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알바리뉴’ 안젤모 멘데스, 아시아 최초로 한국을 찾다

Written by신 윤정

‘미스터 알바리뉴(Mr. Alvarinho)’라 불리는 안젤모 멘데스(Anselmo Mendes)가 처음으로 아시아를 찾았다. 그의 첫 행선지는 서울. 포르투갈 와인에 꾸준한 애정을 보여온 수입사 비뇽의 초청으로 성사된 방문이었다. 와이너리 경영에 합류한 아들 티아고 멘데스(Tiago Mendes)와 함께 진행한 마스터 클래스에서, 비뉴 베르데(Vinho Verde)와 알바리뉴(Alvarinho)가 한 와인메이커의 손을 거쳐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젤모 멘데스(Anselmo Mendes, 우)와 그의 아들 티아고 멘데스(Tiago Mendes, 좌)

농부의 아들에서 와인메이커로

포르투갈 북서부에는 초록으로 물든 땅이 있다. 대서양의 영향을 받아 비가 잦고 물이 풍부하여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곳. 포르투갈 농경의 중심지이기도 한 이곳에는 와인 산지 비뉴 베르데 DOC가 있다. 안젤모 멘데스의 고향은 그중에서도 스페인 갈리시아와 국경을 맞댄 최북단 몽상(Monção)의 작은 마을. 알바리뉴가 가장 빛을 발하는 이 땅에서 그의 부모는 작은 포도밭을 일구었다. 학교가 끝나면 부모님을 도와 밭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안젤모는 자연스레 농부라는 꿈을 지니게 되었다. 대학 전공으로 선택한 것도 다름 아닌 농학. 학업을 위해 고향 몽상에서 수도 리스본으로 떠나온 그는 졸업 후 다시 포르투(Porto)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도 재배를 넘어 직접 와인을 양조하기 위해서였다. 포르투의 대형 와이너리에서 화이트와 레드, 포트 와인까지 두루 양조하며 실력을 쌓은 그는 1987년부터 10여 년간 여러 와이너리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혀 나갔다. 포르투갈 전역을 누비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끝에, 그의 이름은 1997년 포르투갈 유력 와인 매거진이 뽑은 ‘올해의 와인메이커(Winemaker of the Year)’에 오르기에 이르렀다.

가라지의 오크통과 시대를 앞선 오렌지빛

명성을 쌓아가던 1990년대 후반, 안젤모는 뛰어난 알바리뉴 산지로 꼽히는 멜가수(Melgaço) 지역에 작은 건물 하나를 사들였다. 와인 컨설팅이 아닌 자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아들 티아고는 이 시기에 아버지가 만든 와인을 “가라지 와인”이라 표현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가 함의되어 있다. 첫째는 말 그대로 차고에 오크통을 두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의미, 둘째는 최초로 오크 배럴에서 발효하고 숙성한 프리미엄 알바리뇨 와인이라는 의미. 당시는 사람들이 비뉴 베르데 와인을 아주 어릴 때 마시기 좋고 때로는 약간의 탄산감과 당도를 지닌 와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를 여행하며 부르고뉴 와인을 많이 경험해 본 안젤모는 알바리뉴로도 숙성력을 갖춘 톱 퀄리티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와인이 바로 ‘뮤로스 데 멜가수(Muros de Melgaço)’였다. 비뉴 베르데의 거장이라 불리는 안젤모 멘데스가 자신의 이름을 달고 만든 첫 와인으로, 티아고에 의하면 “비뉴 베르데에서 가장 비싼 알바리뉴”였다고 한다. 특별한 알바리뉴를 만들겠다는 안젤모의 의지는 한눈에 각인되는 독특한 와인병 모양으로도 전해진다. 레이블도 그 못지않게 인상적인데,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저 멀리 빛이 번뜩이는 사진으로 1998년 역사적인 첫 수확일의 하늘을 안젤모의 친구가 촬영한 것이다.

