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담은 와인, 발두에로

Written by: 천 혜림

발두에로(Valduero) 와인 소개를 위해 방한한 발두에로의 공동 오너, 카롤리나 가르시아 비아데로(Carolina Garcia Viadero)와 함께 10월 21일(금),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와인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을 초대해 시음회를 진행했다.

시간은 기다리는 자에게 모든 것을 준다, 세월을 담아내는 와인 

발두에로 와이너리의 키워드는 ‘시간’이다. 빛, 습도와 온도가 완벽히 통제된 환경에서 오랜 숙성 기간을 통해 와인이 완성되기 전에는 절대 출시하지 않겠다는 철학이 숨어있다. 강건한 구조감, 깊은 와인의 부케는 오랜 시간을 통해서만 발현해 낼 수 있는 복합미로 발두에로 와이너리의 시그니쳐 스킬이다.

"시간은 우리의 재료 중 하나이며, 모든 향과 맛을 병 안에 있는 원천에서 모을 수 있게 해줍니다" - 카롤리나 가르시아 비아데로
"Time is one of our ingredients and it allows us to assemble all the aromas and flavours at their source in the bottle" - Carolina Garcia Viadero

1984년에 설립된 보석과 같은 발두에로 와이너리는 스페인의 초특급 산지라고 불리는 리베라 델 두에로에 위치해있다. '스페인의 TOP10 와이너리'로 해발 800미터로 현존하는 와이너리 중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두 번째로 가장 큰 포도밭의 소유주로, 170 헥타르(51만평)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리베라 델 두에로 DO등급 와인 기준으로 헥타르당 7,000kg를 생산할 수 있지만, 발두에로는 최상의 퀄리티 포도에 집중하기 위해 극단적인 솎아내기로 생산량을 극도로 줄이며 헥타르 당 1,000kg에서 2,000kg만 생산한다. 압도적으로 적은 생산량에서부터 보이는 그들의 좋은 와인에 대한 열정과 철학은 와인의 퀄리티에서 표현된다. 2006년부터는 지하 30m에 외생 에너지를 이용하지 않는 친환경 셀러를 만들어 약 3,800개의 오크 배럴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고도 덕분에 상대적으로 지구온난화 영향을 덜 받는 편이며, 포도 생장기 동안 일교차가 아주 커서 포도알이 오랜 기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포도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 Gracias!

1년의 고된 수확이 끝나고 나면, 두 손을 모으고 하늘에 항상 "Gracias!(감사하다)"라고 하며 그 해 수확시즌을 마친다는 카롤리나. 자연이 준 선물인 포도를 감사하게 여기고, 포도를 한 송이 한 송이 전부 손으로 수확하는데 최상의 상태로 양조장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모든 과정을 컨트롤한다고 한다. 자연이 없이는 인간도, 포도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땅과 하늘, 기후에 모든 것을 맡기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 친환경적으로 와인을 재배한다는 카롤리나. 화학적 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관개조차 하지 않아 포도나무가 뿌리를 땅속 깊숙이 내려 자연스럽게 자연과 환경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놔둔다고 한다.

카롤리나와 욜란다

할아버지에게서 얻은 지혜

발두에로의 공동대표이자 가족인 카롤리나와 욜란다는 와이너리 설립이래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것인지에 관련하여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당대 최고의 와인 비평가로 세계 와인의 스타일을 좌지우지하던 로버트 파커의 보르도 스타일의 무겁고 볼드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그들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카롤리나와 욜란다의 할아버지는 여러 헤어스타일이 유행하는 동안 평생 짧은 머리를 고수하셨는데, "언젠가 나의 스타일이 유행하는 시대가 오리라”라고 하셨다고 한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게 반응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요하게 여겼던 할아버지의 교훈을 기억하며 카롤리나와 욜란다도 발두에로의 유니크함을 담은 와인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비록 유행에는 반하지만, 언젠가 보석 같은 이 와인을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라며 30년 동안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들였다.

