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talian Wines Lead to Seoul: 2026년 보르사비니 와인쇼

Written by뽀노애미

지금 한국의 와인업계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여러 악재가 동시에 겹쳐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에 갇혀있다. 유가가 오르고, 항공권값이 뛰고, 환율은 요동친다. 그 한가운데, 한 줄기 빛과 같은 희소식이 있다. 보르사비니(Borsa Vini)가 올해도 서울로 온다.

4년 연속, 한국은 보르사비니가 찾는 나라다. 보르사(Borsa)는 이탈리아어로 익스체인지(Exchange), 즉 거래소를 뜻한다. 서울이 이탈리아 와인의 거래소가 된다는 말이다. 올해 행사에는 이탈리아 전역 70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참가한다. 그 중 약 3분의 2는 한국에 아직 상륙하지 않은 브랜드들이다. 프로바인(ProWein)이나 비니탈리(Vinitaly)의 수천 개 부스 정글을 헤매며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아도 된다. B2B 미팅부터 마스터 클래스까지, 한국에서 원스톱으로 해결된다.

이 행사를 이끄는 사람이 있다. 보르사비니 2026을 주최하는 이탈리아 무역공사 서울사무소의 페르디난도 구엘리(Ferdinando Gueli) 관장이다. 20년 이상 이탈리아 무역공사에서 활약해 온 구엘리 관장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이탈리아 브랜드와 제조업 홍보 경험을 쌓은 이탈리아 무역 전문가다. 현재는 이탈리아 무역공사 서울사무소를 맡아 한국 시장에 이탈리아 산업과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았다.


이탈리아 무역공사 서울사무소 페르디난도 구엘리 관장 인터뷰

이탈리아 무역공사의 페르디난도 구엘리(Ferdinando Gueli) 관장

Q. 한국 와인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A. 젊은 시장이다. 소비자 연령대가 아니라 와인 전통의 역사로 보았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가능성이기도 하다. 안목 있고 호기심 많은 소비자가 있는 한, 매우 유망한 시장이다.

Q. 한국에서 이탈리아 와인의 현재 위치는

A. 한국 시장에서 이탈리아 와인은 이미 선두권에 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그보다 훨씬 크다. 이탈리아만의 독보적인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2,000종 이상의 토착 품종이 보여주는 다양성, 수천 년의 전통, 그리고 품질.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갖춘 경쟁자는 없다. 발효와 감칠맛을 기반으로 한 한국 음식의 깊고 다층적인 맛 구조에 페어링하기에, 이탈리아 와인만큼 넓은 선택지를 가진 나라도 없다.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

Q.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와인은 얼마나 알려져 있나?

A. 약 80%는 아직 소개조차 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와인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한국 소비자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 이탈리아 20개 주(州) 모두 각자의 탁월한 와인이 있다. 더 많은 이탈리아 산지를, 그리고 같은 산지 안에서도 더 많은 지역과 와인을 경험해 나가길 권한다. 규모가 큰 산지일수록 아직 알려지지 않은 와인이 더 많다.

Q. 비니탈리와 같은 대형 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바이어 입장에서 더 효율적인 면은

A. 보르사비니는 B2B에 집중한다. 비니탈리(Vinitaly), 프로바인(ProWein), 와인 파리(Wine Paris) 같은 대형 박람회는 한국에서 열리지 않는다. 수입사 입장에서 참가하려면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르사비니는 서울에서 개최된다. 항공비도, 체재비도 없이 이탈리아 와이너리 70개를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여기 오는 와이너리는 이미 한국을 선택한 곳들이다. 한국에서 수입사를 찾는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이보다 효율적인 행사는 없다.

작년 보르사비니에 참여한 와인 생산자들의 리테일 투어 현장

Q. 1:1 B2B 미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나?

A. 행사 전날인 5월 18일, 참가 와이너리 담당자들을 위한 리테일 투어가 먼저 진행된다. 백화점, 대형 마트, 전문 리테일샵을 직접 돌며 한국 와인 유통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본행사는 5월 19일과 20일 이틀간이다. 입장은 사전 신청한 와인업계 관계자에 한하며, 19일 오전에는 수입업체 전용 B2B 미팅 세션이 운영된다. 매일 한 차례씩 마스터 클래스도 병행된다. 19일은 이탈리아 북부, 20일은 이탈리아 중남부 와인을 주제로 이탈리안 와인 앰배서더 박희성 소믈리에가 진행한다.

