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잔에 담긴 20년의 이야기,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버티컬 테이스팅(Bibi Graetz Testamatta Vertical Tasting)

Written by신 윤정

자유로운 예술가의 와인

플로렌스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와인메이커의 길을 걸어온 비비 그라츠(Bibi Graetz). 그의 예술적 영감은 비비 그라츠 와인에 투영되었다. 마치 캔버스에 칠할 물감을 고르는 화가처럼 그는 포도밭을 선택하고 와인을 블렌딩했다. 자유로운 영혼이 만들어낸 예술품과 같이 와인은 셀러에서 자신을 꽃피워 냈다. 비비 그라츠가 직접 그린 감각적인 레이블은 그의 와인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최고의 마케터가 되었다.   

비비 그라츠(Bibi Graetz)

테스타마타(Testamatta)는 비비 그라츠의 시그니처 와인이다. 이탈리아어로 ‘Crazy Head’.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비비 그라츠를 잘 나타내는 단어이다. 토스카나 지역의 전통 품종으로 만들어졌지만,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추구해 수퍼 투스칸으로 불리고 실제로 IGT 토스카나로 분류된다. 빈칠리아타(Vincigliata), 론다(Londa), 라몰레(Lamole), 몬테필리(Montefili), 올모(Olmo), 시에나(Siena) 등 와이너리 최고의 포도밭 6개에서 선별된 올드바인 포도로 양조했다. 첫 빈티지 출시 후 비비 그라츠를 토스카나에서 가장 돋보이는 와이너리 중 하나로 만들었다.

테스타마타의 6개의 포도밭

테스타마타 글로벌 버티컬 테이스팅

2019년은 비비 그라츠에게 특별한 해였다. 와이너리가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기념해 테스타마타 2019 빈티지는 20주년 특별 레이블로 출시되었다. 그리고 지난 3/8(화), 20년간 출시된 테스타마타의 모든 빈티지 와인을 선보이는 버티컬 테이스팅이 열렸다. 행사는 전 세계 12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보르도 와인 전문가 제인 앤슨(Jane Anson)과 비비 그라츠가 각 빈티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테스타마타 글로벌 버티컬 테이스팅에서 와인을 소개하는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의 모든 빈티지를 경험하는 일은 감각적인 레이블과 흥미로운 와인명, 평론가들에게 고득점을 받는 이 유명 와인의 일대기를 보는 것과 같았다. 그것은 또한 와인 생산자로서 비비 그라츠의 일대기이기도 했다.

테스타마타는 첫 빈티지인 2000 와인을 출시할 때부터 훌륭한 품질로 주목받았다. 2001 빈티지는 비넥스포 보르도에서 ‘Best Wine in the World’로 선정되었고, 2006 빈티지는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올해의 와인(Wine of the Year)으로 선정되었다. 이 시기 비비가 와인에서 추구한 것은 힘과 강렬함이었다. 전환점이 된 것은 빈약한 빈티지였던 2009년. 날씨가 습하고 좋지 않았던 2009 빈티지의 와인은 예상과 달리 매우 우아하고 뛰어났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비비는 변화를 주기로 했다. 힘과 강렬함보다 우아함과 섬세함을 추구하기로. 그리고 꾸준히 변화해 왔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비비는 와인 양조에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블렌딩에만 몇 달, 심혈을 기울인 테스타마타 2018 빈티지는 디캔터 100점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마지막 2019 빈티지는 20년간의 작업이 결실을 본 와인으로, 비비가 염원해온 산지오베제의 우아함이 잘 표현되었다. 

