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 에스테이트, 나파 밸리 소비뇽 블랑으로 DRC 몽라셰 옆에 서다

Written by신 윤정

세계 최고의 와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평가에서, 캘리포니아의 한 소비뇽 블랑이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Conti)’의 ‘몽라셰(Montrachet)’ 바로 아래로 올라섰다. 핀란드의 와인 평가 그룹 테이스팅북(Tastingbook)이 매년 진행하는 BWW(Best Wine of the World Competition) 2025의 화이트 부문 결과다. 1위 DRC 몽라셰 2019에 이어 2위로 선정된 와인은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의 허쉬 빈야드 소비뇽 블랑(Hershey Vineyard Sauvignon Blanc) 2019. 출품된 5,000종이 넘는 화이트 와인 가운데, 98~100점을 받은 단 여섯 와인에만 허락되는 좁디좁은 플래티넘(Platinum)이라는 자리에, 캘리포니아 샤르도네도 아닌 소비뇽 블랑이 올라선 것이다. 다나 에스테이트의 로터스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Lotus Vineyard Cabernet Sauvignon) 2022 또한 11,000여 종의 레드 와인 가운데 상위 30개에 해당하는 골드(Gold)로 선정되었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화이트 와인으로 떠오른 다나 에스테이트의 소비뇽 블랑 라인업과 일찍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져온 레드 와인들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4월 다나 에스테이트의 세일즈 부문 부사장 제프 라비츠케(Geoff Labitzke)MW가 한국을 찾았다. 국내 공식 파트너인 에노테카 코리아의 창립 1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한 콜라보를 앞둔 예고편이기도 했다.

다나 에스테이트의 세일즈 부문 부사장 제프 라비츠케(Geoff Labitzke)MW

폐허가 된 나파의 와이너리, 한국인의 손에서 깨어나다

다나 에스테이트는 루더포드(Rutherford) AVA의 가장 북쪽 끝, 세인트헬레나(St. Helena)로 막 넘어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나파 밸리에 정착민들이 생겨나던 초창기까지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는 곳으로, 일대가 아직 멕시코 영토였던 19세기에 에드워드 베일(Edward Bale)이 멕시코 정부로부터 받은 토지의 일부였다. 그가 처음 지은 가옥이 바로 지금의 와이너리가 선 자리. 오늘날의 다나 에스테이트는 1883년 샌프란시스코의 식료품상 헬름스(Helms)가 이곳에 지은 와이너리를 모태로 한다. 약 20년간 와인을 생산했음에도 20세기 초 맞이한 금주법의 그림자 속에서 와이너리는 70년을 폐허로 흘려 보내야 했다. 이 땅에 다시 활기가 돈 건 1976년, 리빙스턴(Livingston) 가문이 모펫 빈야드(Moffett Vineyard)라는 포도밭을 일구고, 랜디 던(Randy Dunn), 존 콩스가드(John Kongsgaard), 릭 포만(Ric Forman) 같은 나파의 전설적인 양조가들이 카베르네 와인을 빚으면서였다. “1970년대 나파를 떠올려 보면, 톱 퀄리티 와인의 중심은 루더포드와 세인트헬레나, 오크빌 일대였다.” 제프 라비츠케의 설명에서 품질을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나파 밸리 세부 와인 산지 지도

운명의 전환점은 약 20여 년 전에 찾아왔다. 한 한국인이 모펫 빈야드의 부지 매입을 검토하며 그간 만들어 낸 14개 빈티지를 한자리에서 시음한 것이다. 14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잔을 비운 끝에, 헬름스 빈야드(Helms Vineyard)의 잠재력을 확신한 그는 부지를 매입하고 다나 에스테이트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새로운 오너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와인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무너진 1880년대 석조 와이너리를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 되살리는 일이 먼저였다. 역사에 대한 예우였을 터. 오늘날 다나 에스테이트의 안뜰과 살롱, 그리고 와인 라이브러리를 품은 원형 홀 로툰다(The Rotunda)는 모두 그 복원의 결과물이다. 헬름스가 남긴 석조 건물 전체가 한 시대를 향한 헌사로 남아 다나 에스테이트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와인 양조를 위한 시설은 따로 있다. 설립 당시 포도밭 매입과 양조장 설계까지 유명 컨설팅 와인메이커 필립 멜카(Philippe Melka)의 도움으로 옛 석조 건물 곁에 새로운 양조장을 지어 올렸다. 폐허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그렇게 다시 첫 장을 펼쳤다.

