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멋따라 로컬따라! 여름 여행을 위한 로컬 다이닝 4

Edited by문 지민

‘미식 여행’, ‘맛캉스’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지에서의 음식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재료와 음식은 여행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다시 그곳을 찾게 만드는 기억이 되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주요 여행지에서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과 와인을 함께 선보이는 업장 네 곳을 소개한다.

쉐프곤 – 부산 중구

쉐프곤은 부산 자갈치 시장 인근에 위치한 컨템포러리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신영곤 셰프가 부산의 해산물과 한국 고유의 식재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코스 요리를 만든다. 쉐프곤은 2024년과 2025년 미쉐린 가이드 부산에 선정된 바 있다.

신영곤 셰프는 매일 새벽 자갈치 시장을 직접 찾아 식재료를 선별해 구매한다. 당일 시장에 들어온 해산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코스 중 일부 메뉴가 유연하게 달라진다. 그중 대표 메뉴인 ‘자갈치 제철 해산물 초회’ 역시 당일 공수한 해산물과 지역 해초를 사용했다. 해산물의 신선한 맛에 해초의 향과 경쾌한 식감이 더해져, 부산 바다의 계절감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인 ‘문어구이와 보리 리조또’는 부산산 문어와 한국 전통 곡물인 보리를 쉐프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다. 익숙한 식재료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살리면서도 이를 한층 세련되게 풀어냈다. 쉐프곤이 추구하는 ‘지역 가스트로노미’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메뉴 중 하나다.

쉐프곤에는 특별한 ‘스페셜 셰프 페어링 코스’가 있다. 10코스에 와인 페어링 3종이 포함된 구성으로, 와인은 그날의 메뉴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시장 상황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만큼, 와인 역시 당일 준비된 음식의 산미와 감칠맛, 발효, 풍미 등을 고려해 셰프가 직접 선정해 제공한다.

쉐프곤 
▶인스타그램 @chefgon_busan 

배길섭 – 전남 여수시

여수 이순신광장 인근, 1970년대 음악다방이 모여 있던 골목에 자리한 ‘LP실비다이닝’ 배길섭. 지금은 대부분 사라진 그 시절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밤이면 LP로만 음악을 튼다.

배길섭의 메뉴는 지역의 전통성을 가져오되, 이를 배길섭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구성한다. 그중 ‘제철 당일바리 안주 코스’는 합리적인 가격에 여수의 맛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메뉴다. 서대회, 홍합, 숙성회, 갓김치 등 여수의 대표 식재료가 코스 안에 모두 담긴다. ‘돌게장사시미’는 여수의 돌게장과 제철회를 함께 내는 메뉴다. 특히 돌게장은 여수에서 50년 넘게 게장을 만들어온 할머니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다.

와인은 여수 음식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한다. 해산물과 남도 음식 특유의 진한 양념을 사용하는 요리가 많은 만큼, 음식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균형을 잡아주는 와인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화이트 와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며, 소비뇽 블랑과 포르투갈 그린 와인을 주로 갖추고 있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그린 와인에 제철 당일바리 안주 코스 또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에 돌게장사시미를 주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배길섭은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를 주요 모토로 삼는다. 여수의 식재료를 메뉴 안에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팝업 브랜드 히피락(@hippierock_official)을 운영하며, 매장 밖에서도 지역의 맛을 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배길섭
▶인스타그램 @yeosumusicbar 

메종아라 – 제주 서귀포시

제주 서귀포 이중섭 거리 근처에 위치한 메종아라는 오픈한 지 한 달 반 남짓한 신상 퓨전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다양한 주방에서 경험을 쌓아온 15년 경력의 이탈리안 셰프가 제주산 식재료에 서양의 조리법을 더해 메종아라만의 음식을 만든다. 화려한 수상 이력이나 멋진 뷰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골목 안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의 맛을 온전히 즐기기 좋은 곳이다.

메종아라의 메뉴는 제주의 대표 식재료인 갈치, 흑돼지, 고사리 등을 활용한 요리들로 구성되어있다. 그중 시그니처 메뉴인 ‘유채 나물 문어제육 & 비스큐 크림 리조또’는 제주의 바다와 들에서 나는 재료를 한 접시에 담은 요리다. 특대 돌문어에 한국인의 소울 푸드 제육 소스를 더하고, 제주 유채 나물과 비스큐 크림 리조또를 함께 곁들였다. 매콤한 제육 소스와 감칠맛 풍부한 비스큐 크림, 그리고 향긋한 유채 나물이 어우러지며 제주 식재료를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

메종아라의 편안한 분위기는 와인 리스트에도 반영되어 있다. 와인을 잘 알지 못해도 음식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메뉴와의 페어링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들로 구성했다. ‘어썸제주’나 ‘해녀와인’처럼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와인도 있어 여행 중 제주다운 한 끼와 한 잔을 함께 경험하기에도 좋다.

메종아라
▶인스타그램 @maison_ara_jeju 

손즈 – 강원 속초시

손즈는 강원도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브런치 메뉴와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올데이 브런치 바다. 낮부터 저녁까지 식사와 와인을 곁들일 수 있는 캐주얼한 공간으로, 로컬 식재료의 신선함을 브런치 메뉴 안에 담아낸다. 오랜 시간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호스피탈리티와 와인, 페어링을 자연스럽게 익힌 주인장은 캐나다의 요리학교를 거쳐 몬트리올의 브런치 가게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가게인 손즈를 열었다.

강원도는 산과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가 모두 풍부한 지역이다. 손즈는 이러한 강원도의 색깔을 메뉴 안에 적극적으로 담아낸다. ‘속초 포레스트 에그’에는 곤드레를 베이스로 만든 요거트 소스를, ‘그릴드 치즈와 치폴레 토마토 스프’에는 곰취로 만든 버터를 사용한다. 특히 스테디 메뉴 중 하나인 ‘페리페리 쉬림프 파스타’는 포르투갈식 페리페리 소스에 강원도 황태를 활용한 황태 크럼블을 더한 요리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소스에 황태의 감칠맛이 더해져,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재료가 달라지면 메뉴 구성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손즈의 와인 리스트는 포르투갈 와인으로 채워져 있다. 주인장이 포르투갈에서 지내며 경험한 와인에 대한 좋은 기억에서 출발한 선택이다. 여러 와인을 시음하고 고민한 끝에 브런치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들로 리스팅했다. 같은 포르투갈 와인이라도 지역과 품종에 따라 스타일이 다양해, 포르투갈 와인이 낯선 손님들에게도 취향에 맞춰 추천해 준다.

손즈
▶인스타그램 @sonz.official 

정리 문지민 사진 각 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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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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