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 3주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한국적인 향수를 느끼게 하는 스토리, 미장센도 훌륭했고, 몰입도 최상인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이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여행 욕심을 자극했달까. 사람 마음이 비슷한지 제주도의 관광 수요는 급증했다. 한창 봄이 무르익는 지금, 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자연을 감상하며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더 캔버스 / 제주영어교육도시
더 캔버스(The Canvas)는 국제학교 밀집 지역인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 오설록, 신화월드와는 10분 내외의 거리이고, 매장 앞에는 벚꽃 길이 바로 펼쳐져 있다. 산방산도 매우 가깝고 주변에 유채꽃이 널려 있어 봄철 내내 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주인장의 말을 빌리자면 ‘사시사철 초록을 장담할 수 있는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다.

더 캔버스는 캐나다 가정식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요리를 선보인다. 캐나다 남성과 결혼한 주인장이 시댁에서 배운 음식을 차려내며, 이탈리아, 태국, 베트남, 멕시코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좋아했던 음식들을 엮어 퓨전 요리도 내놓는다. 김치 맥앤치즈, 코리안 타코와 같이 이국적인 요리에 한국 식재료를 사용하여 색다른 느낌을 줄 때도 있다.
주인장의 또 다른 본업은 ‘아일랜드 와인’이라는 와인 수입사의 대표이다. 가게를 운영하며 와인의 가격 대비 품질 만족도를 고민하던 주인장이 직접 수입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더 캔버스에서 선보이는 와인들은 모두 주인장이 수입한 와인으로, 아직 외부 판매를 하지 않아 오직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흔히 보기 힘든, 맛있고 가격 좋은 와인을 선보이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가장 선호하는 이탈리아 와인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스페인, 호주, 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의 와인도 골고루 엄선했다.

화창한 봄철에 더 캔버스를 방문한다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온 ‘지비보(Zibibbo)’를 마셔보길 추천한다. 그야말로 꽃 향이 가득한 화이트 와인으로 봄 분위기에 화룡점정을 찍어준다. 감자와 치즈로 속을 채운 동유럽식 만두인 ‘프로기(Perogies)’나, 시저 샐러드, 새우가 들어간 토마토소스 잠발라야(Jambalaya), 파스타 등 여러 요리에 고루 잘 어울린다. 디저트로는 실리콰스트로(Siliquastro)와 브라우니의 조합도 놓치기 아깝다. 실리콰스트로는 세미 스파클링 레드 와인으로, 색상이 독특하고 아름다워 분위기를 살려준다.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어, 식후의 입가심으로도 손색이 없다.
더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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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 서귀포시 중문 예래로
서귀포 중문 예래로에 위치한 리볼버. 예래 생태공원이 인근에 있고, 매장 앞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어 자연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초봄에는 정원의 벚나무에서 흩날리는 꽃잎을 감상하며 와인잔을 기울일 수 있으며, 늦봄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매장의 삼면에 높은 전면 창이 있어, 해가 저무는 시간대에 가면 붉게 물드는 제주의 자연을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풍경은 ‘거센 비가 오는 날’이다. 고요한 실내에서 비바람에 흔들리는 초록을 보고 있노라면 시각적 대비가 커서, 마치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리볼버의 내부 공간은 미식의 도시 산세바스티안(San Sebastian)의 ‘핀초바(Pinchos Bar)’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스몰 플레이트를 즐길 수 있으며, 스페인, 남부 이탈리아, 남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의 요리를 주로 선보인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러프한 스타일로, 치즈와 파스타 면은 유럽 현지의 최고급 재료를 공수하고, 그 외에는 제주에서 나는 유기농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제철을 맞아 품질이 좋은 식재료가 구해질 때면 특별한 시즌 메뉴를 추가하기도 한다.


봄에 리볼버를 방문한다면, 동해산 단새우와 제주에서 난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탈리아텔레 생면 파스타를 추천한다. 여기에는 파스타의 가볍고 섬세한 맛을 뒷받침해 줄, 도멘 장-마리 부즈로(Domaine Jean-Marie Bouzereau)의 부르고뉴 알리고테(Bourgogne Aligoté)를 곁들이면 더욱 좋겠다. 시트러스 향이 중심적이고 산도가 좋아 파스타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입맛을 돋워준다.
6월 1일에는 와인 수입사 칸노나우와의 협업으로 와인 테이스팅 파티도 열린다. 화창한 6월의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칸노나우의 여러 와인을 즐겨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가 될 예정이다.
리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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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이새미 글·사진 각 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