마야카마스와 바카 사이에서

제프 라비츠케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다나 에스테이트가 직접 소유한 네 포도밭을 소개했다. 헬름스, 허쉬(Hershey), 로터스(Lotus), 크리스탈 스프링스(Crystal Springs). 흥미로운 점은 네 포도밭이 같은 나파 밸리 안에 있으면서도 산맥과 고도, 경사와 일조 방향 등 거의 모든 지형적 요소가 다르다는 것이다. 나파는 동쪽의 바카(Vaca) 산맥과 서쪽의 마야카마스(Mayacamas) 산맥이라는 두 화산 산맥 사이에 놓여 있는데, 같은 화산암이라도 분출 온도에 따라 성격이 전혀 다른 토양이 된다. "나파 밸리는 세계 어디보다 다양한 토양이 한 밸리에 모여 있는 곳"이라는 라비츠케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서쪽 마야카마스 자락, 다나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건물 옆에 놓인 헬름스는 동향의 비교적 낮은 포도밭(해발 약 60m)이다. 계곡 바닥 쪽의 충적성 양토가 비탈을 오를수록 자갈 섞인 거친 양토로 바뀌는데, 헬름스 빈야드 와인은 배수가 좋은 비탈 위쪽에서 나온다. "헬름스에서 얻는 건 우아함이다. 충적층과 자갈, 좋은 배수, 그리고 무엇보다 서늘한 오후 햇볕이 헬름스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다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건물과 헬름스 빈야드

동쪽 바카 산맥으로 건너가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웰 마운틴(Howell Mountain) AVA의 해발고도 약 550m 정상부에 자리한 허쉬 빈야드는 네 밭 중 가장 복합적이다. 한 포도밭 안에 가능한 모든 경사면이 다 들어 있고, 깨진 암반, 자갈, 점토, 압축된 화산재 등 토양도 6~7가지가 뒤섞여 있다. 35에이커 안에 분포한 25개 가까운 세부 구획의 개성을 보존하기 위해 4주에 걸쳐 구획별로 수확하고 발효도 따로 진행한다.

허쉬 빈야드

같은 바카 능선, 크리스탈 스프링스(Crystal Springs of Napa Valley) AVA에서는 또다른 지형이 펼쳐진다. 이곳에 자리한 로터스 빈야드와 크리스탈 스프링스 빈야드는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가장 가파른 밭들이다. 특히 로터스는 20도로 시작한 경사가 아래로 내려가며 40도까지 떨어지고, 발 밑에 깔린 굵은 화산암 덩어리들이 라디에이터처럼 열을 머금는 땅이다. 이로 인해 "가장 극단적인 숙성을 얻는 곳"이 로터스 빈야드라 한다. 경사가 너무 가팔라 기계는 엄두도 낼 수 없고, 모든 작업이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고. 해발고도 240~365m에 이르는 로터스와 달리 바로 옆 크리스탈 스프링스 빈야드는 해발고도 60~210m 사이에서 또다른 테루아를 보인다.

로터스 & 크리스탈 스프링스 빈야드

한 그루 한 그루

포도 재배에 있어 제프 라비츠케는 ‘한 그루 한 그루(vine-by-vine)’를 강조했다. 균형 잡힌 와인은 균형 잡힌 포도즙에서 나오고, 균형 잡힌 포도즙은 한 구획의 포도가 고르게 익을 때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개별 포도나무의 수액 흐름까지 측정해 숙성 속도와 스트레스 상태를 살피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 사진으로 손이 더 필요한 곳을 가려낸다. 잡초는 양 떼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고, 땅을 공유하는 식물들의 수분을 돕기 위해 직접 벌을 친다. 수확은 전부 손으로, 포도밭과 양조장에서 두 차례 건강한 포도송이를 골라낸다.

포도밭의 다양성을 잔까지 옮기기 위해, 다나 에스테이트에는 포도밭마다 독립된 발효실이 있다. 발효 용기도 밭의 성격을 따라간다. 토양이 비교적 고른 헬름스는 큰 우드 탱크에서, 한 구획의 수확량이 0.5톤에 그치기도 하는 허쉬는 작은 바리크 단위로 발효한다. 허쉬의 바리크는 하루 서너 번 작은 바퀴 위에서 통째로 굴려지는데, 떠오른 껍질층이 굳지 않게 부드럽게 돌려 색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일종의 미니어처 회전 발효기랄까. 제프 라비츠케는 “이렇게 하면 펌프-오버(Pump-Over) 방식보다 훨씬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포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익는 로터스에는 콘크리트 탱크가 동원된다. 열을 잘 전하지 않는 콘크리트가 화산 토양이 주는 강렬한 에너지를 잡아 주는 균형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허쉬 빈야드에 있는 'The Hershey Room'