발두에로의 진심과 열정이 통한 순간, 블라인드 테이스팅 2위

카롤리나는 발두에로의 최고의 순간을 세상에서 최고의 와인이라고 인정받은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로 꼽았다. 발두에로의 프리미엄 와인인 식스아뇨스(6 Años) 와인이 공신력 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이미 오랫동안 정평이 나 있던 와인들을 제치고 2위를 하는 쾌거를 이루며, 본인들만의 철학과 스타일로 세상에서 인정받았다. 식스아뇨스 2009 빈티지는 미쉘린 3 스타 레스토랑의 3명의 탑 소믈리에가 세계 최고의 와인과 블라인드 테이스팅한 결과, 로마네 꽁띠 에쎄죠 200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 함께 출품된 와인으로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다. (2001 가야(Gaja), 2004 샤또 페트뤼스(Chateau Petrus), 2004 베가 시실리아 우니꼬(Vega Sicilia Unico), 2003 핑구스(Pingus), 2000 L’Ermita(레르미따))

12년의 긴 숙성을 거치고 출품되는 12 아뇨스(12 Años) 2001 빈티지도 최근 독일에서 진행한 테이스팅에서 세계 최고 7개의 와인 중 2위를 하지했다. 1위는 샤또 오브리옹 2001, 2위가 발두에로 12 아뇨스 2001 이었고, 그 뒤로는 페트뤼스 2002, 펜폴즈 그랑지, 마세토 2000, 핑구스 1999 ,로마네 꽁띠 에세죠 1999의 순위로 매겨졌다. 이미 유명해진 와인들의 가치가 이미 확립된 시장에서 2위를 하는 것은 카롤리나와 욜란다의 와인에 대한 진심이 통하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와인메이킹은 예술이다

“와인메이킹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라고 전한 카롤리나는 예술역사를 전공한 교육 배경 덕분에, 와인에 굉장한 예술적인 가치로 부여하고 와인메이킹에 접근한다. 다른 색깔을 여러 가지 다른 붓으로 칠해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화가의 노력이 와인 양조와 비슷하다고 했다. 발두에로는 양조 시 수학적인 공식을 대입해 매년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똑같은 와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매년 다른 기후에서 자란 포도를 가지고 그 해의 기후를 담아낸 와인을 만드는 예술적인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후가 좋지 않거나 포도의 상태가 최고가 아니면 와인 양조를 포기하는 해도 있는데, 실제로 지난 15년 동안 5개~6개의 빈티지를 건너뛰었다.* 포도 수확을 이미 전부 하고 나서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대담한 결정이고, 최상의 와인만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최상의 포도를 수확하고 나면 와인의 진화를 최고의 와인 양조 기술과 숙성에 맡긴다.

*우나체파는 매년 생산 / 6 아뇨스, 12 아뇨스 는 최상의 포도가 수확되었을때만 생산

시음한 와인들

  

발두에로 와인의 특징은 라벨에 와인의 스토리텔링이 이미 되있어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는 와인이라는 점이다.

Una Cepa 2016 우나 체파 2016

2006년부터 생산된 우나체파 Una Cepa 는 스페인어로 ‘한 그루’를 뜻하는데, 라벨에 그려져있는 포도나무의 뿌리는 관개를 하지않는 발두에로 와이너리에서 땅속 깊이 물을 찾으며 뻗어나가는 뿌리의 모양을 표현한다. 극단적인 솎아내기로 유명한 발두에로는 본래 한그루 당 32 송이 정도 재배되는 포도나무에서 5개에서 6개의 최고로 건강한 송이만 남기고 다 잘라버린다. 이는 포도나무의 영양분이 남아있는 포도송이로만 집중이 되기때문에 포도 알 하나하나가 엄청난 집중도를 자랑한다. 이로 인해, 헥타르당 2,000kg밖에 생산하지 않는다. 템프라니요 100%로 만든 이 와인은 프렌치와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18개월간 발효하고 12개월의 병숙성 후 출시되는데, 잔에 따르자마자 뿜어나오는 과실향은 붉은 과실향과 은은한 삼나무 향이 코를 감싼다. 30개월을 숙성해 힘차게 살아있는 탄닌과 좋은 산도는 숙성 잠재력을 보여준다. 은은하게 감도는 초콜렛, 커피, 바닐라 향은 붉은 과실향, 정향, 육두구 향과 어우려져 굉장히 좋은 조화를 이루었다. 국제와인심사에서도 아주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우나체파는 발두에로 에서 가장 적은 숙성기간을 거친 와인이지만, 스페인의 일반 레제르바 Reserva 등급의 와인보다 더 오랜 숙성을 거친 아주 유니크한 와인이다.

