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냐 콘차이토로의 아시아 시장을 이끄는, 이유나 시니어 매니저 인터뷰

Edited by신 윤정

비냐 콘차이토로(Viña Concha y Toro)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와인의 대중화를 견인해 온 글로벌 와인 그룹이다. 다채로운 브랜드 라인업과 신대륙만의 가격 경쟁력, 인정받는 품질로 소비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전략적이고 독창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국내 와인업계에서 늘 주목받아 온 비냐 콘차이토로. 그 중심에 선 인물,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유나 매니저를 만나 본다.

비냐 콘차이토로의 이유나 시니어 리저널 마케팅 매니저

Q. 우선 비냐 콘차이토로는 어떤 곳인가?

A. 1883년에 설립된 비냐 콘차이토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이너리 중 하나이다. 현재 미국·아르헨티나·칠레 3개국에 와이너리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130여 개국에 와인을 수출한다. 대표 브랜드로는 2024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위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100점을 기록한 돈 멜초(Don Melchor), 전 세계 1초에 두 병씩 판매되는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 미국 No.1 유기농 와이너리이자 최근 한국 아티스트 영케이와 협업하고 있는 본테라(Bonterra), ‘바람의 와인’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대표 브랜드 트리벤토(Trivento)가 있다. 이 외에도 데일리 와인부터 프리미엄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비냐 콘차이토로의 와인 브랜드

Q. 비냐 콘차이토로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A. 시니어 리저널 마케팅 매니저로서 한국, 일본, 대만, 홍콩, UAE 등 주요 아시아 시장의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활동을 담당한다. 비냐 콘차이토로 본사의 큰 전략을 각 국가의 소비자와 시장 특성에 맞춰 현지화된 마케팅으로 구현하고, 수입사와 협력하여 브랜드 가치와 판매 성과를 함께 높여 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Q. 와인 수입사와 와이너리를 두루 경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A. 한국의 와인 수입사에서 홍보와 브랜드 매니저를 담당하며 와인업계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더 글로벌한 시야에서 브랜드 전략을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와이너리쪽으로 옮기게 되었다. 수입사가 현지 시장과 소비자 중심으로 접근하며 단기 성과와 시장 적합성에 집중한다면, 와이너리는 브랜드의 철학과 헤리티지, 글로벌 일관성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또한 아시아 여러 시장을 아우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흐름과 트렌드를 폭넓게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쪽의 경험을 살려, 아시아 시장에만 적합한 전략을 세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Q. ‘아시아’는 상당히 넓은 범위 같은데

A. 총 2곳의 아시아 지사가 있다. 비냐 콘차이토로 싱가포르 지사는 아시아 지역의 허브 역할을 하며, 한국·일본·대만·홍콩·동남아시아 전역을 총괄해 각 시장의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한다. 반면 상하이 지사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관리·지원 기능을 담당한다. 지사의 역할은 각 마켓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POSM 등 마케팅 자산을 아시아 레벨에서 통합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도 있다. 나는 싱가포르 아시아팀 소속으로 아시아 전반의 브랜드 관리와 전략 실행을 맡고 있고, 중요 마켓인 한국과의 소통을 보다 원활히 하고자 한국에 베이스를 두고 있다.

싱가포르 지사 현지 근무 당시

Q. 비냐 콘차이토로에 몸담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A. 글로컬라이징 전략을 바탕으로 돈 멜초 김환기 에디션을 런칭했던 일이다. 돈 멜초는 그동안 한 번도 콜라보레이션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진행한 적 없는 브랜드였지만, 본사에 한국 시장의 잠재력과 문화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이를 통해 최초의 협업 에디션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리테일, 미디어, 판매 등 다각도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고, 런칭 직후 빠른 속도로 판매되는 성과를 냈을 때 정말 뿌듯했다. 단순한 세일즈 이상의, 브랜드 스토리와 가치를 시장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보람찼다.

또한 아시아 전체를 담당하다 보니, 주요 마켓을 초청해 아시아 전략을 직접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즐거운 순간 중 하나다.

돈 멜초 김환기 에디션

Q. 최근 한국에서 특별히 주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프리미엄 와인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신대륙 와인 중에서도 칠레는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가성비 좋은 와인 산지로 알려졌지만, 국제 시장에서는 점차 프리미엄 와인 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맞춰 비냐 콘차이토로 역시 돈 멜초,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등 프리미엄 레인지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보다 깊이 있는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Q. 아시아 내 여러 국가를 담당하는 만큼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도 남다를 것 같다.

A. 한국은 프리미엄 와인의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이자, 브랜드 스토리와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많은 곳이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이 와인을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즐기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한국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트렌드가 굉장히 빠른 시장으로, 다른 마켓보다 SNS 바이럴과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이 매우 큰 편이다. 따라서 수입사와 긴밀히 협력하며, 시장에 적합한 디지털 콘텐츠와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 포인트가 된다.

밴드 데이식스(DAY6)의 멤버 영케이와 함께 진행 중인 본테라 ‘Born to be True’ 캠페인

Q. 한국 외 비냐 콘차이토로가 특별히 집중하는 아시아 와인 시장은 어디인가?

A. 현재는 일본과 UAE 역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일본은 안정적인 와인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수요가 유지되는 중요한 마켓이다. UAE는 프리미엄 와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럭셔리 비즈니스가 많은 시장 특성 덕분에 하이엔드 와인 브랜드의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Q. 잠시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려 보면, 라틴 아메리카 최대 와인 그룹인 비냐 콘차이토로의 중장기적인 목표도 궁금해진다.

A. 비냐 콘차이토로는 단순히 와인을 만드는 걸 넘어 경험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첫 번째 목표는 B Corp 인증, ESG·탄소 발자국 관리, 품질 혁신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남미를 대표하는 글로벌 와인 리더십을 더욱더 강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지금까지의 ‘와인’을 넘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것이다.

Q. 2025년도 벌써 반이 지났다. 하반기에 특별히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A.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미공개 프로젝트라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려운 시점이다. 매우 실험적이면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제품이라 기대가 크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비냐 콘차이토로는 칠레의 깊이, 미국의 자유로움, 아르헨티나의 열정까지 세 가지 오리진에서 끝없이 다양한 와인을 선보인다. 와인의 매력은 브랜드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와 순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위스키나 다른 주류와 비교해도, 이토록 무한한 스토리를 가진 음료는 와인이 유일하다. 그래서 마케터로서 늘 새로운 도전을 받고, 동시에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오늘은 어떤 한 잔이 어울릴까?

INTERVIEWEE 비냐 콘차이토로 이유나 시니어 리저널 마케팅 매니저
정리 신윤정 사진 제공 이유나·비냐 콘차이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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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5년 0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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