15개의 변주곡으로 감상하는 테스타마타의 20년

버티컬 테이스팅을 위한 15잔의 와인에는 빈티지의 굴곡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날씨가 좋았던 빈티지는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고, 힘들었던 빈티지는 고난의 흔적을 세월로 다듬어 가고 있었다. 15개의 변주곡은 2019 빈티지에 와서 궁극의 완성도로 화려하게 마무리되었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0 Bibi Graetz Testamatta 2000
2000년은 비교적 서늘했던 7월에 이어 기온이 높고 건조했던 8월 덕분에 포도가 천천히 제대로 익을 수 있었다. 와인은 라벤더 등의 말린 허브와 시가, 초콜릿의 향이 우아하게 번져 나오고, 잘 익은 오크 풍미가 입안에 길게 남는다. 첫 빈티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1 Bibi Graetz Testamatta 2001
비넥스포 보르도에서 ‘Best Wine in the World’로 선정된 빈티지로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하고 힘이 넘친다. 포르치니 버섯과 같은 숙성향이 깊게 배어 있으면서도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풀바디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2 Bibi Graetz Testamatta 2002
춥고 습했던 봄에 이어 7월부터 10월까지도 비정상적으로 서늘했던 해이다. 이러한 기후 조건은 미디엄 바디의 매우 모던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이어졌다. 초콜릿, 정향, 버섯, 먼지 등의 숙성향과 섬세한 탄닌에서 올빈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4 Bibi Graetz Testamatta 2004
비비 그라츠가 블렌딩을 비롯한 모든 양조 과정을 혼자 하기 시작한 빈티지이다. 2004년은 길고 더운 여름과 따뜻한 10월의 기후로 포도가 완전히 숙성될 수 있었다. 자두, 블랙베리 등 여전히 신선한 과일향에 은은한 허브, 시가, 토스트 등의 향이 겹쳐지고, 생생한 탄닌감이 느껴지는 풀바디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5 Bibi Graetz Testamatta 2005
100% 산지오베제로 만든 첫 빈티지이다. 8월에 비가 내려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덥고 건조한 여름이 지속되었다. 와인은 달콤한 체리와 블랙베리, 야생동물, 향신료, 토스트 등의 복합적인 향과 탄탄한 구조감, 강렬한 탄닌감을 보여주며 좋은 숙성력을 기대하게 한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6 Bibi Graetz Testamatta 2006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된 와인이다. 포도 생장기 내내 변덕이 심했던 기후와 9월의 따뜻한 기온이 특징이다. 말린 허브, 토마토, 토스트, 베리류 과일의 향이 켜켜이 느껴지며, 파워풀한 구조감과 벨벳 같은 탄닌이 어우러져 우아하게 다가온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7 Bibi Graetz Testamatta 2007
토스카나의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았던 해 중 하나였다. 포도의 수확이 평년보다 15일 일찍 9월 1-2주에 시작되었다. 가벼운 과실향과 숙성향이 조화로운 와인이다. 부드럽게 잘 익은 탄닌을 비롯하여 아름답게 숙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0 Bibi Graetz Testamatta 2010
토스카나의 훌륭한 빈티지로 평가받는 해다. 체리와 블루베리의 과일향, 야생동물, 향신료, 오크 등의 향이 복합적이며 산지오베제의 캐릭터가 잘 느껴진다. 강렬함과 부드러움이 잘 결합되어 있고 균형감이 아주 좋은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1 Bibi Graetz Testamatta 2011
변덕스러운 날씨로 어려운 빈티지였다. 체리로 대표되는 산지오베제의 과일향과 말린 허브향이 잘 표현되었고, 높은 산미와 강한 탄닌, 미네랄리티가 돋보인다. 신선하고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2 Bibi Graetz Testamatta 2012
생장기 동안 내린 우박으로 인해 매우 힘든 빈티지였다. 다행히 8월 마지막 주에 날씨가 점차 풀리면서 포도가 제대로 익을 수 있었다. 부드럽고 우아한 아로마, 그리고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와 탄닌이 돋보이는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3 Bibi Graetz Testamatta 2013
4월의 서리로 생산량이 줄어든 빈티지였다. 높은 기온과 산발적인 강수로 시작된 여름 이후 최적의 기후 조건이 수확기까지 지속되었다. 온화한 아로마와 짭쪼롬한 미네랄리티, 촘촘하고 긴 피니쉬를 느낄 수 있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015 Bibi Graetz Testamatta 2015
2000년 이후 최고의 빈티지로 평가받는 해다. 산지오베제의 특징이 확실히 나타나는 베리류 과일향과 오크향이 조화로우며 감칠맛이 돋보인다. 잘 익은 탄닌이 중심을 잘 잡고 있고 밸런스가 매우 좋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우아하고 세련된 매력의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6 Bibi Graetz Testamatta 2016
2015년과 또 다른 훌륭한 빈티지이다. 겨울의 끝자락부터 수확기까지 완벽한 생장기가 이어져 산지오베제의 놀라운 표현력을 보여준다. 보다 생동감 있는 과일향과 좋은 산미, 절제된 탄닌감이 입맛을 돋우는 와인이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8 Bibi Graetz Testamatta 2018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첫 봉쇄 기간에 비비 그라츠가 와인메이킹에 완전히 몰두하여 완성한 와인이다. 디캔터 100점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신선하고 과즙이 풍부한 산지오베제의 매력이 여실히 나타나며, 단단한 구조감에서 숙성력을 엿볼 수 있다.
비비 그라츠 테스타마타 2019 Bibi Graetz Testamatta 2019
사계절 내내 적절한 더위와 강수량으로 매우 안정적인 해였다. 산지오베제의 생생한 과일향과 가죽, 시가, 오크, 허브 등의 풍성한 아로마가 느껴진다. 가장 최근 빈티지이지만 접근성이 좋으며 2009년부터 비비 그라츠가 추구해온 우아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와인이다. 

사진/자료 제공 (주)와이넬, 신윤정 

수입사 / 와이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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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개일 : 2022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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