혁신은 오렌지빛으로 이어졌다. 2001년 포도 껍질과 함께 발효한 화이트 와인 ‘컬티멘타(Curtimenta)’를 선보인 것. 오늘날 우리가 ‘오렌지 와인’이라 부르는 ‘레드 와인처럼 만든 화이트 와인’을 20여 년 앞서 만든 셈이다. 지금이야 트렌디함으로 중무장한 카테고리이지만, 티아고는 이 와인을 처음 만들었을 당시 반응이 곱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리스본의 한 거래처는 “안젤모, 당신 미쳤어요? 와인이 오렌지색이잖아요!”라며 와인을 돌려보냈을 정도였다고.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와이너리 방문객들이 “오, 당신도 오렌지 와인을 만드는군요!”라며 반기곤 하는데, 그럴 때 안젤모의 답은 이렇다. “아니, 난 이 와인을 20년 전부터 만들어왔어요.” 아들 티아고는 아버지가 늘 트렌드를 앞서 왔음을 강조했다. 그가 개척하는 길로 많은 와인 생산자가 따라오곤 하는데 컬티멘타의 경우도 마찬가지. 사실 ‘컬티멘타’라는 단어 자체는 포르투갈에서 화이트 와인을 포도 껍질과 함께 침용하여 만드는 전통 양조법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이를 알바리뉴에 적용하여 품질과 숙성 잠재력을 갖춘 스타일로 발전시키고 현대적 가능성을 확장한 인물은 안젤모이다. ‘미스터 알바리뉴’라는 별명은 이렇듯 실험적이고 탐험적인 와인으로 알바리뉴의 길을 새롭게 열어 온 그의 열정에 대한 찬사일 테다.

퀸타 다 토레

멜가수에서 와이너리를 꾸려운 안젤모는 2008년 고향 몽상에서 또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퀸타 다 토레(Quinta da Torre)’, 14세기에 지어진 중세 와이너리 건물에 새로운 와이너리를 여는 일이었다. 안젤모 부부는 몇 년에 걸쳐 오래된 건물의 원형을 유지하며 숨을 불어넣었고, 마침내 2017년 완전한 안젤모 멘데스 소유로 와이너리를 열 수 있었다. 몽상에서 가장 큰 에스테이트이자 포르투갈에서 가장 넓은 50헥타르의 알바리뉴 포도밭이 딸린 곳이었다. 특히 퀸타 다 토레는 인기 있는 와인 투어 명소이기도 하다. 투어가 가능한 작은 셀러와 테이스팅 룸뿐 아니라 숙소도 운영할 정도로 에노투어리즘(EnoTourism)에 특화되어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알아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티아고의 설명에서 지향점이 드러난다.

비뉴 베르데 DOC와 안젤모 멘데스의 포도밭 위치

세 강이 흐르는 땅

비뉴 베르데는 포르투갈 북서부에 펼쳐진 드넓은 DOC다. 안젤모 멘데스는 이곳에 총 130헥타르의 포도밭을 직접 소유하는데, 소규모 재배자에게서 포도를 사거나 협동조합에 기대는 것이 일반적인 비뉴 베르데에서는 흔치 않은 규모다. 포도밭은 동에서 서로, 대서양을 향해 흐르는 세 개의 강 유역을 따라 발달해 있다. 첫 번째 강은 가장 북쪽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가르는 미뉴(Minho)강이다. 안젤모의 메인 와이너리가 있는 멜가수, 그리고 퀸타 다 토레가 자리한 몽상을 아우르는 핵심 산지. 두 지역은 비뉴 베르데의 세부 DOC인 '몽상 에 멜가수(Monção e Melgaço)'로 묶인다. 티아고가 “비뉴 베르데의 그랑 크뤼”라 표현할 정도로 집중도가 뛰어난 알바리뉴가 재배되는 곳인데, 그 비결은 일교차에 있다. 비교적 내륙으로 들어와 있어 대서양의 영향을 덜 받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20도에 달하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특징인 지역. 특히 안젤모는 수확하는 순간의 온도를 중요하게 여겨, 포도가 신선함을 머금은 새벽 6시에 수확을 시작한다. 하나의 세부 DOC로 묶이는 몽상과 멜가수이지만 테루아는 다시 나눌 수 있다. 강에 가까운 몽상의 포도밭은 자갈이 많고 고도가 낮은 편, 산을 따라 올라가는 멜가수의 포도밭은 최대 500미터에 이를 만큼 고도가 높은 편.