6 Años 2014 식스아뇨스 2014

전설의 와인 로마네 꽁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식스아뇨스. 전 영부인인 미쉘 오바마도 즐겨 마신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와인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카롤리나는 이 와인을 “샤넬 넘버 6 향수”로 표현했는데, 와인 잔에 따르자마자 터지는 부케와 아로마는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엄청난 집중도와 폭발적인 풍미를 자랑하는 와인. 6년간의 긴 숙성을 거친 식스아뇨스는 4가지 오크배럴에서 36개월, 병에서 36개월 숙성을 거치는데 매년 다른 오크 배럴을 사용해서 만들고, 매년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 특히 이 와인은 솎아내기를 통해 한그루당 두송이만 남겨놓는데, 굉장히 대담한 과정이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나무에서 송이 수를 제한하면 집중도가 엄청나지기 때문에 좋은 와인이 재배될 수 밖에 없다. 잔에서 풍겨져나오는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검은자두, 삼나무, 허브향, 젖은 땅향은 이미 굉장히 매력적인 향을 보여주었다. 입에 닿자마자 부드럽고 매끄러운 실크같은 몽글몽글한 탄닌이 혀를 감싸며 목에 넘어가는 순간까지, 그리고 엄청나게 긴 여운을 선사하는 와인이었다. 잔에 따라놓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더 강건하게 나타나는 탄닌과 생동감 넘치는 탄닌은 앞으로도 10년 이상 더 숙성해도 좋을 정도로 깊으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Una Cepa Premium 2010 우나체파 프리미엄 2010

우나체파 프리미엄은 헥타르당 1,000kg의 극소량을 전부 손수확하고 있는 만큼 포도의 퀄리티는 최상급이며 포도 나무 수령은 50 - 70년 정도이다. 500 리터의 프렌치치 오크배럴에서 발효되는데 2010은 오크배럴에서 5년, 병에서 6년을 숙성하여 출시되는 와인이다. 물론 화학적인 과정은 전혀 거치지 않고, 자연효모만 사용해 와인을 양조한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만큼 숙성을 아주 오래 한 편인데, 카롤리나는 시간의 통해 복합미를 발현해내는 이 와인을 소개했다. 깊은 가넷 색에서부터 기대되는 성숙함은 향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블랙베리, 블랙 체리 등의 검은 과실향을 자랑했는데, 그 집중도는 식스아뇨스 2014보다도 훨씬 더 강력했다. 4년을 더 숙성해 더 강건하게 느껴지는 탄닌과 높은 산도는 앞으로 10년 - 15년 이상 더 숙성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12 años 2001 12 아뇨스 2001

21년의 세월을 와인에 담아 출시한 12 años 2001

발두에로에서 가장 오래 숙성해 출시하는 12años 2001. 헥타르당 1,500kg를 생산하고, 6가지 다른 오크에서 4년동안 숙성하며, 각 오크배럴의 특성을 추출해낸 후, 8년이라는 아주 오랜 병 숙성을 거친다. 카롤리나는 오랜 병숙성을 강조하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있는 와인을 만드는데는 엄청난 인내를 요하는 일이라 설명했다. 와인이 진화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음악을 완성해 내는 것에 비유했다. 21년이란 세월을 담은 와인인 만큼 성숙하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부케를 자랑했다. 오랜 숙성을 거쳐 만들어진 깊은 가넷색과 함께 뿜어져나오는 숙성향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코 끝으로 달달하게 올라오는 건포도 향과 구운 검은 과일향은 마치 크리스마스 시즌에 즐겨먹는 케이크와 파이를 연상시켰다. 입안에 닿자마자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워진 탄닌은 탄력적인 구조감을 선사했고, 활기찬 산도가 이 와인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었다. 앞으로도 10년 이상 더 숙성 시킬 수 있는 강력함을 가진 와인이었다.

수입사 와인포레
▶서울시 강남구 개포로24길 10
Tel. 02-2088-1816 / 010-4913-3053(이영희)
E-Mail jet375@naver.com

글/사진 천혜림, 사진/자료제공 와인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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