타닌은 양조 과정 내내 섬세하게 다루어진다. 수확 직후 3~4일간 포도즙을 결빙점 가까이 떨어뜨리는 냉침용으로 색만 먼저 부드럽게 빼낸 뒤, 발효 단계에서는 껍질에서 오는 정제된 타닌만 취하고 씨에서 오는 거친 타닌은 추출되지 않도록 한다. 부드러움의 또다른 비결은 ‘프리런 쥬스’. 큰 탱크에서 나오는 압착 주스를 바소(Vaso)의 구조감을 위해 일정 비율 사용할 순 있지만, 이외 온다와 모든 싱글 빈야드 와인은 프리런 쥬스만 사용하여 만든다. 블렌딩을 먼저 하고 숙성하는 것도 다나 에스테이트의 철학이다. 이 시점에서 제프 라비츠케는 스파게티 소스를 소환했는데 “스파게티 소스가 둘째 날 더 맛있는 것과 같다. 일찍 섞어 서로에게 녹아들 시간을 주는 것.” 갓 출시된 다나 에스테이트 와인이 조화로울 수 있는 이유 아닐까.

가성비 프리미엄과 다나 에스테이트의 얼굴

다나 에스테이트의 와인은 세 단계로 나뉜다. 나파 밸리라는 큰 인상을 담는 바소, 에스테이트를 드러내는 온다(Onda), 그리고 개별 포도밭의 개성을 오롯이 표현하는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그 세 단계의 입구에 선 바소는, 미국과 한국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다나 에스테이트의 얼굴이자 가성비 프리미엄을 대표하는 와인이다. 제프 라비츠케와 함께 테이스팅한 이날은 10년의 간극을 둔 두 빈티지가 나란히 시음 테이블에 올랐다. 먼저 바소 2021. 제프 라비츠케가 “2013과 함께 21세기 나파 최고의 빈티지”라 평하는 해다. 우스갯소리로 “형편없는 와인을 만드는 게 오히려 어려울 정도”였다고. 포도알이 워낙 작아 과즙 비율이 낮았던 만큼 농축도가 자연스럽게 따라왔고, 결과적으로 잘 익었으나 결코 무겁지 않은 균형이 뒷받침되는 와인이 완성되었다. 함께 놓인 바소 2011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춥고 까다로웠던 빈티지, 포도를 익히기 위해 송이를 솎아 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해다. 카베르네 프랑이 3~7%가량 섞인 이 와인은 숙성해 가는 부케 속에서도 허브 같은 뉘앙스가 남아 있어 2021과는 대조된다. 올빈 러버라면 혹할 매력이 넘치는 이 와인에 담긴 가치는 이어지는 제프 라비츠케의 설명이 대신한다. “좋은 빈티지에 좋은 와인을 만드는 건 누구나 한다. 어려운 해에 좋은 와인을 만드는 게 진정한 도전이다.”

온다 와인이 만들어지는 포도밭의 토양 샘플

바소가 ‘나파 밸리’를 이야기한다면 온다는 ‘다나 에스테이트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와인이다. 골격은 매년 크리스탈 스프링스 빈야드에서 온다. 구조감을 책임지는 건 토양이 복합적이고 해발고도가 높은 허쉬 빈야드의 포도. 여기에 마야카마스 자락 헬름스 빈야드의 우아함과 가파른 로터스 빈야드의 농익은 과실미가 소량씩 스며들어 있다. 말하자면 다나 에스테이트가 가진 네 싱글 빈야드의 테루아가 한자리에 모인 셈. 어느 한 포도밭의 개성을 외치기보다, 네 밭의 목소리가 포개진 균형의 와인이 온다인 것이다. 제프 라비츠케와의 만남에선 2019 빈티지의 온다가 서빙되었다. 검은 자두, 블랙베리, 블랙 커런트의 과실미와 토스트, 육두구, 카카오, 커피 등 살집 있는 과일 풍미가 부드럽게 어우러진 우아한 와인. 바소의 친근함과 싱글 빈야드 와인의 슈퍼 프리미엄 이미지 사이에서, ‘다나 에스테이트의 인상’과 같은 역할을 하는 와인이 온다라 할 수 있다.