멜가수 지역의 계단식 포도밭

두 번째 강은 리마강(Lima River)이다. 안젤모 멘데스의 포도밭은 강 양옆으로 여섯 군데에 분포되어 있는데 대서양의 영향으로 온화하고 비가 좀 더 잦은 편이다. 주품종은 루레이로(Loureiro). 베뉴 베르데에서 가장 식재량이 높은 품종이라 지역 전반에 걸쳐 재배되지만, 메인은 바로 이곳 리마강 유역이다. 루레이로는 알바리뉴에 비해 송이가 커서 높은 생산량을 추구하는 생산자들이 선호하는데, 안젤모 멘데스는 생산량을 낮추어 농축미와 밸런스가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낸다. 마지막 강은 가장 남쪽에 있는 도우로강(Douro River)으로, 안젤모 멘데스는 내륙의 바이에웅(Baião) 지역에서 날카로운 산도가 특징인 아베소(Avesso) 품종을 기른다.

비뉴 베르데를 위한 네 가지 계명

낮은 알코올을 지닌 신선한 와인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비뉴 베르데도 시대의 흐름을 탔다. 몇 주 전 뉴욕을 다녀온 티아고는 현지 소비자들이 이미 알바리뉴를 알고 찾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인기와는 별개로 그는 깨고 싶은 고정관념이 있다고 말했다. 안젤모 멘데스 와인의 철학이기도 한, ‘비뉴 베르데를 위한 네 가지 계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뉴 베르데는 와인의 ‘스타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포르투갈인들이 비뉴 베르데를 와인의 한 스타일로 홍보해 온 데다, 영어로 ‘그린 와인(Green Wine)’이라 옮겨지다 보니 청포도로 만든 가벼운 와인쯤으로 생각하게 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비뉴 베르데는 도우로처럼 와인 산지의 이름이자 DOC이며, 화이트 와인뿐 아니라 레드와 로제 와인도 생산된다.

둘째, 어릴 때만 마시는 와인이 아니다. 안셀모 멘데스가 이번 한국 방문에서 선보인, 아름답게 숙성된 올드 빈티지 와인들이 그 증거. 포르투갈 현지에서도 10년 된 뮤로스 안티고스를 새 빈티지와 바꿔 달라는 레스토랑이 가끔 있는데, 그럴 때마다 티아고는 “일단 열어서 함께 맛보자”고 제안한다고 한다. 이후 돌아오는 반응은 한결같다. 비뉴 베르데가 이렇게 숙성이 잘 되는 줄 몰랐다는 것이다.

셋째, 꼭 탄산감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비뉴 베르데 화이트 와인의 가벼운 기포와 약간의 잔당은 1980~90년대 대형 와이너리들이 수출용으로 탄산과 설탕을 더해 만든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넓은 산지인 만큼 그런 저가 와인도 있지만, 안젤모 멘데스처럼 기포 없이 본-드라이하고 구조감과 숙성력을 갖춘 와인도 많다.

넷째, 늘 저렴할 이유는 없다. 포르투갈 내 수출량 1위 와인 산지이지만 평균 가격이 매우 낮은 탓에 ‘비뉴 베르데=싼 와인’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러한 인식을 깨기 위해 안젤모와 티아고는 지역 생산자들이 품질과 포지셔닝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안젤모 멘데스와의 테이스팅

마스터 클래스의 백미는 역시 테이스팅이었다. 엔트리급부터 아이코닉 와인까지, 또 여러 빈티지를 나란히 놓은 버티컬 테이스팅을 통해 안젤모 멘데스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뜨레스 히오스(3 Rios) 2024

‘세 개의 강’이라는 이름대로, 미뉴강의 알바리뉴와 리마강의 루레이로, 도우로강의 아베소를 1/3씩 블렌딩한 와인이다. 안젤모의 설명은 명쾌했다. “알바리뉴는 복합미를, 루레이로는 강렬하고 향기로운 플로럴 아로마를, 아베소는 산도를 준다.” 엔트리급이지만 그냥 쉽게 마시는 와인이 아닌 ‘진지한 와인’을 목표로 했다는 티아고의 말에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났다. 청사과와 레몬, 단단한 복숭아, 흰 꽃의 향기로운 아로마에 부드러운 질감과 또렷한 산도가 좋은 균형을 보여 주었다.

