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내 와인시장 리뷰 & 2026 프리뷰

Written by강 은영

2025년 국내 와인시장은 여전히 “어려웠다”가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힘든 해가 될 것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어려운 해였다”는 평가도 있다. 수치상으로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약 7만 6천 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에는 5만 1천 톤 수준으로 떨어지며, 4년간 30% 이상 감소했다. 수입금액 면에서는 2022년 1억 2백 달러를 웃돌며 고점을 갱신한 후 2023년부터 하락세 국면이었다. 비단 국내 와인시장만의 사정도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와인시장의 소비량도 최근 몇 년 지속적인 하락세였다. 2024년 세계 와인 생산량은 225억 8천 hl(약 300억 병 규모)로, 1961년 이래 최저치였다는 2023년에 비해서도 4.8% 감소했다. 다만 국내 와인 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역점을 두며 맷집을 키우고, 작금의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는 모습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업계관계자들은 2025년 국내 와인시장 경향과 2026년 시장 전망 및 기대에 대해 거의 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이 더 중요해진 시기라고. 그로 인해 와인시장이 더 성숙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들어보자.

2025 국내 와인시장을 돌아보며

2025년은 전반적으로 와인 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모든 카테고리가 동일한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다. 부르고뉴를 비롯한 저생산·고가 와인군은 가격 상승이 이어졌음에도 판매량에 큰 변동은 없었다. 이미 확고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는 카테고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었다. 반면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뉴질랜드 등 신대륙 화이트 와인의 판매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 일부 수입사들은 엔터테이너 및 문화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시장을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 카테고리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었다. 한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세계 와인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그동안 한국을 찾지 않던 BIVB를 비롯한 각국의 와인 협회와 생산자들이 직접 방한해 시음회와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여전한 관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비교적 활발하고 의미 있는 교류의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F&B 업계 전반으로 시선을 넓혀보면, ‘흑백 요리사’와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미식 문화가 대중적으로 조명된 해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관심이 실제 매출로 직결된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와인과 같은 음료 부문의 매출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게 들려왔다. 결과적으로 2025년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소비 구조와 시장의 성격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 해였으며, 각 업체와 업장마다 ‘무엇을 더하는가’보다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한우성/ (주)뱅 레어 대표이사

2025년은 2024년 이후 조심스럽게 반등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수년 중 가장 챌린지가 큰 해였다. 국내외 경기 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환율 급등, 소비심리 위축이 동시에 작용하며 와인시장 전반에 큰 압박을 주었고, 이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렇기에 2025년은 브랜드의 힘과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분명해진 해이기도 했다. 1865는 <Wine Intelligence> 기준 10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를 기록했고, 돈 멜초(Don Melchor)는 <Wine Spectator Top 100> 1위에 오르며 프리미엄 와인의 상징성을 다시금 입증했다. 한편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중심으로 한 화이트 와인 카테고리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소비는 줄었지만,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핵심 애호가층은 여전히 시장을 지탱하고 있었고, 이는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 장기적인 브랜딩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었다. 성은영/ 금양인터내셔날 마케팅부문 부문장

주류 시장은 다양화된 한편 하이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고, 와인시장은 전년도에 이어 계속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오더 와인25플러스는 2025년 두 자릿수 이상 드라마틱한 신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는 코로나 시기의 홈술 및 와인 저변 확대로 인한 신장률과 비교해도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와인25플러스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GS25나 GS더프레시 등 가까운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날짜에 픽업할 수 있다는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있다. 또 점점 스마트해지는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상품 설명과 리뷰 등 종합적인 지표를 활용하여 구매하는 방식을 이어간다. 2025년은 기존에 스마트오더 채널에 회의적이었던 수입사들조차 생각의 전환이 일어난 시기였다. ‘스마트오더’를 테스트 베드로 삼아 오프라인까지 판로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상품과 행사를 기획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과적으로 전년도보다도 더 다채로운 상품들과 풍성한 행사를 선보이게 되었다. 또한 경험중시형 소비 트렌드도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인25플러스와 카카오가 콜라보하여 선보인 ‘Gift X’ 와인 페어링 다이닝이나 마스터 클래스는 최대 2배 이상의 신장률을 보였다. 한편 와인25플러스는 AI를 활용한 소비자 반응 요약 서비스 등, 앱 화면 개편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여가고 있다. 김유미/ GS리테일 와인25+ 팀장

작년 7월, 와인25플러스에서 도입한 'AI 이미지 검색'(사진 제공: GS리테일)

2025년은 와인 교육 현장에서 경기 둔화가 먼저 체감됐다. 기업 강의는 예산이 동결되거나 일정이 보류되는 경우가 늘었고, 개인 클래스도 재등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와인 교육은 소비 구조상 ‘여가나 취향’의 영역이라 지출 조정이 빠르게 반영되는 편인데, 그 흐름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긴 정규 과정보다는 짧고 밀도 있는 소규모 테이스팅 세션처럼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형태로 교육에 대한 선호가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 현상을 소비자들의 ‘경험 방식 재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홍광현/ 유어쏨(YOURSOMM) 대표

2025년 와인시장은 2024년부터 말이 나왔던 대로 다들 많이 어려운 해였다고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시장 분위기 자체가 위축된 상태였고, 소비자들은 더 조심스러워졌다. 와중에 더 또렷해진 건 브랜드와 가격대 중심의 극단적인 양극화였다. 와인 선택지가 너무 많아진 시대, 소비자들에겐 마시는 것보다 고르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처럼 보인다. 결국 “내가 아는 브랜드인가”, “이 선택이 실패하지 않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이 구매를 결정하게 하고, 투자 비용 대비 확실한 만족과 리턴을 기대하는 심리가 훨씬 강해졌다고 느껴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단순한 제품 소개보다 브랜드의 존재감을 분명히 알릴 수 있는 액티비티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Dive into Bubble: 제이콥스 크릭에 빠지다’ 프로모션은 와인바와의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를 신선하게 재조명하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다이나믹하고 생생한 경험을 선사했다. ‘비나키 테이스팅 클럽’역시 소비자 대상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을 중심으로 치즈, 하이볼, 한식·중식 양념 등 다양한 테마를 붙여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런 활동들은 단발성 이벤트보다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브랜드가 잊히지 않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석시경/ 비나키 트레이드 마케팅 매니저

