과일 향을 즐길 수 있는 마르케스 데 레케나 크리안자(Marques de Requena Crianza), 산뜻한 산미와 밝은 과실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페트라 징가리(Petra Zingari)를 만나볼 수 있다.

기업 행사나 외부 행사로 출장 케이터링이 있을 때는 하이데어키친만의 ‘푸드 트레일러’가 등장한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는 푸드 트레일러는 귀여운 외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용성도 겸비한다. 이들이 선보이는 코스 요리는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아닌, 모두 현장에서 손수 조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데어키친 
▶인스타그램 hithere.kitchen 

바우하우스 / 강릉시

강릉과 주문진 사이,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바우하우스는 한국에서는 드물게도 2대째 이어지고 있는 캐주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현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 쉐프는 호주 르꼬르똥 블루를 거쳐 캐나다의 조지 브라운 컬리지를 졸업한 인재다. 호주, 일본, 캐나다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았고, 토론토의 ‘Ki Modern Japanese + BAR’에서 총괄 쉐프를 역임했다. 5년 전 부친이 운영하던 레스토랑이 화재 사고로 어려워지자 이후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부인과 함께 가업을 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강원도로 돌아온 그는 아직 파인다이닝이 낯선 이곳에서 캐주얼 다이닝과 파인다이닝의 니즈를 접목한 새로운 미식 스타일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원테이블 레스토랑만의 아늑함과 유니크함으로 새로운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바우하우스의 음식은 그가 경험한 여러 국적의 요리가 녹아든 조리 스타일로, 제철 식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여섯 가지 코스를 제공한다. 쉐프가 준비한 제철 요리 다섯 가지에 더해, 메인 요리는 한우 안심(1++)과 살치살 부르기뇽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메인 요리를 제외한 모든 코스는 가게 앞 텃밭의 작황, 로컬 시장에 나온 식재료, 계절 등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한다. 계절에 따라서는 메인 요리에도 변주를 주기도 한다.

바우하우스만의 자유로운 스타일은 와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디저트 와인과 함께 내추럴 와인을 취급하는데, 와인 1종이 소진되고 나면 새로운 와인으로 변경하여 리스팅한다. 이런 까닭에 글라스 와인을 제외하고는 늘상 새로운 와인들이 이곳에 들어오는데, 모두 오너 쉐프의 까다로운 테이스팅을 거쳐 엄선된 와인들이다. 콜키지 서비스도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방문 전 가져갈 와인의 바디감이나 프로필을 알려주면 그와 어우러지도록 요리 구성을 조정해 주기도 한다.

바우하우스 
▶인스타그램 baw_testkitche

장녀 / 양산시

양산시 석산택지 내에 위치한 ‘장녀’는 외항사 승무원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거주하며 요식업에 종사했던 오너가, 마침내 한국에 돌아와 차린 원테이블 레스토랑이다. 해외 여러 지역을 거치며 경험한 특색있는 요리들과 경험들이 장녀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깊은 영감을 주었다. 일례로 두바이에 거주하던 시절, 김치를 만들 식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주인장은 베트남산 배추와 여러 국적의 재료들을 믹스하여 새로운 스타일의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고. 해외의 환경에서 주어진 식재료를 이리저리 매치해 본 경험 덕분에 참신하고 창의적인 요리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도 아무거나 사용하지 않는다. 주인장이 수집한 컬렉션에 더해 일부는 손수 만든 그릇을 사용할 만큼 장녀는 취향으로 가득한 곳이다. 와인 리스트조차 취향으로 가득한데, 주인장이 직접 마셔보고 마음에 들었던 와인만을 엄선해 리스팅하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이 다수를 이루고, 일부는 빈티지 와인으로 채워져 있다. 주인장에게 장녀의 음식과 두루 어울리는 와인을 물었을 때 그녀는 키안티 혹은 샤샤뉴 몽라쉐, 샴페인과의 궁합을 추천했다. 또한 주인장만의 해석이 담긴 시그니처 디쉬 ‘라따뚜이’와 브랑까이아 와인의 조합도 시도해 볼 만하다. 더 건강한 방식으로, 튀기지 않고 쪄서 요리해 담백한 맛을 내는 ‘깐풍새우’와 소비뇽 블랑을 매치하면 짜릿한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장녀 
▶인스타그램 jangnyeo99 

정리 이새미 글·사진 각 인터뷰이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기사 공개일 : 2024년 06월 20일
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