뮤로스 안티고스 루레이로(Muros Antigos Loureiro) 2023

2005년 처음 선보인 뮤로스 안티고스 라인의 루레이로 와인. 리마강의 대서양에 가까운 밭들에서 난 포도를 블렌딩해, 알코올은 낮고 산도는 높은 루레이로 특유의 생기를 담았다. 손수확한 포도를 짧게 냉침용 후 발효했으며,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개월간 효모 앙금을 저어 가며 숙성했다. 플로럴과 시트러트 노트가 화사하게 피어오르고 크리스피한 산도가 생동감을 전했다. 티아고의 추천 페어링은 ‘씨푸드’. 식사의 문을 여는 스타터로 더없이 좋을 와인이다.

뮤로스 안티고스 알바리뉴(Muros Antigos Alvarinho) 2015, 2020, 2024

안젤모 멘데스의 플래그십 중 하나. 2001년이 첫 빈티지로,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비뉴 베르데 안에서도 알바리뉴의 성지로 꼽히는 몽상 에 멜가수 DOC의 포도만 사용했다. 특히 해발고도 최대 500미터에 이르는 높은 테라스 밭 포도의 비율이 높아, 과실미가 주도하는 생동감 있는 알바리뉴를 경험할 수 있다. 이날 준비된 와인은 2015, 2020, 2024 세 빈티지. 10년을 보낸 2015 빈티지를 통해 알바리뉴의 숙성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고, 2020 빈티지를 통해서는 막 피어나기 시작한 고소한 견과 노트로 숙성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유통되는 2024 빈티지는 신선하면서도 우아하고 복합적인 면모를 보여 보통의 비뉴 베르데와는 한끗 다른 매력을 뽐냈다.

뮤로스 데 멜가수(Muros de Melgaço) 2020, 2023

앞서 이야기한, 안젤모의 첫 와인이자 첫 브랜드인 뮤로스 데 멜가수. 아무도 알바리뉴를 오크 숙성하지 않던 시절, 배럴 발효에 대한 열정을 담아 탄생한 와인이다. 안젤모는 35년 전부터 오크의 원산지와 숲, 토스팅 레벨까지 파고들어 연구해 왔는데, 뮤로스 데 멜가수는 가볍게 토스트한 400리터 재사용 배럴에서 발효하고 부드러운 바토나주로 6개월을 익혀 완성했다. “오크가 와인에 복합미와 질감을 더하되, 향이 튀지 않도록 소금과 후추 같은 역할만 하게 한다”는 것이 티아고의 설명. 2020과 2023 빈티지를 나란히 선보인 이날 테이스팅에서도 시트러스가 중심이 된 과실미와 복합미, 뛰어난 구조감과 선명한 산도, 크리미한 질감 등 절제된 오크 숙성이 확장해 낸 알바리뉴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다.

컬티멘타(Curtimenta) 2014, 2018, 2023

포도 껍질과 함께 양조했다는 뜻의 이름 그대로, 알바리뉴 포도를 껍질과 함께 양조한 컬티멘타는 2014, 2018, 2023 세 빈티지가 준비되었다. 티아고의 표현을 빌리자면 완전한 오렌지 와인이라기 보다 “거의(almost) 오렌지 와인”이다. 이유인즉슨, 2001년에 안젤모가 실험적으로 발효 끝까지 껍질과 함께 마무리한 와인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지만은 않아 24시간 짧게 침용하는 방식으로 가다듬었기 때문이다. 골든 빛에 가까운 색, 껍질이 더한 타닌과 구조감이 숙성 잠재력을 약속하는 와인. 2014는 숙성에 따른 복합미와 높은 산도, 본-드라이함이, 2018은 뜻밖에도 부르고뉴 블랑을 닮은 결이(알고 보니 오크에서 발효했다), 2023은 젊고 단단한 힘이 돋보였다.