'Dive into Bubble: 제이콥스 크릭에 빠지다’ 행사 현장

2025년은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인 부르고뉴 와인들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와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한 해였다. 기후 변화로 와인스타일이 변한 하우스들도 많아 와인 생산자나 빈티지를 더 심도 있게 알아보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도 많다. 한편으론 프랑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가성비 좋은 와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보물 같은 와인들도 발견했다. ‘가성비 좋은 와인’ vs ‘가격 상관없이 희소성이 있는 와인’으로 소비자들의 기대가 양분되는 것이 더 확실하게 느껴졌고, 이에 대비해 까사델비노에서는 퀄리티도 가격도 좋은 와인들과 희소성 높은 와인들을 적절하게 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배윤하/ Casa del Vino 총지배인

2025년은 어려운 해였다. 와인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여전히 선전하고 있고, 조지아나 포르투갈 등 새로운 와인들이 국내시장에서 열심히 활동을 전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와인 소비는 침체된 면이 있었지만 와인시장은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수진/ WSA와인아카데미 원장

2025년의 와인시장은 코로나 시기 급성장한 와인시장에 대한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진 한해가 아닌가 한다. 경제·정치적인 이유로 주류시장의 침체가 와인시장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연말까지도 영향이 이어졌다.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들의 알코올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도 국내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순당에서는 무알코올 와인과 트렌디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카테고리를 늘리는 한편 신규 브랜드 런칭을 통해 자사 충성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홍진기/ 국순당 수입주류사업부 마케팅 팀장

2026 국내 와인시장을 바라보며

2024년 말에도 큰 기대보다는 신중한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본 기억이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 보면, 2026년 또한 한국 와인시장이 단기간에 뚜렷한 성장세를 회복하리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지금의 시기에는 와인시장의 모든 채널이 단순히 더 많은, 더 새로운 와인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이미 국내에 충분히 소개되어 있는 와인들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와인 애호가는 물론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소비자들에게까지 흥미롭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급격한 외형적 성장보다는 한층 성숙하고 안정된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수입사의 입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도 환율 안정, 나아가 원화 강세다. 한국 와인시장은 이미 선진국에 비해 엄격한 수입 규정과 높은 세금 구조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소비자 가격을 더욱 자극하며,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시장을 지켜온 와인 애호가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우성/ (주)뱅 레어 대표이사

향후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더 보수적이고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이 선택이 실패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분명해졌고, 지불한 만큼의 확실한 보상을 기대하는 심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와인이 좋다는 설명보다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 ‘이 가격이 납득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브랜드 인지도, 그동안 쌓아온 경험, 그리고 소비자가 느끼는 신뢰가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2026년은 시장이 갑자기 성장하기보다는 브랜드 간 차이가 더 분명해지고,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만들어온 브랜드들이 살아남는 해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석시경/ 비나키 트레이드 마케팅 매니저

글로벌 정세와 환율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해 단기적인 시장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2025년의 어려운 환경에 맞서 내부적으로 구조를 점검하고 체력을 단단히 다져온 경험이 있다. 시장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통해, 이제는 반등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과 준비는 갖추어졌다고 판단한다. 한국 시장의 가장 큰 차별점은 와인 소비자들이 여전히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젊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학습 의지가 높다는 점이다. 이는 단기적인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카테고리,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스토리가 기회로 작동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2026년에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나 볼륨 확대보다는 브랜드·콘텐츠·경험을 중심으로 한 보다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길 기대해 본다. 와인이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문화와 취향의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업계 전반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함께 준비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은영/ 금양인터내셔날 마케팅부문 부문장

고환율, 경기 불황으로 인해 와인시장은 2025년과 마찬가지로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2026년은 큐레이션 역량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콘텐츠를 갖춘 상품과 프로모션만이 플랫폼 차별화를 만드는 핵심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 시장 전반이 코로나 이후 한 단계 더 성숙한 소비 단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유미 /GS리테일 와인25+ 팀장

2026년은 급격한 반등보다는 보합 또는 완만한 회복을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특히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 원가 부담이 커지고, 업장과 소비자 모두 지출에 더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교육·이벤트 예산이 먼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은 양적 팽창보다 내실 중심의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내년에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을 더 많이 소개하고,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선택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특히 Z세대에게 와인이 복잡하고 비싸고 지루한 음료가 아니라, 일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싶다. 홍광현/ 유어쏨(YOURSOMM) 대표

와인시장이 좀 더 밝은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퀄리티 있는 고급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와인시장이 한층 더 성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진기/ 국순당 수입주류사업부 마케팅 팀장

달러와 유로의 폭등으로 2026년 와인시장도 쉽지 않은 시작이 되리라 생각된다. 가격 변동은 더 커지고 와인 진입장벽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와인을 선별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2026년에도 국가나 품종에 상관없이 퀄리티 좋고 매력적인 와인들을 발굴하여 좋은 가격대로 리스트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배윤하/ Casa del Vino 총지배인

품질, 가격, 트렌드를 선도하는 더 다양한 와인들이 소개되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고, 업계가 활기를 되찾기를 바래본다. 박수진/ WSA와인아카데미 원장

글·정리 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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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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