제프 라비츠케MW와 함께 테이스팅한 와인들

소비뇽 블랑 레볼루션

이날 시음은 통념을 한번 거슬렀다. 화이트 와인으로 시작해 레드로 이어지는 보통의 시음 순서가 아닌, 레드 와인 3종을 먼저 선보이고 소비뇽 블랑 3종이 뒤를 이었다. "소비뇽 블랑 와인들의 산도가 워낙 뛰어나서”라는 게 제프 라비츠케의 설명. 다시 말하면, 레드 와인 뒤에 와도 묻히지 않을 만큼의 힘과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레드 와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와이너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경지에 오른 이 화이트 와인들은, 사실 보통의 부동산 셈법으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결정에서 출발했다. "에이커당 80만 달러짜리 하웰 마운틴 땅에 소비뇽 블랑을 심겠다고 하면, 은행원은 '참 좋은 계획이네요, 그런데 다른 은행을 알아보시죠'라고 답할 거다"라는 제프 라비츠케의 웃음 섞인 멘트에서도 현실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다나 에스테이트가 소비뇽 블랑에 공을 들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허쉬 빈야드를 매입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피터 마이클(Peter Michael)에서 와인을 만들던 한 와인메이커가 "하웰 마운틴 일대에서 본 최고의 소비뇽 블랑 과실"이라며 잠재력을 귀띔했던 것이다. 과감한 결정의 결과, 허쉬 빈야드는 나파 밸리 최고의 소비뇽 블랑 포도밭으로 떠올랐다.

바소 소비뇽 블랑과 온다 소비뇽 블랑의 레이블

세 가지 소비뇽 블랑의 테이스팅이 시작되었다. 모두 100% 소비뇽 블랑에 유산 전환 없이 바리크에서 발효한 와인들이다. 먼저 바소 소비뇽 블랑(Vaso Sauvignon Blanc) 2022. 허쉬 빈야드의 어린 포도나무와 쿰스빌(Coombsville)의 더 따뜻한 계곡 바닥쪽 유기농 밭에서 온 포도를 사용했다. 이어서 나올 와인들에 비해 산도는 한결 편안하게 다가오면서도 소비뇽 블랑의 강렬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 온다 소비뇽 블랑(Onda Sauvignon Blanc) 2023은 이제 세 번째 빈티지를 맞은 와인이다. 강렬하게 휘감는 향과 아주 농축적인 풍미, 짜릿한 산도가 다나 에스테이트 소비뇽 블랑의 지향점을 분명히 한다. 제프 라비츠케는 특히 2023년이 좋은 해였다고 회상했다. “좋은 품질과 좋은 수확량이 함께 나오는 경우는 드문데, 2023이 바로 그런 해였다.” 길고 느린 시즌이 ‘힘과 정밀함’을 빚어냈다고. 푸드 페어링 측면에서는 “샤블리에 어울리는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좋을 것이라 한다. “굴 껍데기 같은 미네랄리티는 아니어도, 굴 한 점을 부르는 듯한 활기찬 산미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허쉬 빈야드 소비뇽 블랑의 레이블

마지막으로 잔에 따라진 와인은 허쉬 소비뇽 블랑 2021. 제프 라비츠케는 허쉬 빈야드를 ‘유니콘’이라 표현했다. “수확 시 pH가 3.05 이하인데, 동시에 알코올 잠재력은 15%까지 올라온다. 모젤 리슬링 수준의 산도에, 그 두 배에 달하는 잠재 알코올을 가진다는 뜻이다.” 어릴 때는 “덜 익은 레몬을 통째로 씹는 듯한” 산도지만, 한두 해 숨을 고르면 그 팽팽함이 비로소 풀려나기 시작하는 와인이라고. 비교 대상을 찾기조차 어려워 종종 몽라셰(Montrachet)를 옆에 놓고 보여 준다는 이 와인의 잠재력을, 이번 BWW 2025의 결과가 다시 한번 확인시킨 셈이다. “어쩌면 나파 밸리에서 만들어진 역대 최고의 화이트일지도 모른다.” BWW 2025 이전부터 테이스팅북 평가단이 일관되게 보여온 인식을 한 패널의 코멘트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와인을 마시고 그린 그림, 그리고 다음 장

이번 테이스팅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포개어졌다. 에노테카 코리아가 설립 15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아트 레이블 프로젝트다. 와인과 예술의 협업이 대개 기존 작품을 빌려 오는 방식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박선기 작가가 직접 와인을 시음하고 거기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옮겼다. 주로 조각과 설치를 해 왔지만, 이번에는 드로잉으로 와인을 표현하고 싶다고 한 작가의 의견을 받아 수묵의 결을 입은 특별한 아트 워크가 완성됐다. 핵심 모티브는 ‘자연의 언어로 기록된 시간의 형태.’ 바소 2020 빈티지부터 2023 빈티지까지 각 와인이 지닌 균형과 에너지를 백자 달항아리의 조형적 변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담아내었다. 풀 빈티지 컬렉션은 300세트 한정으로 6월 19일까지 전국 에노테카 직영 매장에서 선예약 가능하다.

신윤정 사진·자료 제공 에노테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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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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