파슬라 우니카(Parcela Única) 2014, 2021

오크와 스킨 컨택으로 모험을 펼쳐온 안젤모의 다음 화두는 ‘땅’이었다. 화강암을 바탕으로 하되 텍스처가 제각각인 퀸타 다 토레의 알바리뉴 포도밭 50헥타르를 구획별로 나눠 다루던 중, 그는 해마다 가장 복합적이고 우아한 와인이 나오는 한 구획을 발견했다(반신반의하던 티아고조차 여덟 개 구획의 개별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하고 이곳에 최고점을 줬다고 한다). 안젤모의 와인 중 유일하게 새 오크에서 발효와 숙성을 한다는 점에서 포도의 집중도를 반추해 볼 수 있는데, 400리터 사이즈의 가볍게 토스트한 프렌치 오크 배럴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 포르투갈 유력 매거진의 ‘올해의 화이트 와인’에 두 차례 선정된 아이코닉 와인. 2014 빈티지는 아몬드와 토스트, 효모 노트로 알바리뉴의 숙성력을, 2021 빈티지는 고소함 위에 살아 있는 산도와 과실미로 복합미를 보여 줬다.

토레(A Torre) 2019

안젤모 멘데스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최근에 합류한 와인. ‘탑(The Tower)’이라는 이름처럼 퀸타 다 토레를 대표하는 최고의 구획들만 엄선해 만든다. 매년 출시하는 와인은 아닌데, 이날 테이스팅한 2019 빈티지의 경우 4개 구획의 포도를 사용하여 4천 병만 한정 출시했다. 발효와 숙성을 아울러 재사용 프렌치 오크에서 9개월을 보낸 뒤, 시장에 나오기까지 다시 6년 가까운 병입 숙성을 거치는 와인. 지난해 출시된 최신 빈티지가 2019인 이유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알바리뉴 역사상 최고점인 96점을 받았고, 포르투갈 유명 매거진에서는 ‘올해의 화이트 와인(Best White Wine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 안젤모 멘데스의 30년이 넘는 연구와 실험이 빚어낸 최상의 결과물이자 아름다운 테루아가 응축된 한 병.

알바렐랴웅 프라이빗(Alvarelhão Private) 2022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 품종 중 하나인 알바렐랴웅(Alvarelhão)으로 만든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다. 몽상 에 멜가수 지역에서 엄선된 포도를 사용했다. 이른 수확으로 신선한 산도와 낮은 당도의 베이스 와인을 얻고, 전통 방식으로 병 내 2차 발효 후 9개월을 숙성하여 완성했다. 고운 기포가 지속성 있게 이어지며, 신선하고 섬세한 과일 아로마, 고소한 페이스트리 노트가 더해지는 산뜻한 스파클링 와인.

파두스코(Pardusco) 2024, 파두스코 프라이빗(Pardusco Private) 2022

마지막은 비뉴 베르데가 본래 레드 산지였음을 일깨우는 와인들이었다. 먼 옛날 100년 전쟁으로 프랑스 와인의 대안을 찾던 영국인들에 의해 해외로 수출된 첫 포르투갈 레드 와인이 비뉴 베르데였는데, 안젤모는 이 역사를 기념하고자 ‘파두스코(Pardusco)’ 와인을 만들었다. ‘파두스코’라는 이름 자체가 보르도의 ‘클라레’처럼 그 옛날 연한 레드 와인을 부르던 명칭인데, 안젤모가 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것이다. 품종은 우아함과 섬세함 덕에 ‘포르투갈의 피노 누아’라 불리는 알바렐랴웅. 알코올 도수 12도로 가볍지만 복합미와 깊이는 있다.

알바렐랴웅에 페드랄, 카이뉴 품종을 블렌딩한 ‘파두스코 2024’는 생딸기 같은 붉은 베리와 후추 향이 돋보였다. 살짝 칠링하여 주스처럼 즐기기 좋을 스타일. 알바렐랴웅 100%로 만든 ‘파두스코 프라이빗 2022’는 한층 무게감이 있다. 티아고의 추천 페어링은 ‘코리안 바비큐’.

수입사 비뇽
▶인스타그램 @vinho.n

신윤정 사진·자료 제공 비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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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6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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