Q. 보르사비니를 통해 실제 수입 계약으로 이어진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A. B2B 거래 특성상 행사 당일 바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 샘플을 받고, 내부 품평을 거치고, 유통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 그래서 공식 집계된 수치는 없다. 대신 몇 달 뒤 조용히 연락이 온다. 작년 행사에서 한 수입사는 보르사비니에서 처음 만난 이탈리아 생산자와 계약을 체결해 스파클링 와인을 런칭, 완판했다. 한국 소비자에게 낯선 마르케(Marche) 지역 와이너리가 행사장에서 수입사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며 경쟁이 붙은 경우도 있었다. 올해도 어떤 서프라이즈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보르사비니 2025 현장

Q. 한국 수입사들이 보르사비니에 꼭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A. 한국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와인과의 필수 약속이다. 참가 와이너리들은 한국을 타깃으로 직접 찾아온 곳들이다. 비행기표를 사고, 호텔을 잡고, 참가비를 낸다. 자비로 서울에 온 사람들이다. 그중 약 3분의 2는 한국에 아직 수입되지 않은 브랜드들이다. 한국에서 수입사를 찾는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 와인은 2,000종 이상의 토착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와인들이 5월 19일, 서울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 모인다. 놓쳐선 안 된다.

Q.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갖는 특별한 위치가 있다면?

A. 한국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존재감이 다른 나라다. 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이 이탈리아 시골 와이너리에도 닿아 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대우가 달라질 정도다. 비니탈리가 열리기도 전에 한국 바이어를 먼저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진다. 보르사비니는 잠재력 있는 시장을 직접 골라 찾아가는 행사다. 아무 도시에나 오지 않는다. 한국이 4년 연속 선택된 이유다.

Q. 마지막으로 보르사비니 참가를 고민하는 한국 수입사들에게 한마디 남겨달라.

A. 보르사비니는 이탈리아 와인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이탈리아 와인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반드시 방문하길 바란다. 행사장에서 따뜻하게 맞이할테니 이탈리아식 환대와 와인 문화에 흠뻑 빠져보시길 바란다.


말은 현장에서 증명된다. 보르사비니가 4년째 서울을 찾는 동안, 그 자리를 먼저 경험한 수입사들이 있다. 구엘리 관장이 말한 "항공비도, 체재비도 없이 이탈리아 와이너리 70개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확인한 사람들이다. 비니탈리를 두 차례 다녀온 이랜드 와인 담당자, 그리고 보르사비니에서 만난 마르케 와이너리를 계약까지 이어낸 수입사 주주코리아 대표. 규모도, 채널도 다른 두 사람이 같은 자리를 경험했다. 각자에게 직접 물었다.

이랜드 와인 담당 인터뷰

Q. 비니탈리에 직접 가본 경험이 있나?

A.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참가했다. 기존 거래선 미팅, 신규 와이너리 발굴, 시장 동향 파악이 목적이었다. 항공, 숙박, 일정까지 투자가 상당한 건 사실이다. 다만 짧은 기간에 다양한 생산자를 직접 만나고 현장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유망한 와이너리를 발굴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포트폴리오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

Q. 대형 박람회에서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를 직접 찾고 미팅까지 잡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 궁금하다.

A. 쉽지 않다. 3~4일이라는 짧은 참관 기간 안에 대형 와이너리 미팅만 소화해도 시간이 빠듯하다. 사전에 잡지 않은 미팅은 짧은 상담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원하는 생산자를 찾는 데만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가능은 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따라줘야 한다.

Q. 보르사비니 현장을 비니탈리와 비교해 본다면

A. 비용 대비 효율성만 놓고 보면 보르사비니가 훨씬 높다. 해외 출장 없이 국내에서 생산자를 직접 만나고 실질적인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 하루 5~10개 와이너리와 대화를 나눴는데, 비니탈리보다 규모나 다양성은 제한적이지만 여유 있는 환경에서 오히려 타겟팅된 미팅과 집중도 높은 상담이 가능했다.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브랜드 스토리, 수출 조건, 한국 시장 이해도까지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었다.

Q. 보르사비니를 통해 수입한 와인의 국내 판매 성과는 어떤가?

A. 보르사비니를 통해 수입한 와인은 이랜드가 보유한 하이퍼 채널 킴스클럽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였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가성비가 좋거나 스토리가 명확한 와인일수록 반응이 좋았고, 데일리 와인으로서 음식 페어링 만족도도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처음엔 생소했던 이탈리아 토착품종도 꾸준히 소개한 결과 재구매로 이어졌다. 품종이 낯설어도 스토리가 있으면 통한다는 걸 확인한 사례였다.

Q. 아직 보르사비니를 경험하지 않은 수입사들에 메시지를 전한다면

A. 반드시 한번은 경험해야 할 행사다. 제한된 시간과 비용 안에서 효율적인 소싱을 고민하는 입장이라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단, 명확한 목표와 기준을 갖고 가야 한다. 그래야 결과가 달라진다.

보르사비니 2025에서 활발히 미팅하는 와인 생산자들

이랜드의 이야기가 대형 수입사의 현장이었다면, 이번엔 조금 다른 자리에서 온 목소리다. 소규모 수입사인 주주코리아 대표는 보르사비니에서 만난 마르케 지역의 와이너리 하나를 계약으로 이어냈고, 초도 물량은 이미 소진됐다. 지금은 재수입을 진행 중이다.

주주코리아 대표 인터뷰

Q. 비니탈리 같은 현지 박람회에 가본 적이 있는지, 원하는 생산자를 직접 찾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 궁금하다.

A. 2025년, 이탈리아 무역관 연계 프로그램으로 다녀왔다. 당시 약 30개 와이너리와 사전 스케줄링해 미팅을 진행했고, 일부는 실제 신규 수입으로 이어졌다. 다만 연계 프로그램 없이 간다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성과를 좌우하는 건 사전 리서치와 스케줄링이다. 포트폴리오 방향과 기준을 명확히 세운 뒤 들어가야만 시간 대비 효율이 나온다.

Q. 보르사비니는 그 경험과 어떻게 달랐나?

A. 집중도가 다르다. 대형 박람회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분산된다. 보르사비니는 큐레이션된 생산자들과 밀도 있게 미팅할 수 있어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 단순 소개 수준을 넘어 실제 수입 검토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논의가 현장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 진행되니 항공·숙박 부담도 없다.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보르사비니가 확실히 경쟁력 있다.

Q. 현장에서 "이거다"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A. 마르케 지역 베르디키오(Verdicchio) 품종 와인을 시음했을 때다. 기본적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에 맞게 스타일과 가격대, 산지를 사전에 설정하고 방문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지역에서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 그때가 그랬다. 첫 테이스팅에서 완성도와 개성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말 그대로 "이거다" 싶어서 즉각 도입을 검토했다.

Q. 보르사비니에서 발굴한 마르케 와인을 한국 소비자는 어떻게 받아들였나?

A. 마르케는 국내 인지도가 낮은 산지다. 그럼에도 시음 행사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3종 중 1종은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돼 재수입을 진행 중이다. 산지가 낯설어도 품질이 받쳐주면 시장이 받아들인다는 걸 확인한 사례다.

Q. 아직 보르사비니에 가보지 않은 수입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행사다.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 속에서 탐색하는 것보다, 큐레이션된 생산자들과 밀도 있게 미팅하는 편이 실무적으로 훨씬 효율적이다. 포트폴리오 확장과 신규 생산자 발굴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은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행사다.

보르사비니 2025에서 교류하는 와인 생산자와 참석자

FOMO, 올해 보르사비니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이탈리아 와인을 사랑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있다. 키안티(Chianti)를 알고, 특별한 날 셀러 깊숙이 잠들어 있는 바롤로(Barolo)를 꺼내고, 프로세코(Prosecco)로 건배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와인의 세계는 그보다 훨씬 넓다. “2,000여 종에 이르는 토착 품종” 중 아직 한국 소비자의 잔에 닿지 않은 와인이 얼마나 많은지, 이탈리아 와인의 가능성에 먼저 표를 던진 수입사들은 이미 알고 있다. 보르사비니는 바로 그 숨겨진 보석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불안한 시장과 환율, 이른바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에서도 살아남는 자는 분명 있다. 격이 다른 포트폴리오를 가진 수입사가 바로 그들이다. 소비자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와인, 이름만 들어도 궁금해질 보석 같은 와인을 먼저 발굴하는 것. 지금 이 시장에서 가장 유효한 생존 전략이다. 그 기회가 지금 서울에 와 있다. 올해 보르사비니에 와야 할 이유다.

*FOMO: Fear Of Missing Out. 놓치면 불안한 심리,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

뽀노애미 사진 제공 이탈리아 무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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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5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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